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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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시절 성적이 꽤나 상위권에 속해 있던 나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학을 나왔다.
"야 이거"
내가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타입이라 또 어디엔가 놓고 왔을거다 그걸 항상 종인이가 찾아다 주곤 한다. 찾아다 줄때는 저렇게 잔소리는 빼먹지 않는다. 아, 우리 팀에는 종인이 말고 잔소리꾼이 3명이나 더 있다. 김민석 팀장님, 루한 부 팀장님, 변백현 선배님. 어마어마한 잔소리꾼이다. 하루 종일 이 세사람에게 둘러 쌓여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난 녹초가 되있곤 한다. 그나마 박찬열 선배님이 계셔서 다행이다. 항상 깨지고 난 후면 나를 불러서 음료수 한잔씩 사주신다. 속상한거 아니까 여기서 다 풀고 들어가라며, 위로 해주시곤 한다. 가끔은 내가 욕해도 들어주시고. 회사에 들어온지 11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 찬열 선배가 없었더라면 난 아마.. 그만 뒀을지도 모르겠다.
종인이가 찾아다준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데 별안간 손등으로 뭔가가 뚝 뚝. 떨어진다. 아,뭐야 감기인가. 흠칫 놀래 손등으로 슥하고 닦자 이게 웬걸. 코피다. 급하게 고개를 뒤로 젖히며 일어났다.
"악!! 뭐야 놀래라"
옆에 있던 백현선배가 놀래서 쳐다본다. 이미 내 턱 끝으로 뚝뚝 떨어지는 피를 보며 얼굴을 우악스럽게 구긴다.
"막내!! 왜그래 어디 아파?"
백현선배가 내 뒷목을 잡아 고개를 숙이게 한다. 뒤로 젖히면 피가 기도로 넘어간다며 고개를 앞으로 숙이자 더 심하게 흘러 내린다. 아, 난 이렇게 죽는 건가요. 엄마 아부지 딸내미 피 철철 흘러내려요. 부팀장님이 휴지를 가지고 오자 급하게 내 코를 틀어막는 백현선배. 선배와 내가 옮기는 발거음을 따라 내 피로 번져있다. 급하게 화장실로와 물로 얼굴을 씻으니 금새 빨갛게 핏물로 물든다. 괜찮다며 이제 나가라 백현선배에게 손짓했다.
"뭐, 나가라고?"
쾅-
백현선배와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벌컥 문이 열렸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놀란 눈을 한 팀장님이 서있다.
"뭐야 어디 아파?"
"선배님 손에 피 묻으셨잖아요. 가서 닦으세요."
또 혼나겠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몸을 돌리자 종인이와 눈이 마주쳤다. 나를 보자 손으로 자신의 입꼬리를 죽 끌어당긴다. '울상 짓지마 못생겨 보이니까' 응원인가. 욕인가.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금은 싸울 힘조차 없다. 피를 많이 쏟아서 그런가. 팀장실에 노크를 하자 네. 하는 팀장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후- 심호흡을 한번 한 뒤 팀장실로 들어가자 책상 앞에 서 있는 팀장님이 보인다.
"앉아 "
잔소리를 할줄 알았다. 몸관리를 대체 어떻게 하는 거냐고. 우리 팀이 제일 바쁜거 모르냐고. 근데 돌아오는건 잔소리가 아닌 약이었다. 얼떨떨해 하며 팀장님을 쳐다보았다. 왠지 팀장님의 귀가 빨개보이는건 내 착각이겠지.
"뭐"
의자에서 일어나 문고리를 돌리려는 순간 뒤에서 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앞으로는 밤새는 일은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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