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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바리스타?!
02
Written by 엑소맘

[민석/종대] Oh? My! 바리스타?! 03 | 인스티즈











"..."
"..."


엄청난 정적이다..!조용한 이 공간에 냉장고 윙윙 거리는 소리만 귓가에 맴돌았다.라떼를 한모금 마시곤 또 다시 마셔보는 바리스타님의 행동에 혹시 또 실수를 한게있나 하는 생각에 땀이 흥건한 손바닥을 직원복에 티안나게 닦아보였다.차라리 말을 하세요 바리스타님...



"전에 카페에서 알바한적이 있다고 했지?"
"네! 근데 그건 왜.."
"혹시 xx아파트 앞 편의점 쪽?"
"어? 어떻게 아셨어요? 김종인이 알려줬나..?"



가만히 바리스타님의 눈을 쳐다보고있으니 바리스타님은 커피잔을 계산대위에 올려두시곤 나에게 가보라고 말했다.뭐야 이게 끝이야..?



"그게 끝이에요?"
"..."
"넵.."



뭐야 진짜.내 물음에도 아무대답하지않는 행동에 조금 꽁기한 기분으로 직원실로 들어가려 몸을틀어 직원복에 묶여있던 리본매듭을 풀었다.



"원래 매듭을 못 묶어..?"
"아니에요!!!"



매듭을 풀고있던 나를 유심히 지켜보던 바리스타님이 불쑥 나에게 물어오셨다.그러고 보니 그렇게 생각하실만도하네 파티쉐님이 내 매듭을 묶어주는걸 두번이나 목격했으니.아닌가 한번인가? 오늘은 봤나 안봤나 모르겠네.



"그냥 파티쉐님이 이런거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너도 참"
"네?"



내말에 기가 차다는듯 바리스타님은 피식 웃어보였다.대박 냉동인간인줄 알았는데 웃을수도 있구나.아니지 저건 웃는나는 개념보단 비웃는다는 개념이 더 들어맞는걸수도, 나름 올라가는 입꼬리가 예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나를 약올리는 건가하는 생각에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왜 그렇게 웃으세요.."
"집에나 가자"
"바리스타님도 가세요?"



그럼 난 집 가지마?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리스타님이 살짝 웃으셨다.저건 웃음인건가 썩소인것인가 물론 사람이 집에 가겠다는데 놀라며 저런 질문을 한 나도 병신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리스타님은 직원복을 푸르곤 위에 걸치고 있던 아이보색 가디건을 벗어 자신의 쇼핑백에 담아두었다 그리곤 의자에 놓여있던 회색의 코트를 걸치곤 나에게 안나와? 라며 계산대 밖에서 나를 쳐다보았다.


근데 이제야 발견한게 하나있는데..



"바리스타님 매듭 못매세요?"
"무슨소리야"
"바리스타님 직원복 매듭이 이상하던데.."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뒤쪽에 예쁘게 리본으로 매듭을 매어 직원복을 입을동안 생각해보면 바리스타님은 언제나 매듭이 자신의 앞쪽 허리에 매여있었다.그것도 예쁜 리본이 아닌 아무렇게나 쑤셔넣은듯한 모양새를 하곤



"그냥 매듭 묶기가 귀찮아서 그래"
"정말요?"
"어"



그리고 매듭은 등쪽보다 앞쪽에 있는게 더 예뻐.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말이지만 자기가 그렇다는데 뭐 어쩌겠어.의심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직원복을 곱게 접어 직원실 사물함에 넣어놓으려 발걸음을 옮겼다.그런데 나갈 준비는 다 했으면서 아직까지 그자리에 서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바리스타님이 눈에 보였다.가게문은 내가 잠구고 가면 되는데..



"바리스타님 안가고 뭐하세요?"
"눈치가 없는거야 아니면 한번 찔러보는거야?"
"네? 아니 그니까요.."
"오늘 종대 없어"



여자애가 늦었는데 설마 혼자 가려고?바리스타님은 내가 답답해 죽겠는지 내 손에 들려있던 직원복을 낚아채 내 직원실안 사물함에 던져두곤 내 손목을 잡고 가게문을 빠르게 잠구곤 가게를 빠져나왔다.아니 이 사람이 갑자기 왜이래?



"바리스타님 저 손목좀 놔주시면.."
"아.."



