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 아저씨 종인X토끼 고딩 경수 3
5.절정
".....찬열아"
"아무 설명 안해도 되"
".....아저씨는"
아저씨가 나 불렀어. 뭐? 찬열의 부축을 받고 일어난 경수가 풀석 침대에 앉았다.
"나가지 말고 여기 있으래. 안들어온다고."
"............하"
".........괜찮아?"
아니. 안괜찮아. 속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경수는 애써 웃어보였다.
*
벌써 삼일이였다. 주말이 지나고, 경수는 다시 학교에 갔다. 그동안 한 번도 종인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물론 연락도 없었다.
아니라고, 다시 돌아올거라고 애써 부정해봤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경수도 지치고 있었다.
종인이 없다면, 제가 계속 여기 있을 이유는 없었다.
종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계속 여기 있으면 안되는 거였다.
경수는 오늘 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제가 갈 곳은 그곳 뿐이였다.
"찬열아"
"응?"
"이제 아저씨 집으로 오지마"
왜? 너 설마... 찬열이 놀란 눈을 하고 경수를 내려다봤다.
"집주인도 없는데 거기 눌러앉아있는 것도 염치없지 뭐"
"그럼 집으로 가려고?"
응. 싫어도 집이니 어쩔 수 없지.
*
집이 없었다. 초점을 잃은 경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교 하자마자 학교 가방에 짐을 우겨넣고 집으로 왔는데, 제가 평생을 살아왔던 집은 철거되어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 동네가 재개발을 한다고했다. 다른 집들의 사정도 저와 비슷했다.
아버지는 어디로 갔지? 그 와중에 저를 때렸던 아버지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아...이제 어쩐담 경수는 집 앞 계단에 풀썩 주저 앉았다.
교복만 입은 경수에게 12월의 칼바람은 너무 추웠다.
종인이 사줬던 점퍼도 그대로 집에 두고왔다.
오들오들 떨면서 그저 계단에 앉아있던 경수는 본능적으로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가 덜 드는 토끼로 변했다.
*
찬열에게 연락을 받고 종인이 급히 그곳으로 갔을 때는 추위에 떨며 계단에 잠들어있는 조그만 토끼 한마리가 있었다.
"아가"
"....."
"경수야"
의식은 있는 듯 제 말에 조금 바르작 거리는 경수를 그대로 품에안아 제 코트안에 품었다.
"미안해"
다시 저의 집으로 경수를 데리고 온 종인은 경수를 씻기고 집안을 데워 더 이상 경수가 춥지 않도록 해줬다.
얼마나 추웠는지, 씻기고 침대에 눕힐 때 까지도 경수는 새하얀 토끼인 상태였다.
이런 애한테 내가 무슨짓을... 죄책감에 찌든 종인은 경수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다시 방 밖으로 나가려했다. 오늘은 또 어디서 자지.
".....아저씨"
"......"
문으로 향하던 종인의 발걸음이 멈췄다. 경수가 깨어났다.
"...가지마요"
"....."
감기에 걸렸는지 쿨럭거리며 말하는 경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안해. 미안해서 같이 있을 수가 없어
"나 진짜 사랑한거면 가지마요"
"......"
"...아저씨 지금가면, 나 버린거에요"
아가, 내가 널 어떻게 버려. 그 말에 종인은 천천히 경수 쪽으로 뒤돌았다.
다시 제 모습을 한 경수가 열이 오르는지 식은 땀을 흘리며 말했다.
"내가 지금은 너무 힘들어서.. 조금 더 잘건데"
"....응"
"...자고 일어났을때"
'....."
"...이번에는 내 옆에 있어줘요"
그래 그럴게. 낮게 말하며 종인이 경수에게로 다가가 침대옆에 살짝 앉았다.
*
경수는 내리 이틀동안을 잠만 잤다. 이대로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에 종인은 경수 옆에서 한시도 떨어질 수가 없었다.
".....으"
경수가 눈을 떴을 때 이 곳이 종인의 침대 라는걸 느꼈다. 나 왜 또 여기지. 한참을 멍하게 있던 경수가 종인을 떠올렸다.
경수가 몸을 일으키려고 했을 때 그제야 제 손이 누군가에 의해 잡혀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종인이 제 손을 잡고 침대에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너무나 미웠던 종인인데, 눈 녹든 사르르 화가 풀린 걸 보니 내가 제정신은 아니구나, 경수가 속으로 웃었다.
"....일어났어?"
꿈뻑꿈뻑, 나른한 눈을 한 종인이 이내 고개를 들었다.
어디, 아픈데는 없고? 걱정스러운 눈을 하며 저를 쳐다보는 종인에 경수는 와락 종인을 끌어안았다.
"아저씨"
"..응"
"아무 것도 안물을 테니까..."
그 여자에 대한거... 아무것도 안물을 테니까...울먹거리며 경수가 말했다.
"....다시 나한테로 오면 안되요?"
"......."
대답없이 저를 떼어내는 종인에 경수는 다시 초조해졌다. 그럼 나는 왜 여기 데려온거지 왜.
"다시 왔잖아"
"..아저씨"
"그리고 간 적도 없어"
경수야. 네?.. 종인이 눈을 맞춰오며 말했다.
"미안해"
"...뭐가요"
"전부 다"
"그럼 미안한 만큼, 앞으로 사랑해줘요"
응. 종인이 경수에게 다가가 입술을 맞댔다. 더이상의 진전없이 둘은 한참을 그러고만 있었다.
*
그러니까...집안에서 억지로 선보라고 해서 만난 여자라구요?
응. 안그러면 나 자른다는데 안나갈 수가 없잖아. 그럼 너 누가 먹여살려.
제 오해였다는게 밝혀지자 경수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부끄럽고 미안했다.
저는 학생이지만 종인은 결혼적령기였다. 중종인 흑표범에 아버지 회사를 곧 물려받을 예정인 종인이 여기저기서 결혼의 압박과 선자리 요청이 들어온 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미안, 미안해요"
나는 그런것도 모르고... 또 토끼 귀가 뿅 튀어나와서는 어쩔 줄 몰라서인지 귀로 제 눈을 가리고 저만치 떨어져 앉아있는 경수의 모습은 장관이였다.
"미안할 필요 없어"
"...그래두"
"너 성인 되자마자 내가 채갈꺼니까"
네? 귀를 바짝 들어올리고 눈을 댕그랗게 뜬 경수가 저를 바라보자 종인은 쿡쿡 웃으며 말했다.
"스무 살에 결혼 할 준비는 하고있지?"
어버버 거리며 정신 못차리는 경수에게 종인은 다가가 쪽 뽀뽀했다.
* 진부 덩어리와 초고속 전개군요..낄낄 지금은 조각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다음 화 부터는 새로운 제목과함께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마도 조금 더 구체적이게 될 예정)
* 마지막회에 결말 부분이 나올 예정입니다.
* 암호닉
[요거트]/[사과머리]/[전기장판]/[권콩이] 님! 감사합니다 ㅎ0ㅎ
*암호닉 신청은 계속 받습니다. 완결되면 메일링 해드릴 예정입니당
*연재되고 있는 Romantico 와는 암호닉 관계가 없습니다. (여기서 신청하시면 거기 암호닉은 포함 안된다는 뜻입니다)
(아예 다른 픽으로 취급하고 있는거라서..ㅎㅎ)
*피드백 조화합니다~
+ CARROT! 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