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니니쌤♥
(5) merry christmas
눈이 떠졌다. 알람도 없이. 완전히 잠이 깨었다는 것을 자각하자 새삼 웃음이 흘러나왔다. 내 나이가 몇 인데 아직도 이런 기념일에 흥분해서는 잠도 달아나고. 순수하다고 해야 할 지..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깜깜한 것이 어림잡아 예상하기에 아직 새벽인 것 같았다. 끽 해봐야 6시 정도? 나를 포근하게 감싸주던 이불을 걷어내고 겨울 특유의 기분 좋은 한기를 느끼며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와-
"눈 온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온통 하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새벽의 고요함과 순백의 상징인 흰 눈들이 오묘하게 섞여있는 바깥 풍경을 보자 충동적으로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춥지 않게 옷을 껴입고 이왕 나가는 김에 아침에 맛있는 음식을 해 먹게 장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지갑을 챙기고 밖으로 나가려다 자고 있을 김종인이 생각이 났다. 나가면 나간다고 말을 해야 될 것 같기도 하고 나가기 전에 김종인 얼굴이 보고싶기도 했고 결국 김종인의 방안으로 들어와버렸다. 나와는 다르게 곤히 자고 있는 김종인을 바라보다 침대 밑에 쪼그려 앉아 깨지않을 정도로 살짝- 아주 살짝 김종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좋은 꿈 꿔요"
바깥 만큼이나 고요한 집안에 나의 목소리가 울렸다. 인사도 했겠다. 이제 진짜로 나가봐야지.
merry christmas
"우와.."
밖으로 나와서 본 바깥 풍경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것과는 달랐다. 그저 고요하기만 했던 창문 너무 풍경과는 다르게 밖은 고요하였지만 고요하지 않았다. 이 무슨 모순 된 생각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렇게 느껴졌다. 너무 추워서 뇌가 얼은 것일까? 라며 스스로 의문을 가졌지만 얼마안가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형형색색 반짝이는 불빛들을 보며 복잡한 생각들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
아무도 없는 새벽길을 걷는 기분은 꽤나 오묘했다. 적막한 거리에서 우산에 눈이 부딪치는 소리와 차곡히 쌓인 눈을 밟는 소리만이 들려왔고 무심코 뒤를 돌아보면 하얀 눈길 위에 내 발자국을 새겨져 있었다. 괜히 기분이 좋아진 나는 아무런 가사도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고요한 거리에서 홀로 크리스마스의 새벽을 보내고 있었다.
merry christmas
24시간 열려있는 마트에 도착하니 막상 뭐를 해 먹어야 할지 좋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뭐 먹고 싶은 것이라도 있느냐고 김종인에게 물어보려 핸드폰을 찾는데
"없어.."
없다. 아마 내 핸드폰은 베개 옆에 있겠지. 그냥 내가 알아서 정해야겠다.
merry christmas
밖으로 나올 때 맛있는 것을 해 먹을 거라는 내 포부와는 다르게 내 손에는 그저 빵과 수프가 끝 이였다. 막상 뭐 해 먹자니 갑자기 귀찮기도 하고.. 아침은 그냥 간단하게 먹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괜히 혼자 마음 속으로 변명을 하며 밖으로 나오자 아침이 된 건지 아까보다 훨씬 밝아진 거리가 보였다.
merry christmas
집에 거의 도착했을 쯔음에 느낀건데 눈이 계속 와서 인지 마트에 가기 전 새겨두었던 내 발자국들이 사라져있었다. 내가 다녀간 흔적인데.. 그걸 지우다니.. 괜히 심통이나 이번엔 많은 눈이 와도 지워지지 않도록 무게를 실어 쾅쾅- 밟으면서 걸었다. 발자국이 잘 새겨졌나 뒤를 돌아보자 꽤나 굳건히 자리 잡은 것 같은 발자국들이 보였다. 유치하지만 뿌듯해 작게 웃는데 갑자기 등 뒤로 엄청난 무게가 쏠리더니 결국 그 무게와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갑자기 넘어지는 바람에 깜짝 놀랬지만 다행히 꽤나 많이 쌓인 눈 덕분에 다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깜짝 놀란 것도 있지만 앞으로 넘어진 덕에 뭐 때문에 넘어진 것인지 몰라서 괜히 겁먹어서였다. 만화라면 끼기긱- 소리가 날 정도로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자 내 눈에 보이는건
"..? 쌤? 뭐에요???"
"..어디갔었어"
"네? 저 마트..아니 헐 대박!!!! 쌤 왜 이렇게 나왔어요!! 동상 입겠다 빨리 들어가요 네?"
김종인이었다. 그것도 잠옷 차림에 김종인.
merry christmas
다행히 우리가 넘어진 곳은 집에서 3분도 채 걸리지 않은 곳 이여서 집으로 빨리 들어 올 수 있었다. 온몸이 다 언 것 같은 김종인을 침대에 눕힌 후 따뜻한 물을 한잔 떠 다 주자 멍- 한 표정으로 있던 김종인이 나를 다시 껴안았다.
