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0 스카치 경계엔 네가 있었다, ― 강하게 내리쬐는 형광등 불빛에 눈을 뜨고 싶었지만 부은 탓인지 떠지지 않았다. 망치로 얻어맞은 듯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 무거운 몸을 일으켰을 때 꿈속에서의 일이 머릿속을 휘감았다. 소름이 돋는 듯 몸이 떨렸다. 보통이면 악몽을 꾸거나 아무 꿈도 꾸지 않을 터인데 이렇게 깨고 나서도 생생한 꿈은 처음이다. 그렇지만 정확히 어떤 꿈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얼른 탁자로 가서 렉사프로 1정과 트리티코 4정을 삼켰다. 탁자에 가만히 있는 거울 속의 나의 모습은 어린 짐승을 먹는 듯하였다. 그 옆의 작은 액자 속, 사랑했던 그의 모습. 액자를 집어 조금이지만 쌓인 먼지를 닦았다. 너는 잘 살고 있을지, 얼른 너의 곁으로 가고 싶은데, 가고 싶었는데 말이야…. 액자를 엎어두었다. 이상한 기분이 내 몸을 휘감았다. 머리의 시작부터 발끝까지 이 기분이 혀를 날름거리며 나를 휘감는다. 약 기운이 퍼졌나 보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는 나를 갖고 농락한다. 축축하며 기분 나쁜 혀가 목에 닿았을 때 언제나 그래왔기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지만 그가 가끔 말할 때가 있다. '사회 부적응자 새끼' 닥쳐, 피를 뱉듯 말하지만 그는 낄낄 웃을 뿐이다. 더 이상 서있는 것이 힘이 들어 작은 소파로 가서 TV를 틀었을 땐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긴급속보] 인기 보이그룹 EXO 멤버 사망…원인은 추정중. 아나운서의 감정 없는 목소리와 채널을 돌리던 사람을 자극하게 만드는 헤드라인은 눈썹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EXO? 연예계에는 관심이 없는 나라서 누군지 잘 모르지만 종종 채널을 돌리며 봤던 가수였다. 그래서일까? 낯선 단어는 아니었다. 오히려 익숙함과 슬픔이 느껴졌다. 사망이라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다시 한번 꿈의 모습이 포커즈 아웃되며 아른거렸다. 누구일까, 무언가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채널을 돌리지 않고 두었을 때, 그 멤버의 모습이 보였고, 그 순간 나는 꿈의 내용이, 모습이, 향기가, 숨결이 모두 생각났다. '나를 도와줘….' 또렷한 눈빛을 가졌던 그의 이름은 도경수였다. * 안녕하세요 되게 글 오랜만에 쓰네요 ㅎㅎ 곧 방학이기도 하고 시간도 날 것 같아서 맨날 짤막한 글만 쓰다가 중단편 써보려고요!잘 부탁드릴게요 참고로 제가 실제로 꾼 꿈을 모티브로 해서 쓰는 글입니다. 반응 보고 연재할게요.... ☆ 문제 있거나 맞춤법 오류 있으면 덧글 부탁드려요! :D
경계선 0
스카치
경계엔 네가 있었다, ― 강하게 내리쬐는 형광등 불빛에 눈을 뜨고 싶었지만 부은 탓인지 떠지지 않았다. 망치로 얻어맞은 듯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 무거운 몸을 일으켰을 때 꿈속에서의 일이 머릿속을 휘감았다. 소름이 돋는 듯 몸이 떨렸다. 보통이면 악몽을 꾸거나 아무 꿈도 꾸지 않을 터인데 이렇게 깨고 나서도 생생한 꿈은 처음이다. 그렇지만 정확히 어떤 꿈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얼른 탁자로 가서 렉사프로 1정과 트리티코 4정을 삼켰다. 탁자에 가만히 있는 거울 속의 나의 모습은 어린 짐승을 먹는 듯하였다. 그 옆의 작은 액자 속, 사랑했던 그의 모습. 액자를 집어 조금이지만 쌓인 먼지를 닦았다. 너는 잘 살고 있을지, 얼른 너의 곁으로 가고 싶은데, 가고 싶었는데 말이야….
액자를 엎어두었다.
이상한 기분이 내 몸을 휘감았다. 머리의 시작부터 발끝까지 이 기분이 혀를 날름거리며 나를 휘감는다. 약 기운이 퍼졌나 보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는 나를 갖고 농락한다. 축축하며 기분 나쁜 혀가 목에 닿았을 때 언제나 그래왔기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지만 그가 가끔 말할 때가 있다. '사회 부적응자 새끼' 닥쳐, 피를 뱉듯 말하지만 그는 낄낄 웃을 뿐이다. 더 이상 서있는 것이 힘이 들어 작은 소파로 가서 TV를 틀었을 땐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긴급속보] 인기 보이그룹 EXO 멤버 사망…원인은 추정중.
아나운서의 감정 없는 목소리와 채널을 돌리던 사람을 자극하게 만드는 헤드라인은 눈썹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EXO? 연예계에는 관심이 없는 나라서 누군지 잘 모르지만 종종 채널을 돌리며 봤던 가수였다. 그래서일까? 낯선 단어는 아니었다. 오히려 익숙함과 슬픔이 느껴졌다. 사망이라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다시 한번 꿈의 모습이 포커즈 아웃되며 아른거렸다. 누구일까, 무언가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채널을 돌리지 않고 두었을 때, 그 멤버의 모습이 보였고, 그 순간 나는 꿈의 내용이, 모습이, 향기가, 숨결이 모두 생각났다.
'나를 도와줘….'
또렷한 눈빛을 가졌던 그의 이름은 도경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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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되게 글 오랜만에 쓰네요 ㅎㅎ 곧 방학이기도 하고 시간도 날 것 같아서 맨날 짤막한 글만 쓰다가 중단편 써보려고요!잘 부탁드릴게요 참고로 제가 실제로 꾼 꿈을 모티브로 해서 쓰는 글입니다. 반응 보고 연재할게요.... ☆ 문제 있거나 맞춤법 오류 있으면 덧글 부탁드려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