내가 낑낑거리며 손목을 비틀자 그제서야 손에 너무 힘이들어갔던걸 인지했는지 발걸음을 멈추곤 내 손목에서 손을 땠다.그리곤 자신의 손을 한번 쳐다보곤 나를 흘낏 쳐다봤다.



"아파..?"
"조금.."
"조금..?"
"많이..."
"..."



하늘이 깜깜한데도 붉어진 내 손목이 가로등 빛에 비추어져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바리스타님은 조금은 미안했는지 내 눈치를 살피는듯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이내 아무렇지 않은척 가자하며 나를 이끌었다.



"버스 정류장은 여기 반대편인데요?"
"내 차타고 갈꺼야 걱정마"
"네? 아니에요!!! 저 그냥 버스타고 갈께요!!!"
"내 말 듣는게 좋을탠데?"
"아니에요! 저 진짜 진짜 진짜 괜찮아요! 그럼 내일 뵈요!!"



'야 잠깐..'뒤에서 다급하게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아직 차를 얻어타고 갈정도로 그리 편한사이도 아닌것같고..차피 버스도 있는데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정류장으로 달려갔다.오늘 아침 저녁으로 달리기 운동한번 오질나게 많이도 하네.헉헉 거리며 정류장의자에 앉아있자니 조금식 맻혀있던 땀방울들이 찬바람과 맞닿아 몸이 오들오들 떨렸다.아침만해도 봄날씨여서 하루종일 따뜻할줄 알았는데..귀찮더라도 자켓 좀 챙길껄ㅠㅠㅠ


니트한장으로만 간신히 바람을 막고있는 내 팔둑이 안쓰러워 팔짱을 끼곤 손으로 양팔을 문지르고있었다.이상하게도 나와 같이 버스를 기다리고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 자신이 탈 버스를 타고 떠나버렸다,결국 정류장에 남은건 나 하나뿐.



"버스가 올 시간 지났는데 왜 안와ㅠㅠㅠㅠㅠ"



추워 뒤지겠다.이젠 하다하다 안나오던 입김까지 나오며 콧물이 나오려는것을 방지하며 코를 훌쩍거렸다.아까 바리스타님 차 타고갈껄..괜히 나대가지고ㅠㅠㅠㅠㅠㅠㅠ


혼자 자책하며 택시나 잡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에 오는 택시가 있나하고 도로쪽으로 고개를 기웃기웃 거렸다.이 쌩쌩 달리는 수많은 차들중에 왜 내가 탈 차는 없는거지?? 택시 하나 왜 보이지 않는거냐고 쓉..



"헐.."



겨드랑이에서부터 느껴지는 진동에 핸드폰을 바라보니 발신자 엄마로 부터 엄청난 포스를 풍기며 전화벨이 울리고있었다.아니 엄마 난 죄가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



"여보세.."
"너 어디야"
"엄마 먼저 자ㅠㅠㅜㅜㅜㅜㅜㅜㅜ"
"너 12시 넘기기만 넘겨봐!!!!"
"나도 빨리 집에 가고싶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을수있는 울상이란 울상을 전부 내 얼굴에 담은것같다.지금 상태로라면 버스도 안올기세 택시도 안올기세 엄마도 내가 올때까지 버틸기세..


엄마와 전화를 끊고 더욱 다급해진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도로 주변을 계속 기웃거리고 있었을까 멀리서 비싸보이는 포르쉐 하나가 정류장 쪽으로 달려오고있었다.와..비싼차다..저 차 타고 집가고 싶다ㅠㅠㅠㅠㅠㅠㅠ



"..."
"타"
"헐.."



내가 탈수있는 차가 되지못한다는 생각을하며 똥씹은 표정으로 택시만 찾고있으니 정말 기적처럼 포르쉐가 정류장 앞으로, 정확히 말하면 내가 서있는 바로 앞에 멈
멈춰섰다.가까이서 보니까 차에 무슨 기름칠을 한건지 부티가...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걸음 뒷걸음 질을 치니 창문이 열리면서 바리스타님이 어서 안타고 뭐하냐는 표정으로 나에게 손짓했다.고급빌라 산다고 했을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역시 현부였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버스..앱.."
"네? 안들리는"
"그냥 가"
"넵."



아무렴 어떠냐, 아까 괜찮다며 내빼던건 머리속에서 소멸된지 오래였다 기쁜마음에 허겁지겁 문을 열고 차를타니 바리스타님이 '내빼더니'라고 살짝 읊조리며 피식거렸다.죄송합니다 죄송하나구요..ㅎ 안그래도 추웠는데 내가 앉은 시트는 따뜻하게 데워져있어 얼어붙었던 내 엉덩이를 사르르 녹여주는것같았다.