"왜,왜이래요???"
"없어진 줄 알았어.."
"???"
"너랑 함께 했던 날 들이 모두 다 꿈인 줄 알았어.. 이제 그만 현실로 돌아가라고 니가 마지막인사를 했고 나는.. 많이 힘들었어"
말인지 잠꼬대인지 모를 김종인의 웅얼거림을 듣다가 웃음이 나왔다. 이 분 크리스마스에 미치셨네ㅋ 많이 피곤했는지 김종인은 나를 안고 스르륵- 잠이 들었고 나는 그런 김종인을 떼어 편히 잘 수 있게 눕히고 이불을 정리했다. 감기 걸릴 수도 있으니 이불 두 개 놓고 아침 밥을 하러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래봤자 수프에 빵이지만.
merry christmas
수프를 다 끓이고 식탁에 빵을 놓고 예쁘게 장식을 하고 있는데 김종인이 나왔다. 안색을 보니 다행히 감기에 걸린 것 같지는 않았다.
"일어나셨어요?"
"..어"
"빨리 와서 드세요. 딱 맛있을 떄 일어나셨어요ㅋㅋㅋ"
"..."
김종인은 식탁에 앉고도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수프가 너무 맛있나? 아까부터 왜 저러지..? 눈치가 보여 아무말도 못하고 숟가락만 물고있는데 김종인이 입을 열었다.
"사실 오늘 꿈을 꿧는데"
merry christmas
사실 오늘 꿈을 꿧는데 내가 김종인의 꿈에 나와서 나와 김종인이 함께 했던 시간들이 다 꿈이였고 이제는 현실로 돌아가야할 시간이라면서 메리크리스마스-라 말했댄다. 그 말을 끝으로 잠에서 깻는데 진짜 꿈이면 어쩌냐는 생각이 들어서 내 방으로 들어갔는데 내가 없더랜다. 물건들은 있는데 나만 없더랜다. 진짜 꿈이 아닌 걸 아는데 그 순간 뭔 정신이 였는지 덜컥 겁이나서 진짜로 꿈이였고 내가 허상이 였다는 생각에 전화를 했는데 안받더랜다. 지금 생각하면 전화가 가는 것 부터가 내가 존재한다는 걸 말해주는건데 그때는 너무 무서웠다고ㅋㅋㅋ 그래서 무작정 나를 찾으려고 나갔는데 거리의 발자국은 없고 진짜 새하얘서 내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그래서 무작정 걸었댄다. 그리고 나를 찾아서 그 뒤로 그렇게 된 거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웃지마"
"ㅋㅋㅋㅋㅋ웃긴데ㅋㅋㅋㅋ어떡해욬ㅋㅋㅋㅋ"
김종인의 말에 미친듯이 웃음이 났다. 이 사람이 무슨ㅋㅋㅋㅋㅋㅋ 선생님이야ㅋㅋㅋㅋ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ㅎㅎ"
"..."
"으이구~ 왜 그런 상상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는 정말- 절때로- 안떠날꺼니깐 걱정하지마세요"
"..."
"에? 진짠데? 안믿어요?"
"..믿어"
"에이 안믿는 눈친데??"
"..."
"저는요 선생님이 저 꺼지라고 욕해도 안 꺼질꺼에요 왜냐면 저는 촛불이 아니니깐!ㅎㅎ"
"..까분다"
"그러니깐 걱정하지말아요 네?"
"언제 걱정했다고"
"ㅋㅋㅋㅋ네네~"
"..."
"선생님"
"왜"
"올해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작가의말 |
정말 너무 오랜만이죠..ㅎ 염치없습니다 죄송합니다ㅠㅠ 음..다름아니고 제가 러블리니니썜을 조금 바꾸려구요.. 니니쌤보다는 다른 제목으로 바꾸고 구성원도 조금 바꾸고 하는게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ㅎㅎㅎ 이번 방학에 완결 짓는게 저의 목표입니다!!! ------------------ 으 너무 졸려서 지금 뭐라 말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요.. 그래서 뒤로 갈수록 내용이 이상하다는 걸 아실꺼에욯ㅎㅎㅎㅎㅎㅎ 으 그러니깐 뒤에 여주가 한 말을 굳이 해석하자면 올해도내년에도내후년에도 계속 같이있을꺼니 걱정 ㄴㄴ라는 뜻이에여~~ 저는 그럼 자러갑니다ㅠㅠㅠㅠ졸려서힘드려ㅠㅠㅠㅠㅠㅠ 짤도없어서 이상하지만 그래도 내일 수정하든 해야지ㅠㅠㅠ 따로 공지드릴게요 위에 건에 대해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