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굴러간 자국만 봐도 무게를 가늠할 줄 아는 언니는 기자를 한다고 했었지 그 작은 주머니를 털어 항상 허기의 음성을 채워주는 사람 반드시 약자를 위한 글을 쓸 테라고 잠꼬대를 하는 언니 그 옆에 누워 몰래 우는 나는 불 꺼진 방이 선물 같다고 생각했어 언니가 좋아하는 출판사를 구독했던 것 타지의 언어로 적힌 신문을 읽어내었던 것 전부 세상에게 감투를 씌우고 청혼에 성공하기 위함이었지 언니는 내 글을 옮겨 적어 열심히 팔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빈약한 대답만 반복한 지 어느덧 수개월 결국 답답한 나를 두고 떠난 언니는 내 글을 팔아 성공한 기자가 되었고 종종 사과의 메일을 보내며 요즘은 글을 쓰지 않냐고 묻는다 그런 언니를 나는 점자처럼 더듬어 읽고 울음은 아닌지 귀기울여 듣고 화내는 음성에 찬볼을 맞대는 시늉을 한다 언니는 내가 버려진 곳을 발로 비벼 끄고 이 곳이 나는 집인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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