안자려고했는데..그게 예의인데..망할놈의 눈꺼풀은 내 의지를 가뿐히 무시해주곤 천천히..천천히 감겨버렸다 결론은 생전 처음타본 남자가 태워주는 차에서 근데 그게 친하지도 않은 바리스타님 차에서 꿀잠을 잔거다.내가 진짜 제대로 깊이 잔거라면 자다가 침을 흘렸을지 이를 갈았을지 코를 골았을지 모르는 일이다.아..뭔가 코 골았을것같은데 어쩌지..



"저..바리스타님..."
"더 자"
"여기서 내려주셔도 되요.."



다행이 침은 흘리지않았다.간지럽지도 않은 머리를 긁적이며 집앞 편의점에서 차를 세워달라하니 바리스타님은 나를 힐끗 보더니 핸들을 돌리곤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웠다.이게 무슨 민폐니 정말



"여기가 니가 일했던 카페..?"
"내 맞아요! 저희집앞 편의점 옆에!"
"아.."



내가 일했던 카페가 궁금했던건지 바리스타님은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작지만 아담하게 꾸려진 카페를 한동안 쳐다보았다.



"저기 바리스타님.."
"왜"
"오늘 꿀잠잔건 잊어주세요.."
"뭐, 노력은 해볼께"
"..."
"결과는 장담못해"



그래요 창문에 머리를 박고자는 제가 얼마나 우스우셨나요.이해합니다.정말 아무렇지않은 표정으로 저런 농담을 치는 바리스타님이 세삼 무섭다는 생각을하며 내 몸에 둘러진 안전밸트를 풀곤 차를 빠져나왔다.언제 또 타볼까, 꿀잠도 고급차라 가능했던거였어.


혼자 속으로 중얼거리며 집에가려 발걸음을 돌리니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나에게 들려왔다



"다음주부터는 커피만들생각해 이번주만 수고하고"



들려오는말에 놀라 바리스타님에게 달려가니 내가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창문을 닫곤 멀리 떠나버렸다.바리스타님!!!!!진짜죠!!!!!와!!!!!!!


주변의식감각을 잃어버린채로 혼자 펄쩍펄쩍 뛰어다니고있으니 옆에서 학원을 마치고 빵을 씹으며 집에 걸어가고있던 고등학생과 눈이 마주쳤다.아 맞다 여기 밖이지..


헛기침을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그 고등학생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나를 흘낏 쳐다보다 작게 웃음을 지으며 걸어가고있었다.다 큰 여자가 야밤에 밖에서 방방 뛰고있으니 병신처럼 보일만도하지.


얼굴을 슬쩍가리곤 아파트까지 뛰어들어갔던것같다.




/




"무슨 기분좋은일 있어여?"
"응?ㅎㅎ아니 좋은일이있어야만 웃니??ㅎㅎ"
"조금 병..분위기도 밝고 좋네요ㅎㅎ"



하하.병신이라고 말하려던거 다 알아 이놈,나 아직 초콜릿 안잊었어.기분 좋으니까 봐준다ㅎㅎ


드디어 다음주면 커피를 만들수있다는 생각에 실실웃으며 계산대에 턱을 박고있으니 세훈이가 아침을 먹지못한건지 옆에서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씹어먹으며 별 이상한 사람을 다본다는듯 나에게 물었다.그러고 보니 어제는 커피머신 닦으면서 욕하던 사람이 지금은 보란듯이 실실 쪼개고 있으니.



"나 다음주부터 커피만들거든~"
"아, 드디어 인정 받으신거에여?"
"응 맞아 인..아니 나 원래 잘 만들거든?"
"우리 바리스타님이 워낙 깐깐해서.."
"하긴.."



조금 떨어진곳에서 커피콩을 볶고있는 바리스타님의 눈치를 보면서 세훈이는 내가 작게 속삭였다.맞아 워낙 깐깐해야 말이지...ㅋ



"둘이 뭔 얘기를 그렇게 해?"
"둘이 사귀냐"



찬열오빠는 다 좋은데 쇼콜라티에님 능가하는 저 장난끼가 엄청난 미스랄까? 파티쉐님과 찬열오빠는 조리실에서 예쁘게 포장된 머핀들을 양손가득 들고오며 계산대에서 소근거리고있던 나와 세훈이를 보더니 한껏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하며 말했다.



