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연애중 09 " 야, 아파. 좀 놔봐. " 민윤기는 남자를 힘껏 노려보다가 그 자리에서 나를 끌고 곧장 클럽 밖으로 나갔다. 막무가내인 그 힘에 나는 그저 민윤기가 이끄는대로 끌려갈수밖에 없었다. 내 손목을 억세게 잡아당기는 손길에 손목이 욱씬거렸다. " 야. " " 어?" " 너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어? " " ...어?" " 갑자기 왜 오지도 않던 클럽이야! 그리고 너 호구야? 처음보는 남자가 옆에서 계속 치근덕거리는데 왜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 " " ... " " 남자친구 있다고하던지, 아니면 나한테 연락하던지 해야 할거 아냐! 친구는, 나는 장식이야? 이럴 때 쓰라고 있는거잖아. 그러면 좀 쓰던지! " " ... " " 나 친구들한테 끌려서 온거야. 내가 오늘 여기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거기서 안 도와줬으면 그 남자한테 끌려나갔겠던데 무슨 일 있으면 어쩌려고 그래? " " ... " " 여자애가 진짜 세상 무서운지 모르고 겁도 없이 잘만 돌아다니지. 걱정 좀 안하게 해! " " ...민윤기. " " 뭐! " " ...너 지금 뭐해? " 민윤기답지 않게 얼굴이 빨개져서는 버럭버럭 소리를 치는 그 모습이 참 낯설다고 생각했다. 높아진 언성과 흥분한 말투가 낯설었다.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이던 민윤기는 몰아치듯 내뱉은 말에 가쁜 숨을 내쉬다가 내 말에 당황한 듯 입을 다물었다. " 어? " " 너.. 이거 좀 오바하는거 아니야? " " ... " " 나 성인이야. 클럽을 가던 어디를 가던 아무 문제 없어. 그리고 나도 그 남자는 떼내고 있던 중이었거든? " " ... " " 걱정해주는건 고마운데 너... 내 남자친구 아니고, " " ... " " 친구잖아. " 괜히 꺼냈나. 곧바로 후회가 밀려왔다. 내 마지막 말에 민윤기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가 표정이 한순간에 텅 비어졌다. 민윤기가 평소답지않게 오바한다고 생각했고 그 낯설었던 모습에, 그래서 꺼낸 말이었다. 그런 민윤기의 표정을 보고있자니 마음 한 켠이 씁쓸했다. 이상하게도 내가 꺼낸 그 말은 민윤기는 물론이고 나조차도 씁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 ...야. " 이제야 진정한 건지 한참을 멍 때리던 민윤기가 아까와는 다른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친구 사이에 그럴 수 있지 뭐. 이 정도 걱정도 못 해? " " ... " " 그리고 너랑 나랑 좀 친한 친구냐. " " ... " " 친구 걱정 좀 해줬더니 오바한다는 소리나 듣고. " " 아니... " " 서럽다 서러워. 알았어. 다시는 너 걱정도 안 하고 참견도 안 할게. " " 야- 그런 말이 아니잖아. " " 됐고 집이나 가자. 또 덜렁대느라 가방 안 가져왔지? " " 야! 무식하게 잡아 끌고 직진하던 사람이 누군데! " " 됐고, 빨리 들어가서 가지고 나와. " " 그냥 먼저 가. " " 뭐? " " 먼저 가라구. 나 이따가 애들이랑 같이 가면 돼. " " 또 저 안에 있겠다고? 내가 다시 끌고 나와? " 오늘따라 얘가 왜 이래? 또 다시 흥분한 듯 높아진 언성에 살짝 당황했다. " 알겠다 알겠어. 가지고 나올게. " 나를 노려보는 민윤기에게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저렇게 큰 소리로 화내는 것은 오랜시간동안에도 몇 번 못 본 모습이었다. 그리고 민윤기가 집에 데려다주는것도 결코 흔한 일은 아니었다. 다시 들어가던 길에 슬쩍 뒤돌아보니 민윤기가 팔짱까지 낀 채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단호하게 서서 나를 쳐더보는 그 시선을 마주하자 왠지 뜨끔한 느낌이 들어 다시 황급히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늘따라 유달리 이상한 민윤기가 낯설었다. 저 새끼 진짜 왜 이래? " 민윤기 너, 오늘 왜 이래? " " 뭔 소리야. " " 너 평소랑 되게 달라. 낯설어 너. " " 똑같은데 뭐가. " " 몰라- 아, 밖에 나오니까 왜 더 취하는거 같지? 얼마 안 마셨는데 진짜! 어지러워! " 클럽에서 다시 나오자마자 갑자기 강하게 올라오는 취기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정신을 차리고 애써 똑바로 걸으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다. 오랜만에 신어 아직은 덜 익숙한 힐을 신고 약간 비틀거리는 내 모습은 누가봐도 불안했을 것이다. " 술 마셨어? " " 응. 근데 나 조-오금밖에 안 먹었는데? " " 너 원래 조금만 먹어도 금방 취하잖아. " " 아니야! 