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한 미소를 짓고 있던 그 여자가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우리 정은이, 여자예요”
한참을 위로해주던 그 여자가 건넨 첫 마디였다.
생각했던 말이 아닌데.. 위로의 끝은 이렇게 허무한 건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그 여자를 바라 보았다.
그 여자는 싱긋 웃으며
‘무슨 말인지 궁금하지?’ 라는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이내 말을 건넸다.
“정은이요. 우리 강아지.. 길 잃어버린 정은이랑 놀아줘서 고마워요.
정은이 찾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이야기 들었어요.
힘든 삶을 살아 왔구나..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지 못했구나..
정은이에게라도 시원하게 이야기 하라고.. 기척도 안내고 있었는데..
내 귀에도 들리더라고요..”
살짝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
내가 입을 열었을 때부터 그 여자는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당연히 수컷 일거라 생각했던 강아지는 암컷 이였고..
내가 암컷 강아지에게 ‘누나’ 소리를했던 그 때부터..
그 여자는 내 주변에서..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떤 이유로 자신을 가두고, 어떤이유로 사람들을 피하는 건지..
어떤 이유로 혼자여야 하는 삶을 택한 건지.. 난 몰라요.
그냥, 혼자 힘든 삶 살아 온걸 들어줄 누군가가 없는 것 같아서
그걸 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위로해주고 싶었고..”
그 여자는.. 그렇게 이야기 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고, 나를 위로해 주고 싶었다고..
왜일까? 왜.. 알지도못하는.. 처음 보는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었을까?
처음 보는 사람의 이야기를 왜 들어 주고 싶었을까..
그 여자는 처음 보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싶어 했고..
그 이야기를 듣고, 위로도 해주고 싶어 했다는데..
내 주위에 있던, 친구라고 일컫던 그 많은 사람들은..
왜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을까.. 위로 해주지 않았을까..
처음 만나는 그 여자와의 대화로.. 아니, 그 여자가 건네는 말에
과거를 되돌아 보며, 현재의 나에게 물었다.
내 옆에 있어 주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그들에게 나는 누구였을까?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우두커니 홀로 서 있기.. 이젠 익숙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내옆엔 그 여자가 같이 서 있었다.
미소를 지으며.. 이제 다 괜찮다..라는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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