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니니쌤♥
(4) 데이트아닌 데이트
늦은 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 김종인은 근무로, 나는 공부로 한껏 지친 몸 때문에 둘다 말이 없다. 차안에는 잔잔한노랫소리가 깔리고 눈앞으론 반짝거리는 가로등불이 비친다. 무거워진 눈이 서서히 잠기려는걸 막으려 손을 들어 볼을 찰싹찰싹 때리니 옆에서 김종인이 하지말라며 핀잔을 준다. 그리곤 뭔가 생각났다는듯 아-하는 짧은탄식을 내뱉으며 말한다.
"이번주 주말에는 어디안가지?"
"왜요?"
"너 저번에 보니깐 옷도 별로 없고. 여잔데 화장품정도는 갖고있어야될것같아서"
"별로 필요없어요. 어차피 교복만 입잖아요"
"니 옷도 사는겸 내 옷도 사려고"
"아하"
Lovely Ni Ni Sam
김종인과 약속한 주말이 됐다. 어차피 옷 사러가는것이니 꾸밀필요없다―라 생각해 평소와 같이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고 나오니 김종인이 뭔가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을 짓는다.
"왜요"
"너 왜 나랑 나갈때는 안꾸며"
"제가 언제꾸몄다고"
"전에 놀러갔을때는 립스틱도 바르고 그랬어"
"아하- 귀찮아서 안발랐어요"
"..."
내 간단명료한 대답에 김종인의 눈썹과 눈썹사이가 가까워졌다. 또 왜 저러신데.
Lovely Ni Ni Sam
백화점에 도착했다. '오늘은 선생님것만 사세요! 제 옷은 지하상가같은데서 사도되요'라는 내말에 김종인은 한번살때 제대로된거 사야한다며 무작정 나를 끌고 들어왔다. 쭈뼛쭈뼛-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진열돼있는 옷들을 보는데 여자 옷이 아닌 남자 옷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남자 옷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그 옷을 입고싶어서가 아니라, 김종인에게 잘어울릴것만 같아서였다.
"..."
"..."
한참을 말없이 백화점을 스캔하며 돌아다는데 이것은 진짜 김종인을 위해 만들어졌다- 라고 생각되는 옷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김종인의 손을 잡고 그 매장으로 들어가려는데 김종인 또한 내 손을 잡고 반대쪽으로 나를 끌고가려했다. 서로 등 뒤에 있는 매장을 한번 쳐다보곤 우린 동시에 서로 잡은 손을 더욱더 꼭 쥐었다. 나는 남성옷 매장으로, 김종인은 여성옷 매장으로 들어가려했기때문이다. 서로의 두 눈이 마주치자 두 입은 기분좋은 웃음을 짓는다.
"내가 너때문에 미치겠다"
"제가 더요"
나와 김종인이 몇 시간 동안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본 것은 자신들의 옷이 아닌 나의, 혹은 김종인의 옷이였다.
내가쓰고 내가설레..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