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花樣年華)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말로 채 담지 못할 기이한 꿈을 꾸었다. 방 안도 아니고, 그렇다고 숲 속도 아닌 곳에서 새카만 어둠이 맹수처럼 내게 달려들었다. 그 괴물같은 어둠은 포효하며 나와 미칠듯이 가까워졌다. 그 어둠을 보면서도 두 발이 채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나를 집어삼키는 어둠 속에서 망부석처럼 서있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나는 오라버니만을 찾았다. 낮은 중얼거림은 내 입을 빠져나오며 흐느낌으로 변해갔다. 날 집어삼킨 어둠이 비웃는듯한 소리를 냈다. 온 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오라버니, 무서워요 오라버니. 두려움에 벌벌 떨며 미친듯이 울부짖었다. 어둠은 나를 잘근잘근 씹고있었다. 그 때, 머리 위로부터 희고 따스한 빛이 새어나왔다. 그 빛은 날 가둔 어둠을 찢어냈다. 칼로 찢어낸 듯 날카로웠다. 나는 눈부심에 질끈 눈을 감았고, 부드러운 손길이 날 감싸안았다. 그 손길이 면화처럼 포근해서 자연스레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날 감싸안은 손길을 떼어내고, 날 구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려는데, 꿈에서 깨었다.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종이를 집어 붓을 들었다. 밤새 꾸었던 꿈을 곱씹으며 오라버니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붓을 든 손이 희미하게 떨렸다. 그런 꿈은 처음이었다. 다시는 꾸고싶지 않았다.
동혁 오라버니, 저 참으로 무서운 꿈을 꾸었습니다. 새카만 어둠이 맹수처럼 제게 득달같이 달려들었어요. 저는 너무나 무서워 오라버니를 부르짖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얀 빛이 내려와 절 구해줬어요. 게다가 저를 안아주었습니다. 그 손길이 얼마나 부드럽던지, 비단요를 덮은 줄 알았다니까요? 그 은인이 누구인지 궁금해 얼굴을 보려는데 경각 눈이 떠졌습니다. 참말로 아쉬웠어요. 절 구해준 건 누구일까요? 오라버니일까요? 궁금해서 밥도 못 넘길 것 같아요.
편지를 곱게 접어 붉은 봉투에 넣었다. '연화방' 이라고 쓰인 작은 세필붓 글씨가 눈에 띄었다. 오라버니가 이 글씨를 보면 싫어할텐데... 편지를 받아들고 얼굴 한가득 인상을 쓸 오라버니가 떠올라 다시 붓을 들었다. 붓을 들고 먹을 찍어 '연화방' 이라 쓰인 글씨 위에 큼직한 제비꽃을 그려넣었다. 입술 새로 가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편지를 담은 봉투를 버선 속에 숨겼다. 전에 동기가 몰래 안팎으로 편지를 주고받던 게 들통나 큰어머님께서 크게 노하신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며칠간 하얀 종아리에 붉은 회초리 자국을 달고 다녔었다. 울먹이던 그 아이의 눈망울이 머릿속에 선해서 온 몸에 전율이 일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옷을 차려입었다. 계속에서 떠오르는 꿈 때문인지, 아니면 버선 속에 숨죽여 숨긴 편지 때문인지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손이 떨려 옷고름을 몇 번이고 다시 메어야 했다. 옷을 차려입은 뒤에 얼굴에 연한 화장을 하고 작은 가채를 올렸다. 살결이 텁텁하고 머리가 무거워 항상 건너뛰고 싶었지만 외모를 가꾸는 것도 여인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하시는 큰어머님의 말씀에 항상 제일 공들여 해야했다. 마지막으로 동혁 오라버니가 쥐어준 향주머니를 노리개 대신 메었다. 살구빛 비단 주머니에 수놓인 보라색 제비꽃이 반짝였다.
*
연화방은 한양의 중심부, 그것도 궁궐의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는 기방이었다. 동기들의 말에 의하면 궁궐 옆에 수맥이 흘러 아무도 터를 잡으려 하지 않아 대모께서 그런 어설픈 혀놀림 따위 믿지 않겠다며 연화방을 세우셨다고 전해들었다. 그 탓인지 풍수지리가 유행하는 요즘에도 큰어머님께서는 콧방귀를 뀌시며 그런 미신따위에 휘둘리지 않는다 말씀하셨고, 지나가는 상인들이 방에 두면 금전운이 술술 풀린다며 호객행위를 할 때도 연화방의 기생들은 깔깔대며 비웃기에 바빴다. 역시 미신은 미신에 불과했는지 연화방은 조선 제일의 기방으로 입소문을 탔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있다하는 양반들은 엽전 주머니를 흔들며 연화방의 대문 앞에서 호통을 쳤다. 하지만 기방이라는 이유로 양반댁 마님들과 아녀자들로부터는 아니꼬운 눈초리를 받아내야 했다.
