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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한송이 전체글ll조회 870l 2

          

          

          

          

지원은 진짜로 물 떠먹을 힘조차 남아있지않았다. 보내지말걸, 아침에 한빈이가 같이 남아있겠다는 걸 겨우 말려서 괜찮다고 돌려보냈던게 새삼 후회가 됐다.         

뜨겁게 열이 오르던 몸이 식을 생각을 하지않았다. 열뿐이랴, 머리는 열두갈래로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따갑게 아파왔고 밥두공기는 뚝딱하던 입이 점점 심해지는 매스꺼움 때문에 무언가 먹기를 거부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침대밑으로 떨어진 휴지들이 소복히 쌓여있다. 그와중에 콧물이 마를 생각도 없이 시도때도 흘러 훌쩍거리며 티슈를 뽑아 닦은 탓이었다.         

띠링-. 지원은 힘겹게 옆에 놓여진 휴대폰을 집어올렸다.         

          

-김밥, 괜찮냐? 미련하게 약 안 챙겨먹은거 아니지?          

          

한빈의 문자였다. 정신도 없고 머리는 멍해져서 확인도 하지않은 단체톡에 숫자가 이삼십개 떠있었다.         

보통은 하루에 0개도 안 뜰때도 많았는데 오늘은 유별나게 많네. 뭐, 괜찮냐 이런 말이겠지. 귀찮았다.         

자판을 터치하는 손가락도 한없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어, 괜찮으니까 걱정말고 니 일이나 해.          

          

괜히 걱정끼칠까봐 거짓부렁을 쳤다. 사실 약도 안 먹었고 안 괜찮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더워서 내팽개친 이불을 다시 끌어올렸다. 조금있다가 또 내팽개치겠지만 다시금 몰려오는 냉기에 덜덜 떨렸다. 지원은 일련의 행동을 여러번 반복한 바있었다.         

끙.. 입술을 꼭 깨물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누가 물이라도 떠줬으면 좋겠다.         

무거운 눈꺼풀을 끔뻑끔뻑 뜨니 아이보리색 누런 벽지와 나란히 베개를 베고있는 푸가 보였다.         

가족과 떨어진 객지에 나와 이렇게 아플 때면 가장 먼저 엄마생각, 형생각, 가족생각, 미국에서 보냈던 단란했던 시절이 둥둥 머리 속을 배회했다.         

그런데 왜 친절하지 않은 누군가가 머리 속을 헤집어 놓을까, 아른아른 떠오르는 웃는 표정이 머리속에 박혔다.         

입술을 삐죽였다. 왜 나 빼고 다 그렇게 웃어주는 건지. 난 항상 관전자일 뿐이고 마주치면 굳어지기나하고. 아프니까 마냥 서러웠다.         

그래도 보고싶다. 와줬으면 좋겠다.         

오늘따라 정막하게만 느껴지는 숙소 안에 열에 들떠 허스키해진 지원의 목소리가 울렸다.         

띠링-. 또 울리는 문자메세지음을 지원은 확인도 않은체 귀찮은듯 휴대폰을 휴지더미 사이로 떨어뜨렸다.         

          

-일찍 들어가려고 했는데 봐줘야할 게 생겨서 준회 보낸다. 아픈데 다투지말고.         

          

한빈의 문자였다.         

          

          

-         

          

          

"말 나온 김에 너 오후 연습없지? 숙소 좀 먼저 가봐. 김지원 또 앓고 있을거 뻔해."         

"..."         

          

준회가 멀뚱하게 계속 보고있으니까 답답해진 한빈이 재촉했다.         

          

"아픈데 그러지 말고 간호 좀 해줘. 부탁한다."         

          

어깨를 두어번치고 한빈이 바쁜 걸음을 옮겼다.         

어두어진 표정으로 그 자리에 말뚝박힌듯 서있던 준회가 누군가를 보는듯 눈 앞의 벽을 노려봤다.         

젠장. 자신의 머리를 잔뜩 헤집은 준회는 바쁘게 자신의 짐을 챙겼다.         

생각하지말자. 생각하지말자. 되뇌였던 그간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다.         

머리 속에 온통 김지원에 대한 걱정들로 가득찼다.         

