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오려고 했는데 늦게와서 죄송해요ㅠㅠ/ 왜 이렇게 된걸까...? 우린 분명 서로를 사랑했고 평생의 동반자가 되자고 약속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된걸까. 백현은 찬열이 하는 말을 들으며 계속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물음의 답은 없었다. 찬열의 말은 백현을 향한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철옹성으로 둘러싸여져 있던 둘의 믿음을 쪼개어 버렸다. 백현은 사고 직후 약속했다. 아무리 누군가 방해할지라도 나의 믿음은 그동안 찬열이 쌓아준 철벽으로 둘러싸여있다고. 언젠가 찬열이 돌아오면 하나하나 온전히 보여주겠다고. "아..." 찬열이 명함을 내미는 순간 백현은 아랫배의 통증을 느꼈다. 아까 레스토랑에서 부터 약간씩 아릿하던 배가 이제는 백현이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의 한계를 넘어버린 듯했다. 가장 소중한 자신의 아이를 지켜야 했다. 어떻게든 걸어가서 누군가의 도움을 요청하고자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앞서 가는 찬열이 보였고 그쪽으로 손을 뻗었다. 닿을리 만무했다. 눈앞이 흐릿해 짐과 동시에 그 이후의 기억은 없었다. "이게 무슨.." 찬열이 뒤를 돌아봤을 때 백현은 카페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순간 찬열의 머릿속으로 기억의 단편이 스쳐지나갔다. 그 기억을 곱씹어 보기에는 앞의 상황이 급박했다. 카페바닥은 점점 빨갛게 물들어 가고 있었고, 백현은 정신을 잃은 듯 아무 미동이 없었다. 찬열은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이 사람을 살려내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저기요, 변백현씨 정신 좀 차려보십시오." 백현을 앉아 든 찬열의 팔과 옷이 피로 물들어 가고있었다. 그 때 119가 도착했고 찬열은 백현의 보호자의 신분으로 병원으로 향했다. 삐- 삐- 삐- 규칙적인 신호음이 흘렀다. 응급실에 도착한 백현은 의사들에게 둘러싸여 분주히 응급처치를 하더니 산소호흡기를 단 채로 미동없이 누워있다. 찬열은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저기, 변백현씨 보호자분" "네" " 지금 당장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병원은 남성임신전담 의사 분이 없어서..." "무슨말이십니까? 남성임신이라뇨?" "아, 모르셨습니까? 지금 환자분이 임신 중이신데 하혈을 너무 많이 하셔서 아이랑 산모가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산부인과로 가셔서 정밀검사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앰뷸런스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백현은 앰뷸런스를 타고 근처에 있는 산부인과로 이동했다. 찬열은 같이 동행하여 이동하는 순간에도 지금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병원에 도착한 백현은 정밀검사에 들어갔고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병실로 돌아왔다. 찬열은 그 동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변백현씨 보호자분, 선생님께서 찾으세요" 담당의가 자신의 찾는 다는 소리에 진료실로 들어섰다. "오랜만이시네요." "네..?" "찬열씨가 출장 가있는 동안 백현씨 몸이 많이 안좋아졌어요. 얘기 안 하던가요?" "네, 못 들었습니다" "지금이... 7개월이니까 안정기에 들어서야 하는데 백현씨는 오히려 임신초기보다 몸 상태가 안좋아요. 헛구역질 때문에 아이에게 영양분이 안가서 그런지 같은 개월수 보다 한참 작아요. 이러다간 조산하거나 유산할 수도 있어요. 그때 말씀드렸잖아요. 안전한 출산은 건강한 모체가 따라줘야 하는데 이상태론 임신유지도 못할 거예요. 찬열씨가 지금부터라도 신경 써줘요." "네, 알겠습니다. 혹시 예정일이 언제 인가요." "정확히 세달 뒤 오늘이네요. 앞으론 병원 같이 오세요. 아 참, 출장은 끝나신거죠?" "네...아마도" 담당의사와의 대화를 마치고 백현의 병실로 돌아왔을 때 백현은 여전히 자신의 얼굴만한 산소호흡기를 끼고 미동없이 누워있었다. 찬열은 그런 백현을 보고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묵묵히 서있었다. 마침 찬열의 핸드폰벨이 울렸다. "네, 박찬열입니다." -본부장님, 강비서입니다. 오늘 저녁에 사모님이 뵙자고 하시는데요. "하... 알겠습니다." -그러면 사모님께 따로 시간이랑 장소 전해드리겠습니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 아 근데, 강비서 혹시 저한테 숨기는 거 없습니까?" -네? 무슨말씀이신지... "아,아닙니다. 수고하십시오" 몸파는 짓을 하다가 회사에서 쫓겨난 부하직원이 자신의 아이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이 산부인과를 같이 다녀 줄 위인이 아니었을텐데 29살의 나는 담당의와 안면을 트고 있었고 꽤나 다정한 예비아빠의 모습이었나보다. 하나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왜 저 침대에 누워있는 변백현이 자신의 아이를 가지고 있는지, 저 사람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번건 분량이 좀 짧네요. 오늘 밤엔 길게 돌아오겠습니다! 제 글 읽어 주시고 댓글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바람이 엄청많이 부네요. 감기조심하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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