연화방은 네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신입 기생들이 자리하는 이화방(梨花房), 신입기생 바로 위의 기생들이 드는 행화방(杏花房), 큰어머님의 눈에 드는 기생들, 가무가 뛰어나거나 미색이 빼어난 기생들이 자리하는 도화방(桃花房), 그리고 큰어머니와 큰어머니의 수족이라 할 수 있는 딱 한명의 기생만이 드는 모란방(牡丹房)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이 나뉘어져 있다고 큰어머니께서 기생들을 편애하시는 건 아니었다. 모든 기녀들의 외모와 옷매무새를 다듬어주었고, 아픈 기생이 있다하면 손수 약을 다려주기도 했으며, 여인의 자태를 조금이라도 망가뜨리는 행실을 하는 기녀에게는 매섭게 회초리를 들었다. 온화한 성품과 그에 뒤지지 않는 절색의 미모 덕에 큰어머님은 연화방 뿐만 아니라 한양에 자리잡은 모든 기방의 기녀들의 선망을 사는 대상이었다.
나는 침방을 나서서 행화방으로 향했다. 얼마 전에 이화방에서 나온 터라 행화방으로 가는 발걸음이 어색했다. 행화방으로 가는 길에 대문을 살짝 열어 문지기 나리에게 버선 속에 감쳐두었던 편지를 건넸다.
"이거, 동혁 오라버니께 전해주시면 안될까요?"
문지기 나리는 나를 바라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씨, 큰마님이 아시면 노하십니다. 동혁 도련님과의 친분이 있어서 전해드리는 거에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정말 감사해요 나리."
문지기 나리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내게 엄포를 놓았고 나는 살짝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내게 손을 흔드는 문지기 나리를 뒤로하고 나는 다시 행화방을 향해 걸었다. 연화방 뒷산에서부터 꾀꼬리 울음소리가 청아하게 울려퍼졌다. 연풍에 솔향기가 퍼져 내 뺨을 감싸는 느낌이 좋았다. 저고리 아래의 향주머니에서 풍기는 제비꽃 향기도 달콤했다.
행화방 문을 열자 여러가지 향기가 섞여 독해진 꽃내음이 코를 찔렀다. 동기들은 경대 앞에서 빠른 손놀림으로 얼굴에 분칠을 하고 뺨과 입술에 연지를 찍어바르고 있었다. 모두 꽤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진한 화장에 크고 풍성한 가채가 화려했다. 열댓 명이 하나같이 같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나와 같은 방을 쓰는 단풍이가 호들갑을 떨며 내게 다가왔다.
"어머, 너 가채가 이게 뭐야. 이화방 기생같다 얘. 잠시만, 이거라도 꽂아봐. 어제 방물장수가 왔다갔는데 세상에, 하나같이 너무 예쁜거 있지!"
단풍이는 내 가채에 나비 모양의 장식을 꽂아주며 웃었다.
"고마워, 그런데 이건 네가 꽂아. 나는 가채가 너무 무거워서...'
치이. 단풍이는 내게 입술을 삐죽 내밀어보였다. 미안해. 나는 검지손가락을 뻗어 단풍이의 입술을 톡 건들였다. 연지 색 예쁘네.
"정말?"
내 말에 단풍이가 화색을 띄웠다. 역시, 큰어머님이 쓰시는 색은 하나같이 예쁘다니까? 단풍이는 그 자리에서 한바퀴 뱅그르르 돌며 꺄르르 웃었다. 그 모습이 아직 소녀같이 예쁜게, 새하얀 목련꽃이 뱅글 도는 것 같았다.
그 때, 덜컥 소리를 내며 행화방 문이 열리며 큰어머님이 들어오셨다. 잔기침과 함께 큰어머님이 방의 상석에 앉으시자 우리들은 재빨리 큰어머님 앞에 나란히 앉았다.
"다들 형형색색 예쁜것이, 꾀꼬리단풍이 든 것 같구나."
큰어머님의 칭찬에 우리들은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웃었다. 큰어머님은 우리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셨다. 그러던 중 큰어머님의 눈길이 내게서 멈추었다.
"자란아"
자란(紫蘭). 연화방에 들어오기 전 동혁 오라버니가 제비꽃을 보고 지어준 이름이었다. 자주빛 자에 난초 란을 써서 자란이었다. 그 이름으로 나를 부르며 내게 기생이 되어서는 나의 진짜 이름을 밝히지 말라며, 네 진짜 이름 대신 자란이라는 이름을 쓰라며, 동혁 오라버니는 신신당부했다. 큰어머님은 그 이름을 꽤나 맘에 들어했다.