괜찮나-. 입 밖으로 새어나온 나지막한 언어에 빠르게 옮기던 발걸음을 멈칫하고 멈췄다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그래. 아프니까. 아프다니까. 속으로 셀 수 없이 숙소로 향하는 이유를 덧붙였다.         

그러지 않고서는 갈 수가 없었다. 내가 포기하는 거면서 무슨 체면으로 형을 봐.         

신랄하게 떠오르는 좋아해서 미안하다며, 다가가는 것만은 막지말라면서 애원아닌 애원을 담은 목소리.         

계속해서 봐달라고 다가오는 김지원에게 눈길이 가는건, 이러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뛰는 건 막을 수가 없는 일이였다.         

제 감정 하나 통제하지 못하는 꼴은 볼 수 없어 최대한 티내지않으려 마음에도 없는 말 내뱉고나면 더 가슴이 쓰라렸다.         

그러면서도 그러면 안되는 거였다. 구준회 사전에 남남은 절대. never. 말도 안되는 일이였다. 미치지않고서야.         

정신없이 빨리 온 탓에 어느새 숙소 문 앞이었다. 또 멈칫. 숙소 안에 김지원만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뭔가 묘하고 무겁고 가슴이 찌르르 거렸다. 그것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벨을 눌렀다.         

비밀번호만 치고 들어가면 되는 것을 괜시리 그러기 싫었다.         

          

          

-         

          

뭐야. 지원은 울리는 도어벨소리에 신경이 쭈뼛섰다. 누구야 대체. 몽롱한 정신으로 힘빠진 몸을 일으켰다.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에도 일어나지않던 지원이 종종 비번치지도 않고 도어벨 누르는 장난끼많은 멤버들을 떠올리곤 아프지않은 척 얼굴을 거울로 확인하고 땀이 송글송글 맺힌 이마를 추스리곤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현관문으로 향했다.         

띠리릭- 버튼 하나를 누르자 열리는 문 사이로 뜻 밖의 인물이 보였다. 우물쭈물 들어올 생각없이 멀뚱히 보고있는데도 괜시리 기쁨이 차올랐다.         

진짜 왔네. 망연히 같이 있고 싶다 바랬던 지원의 가라앉은 목소리에 약간의 설렘이 담겼다.         

가슴 속에 차오르는 안도감에 머리가 핑 돌았다.         

풀썩-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려고 하는 지원을 준회가 빠르게 받아냈다.         

자신에게 안겨 잠자코 기절해 잠이 든 지원을 보는 준회의 얼굴이 걱정으로 물들었다.         

괜찮아? 눈 좀 떠봐. 깨우려 치려했던 볼이 뜨겁자 놀란 준회가 우선 방으로 옮겨야된다는 생각에 무겁다며 툴툴되면서 지원을 옮겼다.         

눕힌 후 잠결에 더워, 목 말라. 라는 말을 반복하는 지원을 보며 준회가 어쩔줄 몰라했다.         

뭐부터 해야하지. 패닉에 빠진 굳은 머리를 돌려보려 애썼다.         

일단 물. 당황해서 물을 가득채운 후 방으로 향하니까 물이 준회가 온 길에 뚝뚝 거리며 흔적을 남겼다.         

지원의 머리를 들어올려 조심스레 물을 마시게 하자, 목이 탓던 탓인지 잘 받아먹었다. 깨어있는거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마지막에 입가에 주르륵 흐르는 물을 대충 손으로 닦아주자 이번엔 춥다고 난리였다.         

목을 두번은 긁은 목소리로 추..워..어.. 반복하는 지원에게 이불을 덮어주자 더..워..어.. 거렸다.         

어떡하라고! 짜증섞인 준회의 목소리가 방안의 배회했다.         

이내 떠오르는 생각에 빠르게 욕실로 가서 차가운물과 수건을 받아와 수건에 물을 묻힌 후 이마며 목이며 쓸어주자 그제야 가만히 입을 꾹 다물고 쌔근쌔근거렸다.         

벅벅 몇 번을 반복하다 물을 짠 수건을 이마에 올려주고 멍하니 지원을 내려다보았다. 맥이 탁 풀렸다.         

          

"형. 아프지마. 김지원. 니가 아프니까 나도 아프잖아."         

