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김민석] 남사친 김민석
"아직도 이러고 있냐, 너."
"뭐, 왜."
"그 새끼가 뭐라고 학교도 안나오고 이러고 있어."
"시끄러어..."
1년이 넘도록 사겼던 남친에게 꼴사납게 차인 후, 엉엉 밤새도록 밥도 안먹고 눈물만 짜대는 못난 딸래미를 구제하기 위한 우리 어머니의 마지막 해결책이 이 녀석이었나 보다.
아, 이럴 때 진짜 얘 보기 싫은데. 왜 하필 김민석이야, 쪽팔리게 진짜. 다 필요없고 니가 왜 내 방 안에 있어, 여자애 방에!
이불 속에서 혼자 궁시렁 거리기도 잠시 휙 들춰지는 이불에 빼액 소리를 내지르면, 입술을 이죽거리며 한심하다는 표정으로날 노려보는 얼굴이 결국은 시야에 잡힌다.
"너, 울었냐?"
"울었다, 그래 뭐!"
"그 새끼 때문에 울기까지 해?"
"억울해서 그래 억울해서!"
어이가 없다는듯 입을 반쯤 벌리고는 나를 노려보는 눈길이, 꽤, 무섭구나. 민석아.
영문을 몰라 눈을 둥그렇게 하고 쳐다보면 어휴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한번 내 머리를 쿵 쥐어박는다.
아 진짜, 머리통 깨지겠네! 이 새끼는 자기 힘이 얼마나 센지 모르는게 분명하다. 정말로. 아씨 아파!
"아!"
"너, 나 때문에 운 적은 있냐?"
"내가 너 때문에 왜 우냐!"
"말을 말아야지 하여간. 학교 갈 준비 다 했구만. 일어나."
"가도 너랑 같이 안가, 꺼져 좀."
"달래주러 왔더니 또 왜 난리야, 이 꼬맹이가."
"지도 별로 크지도 않으면서."
어이가 없어서 결국은 죽죽 흘려대던 눈물을 멈추고 저 도움 안되는 친구놈을 노려보면 정색하며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내려치는 손길이 퍽 매섭다.
그만 좀 때리라니까, 아 진짜! 아파 아파 존나게 아프다고! 힘만 존나 무식하게 센 새끼!
결국은 눈에 그렁그렁 눈물방울을 내달고 버럭, 내 머리를 때린 그 짱돌같은 주먹의 주인에게로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아, 아프잖아아!"
"지각하면 쌤한테 더 세게 맞는다, 일어난다, 실시."
"아 알겠으니까 좀 나가 있어!"
"교복까지 다 입었구만, 빨리 가방 들어."
"아 쪽팔리니까 좀 나가!"
버럭 소리를 내지르자 입꼬리를 옆으로 죽 찢으며 킥킥 웃어대더니 내 머리 위로 손을 턱 얻는다.
곧바로 들려오는 우쭈쭈, 하는 목소리가, 이 미친놈이 진짜! 아주 그냥 내가 지네집 개새낀줄 알지!
"야!"
"귀여워서 그러지."
한마디 툭 내뱉고는 빤히 내 얼굴을 바라보는 그 시선에 괜히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이면,
왜, 설레냐? 하는 장난기와 웃음기가 그득히 섞인 목소리가 다시 귓속을 파고든다.
잠시라도 너한테 뭔가를 기대한 내가 바보지. 어휴, 하여간.
"빨리 나와라, 어머님이 걱정하신다."
"니가 우리 엄마 아들이냐."
"나도 걱정되니까 빨리 나와라, 학교 가자 꼬맹아."
또 다시, 머리 위에 손을 툭 올려놓더니 이번에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여 머리를 부스스하게한다.
빽 소리를 지르면 또 뭐가 그리 웃긴지 혼자 킥킥대더니 돌연 웃음을 멈추고 싱긋이 웃는다.
한참을 말도 없이 그렇게 웃고만 있더니 다시 한번 이를 드러내어 웃어보이며 얄미운 목소리를 끄집어낸다.
"아무튼, 밖에서 기다린다."
"알겠어."
결국엔 민석이를 방에서 쫓아내고 헝클어진 머리도 다시 한번 정리하고, 괜히 혼자 신경쓰여 평소엔 바르지도 않던 화장품도 슬쩍 바르고
잠깐 누워있었다고 엉망이 되버린 앞머리도 고데기로 원래 형상을 되찾은 뒤에야 방문을 열고 나설 수 있었다.