안 취했어! 진짜 조금 마셨, 아! " 절대 취하지 않았다고 바락바락 우기다가 결국 바닥에 철푸덕하고 넘어졌다. 아씨- 아파.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아서 울상이 된 나를 본 민윤기는 놀라 토끼 눈을 뜨고 내게 달려왔다. " 괜찮아? " " 아파... 발... 무릎... " 발목을 주무르며 아프다고 말하자 다급하게 달려온 민윤기는 ' 여기? ' 라고 물으며 큼직한 손으로 내 발목을 감싸 조심스럽게 주물렀다. 내 손과 함께 내 발목에 닿아오는 민윤기 손의 느낌이 간질간질했다. 발목은 아팠지만 민윤기의 큰 손으로 마사지를 받아 기분이 좋은 그 순간에도 민윤기의 타박은 끝나지 않았다. " 그러게, 평소에 잘 신지도 않던 힐은 왜 신어. 아니, 잘 먹지도 못하면서 술은 왜 또 마셨어. " " 몰라! 술을 속상하니까 마셨지, 아니면 왜 마시냐! " " ... " " 아빠가 속상할 때 술 생각나면 늙은거랬는데, 나 늙었나봐. " " ... " " 우리 늙었나봐 윤기야. 그치, 늙었지. 이제 중딩도 고딩도 아니지 우리. " " ... " " 너는 안 그래? 요즘 술 안 먹고 싶었어? " " ... " " 하긴, 천하의 민윤기씨가 속이 상하기는 하셨어요? " " ...일어나. 가자. " " 싫어. 나 발 아파. 안 갈래. " " 야. "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가지 않겠다며 떼를 쓰는 나를 보고 민윤기는 허공에 한숨을 내쉬었다. 술의 힘이었을까. 바닥에 앉아서 어린 아이처럼 잔뜩 투정부리면서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런 나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민윤기는 이내 내 앞에 쪼그려 앉아서 자기 등을 두어번 쳤다. " 자. " " 뭐. " " 업혀. " " ...진짜? " " 빨리 업혀. 여자애가 바닥 더러운데 어딜 그렇게 막 앉아. " " 너 나 업을수 있어? 나 요즘 살 많이 쪄서 좀, 아니 많이 무거운데! 너 나 못 업으면 어떡하지? " " 야, 그래도 너 정도는 업을수 있어. " " 아니야. 나 너 말대로 진짜 돼지야! " " 빨리 업혀. " 절대 고집을 꺾지 않는 민윤기라는걸 알기에 결국 못 이기는척하며 민윤기의 등에 업혔다. 나보다 하얗고 무척이나 마른 민윤기에게 업히는 것이 조금 미안했지만 민윤기의 등은 내 생각보다는 넓고 따뜻했다. 민윤기는 의외로 가뿐하게 나를 업었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 무겁긴 무슨. 살 좀 더 쪄. " " 너가 맨날 나보고 돼지라며. " " 아직은 아기 돼지 수준이야. 이왕 돼지할거면 대왕돼지는 해줘야지. " " 개새끼. 짜증나. " 딱히 응징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내 머리로 눈앞에 보이는 민윤기의 뒤통수를 박았다. " 아! 뒤질래? " " 돼지랑 머리 박은 소감이 어떠냐! " " 얘 봐라, 나쁘다 나빠. 업어주는 사람한테 뭐하는 거야. " 순간 뒷일이 걱정되었다. 한대 맞은 민윤기가 등에서 내리라고 할까봐 괜히 걱정되어 민윤기를 잡고 있던 팔에 힘을 주었다. 코알라처럼 민윤기 등에 착 달라붙었다. " 너가 내리라고 해도 안 내릴거지롱. " " 내리라고 안할테니까 까불지 말고 가만히 있어. " " 진짜? 근데 너 군대 갔다오더니 등치 좀 있어졌다? 어깨도 더 넓어진거 같고. " " 이제 알았냐? 알고보면 내가 숨겨진 핫바디라니까. " " 칭찬 좀 해줬더니 좋단다, 아주. " " 왜 인정을 안해? 이해가 안되네. " 민윤기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작지만 밝게 빛나고 있는 별들이 반가웠다. 잔뜩 취한데다가 기분까지 좋아진 나는 혼자 또 중얼거렸다. " 으아- 좋다. " " 뭐가. " " 민윤기한테 업히니까, 좋다. 좋은 거 같아. " " ... " " 따뜻하고 엄청 편해. " 술에 취해서 반쯤 잠든 상태로 나는 느끼는 그대로를 민윤기에게 웅얼거리며 말했던 것 같다. 민윤기의 등에 착 달라붙어 업혀있었기에 민윤기의 그 특유의 냄새가 강하게 났다. 나는 옷에서 나는 섬유유연제 냄새도, 향수 냄새도 아닌 민윤기 특유의 냄새를 참 좋아했다. 무슨 냄새인지 정의할 수 없지만 민윤기에게는 늘 좋은 냄새가 났다. 익숙한 냄새와 함께 넓고 편한 민윤기의 등 뒤에서 잔뜩 올라오는 취기에 나도 모르게 어느새 잠에 빠져버렸다. ' 띠리링- ' " 으으. " 아침부터 요란스럽게 울리는 핸드폰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팔을 뻗어 머리 맡의 핸드폰을 잡아 들었다. 졸려 죽겠는데 아침부터 누구야. " 으어- 여보세요. " [ 아직도 자고 있을 줄 알았지. ] " ...민윤기? " [ 그래. 이제 그만 일어나. ] " 야, 아침이잖아... 나 오늘 오후 수업이야. " [ 아침은 무슨. 벌써 점심 때가 다 되었네요. ] 뭐? 