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슴이 내게 왔어요
밤바람 은방울꽃향기 가득 안고서
별빝이 뿌려준 길 따라
호롱 등 불 하나하나 제손으로 밣혀가며
나에게로 왔어요
꿈속에서 들려오던 자장가가 귓가에 울리고
반딧불 하나는 내 콧잔등에 앉았다 갔어요
수줍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뒤로한 채
나만 아는 그 자장가를 조용히 따라 불렀어요
푸른 사슴이 달빛에 비친 내 그림자를 따라
조용히 나에게로 왔어요
꽃향기가 달큼하고
마주친 눈은 푸른 바다 같았어요
코끝이 촉촉하고
숨결을 따뜻했지요
푸른 사슴이 마지막 호롱 등을 내 손에 쥐여줬어요
나는 그의 손을 꼭 잡았고
그는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죠
푸른 달빛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고
은방울꽃향기는 여전히 달큼하게 우릴 감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