"형 그런말 하면 기분나빠여"
"뭐?"
"여주누나가 기분나빠한다구여"
"우리 세훈이가 누나 걱정도하고ㅎㅎㅎ착하네?ㅎㅎㅎ"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던걸 찬열오빠 옆에서 재밌다는듯 웃고있는 파티쉐님을 보곤 황급히 가식적인 미소를 머금은채 세훈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물론 쓰다듬는 강도가 조금 세긴했지만.썩어가는 세훈이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지만 아랑곳하지않았다.시작은 너야 오세훈.



"근데 지금 손에 들고계신건 뭐예요? 단체주문있었나?"
"니가 저번에 예쁘다고한 벚꽃머핀"
"우와..그거 진짜 맛있어보이던데"



순간 그때 조리실에서 얼굴이 새빨게져 도망나오던 순간이 생각났다.지금은 팔뚝이 연갈색 니트로 가려져있지만 머핀포장용기를 들고있는 손위에는 여전히 힘줄들이 자리해있었다.혼자 난 진짜 변태인것인가를 생각하며 내적 전쟁을 치르고 있던중 혼자 멍때리며 허공을 응시하고있던 내 눈앞에 커다란 손바닥 하나가 왔다갔다 거렸다.



"누나 배에서 천둥치는줄 알았어여"
"응?"
"아까 페스츄리도 그렇게 찢어먹더니.."



무의식적으로 내가 멍때린 사이에 배꼽시계가 요란하게 울렸다보다, 스케일이 얼마나 컸으면 청력도 안좋은 세훈이가 들었을까.설마 하는 마음에 세훈이에게 향해있던 고개를 파티쉐님 쪽으로 황급히 돌렸다.다행이도 파티쉐님은 찬열오빠와함께 저 멀리서 쇼핑백에 포장된 머핀들을 담는 중이였다.



"다행이다..."
"뭐가여?"
"응?"



속으로 말한다는걸 제길.세훈이는 옆에서 고개를 기웃거리곤 실눈을 뜨며 나를 게슴츠레하게 쳐다보았다.



"뭘 그렇게 봐..너"
"누나 설마.."



뭐..뭐뭐뭐뭐!!!혹시 들킨건가..세훈이 쟤가 뭔가 눈치가 빨라보이긴하다만 내가 뭘했다고 눈치를 채..?초능력자야 뭐야.설마하고 찔리는마음에 눈동자가 마구마구 흔들렸다.무언가 말하려는듯 달싹거리는 입술을 가만히 쳐다보고있자니 혼자 저 입을 꼬매버릴까하는 생각까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파티쉐님이 들고있단 머핀 훔쳐먹으려고했져"
"어?"
"맞네 맞아"
"아니 이 새끼가.."



이 새끼..사람 심장을 쫄면을 만들어버리네.하.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을까 바리스타님이 커피 로스팅을 끝낸것인지 앉아서 노닥거리고 있던 나와 세훈이를 쳐다보며 탐탁치 않은 표정을하곤 고개를 작게 절래절래 흔들었다.



"오세훈 니가먹은 샌드위치 어디꺼야, 생김새는 종인이가 만든 치킨샐러드샌드위치 같은데?"
"형.."
"이럴때만 형이지?"



쯧쯧, 내 유리심장을 건들인 죄다. 바리스타님의 썩소를 보지못하고 조잘대던 세훈이는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바리스타님을 보지못한채 미처 치우지못한 아까 먹은 샌드위치의 잔해물을 들키곤 잔뜩 울상을지었다. 사실 나도 아까 페스츄리 작은사이즈 하나 먹었는데.됐어 안들키면 끝인거야!



"씨이"
"세훈아 인생은 원래 그런거야"
"누나도 아까 페스츄리 하나 먹었잖아여"
"이놈! 쉿해 쉿!"



어서오세요.잔뜩 성이난 세훈이은 울상을 짖다가도 들어오는 손님에 눈꼬리를 반달로 접곤 웃으며 인사했다.



"김여주 로스팅한 원두 퍼와"
"넵!"




/




이 카페에서 일하게 된지도 어느덧 2주가 넘어가고일었다.솔직히 초반엔 다들 어색하긴했지만 이젠 많이 익숙해지고 친해져 짓궂은 농담도 많이 하는 사이가되었다.물론 아직까지 바리스타님은 어색하다, 다정하신건 어느정도 인정한다만 그러나 뿜어져 나오는 냉기는 다정으로 커버치기엔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것같았다.


