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나온 표범 아저씨 종인X토끼 고딩 경수를 바탕으로 하는 에피소드 형식의 글입니다.
*전 글과 시간적 배경이 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CARROT! 02
차에 몸을 기댄 종인은 뻐끔뻐끔 담배를 피며 경수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있었다.
하나둘씩 무리지어 나오는 애들이 교문을 나오는데 다들 덩치가 산만해 경수가 있어도 정수리도 안 보일 것 같았다.
요즘애들은 발육이 왜이렇게 좋아, 우리 경수가 작은 거였고만. 토끼라서 그런가?
암, 그래도 토끼는 작은게 났지. 경수가 커도 이상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종인은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경수를 찾았다.
저만큼 큰 아이들이 우르르 빠져나가자 저 뒤에서 왠 멀대 같은 애랑 걸어나오는 경수가 보였다.
쟤는 뭐야 호랑이야? 종인이 가늘게 눈을 뜨고 혼현을 들여다보아 하니 저 정도 급이면 호랑이나 늑대 밖에 없었다.
아니 어째 저런놈이 경수 옆에 붙었어.
"어 아저씨!"
방방 경수가 손을 흔들며 저에게로 뛰어왔다. 왠일로 데리러 왔어요? 니가 자꾸 딴데로 새니까-
안녕하세요. 금방 따라와 옆에 선 멀대가 꾸벅 인사했다.
"친구?"
"네 찬열이에요"
누구야? 찬열이 경수에게로 살짝 묻자 경수가 어..같이사는 아저씨. 경수는 최대한 조용히 얘기했지만 귀를 기울이던 종인은 다 들어버렸다.
뭐? 같이사는 아저씨? 이 토끼가.. 살짝 열이받은 종인은 찬열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러다가 찬열과 눈이 딱 마주친 종인은 저와 눈을 마주치고도 피하지 않는 찬열에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 얘는 그냥 친구가 아니구나.
물론 동물의 직감으로 찬열도 느꼈다. 아, 이 아저씨는 그냥 아저씨가 아니구나.
한동안 서로를 가만히 노려보던 둘은 동시에 경수에게로 고개를 픽 돌리며 말했다.
"경수야 야식먹을래?"
"경수야 독서실갈래?"
응 이건뭐지? 멀뚱멀뚱 서있던 경수가 갑자기 제게로 날아오는 질문들에 어버버 거렸다.
풉 꺼낸 카드가 독서실이라니. 임마 넌 졌어- 종인이 비웃으며 말했다
"토끼, 독서실 갈꺼야?"
....아뇨! 그 일 후로 독서실에 독자도 꺼내지 않겠다며 약속했던 경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열아 나 이제 독서실 안간다구 했잖아. 아 그렇다고 했지, 그럼 나 갈게.
찬열이 가고 차에 올라탄 종인과 경수는 평송처럼 일방적으로 경수가 조잘거리면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니, 그래서 치타랑 토끼랑 50m 같이 뛰라는게 말이되요?! 경수가 열에받쳐 억울함을 토로하는데 한참 말없던 종인이 말했다.
"토끼"
"응?"
"내가 그냥 같이 사는 아저씨야?"
......네? 동그란 눈을 한 경수가 갸우뚱 하면서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킥킥 웃으며 말했다. 아까 내가 열이한테 한 말 땜에 그래요? 지금 질투 하는거죠?
"아저씨 생각보다 속 좁구나"
"어 나 질투많아"
"근데 열이는 그냥 친구에요"
글쎄 열인지 열맨지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 거 같거든. 속으로 생각하며 종인이 말했다.
그리고 넌 같이 사는 아저씨랑 손잡고 키스하고 섹스하.. 아저씨!!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경수가 말했다.
아 그런거 아니라고 했잖아요!! 킥킥 장난이야 경수의 주먹에 팔을 두들겨 맞으면서도 종인은 웃었다.
"흥 그리고 배고파요. 밥 사줘요"
"저녁 안먹었어?"
응. 반찬에 풀때기 밖에 없잖아요. 원래 토끼는 풀때기 먹지 않냐? 난 반만 토끼라 고기도 먹어야하거든요. 아 그러셔-
*
아 배부르다- 꺼억 트름을 하며 집으로 들어가는 경수였다.
저거 진짜 많이컸네. 처음에는 눈도 못마주치던게... 종인이 문을 닫고 들어오며 생각했다.
한 껏 고기를 먹어 배가 터질 것 같은 경수는 제 배를 팡팡 두드리며 쇼파에 그대로 드러 누웠다.
독서실을 못다니면 집에서라도 공부를 해야할텐데 쩝. 오늘 나온 선배들에 수능 성적표에 이제 고삼이라는 사실에 더욱 불안해지는 경수였다.
경수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멍을 때리자 종인이 다가와 앉아 경수의 머리를 제 허벅지에 안착시켰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나는 왜 고삼이죠?"
뭐래. 드디어 미친거야? 종인이 경수의 양 감싸 쥐고 꾹 누르자 빵빵한 볼살이 뭉게졌다. 아으아으어으 흐즈므여!!!!
"으..아저씨는 고삼때 공부만 했어요?"
"아니, 나는 공부가 싫었어."
아저씨 S대 나왔다면ㅅ...
".....자랑이죠?"
"응. 나 수능때 하나 틀렸나?"
아 재수없어. 안그래도 며칠 전 종인이 S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부담에 쩔어있던 경수는 상체를 휙 일으켰다.
공부할거에요- 방해하지마요!! 쿵쾅쿵쾅 방으로 들어가는 경수에 종인은 얼굴을 가리고 킥킥 웃었다. 귀여워-
*
토끼- 아직도 공부해? 똑똑똑 종인이 노크하며 경수가 주로 공부하는 저의 서재로 들어갔다.
내 서재로 들어가는데 왜 내가 노크를 해야하지? 종인은 잠시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내 곧 그러려니 하고 문을 열었다.
세상에! 서재에는 책상에 고개가 닿을 듯 말듯 꾸벅거리며 졸고 있는 토끼의 모습인 경수가 있었다.
피곤했나, 토끼로 잠들었네. 종인은 덤덤한 척 하지만 피식피식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평소 제 혼현이 마음에 안드는 것인지 토끼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려는 경수였는데 이런 무방비한 상태인 경수를 보니 종인은 참을 수가 없었다.
이런건 찍어야해- 하며 제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 조는 경수를 담기 시작했다.
토끼, 일어나봐. 우으.. 살살 건드렸지만 피곤했는지 잠시 바르작 거리다가 다시 자는 경수를 보며 그냥 재워야겠다고 생각한 종인은 경수를 들쳐 안아 침실로 데려갔다.
침대에 경수를 내려놓고 저도 옆에 누운 종인은 스탠드 불을 끄고 혹여 이 자그마한 토끼가 저한테 깔아뭉게질까
최대한 둥글게 몸을 말아 그안에 토끼를 가두고 잠을 청했다.
*에피소드도 뭣도 아닌 것이 시간 순서만 이상해졌네요 'ㅅ'...슬프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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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물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큽 경수는 곧 성인이 됩니다 ㅎ0ㅎ..
*암호닉 신청 받습니다~
피드백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