하지만 지금 큰어머님은 내게 조금은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고 계셨다.
"네, 큰어머니."
큰어머님은 나를 위아래로 찬찬히 훑어보곤 곰방대를 입에 물었다. 깊게 숨을 들이쉬는 큰어머님을 보니, 괜히 나까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곧이어 큰어머님의 입에서 뿌연 담배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연기는 방 안을 찬찬히 맴돌다가 천천히 사라졌다.
"너는 기녀의 기본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큰어머님은 내게 물어왔다. 갑자기 던져진 질문에 나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했다. 기녀의 기본이라.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부분이었다. 기녀는, 기녀는.
"기녀는,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큰어머님께선 내심 만족한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셨다.
"그래, 아름다움이지. 잘 아는구나. 하지만 네 모습은, 영락없는 일반 계집이다. 그렇게 해서는 뭇 남정네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어."
"아니요, 큰어머님. 저는 조금 다릅니다. 기녀도 여인입니다. 그리고 여인의 아름다움은, 외모에만 극한되어 있는것이 아닙니다."
큰어머님은 흥미있는 듯이 나를 바라보셨다.
"외모가 다가 아니라면, 네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이지?"
"제비꽃은 작습니다. 모란처럼 화려하지도, 국화처럼 향내를 풍기지도 않지요. 하지만 그 작은 꽃은, 사람의 시선을 빼앗는 재주가 있습니다. 큰어머님도 자란이란 이름이 아름답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비꽃을 좋아하신다면서요. 큰어머님께서 모란처럼 화려하지 않은 제비꽃을 좋아하시는 연유는 무엇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그것입니다."
내 말을 들은 큰어머님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내게 아주 재미있는 걸 보았을 때에 지을만 한 미소를 지으시며 입을 열었다.
"자란아, 오늘 한 남자가 찾아오기로 했다. 그는 나와 꽤 연이 깊은 사람이야. 그를 상대하거라. 너의 그 제비꽃같은 아름다움으로, 그 남자를 홀려보란 말이다."
내 몸이 작게 움직였다. 큰어머님의 짙은 눈동자는 꼿꼿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이게 내가 네게 내리는 숙제다. 큰어머님은 그 말을 하고 일어나셨다. 나를 제외한 모든 동기들이 일어나 큰어머님께 절을 올렸다. 나는 큰어머님이 가신 뒤에도, 단풍이가 내 어깨를 힘주어 두드릴 때까지 멍하니 굳어있었다.
* 유시에서 술시로 넘어갈 무렵, 큰어머님이 나를 불러내셨다. 나는 행화방 문을 나서서 큰어머님의 뒤에서 걸었다. 큰어머님은 큰 손님을 맞을때나 쓰는 객실로 향했다. 큰 가채를 머리에 얹었음에도 불구하고 큰어머님의 걸음은 비단처럼 부드러웠고 나비의 날갯짓처럼 우아했다. "여기다." 큰어머님은 커다란 방문 앞에 다다라서야 발걸음을 멈추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큰어머님은 크게 목소리를 높였다. 들어오시오. 방 안에서 짙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꽤나 매혹적인 목소리였다. 큰어머님이 객실의 문을 열었다. 방의 상석에는 꽤나 용모가 빛나는, 그러면서도 호색을 풍기는 남자가 턱을 괴고는 삐딱한 시선을 건넸다. 남자는 나를 위아래로 훑더니 바람빠진 웃음을 내뱉고는 큰어머님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연화방 큰누님은 제게 경국지색의 미녀를 데려올 줄 알았더니만, 그건 아닌가 봅니다." 우리의 연의 깊이가 이정도입니까. 저 말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내 생각이 틀린게 아니라면, 저 남자는 나를 조롱하고 있었다. 수치스러움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큰어머님은 내게 이런말을 듣게 해 스스로 화려한 치장을 하게 할 생각이셨던 것인가. 머릿속이 하얗게 세어버렸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처음 본 저 남자가 뱉은 말만이 맴돌았다. 큰어머님이 팔을 뻗어 내 어깨를 감쌌다. "준회 도령, 그렇게 말하면 이 누이 섭섭합니다. 이 아이, 별 볼일 없어도 제비꽃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아이입니다. 곧 준회 도령도 이 아이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댈지도 몰라요." 