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널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 네가 생각 나는 이 새벽이 너무 아프고 미운걸 보면 말이야.
너랑 있을때 느껴지는 불편한 긴장감에 괜히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어색함을 지워나가는것도, 너와 함께 걸을 때는 터질듯한 설렘에 가벼워진 발길이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는 것도, 그저 내 하루가 온통 너였던 것도, 그럼에도 아닌척 너에게 밝게 웃어보였던 것도 이제는 하기가 힘들 것 같아. 이제는 진짜로 그만 둬야할 때니까.
처음 해보는 짝사랑은 참 묘했어.
널 처음 봤을때는 내 심장이 저 발끝으로 뚝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어. 자이로드롭을 처음 탔을때 딱 그 느낌처럼 말이야. 첫눈에 반한다라는 건 너를 보는 나를 위해 생긴 말인가 싶었어. 꽃이 하나도 피지않은 추운
3월이였지만 나에게 그 순간은 봄이였어. 너에게 처음 카톡이 왔을 때는 나는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휴대폰을 몇번이나 다시 봤는지 몰라. 사실 너무 놀라서 애꿎은 휴대폰을 던지기까지 했어.
또, 가끔은
나를 보러 오는 너에게 숱한 착각을 하기도, 술김에 잡아보는 두손에 기대를 걸어보기도 하고, 기댄 네 단단한 품이 너무 벅차도록 행복해서 집에 돌아와 눈물을 훔치기도, 그래서 내 마음을 더 감당하기 힘들었어. 친구라고 부르는 네 단정이 이해할 수가 없으면서도 이해하면서도 이해하기가 싫었어. 그래서 자꾸만 피했어. 그냥 딱 이정도의 사이에 만족해야지. 니가 원한다면. 혹시라도 내 성급한 감정이 너를 불편하게 만들까봐 무서웠어. 그냥 그렇게라도 널 알고 지내고 싶었나보다, 나를 마냥 좋은 아이로 보는 니가 너무 미운데, 너라서 그렇게 좋은 아이이려고 노력하는 건데, 너한테만 좋은 애인건데 하나도 몰라주는 니가 너무 미웠어.
그래도 확인하기가 무서웠어. 너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썼지만 아무래도 아닌가봐. 너무 힘들다. 피하기만 했던 내마음을 이제는 알겠어. 널 보기만해도 누군가 심장을 꾹꾹 누르는 것처럼 아픈걸보면 말이야.
이제는 그만해야지, 이제는 그만해야지 몇번이고 마음 먹었는지 몰라. 그래도 잘 안되더라. 시간이 해결해 준다던데 그거 다 거짓말이더라. 사람은 사람으로 잊혀진다는 건 진짜일까.. 시작도 안해봤는데 너는 지워지지가 않아. 나는 이렇게 오지도 않았던 널 혼자 보내봐. 언젠가 웃으며, 그땐 그랬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숱한 착각을 만들어낸 그 여름 밤의 공기가 미치도록 밉다. 내 속도 모르고 보이는 네 예쁜 미소도 너무 밉다.
사실은 지금도 네 이름이 내 휴대폰에 뜰때면 그 봄의 쿵쾅거림이 지워지지가 않아.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네가 아닌 다른사람과 시간들을 보내고서, 시간이 흐르고 네 카톡에 미소지으며 답할 수 있을까. 너에게 친구란 단어를 들어도 더이상 마음이 아프지 않기를, 그런 겨울이 지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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