그리고 라떼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첫날 부터 커피잔 하나를 깨버렸으니..그때로 말할것같으면.



"..."
"..."
"죄송.."
"비켜"



그때는 진짜 온몸이 얼어 붙는것같았다. 묵묵히 깨진 조각을 주어담는 모습에서 다가가서는 안될 아우라가 퍼졌다고 해야할까.커피잔을 깨트린 이후 이렇게 화낼필요까지 있나 하면서 종인이에게 속에있던 모든 말을 쏟아내며 억울함을 표출하자 종인이는 진정하라는듯 내 어깨를 토닥이다 그 커피잔이 엄청난 고급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니 월급에서 깍이지 않은것을 다행이라는 말까지 곁들인 채. 내가 쓰레기였어 나만 쓰레기..ㅎ



"여주야 잠깐 와 봐"
"네?아 네!"



손님이 없는 틈을타 빈둥거리고있으니 조리실문에서 파티쉐님이 빼꼼 얼굴을 내밀어 나에게 손짓했다.졸라 귀엽잖아..?ㅁㅊ



"왜 부르셨..우와"
"배고프지?"



하나 먹어봐.파티쉐님은 손에 핑크빛 벚꽃 머핀을 들고는 나에게 하나를 건냈다.전에 보던 벚꽃머핀과는 다르게 빨간색 초콜릿이 더해져 더욱 러블리하게 보이기까지했다.근데 이런걸 감히 내 입따위에 넣으라니



"이거 단체주문 특별제작 아니였어요?"
"좋으면 봄시즌 메뉴로 팔아볼라고 만들어봤어"
"저 진짜 먹어도 되요..?"



머핀을 들고는 망서리는 나에게 파티쉐님은 괜찮다는듯 웃으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머핀도 예쁜데 파티쉐님도 예쁘네..?


나는 주는데 먹지않는건 예의가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리곤 들고있던 머핀을 한입 베어물었다.내 입술에 부드럽게 느껴지던 생크림은 촉촉한 빵과 겉에 초콜릿과 함께 내 입안을 달콤하게 만들었다.이건 혁명이야..



"어때?"
"즌즈 므스쓰으!!!(진짜 맛있어요!!!)"



귀여워.파티쉐님은 삼십분동안 공들여 말아온 내 앞머리가 헝크러지지않도록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었다.



"ㅋ..컥"
"목에 걸렸어? 물 줄까?"
"아니요 아니요!"
"여주 너 얼굴이.."
"저 바리스타님이 로스팅 하라고했던거 깜빡했어요..!!저 갈께요!!"


무방비상태에 당한 쓰담쓰담으로 인해 심장이 터질듯 쿵덕거렸다.쾅.그렇게 조리실의 문은 거세게 다쳐버렸고 내 얼굴은 싱크대 위에 걸려있는 빨간 고무장갑보다 더 빨갛게 물들었을것이다.이정도 화끈거림이라면 충분히..



"김여주 커피 로스팅좀 해놔"
"..."
"정신 안차려?"
"네?"
"손에 든건 뭐야"



조리실 밖 벽에 멍하니 기대어 숨을 고르고있는나를 보더니 바리스타님은 팔짱을 끼곤 고개를 기울여 이상하단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았다.



"머핀..?"
"바리스타님이 봄시즌 메뉴로 쓸생각이라고 주셨어요"
"어이구 봄 시즌?"
"왜 그러세요..?"



원두나 볶아.바리스타님은 나를 힐끔 노려보시더니 그대로 뒤돌아가셨다. 나 진짜 바리스타님한태 찍힌거라도 있나?


오늘은 하루종일 손님이 정말 많았다.아까 잠깐 여유로웠던 순간이 쉬는시간의 전부가 아니였나 싶다. 볼때마다 나를 야리는 바리스타님의 눈빛은 바쁜 일손에 때문에 머릿속에서 지워진지 오래였다. 오늘은 특히 손님들이 디져트 종류보다 커피영역을 훨씬많이 찾으셨다.나도 물론 밀려드는 주문에 서두르기 바빴지만 나보다는 바리스타님이 더 고생하셨을거다, 그래서인지 가게영업이 끝나고 연신 손목을 주무르는 바리스타님의 모습이 자꾸만 내 눈에 들어왔다. 내 손목만 멀쩡함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곤 어깨를 매만지며 직원실로 들어가시는 바리스타님의 뒤를 따랐다.



