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에는 레지던트 전기 모집 정원 5명 중 1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빅5 병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아산병원조차 흉부외과에서 레지던트를 한 명도 뽑지 못해 충격을 더하기도 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심성보 이사장은 “올해도 예년과 달라질 것 같지 않다. 흉부외과의 인력난은 오래됐기 때문에 정부에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생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는 노동의 강도에 비해 보상이 적은 극한 직업이 되었고, 해마다 신규 의사 수가 줄어드는 ‘멸종위기과’가 되어가고 있다.
심 이사장은 “흉부외과는 1년에 전국적으로 전문의가 20명도 나오지 않는데 곧 은퇴자는 1년에 40명씩 될 것”이라며 “멸종의 길로 가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외과의 꽃’으로 불리는 흉부외과는 ‘칼잡이’들이 모인 외과 영역 중에서도 가장 힘든 진료과로 꼽힌다. 다른 진료과에 비해 수술 시간이 길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응급수술이 잡히는 탓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장기인 심장과 폐를 다루는 터라 수술 자체도 굉장히 난도가 높다.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해야 하는 탓에 해마다 지원자 수는 줄고 있지만, 꺼져 가는 생명을 살린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오늘도 망설임 없이 수술실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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