          

원망섞인 말투로 괜시리 들리지 않을 투정을 했다.         

가만히 내려다보고있으려니까 미안한 마음만 가득 밀려왔다.         

          

"형. 나도.. 나도 형이.."         

          

젠장. 들리지않을 걸 알면서도 놀란 준회가 아랫입술을 이빨로 짓이기고 말을 삼켰다.         

준회는 부정하는 마음의 소리와는 반대로 가만히 있는 지원을 새삼 신기한듯 바라보았다.         

정말 오랜만인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방을 바꾼 뒤로 잠이 든 지원의 모습을 보는건 처음이였으니까.         

자신도 모르게 손을 쭉 뻗어서 지원의 보드라운 볼을 쓸었다.         

아기같네. 살풋 웃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마음이 놓이자 손목을 들어본 시계의 시간이 벌써 두시간은 훌쩍 지나있었다.         

조금만 더 이렇게 있고싶다. 침대에 걸터앉아 지원을 살피는 손길이 제법 다정해졌다.         

그러다가 조금 더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내리고 지원을 가까이 바라보았다.         

짧은 속눈썹이 옅게보였다. 눈두덩이에 덮힌 눈동자가 참 예쁜데. 속으로 속삭이며 바라보다 제법 두꺼운 입술에 시선이 머물렀다.         

본능적으로 얼굴이 떨어졌다.         

뜨겁고 말캉한 입술이 준회의 살갗에 닿아 온몸을 간지럽혔다. 부르르 떨리는 몸에 준회의 눈이 번쩍 뜨였다.         

미친 새끼.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선 준회가 딱딱하게 굳어진 몸을 돌렸다.         

한발자국 때기 무섭게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어느새 앉은 자세로 몸을 일으킨 지원이 준회의 팔을 낚아채서 자신의 허벅지 위로 앉혔다.         

마주친 눈동자에 꿀먹은 벙어리처럼 눈을 부릅뜨고 당황한 준회와 반대로 노려보는 지원이 교차했다.         

          

"할려면 제대로해."         

          

순간 아픈 사람이라고 믿기지않을 정도로 박력있게 준회를 벽에 가두고 입술을 부닥쳤다.         

두번째 키스에 더 능숙하게 혀를 집어넣었다. 준회가 정신없이 당한 탓도 있었지만.         

살짝 남아있는 미열 덕에 머리가 더 몽롱하고 심장이 미친듯이 펄쩍 뛰었다. 그럼에도 차갑게 느껴지는 준회의 입안이 기분이 좋아 신나게 헤엄쳤다.         

뜨거운 키스를 받아들이면서 어느새 정신이 든 준회가 거칠게 지원을 밀고 일어났다.         

순순히 밀린 지원이 물끄럼히 준회를 바라봤다. 무지하게 예쁜 미소를 걸치고서.         

두근두근 손끝이 떨려오는 떨림을 참으면서 준회가 지원을 노려봤다. 말이 턱. 하고 막혔다.         

          

"고마워."         

          

축축한 수건이 손에 잡혀오자 지원이 준회에게 감사를 표했다.         

잔뜩 찡그린 준회가 다시 멀쩡한 제 입술을 아프게했다.         

          

"우리.."         

"없었던 걸로해."         

          

들뜬 지원의 목소리를 무참하게 밟았다.         

          

"사과할게."         

          

지원의 말 따윈 듣지않게다는 듯 준회가 빠르게 방을 나갔다.         

그런 준회를 쫒아 지원이 다가가자 다가오지마. 차갑게 내뱉으며 으르렁거렸다.         

억울한듯 입술을 삐죽이는 지원을 매섭게 내려보았다.         

띠리릭-. 도어락 울리는 소리에 준회는 속으로 살았다를 외치며 놀란 가슴을 가라앉혔다.         

문이 열리자 죽이 든 종이가방을 들고 우르르 들어오는 멤버들이 지원을 보며 괜찮냐고 준회가 잘 봐줬냐고 시끌벅적하게 굴었다.         

약간 미안한 듯 지원을 살핀 준회가 방안으로 쏙하니 들어갔고 반기는 멤버들에게 둘러싸인 지원이 서글프게 준회가 들어간 방을 눈으로 쫓았다.         

