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인 오빠랑 연애하는 썰 06
워후! 내가 지난번에 결혼한다고 마지막에 짧게 남겼었는뎋ㅎㅎㅎㅎㅎㅎㅎㅎ
예헷~ 나 행복해서 날아갈 거 같아...
는 무슨
아무런 변화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 내가 친구한테 오빠가 프로포즈했어! 이랬더니 반응이
"그건 했어?"
이러는데...
여러분 그거 맞아요... 그 왜 빨간거 있잖아요...
크..크흡...
조용히 난 친구를 피해 카페를 뛰쳐나왔다고 한다.
뭐 암튼 프로포즈 받았는데도 별 변화가 없어서 실망이야 증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오빠가 알아서 잘 하겠지, 그치?
난 그냥 눈감고 있어줘야겠다..
아 그날 술 먹고 고백했는데 이 오빠 기억 못하는거 아냐? (반전)
..아...(깊은 빡침)
안되겠어, 어서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은 준면오빠의 우리 외갓집 입성기를 들려줄게
아 그 전에 우리 부모님과 만난 이야기부터?
"옴마!"
지난 화에 등장했던 우리 막냉이가 작은 외숙모에게 쪼르르르 달려가서
"엄마! 나랑 누나랑 멋진 형아랑~ 완전 좋은 뛰뛰타고 놀이동산 갔다왔따?"
"어유 그랬어?"
맞장구를 쳐주시던 작은 외숙모는 잠시 멍때리시더니 나를 보며
"징어야, 남친 생기면 어떡해야 한다고?"
"소...소개 시켜드려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 달 말에 있던 가족 행사인 외할머니 생신 때, 우리 오빠도 가게 되었다고 한다 ;ㅅ;
아직 우리 부모님께도 안 소개시켜드렸는데... 동생만 아는데...
그래서 당장 이번 주에 오빠를 부모님에게 시켜드리고자 오빠에게 연락을 했지
안그러고 그냥 가족 모임 데려가면 우리 부모님 삐짐;;
"여보세요"
"오빠! 시간 되세요?"
"네, 왜요?"
"이번 주말에 시간 되요...?"
"무슨 일 이길래 말끝을 흐려요. 뭐 안 좋은 일이에요?"
"뭐 안 좋은 일일수도 있구요... 좋은 일일수도 있죠"
"무슨일인데요, 무슨 일인데 우리 징어가 이렇게 망설어요"
차마 입밖으로 못 내뱉겠더라고ㅜㅠ
어떻게 오빠랑 나랑 부모님이랑 동생이랑...(한숨)
것도 동생은 아직 초등학...
어휴...
그래도 어떡해, 말은 해야지.
"이번 주말에 우리 집 가서 같이 식사 안할래요?"
"..."
충격 먹은게 분명한 우리 오빠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당일날, 오빠는 셔츠에 니트로 최대한 어려보인답시고(ㅋㅋ) 이쁘게 입고 오고,
나는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바지를 입고 편한 자세를 유지하며 집으로 왔지
_사귄지 4개월이 넘은 커플의 모습.jpg
그 때가 정말 100일 지나고 열흘? 정도 밖에 안 지났던 거 같아
오죽했음 내가 집에서도 분장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을까
"엄마, 나 왔어-"
"어 그래 징어 왔, 어머나 이 잘생긴 청년이 우리 사위될 청년이라고?"
엄마 쪽팔리게 왜그래...
집으로 들어가니 온갖 진수성찬이 차려져있더라
아빠는 그 앞에 소파에 앉아계시고
아빠 포스 정말 장난 없으셨어...
안경쓰고 딱 앉아계시는데, 옷도 평상시와는 다르게 좀 차려입으셨더라고
그래봤자 니트에 바지이지만ㅋㅋㅋㅋㅋㅋ 아빠 미안
"안녕하세요 아버님, 저는 김준면이라고 합니다."
"반갑네"
내가 옷도 좀 벗어놓고 동생 뭐하나 확인도 할 겸 방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한결 풀린 아빠 얼굴이 보이더라
아무래도 맘에 딱 드신 표정이었음
"그래 우리 사위, 아버님이 무얼하신다고?"
