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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n 전체글ll조회 1026l 1



 

W. The Sun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미르 (미친미르) X 시크릿 가든 한태선 (썬)

 

 

 

 

 

"여기 맞아?"

"확실한데… 본부에서 준 좌표보면 여기가 맞아."

"아, 빌어먹을. 또 정보 잘못 주워먹고 우리한테 넘긴거 아니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사람이 없을 수는 없잖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던 나는 들고있던 권총의 잠금을 풀었다 다시 잠그기를 반복하면서 집 곳곳을 수색했다. 하지만 역시나 였다. 아니, 애초에 킬러한테 테러리스트 집단을 없애라고 명령한거 자체가 좀 웃긴거 아닌가? 정직한 경찰이나 정식 요원 있는 회사들 다 냅두고 왜 하필 우리 회사야? 아, 우리 사장도 좀 이상해. 이딴 요청을 대체 왜 받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

 

 

 

"야, 강미르! 이리와 봐!"

 

 

 

그렇게 속으로 사장을 씹으면서 돌아다니다가 아래층에서 동료가 날 부르는 다급한 소리에 다시 걸음을 옮겼다. 조금은 다급하게 느껴지던 그 목소리에 걸음 속도를 올린 나는 금세 아래층에 도착했고, 그렇게 도착한 아래층 구석의 방 안에는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테러리스트들 답네."

 

 

 

정확히 3명. 세 명 모두 남자였고, 한 명은 머리 없이, 한 명은 다리 없이, 한 명은 팔 없이 벽에 꽂혀있었다. 그냥 갖다 박아놨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았다. 방 안을 들어서면서 부터 강렬하게 느껴지는 역겨운 혈향에 소매로 코를 가린 나는 권총을 허리에 찬 권총집에 넣고 시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시신의 상태들은 생각보다 양호했다. 고문 흔적도 없었고, 그 흔한 방어흔 조차 없었다.

 

 

 

"시신 상태는 어때?"

"야, 이거 이상한데?"

"뭐가?"

 

 

 

그 시신들은 하나 같이 양 쪽 어깨를 파고든 대못에 의해 벽에 매달려 있었는데, 그 상처가… 이상했다. 이미 죽은지 오래된 사람을 벽에 매단 것처럼 상처에서 출혈량이 많지 않았고, 뜯겨져 나간 살의 양도 좀 적은 것 같았다. 게다가 가까이에서 보니 시신들의 절단면이 모두 묘한 톱니 모양을 띄고 있었다. 몸에 별다른 상처들이 없는 걸로 봐서는 분명 절단을 하면서 과다출혈이나 쇼크사로 죽었을 확률이 높은데, 잠든 사람도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분명 깨기 때문에 몸부림을 쳤어야 했다. 그런데 그런 몸부림의 흔적이 없다. 게다가 이 정도로 절단을 하려면 한 번에 잘라내야 하는데 이건 마치… 여러번 난도질을 하고 뜯어낸 것처럼…. 그렇게 한참 시신을 살피고 있는데 가운데 있는 시신의 허리 부분에 검은 글씨 같은 것이 보였다. 테러리스트들이 남기고 간 말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던 나는 고개를 숙여 그 글자를 보려다가 무언가를 깨닫고 움직임을 멈췄다. 잠깐, 이거 설마…?

 

 

 

"빌어먹을! 함정이야!"

"그게 무슨…."

 

 

 

「 탕- 」

 

 

 

젠장, 늦었다! 내가 이것이 함정임을 깨닫고 뒤를 돈 순간 내 눈 앞에서 동료의 머리가 날아갔고, 힘없이 뒤로 나자빠진 몸은 움직임이 없었다. 해부 실습에 사용될 시신들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니…. 대체 어떤 썩을 놈들이 이런 장난질을 하는거지? 난 이를 악물고 권총집에 있는 권총을 꺼내려 손을 움직였다. 어떤 놈이건 잡히면 죽었….

 

 

 

「 탕- 」

 

 

 

"크악-!"

 

 

 

내가 막 권총을 꺼내려는 순간 총소리가 울렸고, 살이 뚫려나가는 소리가 들리며 내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아무래도 다리를 맞은 것 같았다. 그래도 이렇게 당하면 강미르가 아니지. 넘어지면서 힘겹게 바닥에 손을 짚은 나는 이를 바드득 갈며 권총을 꺼내들었고, 막 고개를 들어 조준을 하려는 순간 이번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옆으로 쓰러졌다. 머리를 제대로 맞은건지 시야가 흐려졌고, 어떻게든 그 시야를 회복시키려 고개를 저어봤지만 내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몸에 힘이 점점 빠져나가며 시야는 점점 어두워졌고, 이윽고 난 완전한 어둠 속에 정신을 잃었다.