          

          

          

          

-         

          

          

          

오오. 그대여 준회. 그대는 밀당의 고수.         

벌써 이월의 첫날이네요.         

시간 참 빠른 것 같아요.         

만약에 미스매치 처음에 연재할 때 달아썼다면 이 느낌대로 못썼을 것 같아요.         

단편 몇 개 쓰고 제대로 글 쓸 마음 생겼으니까, 좀 더 집중하게 되고 독자님들에게 사랑도 받고싶고.          

히히. 요즘 비가 자주 내리는 탓인지 괜시리 울적해지고 그러네요.         

글 쓰고 있는데 댓글창 울림음들려서 기분 좋아졌어요.         

잠 푹자고 내일은 좋은 컨디션을 기대해봐야죠.         

지금까지 안 주무시고 계시는 분들은 굿밤 하시구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주말이니까. 힛.         

          

암호닉-[쿠]님♡, 그리고 암호닉인가요. 헷갈리는 [늘 댓글달던 콘]님♡ 애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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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ㅜㅜㅜㅜㅜㅜㅜ지워나아프지마ㅜㅜㅜㅜㅜㅜ아니 주네가걱정하려면 가끔..ㅎㅎㅎㅎ아니다아프지마ㅜㅜ주네처럼 니가아프면나두아프니까 헤헿 주네ㅜㅜ다정해ㅜㅜㅜ간호해주는거ㅜㅜ멋있어ㅜㅜㅜㅜ김지원박력 ㅜㅜㅜㅜ머시쪙 ㅜㅜㅜ얘넨언제행쇼할까여ㅜㅜ가슴이너무아프다..
9년 전
꽃한송이
가슴 아프게 해드려서 미안해요. ㅜ 첫댓글♥ 감사합니다. 굿밤하세요!!
9년 전
독자2
으윽 제 심장이 다 간질간질하네요ㅠㅠ
9년 전
꽃한송이
고맙습니다♡ 굿밤~!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꽃한송이
ㅠㅠ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4
김지원도 불쌍하고 구준회도 불쌍하고 ㅠㅜ
9년 전
꽃한송이
고맙습니다♡
9년 전
독자5
구주네 밀당ㅜㅜㅜ빨리 얼른 행쇼하길ㅠ
9년 전
꽃한송이
밀당하려고 그런건 아니겠지만, 준회는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겠죠. 자기가 생각한 가치관이랑 다른방향으로 흘러가는것이.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6
쿠에요! 읗 주네 밀당의 고수.. 의도한 밀당은 아니겠지만 준회도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서 하는 밀당이겠지만 너무 마음이 막 간질간질 설레고 그러네요.. 지원이 박력 넘치는 거 완전 좋다..♡ 지원이가 아프니까 이렇게 또 키스도 하고 준회도 마음을 점점 받아들여 가는거 같기도 하고.. 얘네 언제 행쇼해요..? 이얼게 갈팡질팡 하는 것도 좋은데 깨 떨어지게 달달한 것도 보고싶다ㅜㅜ 그래봐야 주네는 또 부끄럽고 그래서 밀어내고 하겠지만... 아무튼 오늘도 잘 읽고 가요! 길게 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내 유일한 밥준...♥
9년 전
꽃한송이
쿠님♡ 애정해요♡♡ 히힛! 저도 막 달달한거 쓰고 싶어요~ 스토리상 아직은.. 이지만요♡ 저도 정성들여서 긴 댓글 써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9년 전
독자7
준회야 행쇼좀 해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ㅠㅠㅠㅠ
9년 전
꽃한송이
왜 이렇게 많이 울어요? 미안해요.ㅠ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8
우리 준회 밀당의 고수가 따로없네욯ㅎㅎㅎ 작가님 글 정말 좋아요! 다음편 보러 고고
9년 전
꽃한송이
네네! 저도 댓글따라 고고고! 고맙습니다! 여기 새로운 독자님 추가요☆
9년 전
독자9
지원이가 웃는 모습이 진짜 아파 보이네요 ㅠㅠ 얼른 주네랑 해맑게 웃고 잇길!!!
8년 전
꽃한송이
행쇼시키겠다는 다짐하나로! 썼죠! 고맙습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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