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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디카] 도 사원, 나 좀 봅시다. 02 | 인스티즈

 

 

 

 

 

 

 

 

 

 

 

 

 

 

 

 

 

경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 동창인 종인이 같은 부서에다가 직속 상사라니 누군가 징을 내려치듯 경수의 머리를 내려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마주치니 눈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경수는 고개를 애써 들며 종인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려 애썼다. 지금 여기서 시선을 피해버리면 종인에게 지는 것만 같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너무 뭐라 하지 마시죠? 그래도 우리 부서 엘리트인데"

 

팀장실에서 나온 찬열이 백현을 향해 개구지게 웃었다. 백현 역시도 웃으며 하긴 마케팅 부는 김종인 대리 없으면 좀 힘들죠? 하며 맞장구쳤다. 경수는 겨우 펴고 있던 인상을 구겼다. 여전히 재수 없이 인정받고 잘생겼구나. 경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절대 지지 않으리라. 뒤이어 백현은 고등학생 때 좀만 더 열심히 했으면 저도 신입사원 때부터 엘리트 소리를 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하며 웃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백현도 종인 못지않게 주목받는 신입사원이었고, 찬열 역시 그랬다. 다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지만 경수만 경직된 표정으로 종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고등학생이라는 얘기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린 경수였다.

 

 

 

 

 

 

 

 

"경수야, 숙제 있었어?"

 

"문학 숙제 있었어, 프린트물 나눠주셨는데 못 받았어?"

 

"책상 위에 있던 게 문학 프린트물이야?"

 

"응, 그거 풀면 돼."

 

경수야, 고마워. 짝꿍이자 항상 전교권에 드는 부실장인 수경이 경수에게 질문을 했다. 경수는 실장이자, 선생님은 물론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평범한 남고생이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학교에서 조금 논다 하는 아이들이 구경거리라도 되는 듯 휴대폰 하나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시시덕 거리고 있다. 경수는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모든 애들이 등교한 자리에서 사건은 터졌다.

 

"도경수, 너 게이라며?"

 

애들은 또 저러네 하는 식으로 관심이 없었고, 경수는 당황스러웠다. 본인이 동성애자인 건 중학교 때 안 사실이었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가장 경수답게 덤덤하게 인정했다. 생김새가 다르듯, 성격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듯 조금 다를 뿐이라고. 잘 숨겨왔고, 또한 잘 견뎌왔는데 막상 실제로 그런 말을 들으니 숨이 탁 막혀오는 경수였다.

 

"왜 말을 못해? 진짜냐? 어? 도경수 진짜냐고"

 

"이상한 소리 말고 자리에 앉아, 곧 선생님 오셔."

 

경수의 단호한 말투에도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기 바쁜 아이들은 휴대폰 화면을 경수에게 내밀었다. 화면에는 익숙한 이름이 보였고, 채팅 내용은 이러했다. 경수에게 고백을 했는데 차였다. 아직은 사람을 만날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평범한 내용이었지만, 당사자는 남자였다.

 

"이게 뭐 어쨌다는 건데"

 

자기들끼리 경수의 말투를 막 따라 하던 아이들은 자리에 돌아가며 경수를 향해 쏘아댔다. 얼마나 그 당당함이 오래가나 보자. 다른 아이들은 그런 경수를 쳐다보며 눈빛으로나마 힘을 전했다. 짝인 수경은 경수의 어깨를 토닥이며 신경 쓰지 말라고 일렀다. 그리고 2학년 8반 도경수는 동성애자다, 게이다. 원조교제를 한다더라. 하는 학교 이미지와 경수에게도 치명타인 소문은 순식간에 학교 내에서 퍼졌다. 선생님은 경수와 면담을 시도했고, 교장선생님은 물론 모든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수소문했다. 소문의 근원지부터, 소문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선생님들은 수차례 얘기와 공지를 통해 경수의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 일렀지만 아이들 사이에 돌기 시작한 소문은 꼬리의 꼬리를 물었고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덕에 가장 괴로운 건 경수였고, 그런 경수를 보는 친구들이었다. 전교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각종 상을 모두 탔던 경수는 있는 듯 없는듯해도 이름 하나로는 존재감 있는 학생이었다. 경수의 주위에는 소수의 친구들과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여자아이들이 전부였다. 사람들의 시선보다 자신이 이렇게 작고 초라한 존재였나 하는 생각에 더 괴로운 경수였다.

 

힘든 시기에 경수에게 다가온 종인이었다. 본인도 동성애자라며 첫 소개를 했다. 처음에 경수는 자신을 놀리는 줄 알았다. 종인도 전교권에 이름을 올리는 인물 중 하나였으며, 여자아이들 사이에선 거의 아이돌 급이였다. 이미지메이킹을 하려고 하나. 경수가 처음 종인을 봤을 때 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종인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진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경수가 마음을 조금씩 열고, 종인을 친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을 때였다. 종인의 집에 시험공부를 하러 간 경수는 종인의 누나를 마주쳤다.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를 하자 누나는 머리를 올려 묶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곤 종인을 향해 툭 던지듯 물었다. 새 애인?

 

 

 

 

그렇게 경수와 종인은 좀 더 가까워졌고, 연인의 관계로 발전했다. 학교에 돌던 소문은 언제부턴가 잠잠해졌고, 경수를 질투한 무리들이 경수를 곤란하게 하려고 일으킨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경수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고, 다시는 돌아가기 싫은 시기가 되어버렸다. 고등학교를 지나오기도 학생들을 마주치기도 조금 꺼려지는 경수였으나,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생각했다. 극복은 무슨, 그때 그대로잖아. 도경수, 정신 차리자. 힘들었던 시기. 경수가 가장 돌아가기 싫은 시간의 산증인이 지금 경수의 앞에 있다. 경수는 주먹을 꼭 쥐고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빌었다.

 

 

그런 경수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백현은 고개를 돌리며 찬열에게 경수와 종대를 맡겼고, 경수는 그제야 평정심을 찾을 수 있었다. 팀장실의 문이 닫힌 후였다. 둘은 의자에 앉아 설명을 들었고, 어떤 일을 시작하면 되는지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지에 대한 설명과 몇 가지 질문을 받아냈다. 그리고 뒤이어 오늘 저녁에 회식이 있다는 소식까지. 경수는 조심스럽게 회식에 빠지면 안 되겠냐고 물었고, 덕에 종대가 나간 팀장실에 찬열과 둘이 남게 되었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아뇨, 그건 아니지만..."

 

"김종인 대리랑 아는 사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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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 기다리고 있었어요!! 종인이랑 예전부터 아는 사이!! 심지어 과거 연인사이였다니!!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궁금해요 담편도 기다릴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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