방문을 열자마자 빨리 오라며 손을 흔들어대는 모습이, 그래도 친구 하나는 멀쩡하게 잘 사귀었구나. 싶어서 괜한 웃음이 튀어나온다.
"왜 이렇게 멋부렸어, 오늘."
"뭐가. 똑같은데."
"지이-랄하네. 입술에 뭐 발랐냐?"
"아, 좀!"
"그 새끼랑도 깨졌다며, 뭘 그렇게 꾸며 꾸미길. 누구 좋으라고?"
"나 좋으라고, 나! 좀 예뻐 보여야 후회할 거 아니야!"
결국엔 버럭, 소리를 지르자 내 말에 박장대소하며 킬킬 웃어대는 저 얄미운 얼굴을 정말이지, 한대만 때려주고 싶지만.
그래도 저 새끼 잘생긴 얼굴에 흠나면 호강도 못하는 내 눈이 불쌍하니까. 그래, 참아야지.
한참을 웃어대다가 내 눈 앞으로 불쑥, 얼굴을 들이밀더니 헤죽 웃어보인다.
"너, 좀. 얼굴 그렇게 갑자기 들이밀지 말랬지!"
"왜, 좀 떨리냐?"
"헛소리 말고 좀, 절로 가봐."
"꼬맹아."
꼴에 분위기를 잡겠다는 건지 큼큼 소리를 내며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어쭈, 목소리까지 내리깔고는 나를 부른다.
또 무슨 미친짓을 하시려고, 허이고. 진짜. 얼씨구. 이젠 어깨동무까지?
턱, 소리가 나도록 팔을 내 어깨 위로 묵직하게 올려놓더니 다시 한번 더 큼큼, 소리를 내며 목을 가다듬는다.
"진짜 그 새끼 후회하게 하는 법, 가르쳐줘?"
"뭔데?"
"그 새끼보다 훨씬 잘난 왕자님이랑 짠, 하고 나타나는거."
"뭐래."
"왜, 그게 직빵이라니까? 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시죠. 그럴 남자도 없네요."
어이가 없어 허, 실소를 내뱉고 그 뒤로 이어진 내 말에 우뚝, 자리에서 멈춰서더니 제 볼을 가만히 긁적거린다.
또 무슨 헛소리를 하시려고. 하는 마음에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보니 내 시선을 느꼈는지 씨익 웃고는 다시 성큼성큼 나타나서는 내 앞으로 다가와 선다.
그것으로 멈추지 않고 무릎을 조금 구부리더니 나와 시선을 마주한다.
"아아, 어쩔 수 없네!"
"또 뭔 소리야."
"우리 꼬맹이 불쌍해서 오빠가 왕자님 해줘야겠네!"
되도않는 이상한 대사를 치더니 눈웃음까지 샐샐 치며 웃어보인다. 얘가 미쳤나봐 진짜.
밤새도록 무슨 드라마를 봤길래 이 지랄이야 정말.
"또 헛소리 하구 있네. 너 좀,"
"그러니까, 눈 부은 거부터 가리라고 아가씨야."
내 말을 툭 잘라먹더니 괜히 사람 마음이 쿵 떨어지게 하는 말을 툭 던져놓고는 씨익 웃어보인다.
그에 그치지 않고 제가 머리에 걸치고 있던 스냅백을 벗어들고 내 머리 위에 꾹꾹 눌러 씌우더니 한발자국 물러서서 마음에 들었다는 듯 씨익 웃는다.
혼자 뭐가 그리 흡족한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니 혼자 저 멀리 뛰어가 이리저리 손을 휘적인다.
"고개 숙이고 와라, 공주님!'
저 혼자 신이 나서 껑충껑충 뛰어가는 뒷모습에 어이가 없어 웃음만 터져나온다.
아, 김민석. 내머리 다 망가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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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선물로 갖고 오려고 했는데 이리저리 잡다한 헛짓거리 하다 보니 너무 늦어졌네요ㅠㅠㅠㅜ
우리 사랑둥이 독자님들ㅠㅠㅠ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댓글 받고 포인트 돌려 받아 가세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