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 동아리 대회 언제라고?"
"안와도 돼."
"어?"
"없어 사실. 아 찬열아"
해맑게 웃으면서 없다그러더니
박찬열 부르는데
뭐랄까.
거리를 두는 느낌이랄까.
내 착각이겠지?
슬픈예감은 왜 틀린적이 없는지.
종인이는 내가 말걸면 대답은 하는데
말을 걸지는 않는거야.
수학 때 자리 옮기려고 일어나길래
나름 용기내서
"잘 가"
했는데.
뭐...씹혔어.
못 들은건지
일부러 씹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더 엿같은 건
수학시간에 박찬열이 내 옆에서 계속 시비걸었단 거?
"싸웠냐?"
"알빠야?"
"너도 말 참 이쁘게 한다"
박찬열이랑 얘기하다
우연히 박찬열 어깨너머로
종인이랑 눈 마주친거야.
묘하게 한 번 웃더니
고개 돌려버리더라고.
"야"
"왜"
"종인이 나한테만 저러는거야?"
"누가봐도 너한테만 그러는 거 같지 않냐?"
박찬열 째려보니까
"내가 뭐 잘못함?"
이러는데 얄미워 죽는 줄.
"김종인이 맨날 너한테 실실 웃어주니까
막대해도 되는 지 아나본데"
"....."
"잘 생각해서 행동해라"
"야"
"응"
"어디서 명령질이야"
"아니 시발 생각해서 말해줘도 지랄이야"
"니가 날 왜 생각해줘.
미친새끼 아니야 이거"
"와 나 시발
김종인한테 그만두라고 해야지
글렀다 넌"
"뭘 그만 둬"
"너 ㄲ..뭐 시발 공부나해"
하여튼 이 놈은 갈수록 띠꺼워져요.
박찬열이랑 말 저렇게 많이 해본건
처음인 듯.
마지막이 동아리라
수학 끝나고 난 뭘해야할지 고민하는데
"야 일로와"
김종대가 나 끌고가는거 있지.
"아 어디가"
"너 우리 동아리"
"아 누구맘대로"
"내 맴"
종대한테 이끌려 온 동아리실에는
박찬열이 날 빤히 보고있었고
"뭐냐"
망할 김종대는 볼 일이 있다며
날 동아리실에 밀어 넣은 뒤 어딜 가버렸다.
"너 여기 동아리?"
"누가 하고 싶은 말인데"
노래하고는 거리도 멀게 생긴 자식이.
"야.알짱 거리지 말고 앉아"
"니가 뭔데"
"나 여기 부장ㅋ"
박찬열 말에 경악하는 날 보면서
박찬열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 거 있지.
"어이없냐
난 너가 여기 들어온게 더 어이없는데."
와.
저 새끼 말하는 싸가지봐.
"야 찬열아 쟤 니가 케어해"
"미쳤냐"
"미친"
그 남자애 소리에
박찬열이랑 나랑 동시에 말해버렸어.
"뭐야 둘이~~~?"
"뭐래 시발"
"미친 시발"
"왜 따라하고 지랄이야"
"어이없다 너"
..........
그러고선 애들은 우리 둘을 번갈아 보고있고
동아리 실엔 정적....
"하..."
박찬열은 잠시 주춤하더니
한숨쉬면서 내 옆으로 왔어.
"............"
"............"
".........."
"야"
"왜"
"여기선 소란피우지마"
"........"
"부탁이야"
............
........
.........노어이ㅋ
지가 입만 닫으면 조용해질텐데.
박찬열은 갑자기 홱 돌아
나 빤히 쳐다보는 거 있지.
난 고개 숙이고 있었는데
시야로 다 보이는데...후
다들 노래하고 악기 만지고
시끄러운 분위기에서
박찬열이 빤히 쳐다보는게 부담스러워
더더욱 눈을 내리깔고 있으면.
"너"
"........"
"....너 내가 알던 애랑 많이 닮았다."
박찬열이 저 말하더니
갑자기 내 머리를 쓰다듬는 거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