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이기광 선수! 역시 몸놀림이 재빠릅니다! 단번에 골문 앞까지 치고 들어가는데요, 옆에선 윤두준 선수가 나란히 달리고 있습니다. 수비수에게 가로막힌 이기광 선수, 현란한 개인기를 쓰며 윤두준 선수에게 패스! 윤두준 선수 빈 틈을 노려 슛!!!!! 아, 정말 깔끔한 슛입니다!!!! 이기광 선수의 어시스트와 윤두준 선수의 깔끔한 슈팅!!!!!!! 정말 두 사람만큼 잘 맞는 축구 콤비를 이제껏 본 적이 없네요!!!!
출렁이는 하얀 골대를 보자마자 앞 뒤 잴 것도 없이 내게로 뛰어오는 윤두준에게 폴짝 뛰어 안겼다. 빵긋 웃으며 윤두준은 내 엉덩이를 받쳐 들었고, 나는 떨어질까 본능적으로 두 다리로 윤두준의 다리를 감았다. 내 가슴 쯔음에 닿아있는 윤두준의 땀에 젖은 얼굴을 꽉 끌어안았다. 진짜 잘했어, 윤두준. 진짜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
- 아, 두 사람! 정말 절친인가봐요, 서로 꼭 붙어서 떨어질 줄을 모르네요.
퍼뜩 정신을 차린 건 해설자의 놀리는 듯한 말을 듣고 나서였다. 나는 멍한 표정으로 윤두준을 내려다보았고, 윤두준 역시 마찬가지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잠시 그대로 허공에서 시선이 마주치고 윤두준이 머쓱하게 나를 잔디에 내려놓고선 코밑을 훔치며 관객석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그리고는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며 흘끗 나를 돌아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몸을 파드득 떨며 놀라 시선을 피했다.
이상하다.
나도, 윤두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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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 축구부두고ㅏㅇ아..
우정과 사랑 사이의 그 멜랑꼴리한 감정을 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