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의 새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멤버를 선발하기 위한 서바이벌이 한창이다. 16명이었던 연습생들은 현재 13명으로 줄었고, 오는 23일엔 최종 멤버 결정전이 열린다. 애당초 7명으로 예정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미 자리를 떠난 연습생들을 포함해 9명이 탈락의 고배를 마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들의 탈락이 진짜 '탈락'은 아니란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매스컴에 노출돼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고, 이에 꼭 JYP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도 다른 기획사에서 데뷔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겠냐는 것.
사실상 JYP의 수장 박진영도 방송을 앞두고 진행된 '식스틴' 제작발표회에서 "냉정하게 연습생들을 돌려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게 그 친구들에게도 좋다. 그들이 내 조카라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다. 난 연습생들이 다른 회사에 가지 못하도록 막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실제 JYP는 Mnet '열혈남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의 2PM 멤버들을 선발했다. 당시 '열혈남아'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연습생 중 한 명이 바로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비스트 윤두준이다.
사실상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탈락했더라도 본인의 가능성만 입증했다면 다른 회사로 얼마든지 '이직'이 가능하단 소리다. SM엔터테인먼트도 '에스엠루키즈(SM Rookies)'라는 팀명으로 공개한 연습생이 총 17명에 달한다. 이중 슬기 웬디 아이린 예리는 이미 데뷔해 활동 중인 그룹 레드벨벳의 멤버다. 에스엠루키즈는 아직 데뷔하지 않은 연습생들을 모아놓은 팀임에도 불구, 공식사이트부터 SNS까지 마련해 회사 차원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앞서 선배 아티스트들의 무대에 백업 댄서로 서거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연습생들도 있었지만 이처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연습생 팀을 만들어 운영한 것은 국내에선 SM엔터테인먼트가 최초다. 심지어 연습생 멤버 재현과 도영은 올해 초 MBC뮤직 '쇼챔피언' MC로 활약했다. 데뷔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데뷔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공식 스케줄까지 종종 소화하는만큼 루키즈 소속 연습생들의 팬들도 적지 않다. 지난 3월에 공개한 안무 영상은 공개되자마자 일찌감치 100만 뷰를 돌파했고 현재 200만 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이보다 더 앞서 공개됐던 레드벨벳 멤버들의 루키즈 시절 영상도 역시 놀라운 조회수를 기록했던 바 있다.
YG엔터테인먼트도 지속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연습생들의 얼굴을 알리고 있다. 위너(WINNER) 멤버들을 선발하기 위한 Mnet '후 이즈 넥스트:윈(Who Is NEXT:WIN)'과 '믹스 앤 매치(MIX & MATCH)'도 결국 데뷔 전부터 두터운 팬층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읽혔던 것이 사실. 연습생 서바이벌 출신 위너가 먼저 탄생했고, 뒤이어 '믹스 앤 매치'로 완성된 아이콘(iKON)이 오는 8월 데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앞서 빅뱅도 현재 비스트 멤버 장현승을 포함한 6인 체제로 Mnet 서바이벌을 통해 탄생한 그룹이다. 당시 5인조 데뷔가 확정되며 빅뱅은 데뷔 전부터 든든한 팬들을 얻었다. 탈락한 장현승 또한 비스트로 데뷔하며 서바이벌 시절부터 좋아하던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따라서 위너나 아이콘이 빅뱅과 장현승처럼 든든한 팬들을 등에 업고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다.
서바이벌이든 팀을 꾸려 정식으로 무대에 서든 어느 쪽이라도 스타를 꿈꾸는 연습생들에겐 자기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길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일찌감치 확고한 팬층을 노릴 수 있단 점에서 이런 전략은 지속적으로 꽤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연습생을 공개하면서 더욱 탄탄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고 그것이 즉각적으로 회사의 수익으로 연결된단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 결과적으로 연습생들에겐 스스로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로, 대형 기획사 측에는 장기적 이익 도모를 위한 수단으로 유용하단 소리다.(사진=위부터 SM루키즈 'Happiness of SMROOKIES' 캡처/위너, YG엔터테인먼트 제공/아이콘, Mnet '믹스 앤 매치' 캡처/식스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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