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그 여자와 벤치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엔 꺼려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한다니..
이야기 꺼내는걸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 보였는지, 그녀는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야기 하기가 더 수월할 거야..”
라는 말로 나를 안심 시켰고, 이야기를 진행해 나갔다.
무릎 위의 강아지를 쓰다듬던 그 여자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 주었다.
화가 날 정도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본인 일 같이 화를 내었고,
슬픈 이야기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처음 보는 사람의 이야기를 이토록 진지하게 들어 주는 사람이 있을까?
내 이야기를 들어 준 그 여자는..
더 이상 나에게 있어서 처음 보는 여자가 아닌, 고마운 사람 이였다.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다, 그녀는..
나에게 친구가 되어 주겠노라 말했다.
친구..라.. 친구.. 그래.. 친구..
내 주변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다가 왔었고,
친구라는 이름이 무뎌질 때쯤 떠났다.
솔직히 그 여자의 ‘친구’라는말은 무서웠다.
모르는 사람이기에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 같이 떠나갈 까봐..
두렵고 무서웠다. 하지만, 이번에도그 여자는 나를 안심 시켰다.
그 여자는 마치 내 마음을 읽고 있는 듯 했다.
내 생각을,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걸까? 그 여자는..
“친구라는 호칭이 거슬리면 언니 어때요? 언니. 내가 한 살 많으니까..
친구는 옆에 있어 줘야 하지만,
언니는 옆이 아닌 뒤에 있어 줘도 되고, 앞에 있어 줘도 되고..
친구보다 오히려 언니라는 존재를 만나는 편이 더 좋은 방법 같은데..”
그렇게, 그 여자와 나는 언니 동생이 되었다.
모르는 사람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고마운 사람이 되었다가..
그 여자는.. ‘그 여자’ 라는호칭 대신 ‘언니’ 라는 호칭으로 불려졌다.
처음 보는 사람 이였지만, 누구보다 나를 이해해 주려고 했던 언니.
내 옆에 있어 주는.. 아니, 옆에있어 주는 척 하다가 떠나는..
친구라는 존재 보다, 훨씬 나은 존재..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 주기도, 앞에서 좋은 길로 인도 해 주기도,
뒤에서 격려의 말을 해주기도 하는.. 그런.. 고마운 언니라는 존재.
그 존재를.. 그곳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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