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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9년 전 (2014/11/15) 게시물이에요

 

 

 

없을까

 

 

어디 아늑한 추억들이 안개 깔리듯 조용히 깔리고

말을 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사는 곳은 없을까. 술을

마시지 않아도 취해서 사는, 그리하여 괴로운 깨어

남이 없는 영원한 숙취의 세계는 없을까. 녹슬고 곪

고 상처받은 가슴들을 서로 따스하게 다독거려주는

그런 사랑의 세계는 없을까. 겨울 저편, 빛나는 햇살

한 올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비로소 사랑의 칼날에 아

름답게 살해되는 그런 안녕의 시계는 없을까 없을까

없을까.

 

 

 

 

살아 있다는 것

 

 

바람 불어 흔들리는 게 아니라

들꽃은 저 혼자 흔들린다.

누구 하나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지만

제자리를 지키려고 인간힘을 쓰다보니

다리가 후들거려서 떨리는 게다.

 

그래도…… 들꽃은 행복했다.

왠지 모르게 행복했다.

 

 

 

 

인사 없이

 

 

그대 진정 나를 사랑했거든

떠난다는 말 없이 떠나라.

 

잠깐 볼일이 있어 자리를 비웠거니.

그래도 오지 않으면

조금 늦는가보다, 생각하고 있을테니.

 

그대 진정 나를 사랑했거든

떠난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떠나라.

 

 

 

 

밤새 내린 비

 

 

간밤에 비가 내렸나 봅니다.

내 온몸이 폭삭 젖은 걸 보니

 

그대여, 멀리서 으르렁대는 구름이 되지 말고

가까이서 나를 적시는 비가 되십시오.

 

 

 

아름다운 추락

 

 

저 나뭇잎 떨어지고야 말리라.

기어이 떨어지고야 말리라.

 

뒤에 올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자리를 비켜주는 저 나뭇잎은

슬프지 않네. 남아 있는 이를 위해

미련 없이 자신의 한 몸 떨구는.

떨어지는 순간에도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저 나뭇잎의 아름다운 추락을 보면

만나고 헤어지는 일에만 매달려온

내가 부끄러웠다.

떠나지 못하고 서성거려온 나의 집착

억지만 부려 그대 마음 아프게 한

내가 부끄러웠다.

 

 

 

 

찔레에게

 

 

아무 기별하지 말자.

그리움만으로 한 세상 살아가면서도

저렇게 표독스런 꽃 피울 수 있는 것을.

비 내린다 찔레여, 비가 내린다.

난 무엇으로 네 삶 속에 스밀 수 있을까.

 

할 말이 없다.

내 너를 만나도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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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헐 ㅠㅠㅠㅠㅠㅠ고마워ㅠㅠㅠㅠ스크랩할게!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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