민윤기의 그 말에 시계로 시선을 돌리니 정말로 해가 중천인 시간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잔건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클럽에서 민윤기에게 무작정 끌려나와 집에 가다가 술에 취해서 넘어졌다. 그리고 민윤기가 업히라고 해서 민윤기의 등에 업혔다. 그리고 취해 혼자서 뭐라 중얼거리던거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아마 그 후로 나도 모르게 기절하듯이 잠든 모양이었다. [ 아직도 자고 있을 줄 알았어. 지금이 몇 신데 아직까지 못 일어났냐. ] " 지는 아닌척하기는. 평소에 늦잠은 네가 더 많이 자잖아. " [ 난 아닌데? 아무튼 식탁에 콩나물국 해놨으니까 그거라도 먹어. ] " 콩나물국? " 그 말에 천천히 일어서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에는 몇가지 반찬과 콩나물국이 준비되어 있었다. [ 응, 귀찮다고 안 먹지 말고. ] 헐, 어떻게 알았지. 속도 쓰리고 입맛도 없어서 슬쩍 국그릇을 밀어내려던 찰나, 눈치 빠른 민윤기는 귀신 같이 알아내고 또 다시 나를 꾸중한다. " ...알았어. 먹을게. " [ 어제오늘 너 진짜 고마워해야한다. 알아? ] " 알아... 고마워. " [ 이거 뭐 엎드려 절받는것도 아니고... 민망하네. 됐으니까 빨리 먹고 씻기나 해. ] " 별 신경을 다 써, 진짜. 내가 누구처럼 방도 안 치우고 씻지도 않는 줄 아냐! 끊어! " 약간 신경질적인 말투로 전화를 끊고 식탁 앞에 앉았다. 다행히도 콩나물국은 다시 끓일 필요 없이 아직 따뜻했다. 속이 풀리며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는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 에? 우리 집에 왔다고? " 간단히 아침밥을 먹고 씻으려던 찰나 김태형에게 전화가 왔다. 뜬금없게도 우리 집 앞이라는 그 말에 의아함이 피어올랐다. [ 응. 너네 집 앞인데. ] " 왜? " [ 내가 오늘 데려갈데 있다고 했잖아. 하여튼 또 까먹었구만. ] " 아 맞다. 근데 나 지금 막 일어났는데 어떡해? " [ 기다려야지 어떡해. 아- 밖에 짱 덥다. 시원하게 입고 나와. ] " 그래? 그럼 들어와서 기다려. 문 열어줄게. " [ ...들어오라고? ] " 응! 나 씻고 준비하려면 오래 걸려. 집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지. " [ 나 진짜 들어가? 너네 집인데? 너 씻을거라며? ] 전화를 받으며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김태형은 일층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전화를 받고 있었다. 볼일 급한 강아지마냥 안절부절 못하는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들어오라니까 안 들어오고 뭐하는거야. " 내 말을 대체 어디로 들은거야. 들어오라니까? " [ ...알았어. ] 김태형은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고도 한참 후에야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어주니 평소의 김태형답지 않게도 수줍어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쭈뼛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온 김태형은 마치 신기한 것을 보는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 와, 여자 집은 이렇게 생겼구나. 되게 깔끔하네. " " 깔끔? 세상에 이게 깔끔한거면 넌 대체 어떻게 사는거야? " " 그냥... 전형적인 남자 집이지 뭐. " " 집이 아주 돼지우리겠네. 아, 이거. 그냥 거기 앉아서 티비 보고 있어. 나 씻고 나올게. " 김태형에게 리모컨을 던져준 후 화장실로 들어가려는데 김태형이 머뭇거리며 나를 불렀다. 그래놓고는 눈도 안 마주치는 건지 아니 못 마주치는 건지 시선을 다른데 두고 말을 이어갔다. " ...야. 진짜 씻게? " " 어? 그럼. 씻어야 나가지. 안 나갈거야? " " 아..아니... 그...그렇긴한...데... 그게 좀... " " 뭐라는거야. 왜 이렇게 더듬어. " " ...아니다. 씻고 나와. " 지나치게 말을 더듬는 김태형이 이상하게 느껴져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다시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화장실 문을 닫는 순간 내 귀에 김태형의 작은 한숨소리가 박혀왔다. 오늘 말도 더듬고 눈도 못 마주치고... 김태형이 별일이네. 씻고 나왔을때 집 안에 김태형은 없었다. 