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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년 전 (2014/1/06) 게시물이에요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그저 다음 날이 크리스마스라는 것으로 설레였던 저는 간만에 고기 칼질이나 하러 갈래? 하고 물었으나 김성규는 정색하면서 너는 사람들에게 밟혀 죽거나 지가 그 칼로 저를 찔러 죽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완강히 거부했다. 무드 없는 새x 하고 욕까지 들어 먹었다. 하긴 김성규나 저나 크리스마스 같은 날에 밖에 나와 알콩달콩 데이트를 할 청춘이란 것과는 거리가 먼 나이였다. 그래봐야 스물 여덟을 코 앞에 둔 것에 지나지 않았으나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은 곧 청춘에게 이별을 고했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더라는 거다. 사실 나이에 무관하게 김성규는 애초에 청춘이란 단어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풋풋함이라던가 설렘 같은 느낌들에서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만은. 

 

4년 전의 오늘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지금보다 주름살도 적고 피부도 탱탱할 스물 셋의 우리는 사귄지 고작 한 달 된 연인이었다. 우리 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지만. 어쨌든 크리스마스에 김성규와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할 생각으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실실 웃으면서 김성규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까였다. 크리스마스에 나가는 것 만큼 미친 짓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설레는 날, 행복한 날이고 김성규에게는 기껏 해봐야 예수 생일, 쉬는 날에 불과하다는 거다. 

 

그래도 뭐 가끔은 나가도 좋그든. 막 바람도 쐬고.... 

그 가끔이 내일인게 문제지. 

김성규 못 됐어 진짜. 

아니까 꺼져. 

 

그렇게 오늘도 까이고 말았다. 소파에 누워서 개그 프로그램이나 보면서 깔깔 웃는 게 얄밉다. 진짜 무드 없는 새x가 누군데! 하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럴 깡은 없었다. 

 

김성규는 저에게 시선 한 번 안 주다가 갑자기 홱 쳐다보더니 티비를 끄고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길래 뭔가 했더니 옷을 챙겨입고 나오더라. 코트를 걸친 김성규는 역시 예뻐서 엄마 미소를 지으며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어짜피 근처 갈 건데 춥다는 핑계로 다시 옷장에서 들어가더니 생각하기도 싫은 군대 시절의 깔깔이와 빨간 츄리닝 바지를 꺼내오더라. 제 애인이라지만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패션이였다.김성규가 사는 세상이란. 결론적으로 옷차림으로 보아 혹시나 크리스마스 대신 이브에 데이트라도 하나 했던 기대는 역시 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패션고자. 어디가냐. 

닥치고 너도 옷 챙겨. 

어? 

마트가자. 

 

마트? 눈이 번쩍 뜨였다. 눈도 안 마주치고 집에서 파티나 하자고 하는 김성규가 사랑스러워 죽을 것 같았다. 스테이크를 썰며 와인을 음미하고 분위기가 적당히 무르익으면 안방으로 데려가 김성규를 덮칠(?) 생각을 하고 나니 그게 그렇게 황홀할 수가 없었다. 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장으로 냅다 달려갔었다. 

 

그리고 그것이 사건의 발달이었다. 

 

김성규. 

뭐. 

너는 파티에 막걸리가 말이냐. 

 

마트에 끌고 온 김성규는 얼마나 맡길 곳이 없었으면 제가 부려먹기 좋고 생긴건 이래도 지식수준은 아이들과 비슷하다는 둥 온갖 이유를 들며 탁아소에 맡기는 패기를 보였고(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는 엄연한 성인이란 것이다), 김성규가 무엇을 산지도 모른 채 그 때는 그냥 파티가 좋아 실실 거리며 김성규 말을 고분고분 들었었는데, 

 

분위기 x나 깬다.... 

그럼 꺼져. 

아님다. 역시 크리스마스에는 막걸리져. 당연히 마시려고 했습죠. 

 

정말 김성규는 무드라곤 조금도 모르는 놈이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김성규는 막걸리와 두부를 사왔다. 마트 까지 가서! 정말 어메이징한 일이었다. 

 

 

 

 

 

 

근데 이제 안 쓸거라 조각 올림다(수줍수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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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1
슼슼 금손이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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