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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흡!혈귀 




은경이 로빈이랑 헤어졌대. 개파 후 한달, 나는 여지없이 내 의도와는 상관없게 들리는 그 목소리들에 조금 웃었다. 개파 하고 잠수타더니 헤어지자고 했나봐- 뭐? 걔 그렇게 안봤는데 나쁜 놈이네! 이런 지리한 대화를 듣던 나는 교수님이 드르륵 문을 여는 것에 꾹 조용해진 이들을 쳐다본다. 생글생글, 방금까지 욕을 했어도 나만 보면 웃어주는 예쁜 애들이 그 곳에 있다. 

「…….」
「맞구나!」
「어떻게 알았어?」
「그냥. 그렇게 생겼잖아요.」

일반적인 상식으로 뱀파이어는 그저 전설 속 동물일 뿐일텐데. 어쨌거나 나는 그의 말에 수긍했고, 나의 다 닳은 송곳니를 힐끔 쳐다보던 그는 이내 내게서 떨어져 쓰러져있던 애들을 모두 깨웠다. 모두, 어째서 내 자리 앞에 잘리지 않은 생삼겹살이 늘어져 있는지 알지 못했다.

"에, 그래서-"

나는 하음, 졸린 강의에 아낌없이 하품을 보내며 그 이후의 날들을 생각했다. 다음 날 숙취로 난리가 난 애들은 홀로 멀쩡한 나를 신처럼 보았고, 나는 사람좋은 표정으로 로빈을 찾았었지. 담담해보였던 그는 그 날 결석했다. 예상하지 못했던건 아니었다.

"야, 방금 뭐라고 하신거야? 나 필기 못했어."

어차피 수업을 듣지 않아도 다 아는 내용이라, 나는 기꺼이 성실한 척 해놓은 필기를 내 옆자리 동기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나서 다음날, 학교에서 나랑 마주치고는 그 애가 어떻게 행동했었냐면…

「저기.」
「…나?」
「여기요.」

비장한 얼굴을 한 남자에게 토마토주스 한 병을 건네받은 나는 조금 어이없다는 듯이, 그렇지만 고맙게 그것을 받아들었다. 보란듯이 그의 앞에서 쭉 그것을 마시지만 않았어도-

「…….」

좀 괜찮았을라나 모르겠네.
나는 이제 완전히 민호의 생각에 빠져들어 킬킬 소리내 웃었다. 그건, 토마토 주스가 아닌 그의 피였다. 대체 뭔 생각으로 준거래.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그게 일종의 '호의'이자 '신호'인건 당연히 알아차렸다. 모든 전설 속 뱀파이어들에게 유혹당한 인간들은, 자신의 피를 직접 선사하니까. 나는 만날 실실거리기만 한다는 그가 의외의 섬세한 면모를 보인 것에 감탄하였지만, 내 혀를 적시는 로빈의 피 때문에 정말로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

「맛없어요? 그럴리가 없을텐데.」

완전히 뿅가서.
내가 홀연히 풀린 눈을 하고 그에게 다가가자 로빈은 제 피의 신선함을 예찬하다 이내 불안감을 느꼈는지 한두발짝씩 뒤로 가기 시작했다. 퀸타르트, 여기 학교- 그 말까지만 듣고 주저앉았다. 몸 속으로 퍼지는 타인의 피는 지나치게 황홀해서, 내 다리에 힘조차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 처음 마셔봐요?
인간거는.
와. 첫 재물이 나네. 영광으로 기념하세요.

답지 않게 뻔뻔한 말을 한다. 후들후들 식은땀이 맺히고 있던걸 그대로 봤는데. 어찌됐건 그 이후로 꾸준히 만나서 피를 마셨다. 일부러 송곳니도 신경써서 갈지 않고, 아주 오래전에 내가 그러했듯이 콱 그의 피부 위에 내 이빨을 그대로 박아넣기 시작한게 일주일 전부터였다. 534년동안 인간을 한번도 해한 적 없는 뱀파이어치고 나는, 처음맛본 단꿀에 신나게 젖어가는 중이었다.

그는 처음 날 봤을 때 엄청나게 놀랐던 주제에 나와 친해진 이후, 계속 피를 대주는 걸 보고 왜냐고 물었던 내게 이렇게 답했다 : 줄리안한테 흡혈당하면 흥분되요. 환하게 웃는데 그 순수해 보이는 미소에 나는, 순간적으로 은경아, 너 왜 얘랑 연애했니. 그런 생각을 했었지. 그렇지만 지금 내가 강의에 전혀 집중이 안되는 이유는-

「근데요, 선배.」
「응, 왜.」
「아니에요.」
「…왜?」
「뱀파이어랑 섹스해서 뭐 되고 막 그러는거 아니죠?」

사실 우리가 이런 사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534년동안 욕구불만으로 살았는줄 알아?」

츄릅, 내가 남은 피 한방울까지 쪽쪽 마셔대는 소리가 정적을 울렸다. 로빈은 빈혈 때문에 살짝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내 말을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몇명이랑 자봤어요? 나는 만난지 한달 된 나의 혈액셔틀 -비록 내가 더 좋아할지라도- 에게 들은 질문이 썩 유쾌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니가 알아서 뭐하게. 이제 완전히 나는 그에게서 내 입술을 떼고, 이리저리 튄 방울들을 닦았다. 