큰어머님은 말을 마치고 높고 가늘게 웃었다. 가는 웃음이 허공을 갈랐다. 준회라는 남자도 큭큭대며 낮게 웃어보였다. "과연, 그럴까요." 남자는 나와 눈을 맞추었다. 짙은 눈동자가 나를 빨아들이는 것만 같았다. 동혁 오라버니가 보고싶었다. "그럼, 이 몸은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큰어머니가 방을 나가고 이 방에는 저 남자와 나밖에 남지 않았다. 남자가 호탕하게 웃었다. 재밌구나, 재밌어. "이리 와 보거라." 남자의 입꼬리에 옅은 미소가 걸려있었다. 나를 비웃는 웃음인지, 정말 재미있어서 지은 웃음인지 분간하지 못했다. 나는 최대한 느리게 남자에게 다가갔다. 저고리 밑의 제비꽃 향주머니를 세게 쥐고 숨을 한 번 내쉬었다. 남자에게 다가가 절을 한 번 올린 뒤 마주보며 앉았다. 남자는 여전히 웃음을 띄며 나를 바라봤다. 도톰한 입술이 달싹였다. "나는 준회라 한다. 성은 구가. 네 이름은 무엇이냐." 메마른 입술을 혀로 축여냈다. 거칠한 입술의 촉감에 낮에 바른 연지 향이 묻어나왔다. "이름은 자란이옵고, 성은... 저도 모르옵니다." 내 말에 구준회는 눈을 조금 더 크게 뜨며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성을 모른다, 라... "그럼, 고아인 것이냐." "그건 아닙니다. 오라비가 하나 있사옵니다. 제 오라비는, 성이 있사옵니다." 내 말에 구준회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렵구나. 네 오라비는 성이 있는데, 왜 너는 성이 없느냐."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고개를 숙여 천천히 숨을 내쉬고, 다시 구준회와 눈을 마주했다. "배다른 남매이옵니다. 아버지는 같으나, 어미가 달라 사생아인 저는 아버지의 여식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게 성을 모르는 연유입니다." 사실 모른다기보다는, 성이 없는 연유였다. 구준회는 내 말을 듣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아무튼, 자란이라. 꽤 어여쁜 이름이다. 보랏빛 난초라는 의미이냐." "원래 뜻은 그것이지만, 제비꽃을 좋아하는 제 오라비가 선물한 이름이옵니다. 제비꽃이라는 뜻으로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구준회는 작게 실소를 터뜨렸다. 너는 이름도 오라비가 지어주느냐. 나는 그런 구준회의 오해에도 이건 가명이라고, 진짜 이름은 따로 있다고 말할수 없어 그저 어색한 웃음만 흘렸다. "자란이라 하였느냐." 내 웃음이 가시자, 구준회가 느리게 나를 불렀다. 왠지 나도 느리게 대답해야 할 것 같아,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겠느냐." 처음보다 꽤나 공손해진 말투였다. 낮은 목소리는 여전히 매혹적으로 내 귀를 간지럽혔다. "이제 열아홉입니다." 구준회의 눈이 원의 형태로 변했다. 꽤 놀란 듯 보였다. "어리구나." 구준회가 술잔을 들어보였다. 나는 재빨리 술병을 쥐고 술잔에 술을 채웠다. "저보다 어린 아이들도 있는걸요." 구준회는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술을 넘기는 목너울이 넘실대자 나도 모르게 뺨이 붉어졌다. 붉어진 뺨을 들키지 않으려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저보다 어여쁜 아이들입니다." 술잔을 내려놓은 구준회가 내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뭐, 그렇게 못 봐줄 얼굴은 아닌 것 같네." 구준회가 술병을 들었다. 내가 술병으로 손을 뻗자, 되었다. 하며 스스로 술잔을 채웠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천천히 술을 들이켰다. 연거푸 술을 들이키고, 구준회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개나리 빛의 비단 도포가 일렁였다. "처음이니 오늘은 이만 가봐야겠다. 해야 할 일도 있고." "내일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구준회가 짙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술을 들이키던 모습과 대조되는, 훨씬 어려보이는 웃음이었다. 으아ㅠㅠㅠㅠㅠ사극물로 결정! 모티로 쓰느라 많이 부족한 점이 있을거에요! 오타도 있으려나...(울먹) 프롤로그와 많이 다른 분위기죠..!! 아무래도 프롤로그의 화양연화는 사극물 이후에 나올 조직물과 연관될 것 같아요! 사실 사극물도 조금 분위기있게 써보고 싶었는데, 어렵네요...ㅠ.ㅠ 애정하는 암호닉! 준회 님, 구닝 님, 엘사 님, 콘초 님, 팬 님, 용군 님, 뿌요를 개로피자 님, 두둠칫 님, 무룩이 님! 그리고 비회원에서 회원되신 우리 !0! 이모티콘ㅠㅠㅠ정말 축하드려요. 저 놀랐다니까? 되도록 암호닉은 외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ㅎㅎㅎ!! 그럼 모두들 좋은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