"뭐야"
"네?뭐가요? 저도 직원복 벗으러 들어온거거든요?"
"너 아까부터 계속 나 쳐다봤잖아"



뭐지, 내 시선이 그렇게 노골적이였나.나름 안부를 물으려 들어온건데 이상한 이미지로 찍힐수도있다는 생각에 대충 직원복을 후다닥 풀고는 바리스타님을 쳐다보려 몸을 돌렸다.바리스타님은 여전히 나를 쳐다보고있었던것인지 직원사물함에 기대어 팔짱을 끼곤 나를 쳐다보셨다. 내가 저런 눈을하고 자기를 쳐다봤다는거야 뭐야..난 저렇게 눈매가 날카롭지도 않은데..



"저는.."
"..."



어디한번 말이라도 해보라는 저 표정. 사람이 괜찮냐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이런 뻘쭘한 분위기를 만들어 버리냐..나오려는 한숨을 저 깊숙히 집어넣고 입을열었다.



"바리스타님 자꾸 손목 만지시길래 걱정되서 안부물으려고 들어온건데!!!!"
"뭐?"
"아씨 몰라요!!!!"



결국 뱉어냈다.나는 손목에 들린 직원복을 사물함안에 던져버리곤 사물함문을 제대로 닫지도 않은채로 직원실을 빠져나왔다. 생각지도 못한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온것 때문인지 바리스타님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아무말도 하지못하셨다.내가 뭘 잘못했나고 맨날 갈구기나 하고 나름데로 잘보이려고 노력중이였는데!!!!!!!



"종인아 가자!!!!!!"
"어?야 같이가!!"



짜증나는마음을 꾹꾹 눌러 담으며 카운터에 모여 노닥거리고있던 직원들에게 대충인사만하곤 무리에서 낄낄거리며 깝죽대고있던 김종인을 크게 부르며 먼저 가게를 나섰다.이런 내 행동에 모두들 당황했는지 다들 벙찐 얼굴로 나를 쳐다보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김종인이 자신의 갈색 코트를 서둘러 걸치며 내 뒤를 따랐다.



/



"형 여주랑 뭔일있었어요?"
"...글쎄"



여주와 종인이 나간후 카페에는 몇초간 정적이 감돌았다.야 변백현 넌 알아? 여주 왜 저래..? 몰라요 저도. 조용히 쑥덕거리던 찬열과 백현은 여주가 나왔던 직원실에 민석이 나오는것을 보곤 눈을 크게뜨며 입을 떡하고 벌렸다.질문을해도 들려오는 미적지근한 대답에 찬열은 상황파악을해보려 머리를 굴려보지만 나오는건 물음표뿐이였다.


가만히 민석을 바라보고있던 종대는 민석에게 잠깐 얘기좀하자 말하곤 둘은 조리실안으로 사라져버렸다 . 백현은 흥미진진한 상황이 생긴것에 눈을 반짝이며 닫힌 조리실문에 귀를 가까이했지만 한심하단 표정으로 지켜보고있던 세훈과 찬열에게 양쪽 어깨를 잡히곤 카운터 밖으로 질질 끌려나갔다.



"왜 불렀어.."
"여주한태 다정하게 좀 대해줘"
"사과.."
"해야지"



민석은 답답하다는듯 한손으로 앞머리를 쓸어내렸다.못말린다는 표정으로 민석을 바라보던 종대는 이런 민석의 행동에 한숨을 내쉈다.



"너 원래 이런 스타일 아니였잖아"
"뭐가"
"여자한태는 엄청 무관심하더니 여주만 너무 까칠하게 구는거 아닌가 해서"



뒤에서 들리는 종대의 말에 민석은 조리실 문고리를 잡으러던 손을 멈짓하곤 그자리에 멈춰섰다.



"이유없어"
"?"
"그냥 재밌잖아"
"뭐가.."
"걔 반응"



뒤따라 나서던 종대는 발걸음을 멈추곤 조리실을 나선 민석의 자리만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암호닉
♥♥♥[뿌요]♥♥♥♥♥♥




연재 늦어서 죄송해여ㅠㅠ분발하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
오타지적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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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비회원42.105
아진짜너무쟈밋는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명작이초록글이되야되는데진짜분통터짐...너무 꿀잼♡♡♡♡♡♡♡♡♡작가님힘내세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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