「…어, 그러니까.」
「…….」

"줄리안, 강의 끝났어!"

아, 깜빡 졸았네. 그렇게 대답했지만 로빈 생각 때문에 집중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지나치게 맛있어서 정신을 깜빡 놓게 하는 향이었다. 아주아주 달콤해서, 도저히 놓치를 못하겠는-

"어, 로빈? 네가 여기 웬일이야?"
"아, 너무 그렇게 보지 마세요. 은경이 없죠?"
"이 자식아, 너 우리 과에 나쁜 놈이라고 소문 다 났어."
"줄리, 빨리 일어나요. 나 여길 피신해야 해."

내 손을 잡고 재빨리 뛰어가는 몸놀림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나는 종내에 그를 따라 뛰면서, 헉헉대는 숨을 몰아쉬고 웬 일이야? 그렇게 물었다. 실은 다 알면서.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고, 나와 마찬가지로 헉헉대는 로빈의 숨소리에서 진한 단내가 풍겼다. 아, 울고싶다. 이렇게 달콤한 애가, 하루에 한번씩은 반드시 나에게 체혈을 해준다는 사실이 황홀했다.

"헉, 헉, 키스, 해두 돼?"

숨을 몰아쉬는 주제에 키스는 빨랐다. 나는 학교 건물 뒤에서 나에게 정신없이 입을 맞추는 로빈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 새를 못참고 한 행동이었다. 익숙한지 로빈은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잠깐 미간을 찌푸렸을 뿐 키스에 집중했다. 이 상태로 옷을 벗기고 싶을만큼 섹시하다. 한국말이 서툰 주제에 불어를 쓰는 나라에서 왔다고 소개한 내게 불어로 말을 걸지도 않고, 꿋꿋이 한국말을 하는 것도 귀여웠다. 

"줄리."
"…응?"
"이 키스 끝나면-"
"……."
"우리 연애할래요?"

나보다 조금 큰 키가, 느리게 굽혀지면서 다시 한 번 입을 맞췄다. 아까와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진한 키스에 나는 정신을 못차리고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입술에 작게 내려앉은 흉터 두개에 꼭 맞는 내 송곳니 두개가 조금 우스워서 웃었다. 사람 홀리고 다니고, 진짜 못된 뱀파이어야. 그렇게 말하는 로빈이 아주 조심스럽게, 내 송곳니를 핥았다.

"내가 죽어도 줄리는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어."
"로빈."
"은경이한테 미안하네요. 실은, 그 날 첫눈에 반했는데…"
"……."
"키스도 하고 섹스도 한 뒤에 고백해도 받아줘요?"
"뱀파이어들은 받아줄 수 있어."
"……."
"상대가 무지 섹시하잖아."

내가 아니라, 로빈이 뱀파이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하얗고 매혹적이니까. 나는, 로빈이 내 말을 듣고 다시 내 입술을 찾는 것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인간세상에 와서 남자랑 연애하는 건 처음이었지만, 이번엔 아주 오래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 작은 땅에, 프랑스인 남자애 때문에 머물게 될 줄이야. 

피 비린내가 아니라, 달콤한 냄새가 들끓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

아이쿠 늦었다 늦었다
기다린 분들은 없었겠지만 왔어요, 흡혈귀 하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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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독자1
엉엉엉 ㅠㅠㅠ 이시간에 들어와보길 잘했다 쓰니 기다렸어요!!!!! 허헣헣 좋다. 진짜 좋다
9년 전
글쓴이
기다려줬다니 고마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S2S2
9년 전
독자2
그래서 둘은 연애한대요?섹스는?어떻게되었대여?아..궁금해요 ㅠㅠㅜㅠㅠㅠㅜㅜ
9년 전
글쓴이
연애하고 떡도 칩니다 (웃음)
9년 전
독자3
(흐뭇)
9년 전
독자4
ㅈ줄리래줄리 ㅠㅠㅠㅠ와이거진짜쩌러ㅠㅠㅠㅠ로줄 ㅠㅠㅠㅠ으어ㅠㅠㅠ겁ㅈ나귀엽더 ㅠㅠ
9년 전
비회원97.50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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