뭔가 TV 속에서 보던 질문들이 내 앞에서 막 지나가니까 어안이 벙벙하더라
난 나중에 오빠네 집가서 어떻게 버티지... 거기는 정말 시월드일텐데... 막 이런 생각이나 하고 앉아있었어
뭐 나한텐 질문이 하나도 안 왔으니까!^^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그렇군"
아 진짜 그때 되게 멍도 많이 때리고, 긴장도 많이 해서 대화가 자세하게는 생각이 안나는데, 막 그냥 티비에서 보던 대화들이 오가더라고
보너스로 어떻게 저런 모자란 아이와 사귈 생각을 했는지 정도?^^
역시 난 집에서도 몰이를 당하는 첫째야^^
그렇게 한 3시간정도 집에 있다가 그 날이 일요일이어서 다음날 아침강의가 있던 나때문에 우린 자취방으로 돌아왔어
물론 내 자취방으로
나중에 물어보니까 우리 엄마아빠한테 오빠가 꽤나 이쁘게 보였었나봐
예의바르지, 잘생겼지, (나만 나중에 안거지만) 부잣집 도련님이지,
저 때 이후로 집에만 가면 왜 맨날 혼자오냐고 우리 어머니께서 들들 볶았다니까
(한숨)
그러고 나서 대망의 외할머니 생신날 (두둥)
엄마와 아빠는 엄마가 음식도 해야하고 동생이 사촌들 만나고 싶다고 찡찡대서 먼저 외할머니댁으로 가고,
나랑 오빠는 오빠 차 타고 외할머니댁으로 조금 늦게 내려갔어
주말이라 그런가 차가 엄청 막히더라고
문 열고 들어가니 모두들 마루에 모여서 식사를 준비하는 중이었어
난 재빨리 오빠 데리고 증조할머니께 인사드리고
(증조할머니가 오빠 잘생겼다고 그렇게 이뻐하시던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도 인사드리고, 큰외삼촌, 큰외숙모, 작은외삼촌, 작은외숙모...께까지 모두께 인사드리고나서 나는 재빨리 부엌으로 날았지
사실 내 아래 사촌들은 아직 모두 학생이라서 내가 어른들을 많이 도와드려
나 다음으로 가장 큰 사촌동생이 그때 18살이었거든
바쁘게 음식 나르다가 그제서야 오빠 생각이 나서 쳐다보는데,
와우, 슈퍼맨인줄
어깨에는 막내 무동 태우고, 한 편에서는 내 친동생 찡찡대는 거 들어주고 있고(그 찡찡이 내 뒷담이라는 얘기도 있어),
다른 한 편에서는 외숙모 두 분께서 눈에 불을 켜고 오빠를 털기 위해 막 질문공세를 퍼붓는데 꿋꿋이 잘 버티더라고
음식 다 나르고 모두 마루에 모여앉아 식사를 하는데, 내 옆에 오빠 앉아있는데 정말 뿌듯하더라ㅋㅋㅋㅋㅋㅋ
"막내야, 이리와, 엄마랑 밥 먹어야지"
"시러 주며니횽이 더 조아"
오빠 다른 쪽에는 막냉이가 착 붙어가지고 안 떨어지더라고
막내가 오빠를 그렇게까지 좋아할 줄은 예상치도 못하셨던 건지 작은 외숙모 엄청 당황하셔서 쩔쩔 매시던데(ㅋㅋㅋ)
난 그런 작은 외숙모를 도와서 막냉이를 떨어뜨렸지
사실 나 하마터면 막냉이한테 질투할 뻔;;
무슨 막냉이가 나보다 더 오빠한테 철썩 붙어있어;;;
"그래 이름이 김준면이라고?"
"네"
아까 얘기한 것처럼 오빠가 이쁘고 귀하게 생긴데다가 예의도 바르게 커서 어른들이 모두 이뻐해주시더라고
오빠 칭찬 들을 때마다 괜히 내가 더 뿌듯해져가지고ㅎㅎ
밥 다 먹고 이번엔 또 정리하느냐고 바빠서 오빠 못 챙겨주다가
설거지 다하고 옷에 물기 탁탁 털면서 나오니까 오빠가 안 보이는 거야
나 순간 오빠 도망간 줄;;;
"막냉! 준면오빠 어딨어?"
"횽아 밖에 큰아빠랑"
알고보니 큰외삼촌께서 데리고 나가신 거였어
그 왜 남자들끼리 힘, 기세라 그래야하나? 암튼 뭐 그런거 있지?
우리 큰외삼촌이 또 한 힘 하시는데 (큰외숙모는 한 외모하시지bbb)
담배피는데 오빠 데리고 나가서 주먹을 좀 쓰게 하셨나봐
하지만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우리 오빠 = 군필자!!!!!!
인정 받을 정도의 파워를 보여줬다고 나중에 큰외삼촌이 그러시던데?
정말 난 우리오빠가 군필자라는 게 너무 좋아
의외로 이용되는 곳이 진짜 많거든ㅋㅋㅋㅋㅋ
험난할 줄 알았던 우리오빠의 외갓집 탐방기는 오빠의 외모와 예의, 그리고 힘(?)으로 인해 은근히 시시하게 끝나버렸어
물론 신체적으로는 전혀 시시하지 않았지만 왜 되게 난처하고 재밌는 상황 기대도 했었는데...
가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외갓집의 모임의 종착역은 술!!!!!!!!!!!!!
"그래 우리 사위, 한잔 받아봐"
"어때 징어야, 남친 맘에 드냐?"
"손주 남자친구랑 술자리를 같이 할 줄 누가 알았겠어"
오빠 술잔 비자마자 여기저기서 채워주고
오빠는 그걸 또 거부도 않고 꼬박꼬박 다 마시던데, 엄청 많이 마셨어
나 이 날 오빠 술 그렇게 많이 먹는 거 처음 봤는데 주량 엄청나더라
소주 한 세 병 마시고도 멀쩡한 거 같던데?
멀쩡한 척을 한건지 꼼수를 쓴건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말야
나중에 안 얘기지만 긴장해서 그런가 더 안취했데ㅋㅋㅋㅋㅋ
우리 외숙모들의 질문공격을 받으며 외삼촌들도 만만치 않을 거라고 이미 예상은 했었다고ㅋㅋㅋㅋㅋ
오빠한테는 무지무지 피곤한 하루였대
뭐 결론은 오빠는 힘들고 나는 뿌듯하고 우리 가족들은 오빠를 내 남편으로, 우리 부모님의 사위로 인정하게 되었다는 그런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