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애할까? |
"밥" "밥 먹으러 가자" "배고파" "뭐 먹을까?"
점심시간이 되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팀원들이다. 어찌나 점심시간은 칼같이 지키는지. 알람시계가 따로 없다. 겉옷을 챙겨 종인의 뒤를 쫒아가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왜 막내야?" "팀장님은요?" "못 들었어? 오늘 팀장님 선 보러 가신다고 했어."
종인의 말에 내 눈은 팀장실로 향했다. 진짜 없다. 정말 선 보러 갔나보다. 하긴 팀장님이 동안이셔서 그렇지 벌써 29살이나 먹었으니 말이다. 선 자리가 나면 마다 할 일이 없지 않은가. 팀장님을 좋아하는건 나 뿐이니까.
"막내, 안가? 얼른 와." "....네"
재촉하는 루한 선배에게 얼른 달려갔다. 팀장님이 맞선 상대를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나를 자책 하면서.
점심을 다 먹고 회사 안으로 들어왔다. 겉옷을 의자에 걸치고 힐끔, 팀장실을 보니 팀장님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 했다. 왜이러지. 왠지 모를 답답함에 가슴을 퍽퍽 쳤다. 가서 바람이나 조금 쐬고 올까. 라는 생각에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끔 지치거나 문득 가족이나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면 쉬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누구지. 하는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자 인기척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올려다 보는 경수선배가 있었다. 경수선배는 우리 팀이 아닌 B팀에 속해있는 선배이다. B팀 소속인 선배인지라 그닥 많이 말을 섞어본 적이 없는데, 조금 어색하다고 해야할까, 당황스러워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 A팀 000라고 했지?" "아 네, 안녕하세요." "여긴 어떻게 왔어? 구석진 곳이라 사람들 잘 안오는데." "여기가 제 아지트라고 할까... 자주 오는 곳이예요." "그렇구나~ 나도 여기로 바람 쐬러 자주 오는데." "아..." "근데, 그러고 거기 계속 서 있을거야?" "...." "이리 와 앉아."
선배님도 쉬러 오신 건데 내가 있으면 편히 쉬질 못 할것 같아 자리를 피해 주려했는데 선배는 내게 이리 와 앉으라고 말했다. 다시 내려가고 싶지는 않아 쭈뼛쭈뼛 경수선배 옆에 앉았다. 조금 쌀쌀한듯한 선선한 날씨, 딱 내가 좋아하는 날씨라 금새 기분이 좋아진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스친다.
"날씨 좋네. 그치?" "네! 저 이런 날씨 되게 좋아해요." "나도,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으면 한결 기분이 좋아져." "맞아요! 으아, 좋다."
괜히 들뜬 마음에 호들갑스럽게 선배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생각만큼 어색하고 불편하지는 않은것 같았다. 편안해.
"아, 선배" "응?" "혹시 담배 피세요?" "어, 어떻게 알았어?"
역시, 범인은 경수선배였다. 가끔 이곳에 오면 떨어져 있는 담뱃재와 담배를 피고간 흔적이 남아있었는데, 음, 안어울린다. 경수선배와 담배는.
"가끔 오면 핀 흔적이 있더라구요." "아 그렇구나..." "음, 안 좋아요. 건강에." "알지. 그래도 나 가끔 펴! 가끔~"
선배는 엄지와 검지로 조금 핀다는 표시를 하며 하하 웃었다. 나의 고질병 오지랖, 같은 팀도 아닌 그저 같은 회사 다른 팀 후배가 자신한테 참견을 한다는게 참 웃긴 일인데도 선배는 웃으면서 대답해 준다. 웃을 때 입 모양이 하트가 되는게 조금은 귀엽다고 생각했다. 나랑 잘 맞는 친절하고 좋은 선배님인 것 같다. 가끔은 이렇게 같이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다.
"우리 그럼 갈까?" "아! 벌써 시간이... 으엉, 늦었다. 또 혼나겠다..."
또 혼나겠다며 울상을 짓는 나를 보며 경수선배는 푸흐흐 웃었다. 그리고는 괜찮을 거라 다독여 주며 옥상 문을 열어준다. 옥상에서 내려와 경수선배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어디선가 벌써 백현선배의 잔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인상을 구겼다. 그 잔소리를 또 어찌 견디나 하며 생각하고 있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린 곳에는 팀장님이 서있었다.
"어, 선배"
경수선배의 부름에도 팀장님은 아무 말이 없다. 그저 나를 응시하고 있을 뿐,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노닥거릴 시간이냐고 혼낼것같아 지레 겁을 먹은 나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팀장님은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아무 말도 없어 의아해진 내가 살짝 고개를 들어 올려 팀장님을 바라봤을때 팀장님은 또 저 차가운 눈을 하고 있다. 아니, 저 눈은 한번도 보지 못한 눈이다. 내가 혼이 날때나 회사일이 잘 풀리지 않아 화가난 눈도 아니었다. 왜 저런 눈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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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정말 성의있게 달아주시는 분들 저 기억하고 있어요.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글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구독료 안 걸어요~
그냥 재미있게 보고 가세요
혹시 맞춤법,띄어쓰기,오타가 있다면 예전처럼 둥글게 알려주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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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애슐리 가자는데 좀 정떨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