 

 

 

 

**

 

 

 

 

"으윽…."

 

 

 

머리 아파 뒤질 것 같아…. 머리 옆 부분이 너무 욱신거려 정신을 차린 나는 살짝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다가 목이 심하게 건조함을 느끼고 잔기침을 해댔고, 정신을 차리며 천천히 눈을 뜨니 난….

 

 

 

"뭐냐 이건?"

 

 

 

침대에 묶여있었다. 그것도 침대 헤드보드에. 내가 킬러 생활을 해오면서 여러번 잡혀서 고문도 당하고 그랬었는데, 기둥에 묶이는건 기본이었고 어쩌다 운 좋으면 의자에 묶였었다. 의자는 일단 편하잖아. 다리는 편하니까. 근데, 이건 대체… 뭐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좋다고 해야할지 싫다고 해야할지도 구분이 가질 않았다. 아, 확실한건 하나 있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놈. 취향 하나는 독특하다는거. 한숨을 푹 내쉰 나는 몸을 한 번 들썩였고, 그러자 철제 헤드보드 뒤로 넘겨져 묶여있는 내 손목에 매달려있는 수갑에서 찰그랑 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 빌어먹을. 등 겁나 차가워. 내 옷은 또 언제 벗긴거야…. 툴툴거리며 고개를 숙여보니 내 윗옷은 검은 민소매를 제외하고는 다 벗겨져 있었다.

 

 

 

"이번에는 또 뭐야…."

 

 

 

전기 고문? 물 고문? 어떤 고문을 하며 나에게 정보를 빼내려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침대 재질이 금속인걸로 봐서는 전기 고문 쪽이 가깝긴 한거 같은데… 왜 하필 침대일까? 금속 재질의 의자도 있고 금속 재질 기둥도 있고 다 있는데 왜 하필 침대….

 

 

 

"일어났네."

 

 

 

한참을 툴툴대며 어떻게든 수갑을 풀어보려 꼼지락 거리고 있는데 옆에 있는 방문이 열리더니 레드 와인색 머리를 지닌 어떤 남자가 걸어들어왔다. 그 남자는 내가 묶여있는 침대에 걸터 앉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그런 그 남자의 옷은 온통 검은색 이었다. 올 블랙. 좋지, 킬러답고.

 

 

 

"날 이딴 곳에 묶어둔 이유는?"

 

 

 

잡힌 주제에 이유 물어봤다고 주먹만 안 날렸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혹시 몰라 날아올 주먹에 대비해 어금니를 꽉 깨문 나는 옆모습만 보인채 미동도 않고 있는 그 남자를 노려봤고, 침대에 걸터 앉았던 그 남자는 고개를 돌려 내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했다. 가까이에서 본 그 남자의 얼굴은 남자 치고는 꽤 이쁘장 하게 생긴 얼굴이었다. 피부는 하얗다 못해 희게 질려있었고, 새침하게 올라간 눈꼬리에 달린 눈물점과 붉디 붉은 도톰한 입술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렇게 생긴 킬러는 못 들어봤는데… 어느 소속이지?

 

 

 

"프로젝트 - W 소속 킬러 강미르. 맞지 너?"

"…."

"얼굴 괜찮고, 체격 괜찮고, 목소리… 뭐 적당하고."

"…."

"킬러 치고는 꽤 상위급 일 많이 했던데… 꽤 신임이 높나봐?"

"…."

"대답은 좀 하고."

 

 

 

차가운 목소리에 이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가 세차게 옆으로 돌아갔다. 아, 빌어먹을. 넋놓고 있다가 얻어 맞았네. 덕분에 찢어진 입술과 입 안에선 비릿한 혈향이 느껴졌고, 잠시 큭- 하고 웃은 나는 입에 고인 피를 옆에 뱉어내며 그 남자를 노려봤다. 주먹이 꽤 묵직한건 인정. 근데, 이딴 걸로 내 입은 못 열거다. 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벽에 머리를 기댔고,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 남자는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으며 말했다.

 

 

 

"눈빛 좋네. 그래, 그렇게 자존심 굽히지 말고 버텨봐."

"…."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

 

 

 

그 남자는 묘한 웃음을 띄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고, 그 남자가 나간 방 안에는 달큰한 비누 향기가 어렴풋이 느껴졌다.

 

 

 

 

***

 

 

이것도 중간에 수위가 있습니다. 제목 보면… 아시겠죠? ㅎㅎㅎ….

 

태선이가 작정하고… 흠, 으흠, 아닙니다. 더이상은 스포가 되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게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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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ㅜ기대된당...정주행중이에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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