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은 제 눈을 의심했다.
왜 뮤지컬을 처음 본 날에는 발견하지 못했을까.
키스신이 있었다.
그것도 남자와 남자의.
A ri A 01
아리아 01
처음 본 날과 같이 백현만을 감상하던 찬열은 내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백현은 토드, 즉 죽음이었다. 엘리자벳의 아들 루돌프는 자살을 하기위해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갖다댔다. 그리고 토드가 루돌프에게 키스했고, 그 순간 루돌프는 방아쇠를 당겨 자신의 머리에 총알을 박았다. 토드가 죽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장면이었다. 뮤지컬로써 호모, 게이 이런것이 아닌 뛰어난 작품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지만 찬열은 멍―해졌다. 요즘 말로 멘붕이었다. 그제서야 루돌프의 존재를 확실히 느낀 찬열이 제대로 보려 기웃기웃 거렸지만, 이미 죽어버린 루돌프는 무대 위로 다시 나오지 않았다. 공연히 끝난 후, 찬열은 커튼 콜을 위해 무대 위로 올라오는 출연진들 사이에 백현을 찾고있었다. 첫 무대를 본 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찬열은 자신도 모르게 진한 화장에 화려한 옷을 입은 백현을 보고 아름답다, 라는 생각을 해버렸다.
회사로 돌아온 찬열이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뭐라고 검색해야 나올까. 한참을 고민하던 찬열이 검색창에 '엘리자벳 루돌프' 라고 검색했다. 그러자 3명의 배우가 나왔고, 찬열은 기억을 더듬어 백현과 키스한 얼굴을 찾아냈다. 찬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디오가 누구야."
경수는 데뷔한지 별로 안되는 신인그룹의 메인보컬로 뮤지컬에 출연했다. 처음에는 아이돌이 이미지를 신경쓰지 않고 동성의 키스신에 나오냐며 말이 많았지만, 정작 뮤지컬이 개봉되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난 후에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실력도 뛰어났고, 작품에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 찬열은 어딜가나 칭찬뿐인 글들에 괜스레 기분이 더 나빠져 검색창에 입력되어있던 디오를 지우고 변백현을 검색했다. 찬열이 찌푸렸던 미간을 피고 한참동안 프로필 사진을 들여다 보았다.
"뭐하세요?"
갑자기 들리는 준면의 목소리에 찬열이 다급히 노트북을 닫았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은척 준면에게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내일 오전에 있는 공연은 아마 못 보실 것 같습니다. 회의에 회장님도 참석하신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꼭 가셔야 해요."
언제나 무표정이지만 몇년 째 찬열과 함께해 온 준면은 찬열의 미세한 표정변화도 읽어냈다. 지금 분명히 공연에 못 간것을 서운히 여기고 있는 것이다. 준면이 먼 곳만을 보고있는 찬열 몰래 한번 웃고는 찬열에게 말을 꺼냈다.
"본부장님."
"……."
"오늘 3시에 엘리자벳 출연진들 팬싸인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혹시 가고 싶으세요?"
찬열은 속으로 엄청난 고민을 했다. 그렇다고 하기엔 뭔가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소녀팬 같아 자존심이 상했고, 됐다고 하기에는 백현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찬열의 표정을 읽어낸 준면이 약간 소리내서 웃자 찬열이 느리게 고개를 들어 준면을 봤다.
"어떻게 해서든 가게 해드리겠습니다."
"……형,"
"그러니까 맘 편히 놓으시고 회의 잘 마치세요."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아는 준면에 찬열은 얼굴이 붉어질 지경이었다. 그런 찬열을 너무나도 잘 아는 준면이 일부러 서둘러 걸음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준면이 완전히 나간 것을 확인한 찬열이 노트북에 머리를 박았다. 아, 창피해…….
*
"오빠, 너무 멋있어요."
백현은 줄줄이 오던 여성팬들의 목소리와는 다른 목소리에 깜짝 놀라 싸인을 하다말고 고개를 들어 앞에 서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얼굴을 확인한 백현이 크게 미소지었다. 그 미소를 본 앞에 서 있던 사람도 크게 웃었다.
"뭐야, 김종인!"
"형 팬싸인회에 제가 빠지면 안되죠. 얼른 마저 해줘요. 뒤에서 욕할라."
"또 학교 땡땡이야?"
"형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그러지 말라니까……. 좀 이따가 연락해, 맛있는거 사줄게."
"정말요? 오, 얼마만의 데이트야."
웃으며 시끄러워, 하고 말한 백현이 종인을 보내고 뒤이어 오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싸인을 해주었다. 조금 지쳐가던 백현이 또다시 기계적으로 이름이 뭐에요? 하고 물었다. 하지만 한번에 나오지 않는 대답에 또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곧 백현은 놀라고 말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남자가 위압적으로 백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백현의 평소보다 더 강아지같은 모습에 앞에 있던 남자는 눈을 떼지 못했다. 백현이 조심스레 다시 말을 걸었다.
"저기요……. 이름이,"
"……박찬열."
찬열은 열심히 끄적거리는 백현을 보며 생각했다. 가까이서 보는것이 훨씬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가슴 설렜다.
하지만 곧 찬열은 백현을 가까이서 보던 때보다 더 설레는 느낌을 받았다.
P.S 어디선가 본 것 같았는데, 매일 앞자리에서 공연 보러 오시는 분 맞으시죠? 감사해요!
근데 정말 잘생기셨어요^^♡
큰 일 났다. 오늘은 기념일 !
박찬열 변백현한테 코 꿰인 날.
처음이라 일부러 좀 짧게 햇어요 ㅎㅎㅎ 믿거나 말거나..
사실은 어떻게 써야할지 아직 갈피를 못잡앗어요..
반응연재하려구 햇는대 제가 너무 제멋대로..햇네욬ㅋㅋ큐ㅠㅠㅠ
프롤로그는 싸질러놓고 본편 쓰려하니 뭔가..많이..이상해요..
ㅠㅠㅠㅠㅠㅠ1편 쓰고 연중할듯..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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