젖은 머리를 털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김태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기다리다가 지쳐서 가버린건가 싶어 핸드폰을 눌러 김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 "야, 너 어딨어? 그새를 못 참고 가버린거야? " [ 아니야. 나 집 앞. ] " 왜 나가있어? 밖에 덥지 않아? " [ ...빨리 준비나 하고 나와. ] 부쩍 더워진 날씨에 더위라도 피하면서 집에 있으라고 했건만 김태형은 굳이 집 밖으로 나가있었다. 잔뜩 더운 날씨에 김태형이 지칠까봐 걱정된 마음에 서둘러서 준비를 끝냈다. 집을 나서려고 문을 열자마자 문 옆 벽에 기대고 서 있는 김태형을 보았다. " 아! 깜짝이야! " " 준비 다 했어? " " 응. 왜 밖에 나와있어? 더운데. " " ...야. " " 응? " " 내가 아무리 티 안내겠다고 했다지만, 나 너 좋아하거든. " " ...어? " " 남자한테, 좋아하는 여자가 씻는 소리 들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라는건... 고문이야. " 얼굴부터 귀까지 시빨개진 김태형은 내게서 뒤돌아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난 빠른 속도로 복도를 걸어가는 김태형을 따라갈 생각도 못한채 그 뒷모습을 보며 굳어 있었다. 차마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민윤기네 집에서, 혹은 우리 집에서 같이 있을 때 의식하지 못하고 자주 씻었던 나였기에 그런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문뜩 그 상황 속에서 민윤기도 김태형처럼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도 주의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제야 그런 의문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그런 내 발칙한 행동에도 민윤기는 나를 참 잘 지켜주었다. 고등학교 때 지나가던 말로 나중에도 나 지켜줄거지? 그래야해. 아니면 너 다시는 안봐! 라고 말했었다. 그 때는 당돌하고 솔직했던 마음에 장난식으로 꺼냈던 말이지만 민윤기는 어쩌면, 그 말을 기억하고 이 때까지 나를 지켜줬는지도 모르겠다. 그것 외에도 나는 나도 모르게 자잘한 것들로 민윤기에게 먼저 선을 그었었다. 민윤기와 나의 관계에선 내가 선을 그엇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을 넘지 않는 민윤기에게 상처받은건 실망한건 나였다. " 안 올거야? "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다가 이미 저만치 걸어가 나를 부르는 김태형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오지 않던 나를 기다린듯이 김태형은 몸을 아예 내 쪽으로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태형에게 시선을 옮기며 응. 하고 소리내어 대답한 후 천천히 김태형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난 김태형에게도 역시 선을 그었지만 어느샌가에는 먼저 그 선을 넘어 다가가곤 했다. 물론 민윤기와 다른 선이긴 하지만. 그게 내 의지였는지 그저 무의식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난, 김태형에게 그은 선을 넘었던것처럼 민윤기에게 그은 선을 나는 스스로 넘지 못했다. 그저 나는 가만히 있으면서 민윤기가 넘어와주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는 기다리다 지쳐 그 선을 끌어올려 우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으로 만들었다. 그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은 난, 용기내어 다가가지 못하고 그 벽 뒤로 숨어버린 지난 날의 내가 후회스러웠다. 안녕하세요 태꿍입니다! 이제야 글을 올리네요ㅠㅠㅠ(면목이 1도 없다) 요즘 생활에 치여사느라 늘 피곤한 하루입니다ㅠㅠ 여러분은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이 글이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늘 기다려주시고 응원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닉] 슈웁 / 석진센빠이 / 샘봄 / 루리 수대 / 윤기부인 / 부릉부릉 / MSG BBVI / 전정ㄱ국 / 전정국부인 / 충전기 밤열한시 / 슙 / 달달 / 초딩입맛 / 설날 꾸탱 (암호닉 신청은 다음화까지만 받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