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해. 준회가 내 곁에서 내 옆에서 잠들어 있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옆으로 누워 곱게 누운 준회를 물끄럼히 쳐다만 보고만 있어도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했다. 내가 정말로 널 사랑하나봐. 준회야.
볼을 쓰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애정 어린 시선이 뚝뚝 떨어진다는게 어떤 것인지 알만큼.
이러다 준회가 깨어버리면 지금 이 순간이 꿈이였던건 아닐까, 내가 미쳐서 잠이 들어서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건 아닐까. 진짜 이 시간이 사실이라면 깨워서 키스세례라도 해줄텐데.
제 응큼한 생각에 사르르 큭큭 지원이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사서 고생했네. 그치 준회야?"
호선을 그리는 분홍빛입술을 따라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살짝 스쳤지만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짙은 눈썹에 넓은 이마, 제법 긴 속눈썹, 눈꺼풀을 들면 나올 까만 눈동자. 준회를 담는 눈이 녹음실에서 작업할 때만큼이나 진지했다. 다른게 있다면 심장에 가득 찬 행복이랄까. 이러다 깨면 어쩌나 하는 잔잔한 긴장감이랄까.
그러다 준회의 귀에 걸린 자신이 사준 까만 피어싱을 발견하고는 방긋방긋 헤실헤실 또 제 혼자 바보처럼 웃다가 귀걸이 주변의 귓볼을 만지작 거렸다. 말랑말랑해.
"준회야. 주네야. 우리준회."
"그만 불러."
눈꺼풀이 파르르 속눈썹을 떨며 떠지고 나지막하니 나긋하게 쉰 목소리로 준회가 한 뼘 가까이 있는 지원의 얼굴을 놀람도 없이 바라봤다. 아까부터 간지러워 죽는줄 알았네.
부끄러워 일어나기 싫었지만 자꾸만 만져되는 손길이 야릇해서 더 부끄럽달까
"깨기 싫었는데.. 형이 깨웠어."
"더 자."
왼쪽 손으로 폰을 더듬더듬 찾는 분주한 손길을 지원이 잡아 당겼다. 침대 옆 시계를 쳐다보며 아직 새벽 5시 40분이야. 하며 깍지를 꼈다.
준회가 인상을 썼다. 미약한 감기기운에 몸이 무거웠다.
"잠 안 올 것 같아."
"잘 자던데.."
"형은.. 안 잤어?"
"아니. 좀 전에 일어났어."
사실 정확히 오십몇분 전부터 깨서 준회가 뒤척이는 것, 자면서 입술 부르르 떠는 것, 웅크리는 것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많은 작은 행동들을 관찰했지만 그런 것은 속에 담았다. 더불어 영화 같았던 어제 일까지도.
인상을 쓰는 준회에 놀라서 지원이 깍지를 풀려하자 준회가 깍지낀 손을 꼭 잡았다. 인상을 풀진 않았지만 화난 것처럼 입꼬리가 치켜 올라가진 않았다.
"잠 안오면 뽀뽀할까?"
"해."
지원을 똑바로 바라보며 허락하는 준회에게 천천히 다가가자 준회가 남은 한 손으로 지원의 뒷머리를 잡아 당겼다.
입술이 닿이고 거칠해 준회가 말하자 지원이 준회의 말을 먹으며 혀를 빠르게 집어넣었다. 쭈쭈바 먹는 것 마냥 쭉 잡아당기며 흡입하자 준회의 혀 또한 지원의 것과 닿아 허리케인치듯 뭉클하고 뜨겁고 민트향 소금맛을 휘휘 감고 말아붙였다. 그렇게 한참을 서로 경쟁하듯 하고 떨어졌다. 깍지낀 손가락에 누구의 땀인지 모를 땀이 섞였다.
"말로만 듣던 모닝키스네."
준회가 좀 더 하고 싶어하는 표정으로 똥강아지마냥 꼬리흔드는 표정을 짖는 지원을 보며 웃었다.
"형."
"어?"
"이제 가자."
"숙소?"
"형은 숙소. 난 병원."
"아파?"
"목소리 쉬었잖아. 이대로 나두면 더 심해질까봐. 저번에 형처럼. 그리고"
"그리고?"
"따로 들어가야지."
담담히 천장을 바라보며 준회가 결심한듯 말했다.
"들키면 안되잖아."
시무룩하게 깍지 낀 손을 다른 한 손으로 지원이 만지작거렸다.
"왜 안돼?"
알면서도 괜시리 지원이 물었다. 그런 지원을 달래려는듯 준회가 웃었다.
"더 오래 만나려면 그래야지. 김지원."
감동한 눈길로 지원이 준회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어.. 멋있는건 내가 해야하는데."
"형이 말했지? 나한테 형은 뭐였냐고."
"김지원."
"김지원. 나한테 형은 바비는 어색하고 다른 세상사람이야. 김지원. 딱 내 눈 앞에 있는 형이 내 전부야."
"둘 다 같은 사람인데?"
"둘 다를 좋아하지만 난 김지원 그 자체를 좋아하니까."
내 눈 앞에 있는 형이 좋아.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쉽게 내가 다가갈 수 있으니 좋아. 진지하게 지원을 바라보며 진심을 쏟아부었다.
부르르. 온몸에 돋는 전율이 지원을 싸고 돌았다. 이런 기쁨을 너에게서 느낄줄 몰랐는데..
"구준회."
"..."
"나도 그래. 나도.."
어린 애마냥 목소리가 떨려왔다.
"구준회 그 자체가.. 좋아. 아니 사랑하지. 키스 더 할까?"
"떨어져."
"한다."
맨몸을 부닥치며 그간의 갈증을 풀려는 듯 키스에만 몰입하는 두사람이 행복해보였다.
달뜬 신음이 방 안 가득 시간 가는줄 모르고 지나간다.
또 한 번 서로를 풀어주고 방을 나서는 두사람의 눈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미련이 남은 듯 헤어지기 전까지 깍지 낀 손을 풀지않고.
어차피 몇 시간 후 볼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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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편.
일상으로 바쁘기도 했지만 요며칠 쭈욱 감기때문에 시름시름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지원이와 준회는 다음편으로.
설 때 올듯 싶어요.(찡긋)
사랑하는 독자님들♥
설 잘 보내시고요. 따뜻한 밥이랑 음식 맛나게 잘 챙겨드세요! 떡국도 챙겨드세요!
사랑합니다♡ 굿밤하세요★
아아! 그제 발렌타인이였는데!
진짜 초콜릿은 아니지만, 제 초콜릿도 넣어두세요.
[초콜릿]
ㅎㅎ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감사합니다!
암호닉-[동그라미]님,[라니]님,[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