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살짝 등돌려서
박찬열 한번 김종인 한번.
눈치를 보는데
"야.뭘봐"
박찬열이 또 저러는 거 있지.
그래서 한 번 힘껏 째리고
앞에 보고 앉았는데
근데
"씨발"
작게 저렇게 종인이가 내뱉은건
아마 나만 들은 것 같다.
하여튼 학교는 그렇게 끝났어.
그 뒤로 난 그냥 걔네 둘 눈치만 보고
오늘은 종대가 꼭 기다리라고
아침에 욕을 싸지르고 가는 바람에
종대 반 앞에서 기다리는데
"..."
"...."
김종인이 자꾸 내 옆에서 알짱대는 거 있지.
"야"
"..."
"야"
"응? 아 나 부른거야? 왜?"
저러면서 매우 자연스러운 척
내 옆으로 걸어오는 거 있지.
"뭐냐"
"뭐가"
"왜 알짱대"
"나?나 친구 기다리는데"
"아....그래.내일봐 안녕"
"어?너 가게??"
"응"
"친구 기다리는거 아니야?"
"맞는데 안 끝나니까. 간다 안녕"
저러고서 종인이만 냅두고
계속 쭉 걸었어.
살짝 뒤를 봤을 땐
종인이가 계속 나 가는 뒷모습 보고있더라.
뭐 그러고서 계단 옆으로 살짝 들어갔는데
얼마 안되서 김종인이 빠르게 걸어오는 거 있지.
"죽을래"
내 옆에 지나가는 종인이 팔 잡고서
저렇게 말하니까
당황하더라.
"아.."
"너 나기다린 거 맞잖아
나 따라다니는 거잖아"
"아니라니까?"
"...."
"아니 그냥..
집 잘 가는지 궁금?해서..."
"같이가고싶으면
그러자고 말해 멍청아"
저 말하고서 김종인 빤히 쳐다보는데
걔도 나 되게 빤히 쳐다보는거야.
잘 못 느꼈는데
눈 되게 순수한 거 같더라고.
아무튼
"야 가자"
이러고서 종대가 왔어.
"어.형"
"뭐냐. 둘이 친하냐"
내가 종인이 팔 잡고 있는 거 보더니
종대가 그러더라고.
"아니. 내가 까였어"
근데 뭔가 애 눈 보고 나니까
놀리고 싶어졌달까.
저렇게 말하니까 김종인 동공확장.
"번호 좀 달라고 얘기했는데
까였어 종대야..."
저러고 힘 없게 종인이 팔 탁 놓으니까
"잘했어 건들지마"
종대가 저러더니 종인이 어깨 살짝 치고
종인이 냅두고 종대랑 나는 내려왔어.
빨리 가고 싶어졌거든.
좀 뒤에서 박찬열이랑 걔 여자친구 목소리 들려서.
정확히 말하자면
"종인아!!"
이러면서 뛰어오는 소리.
집에 도착해서 김종대가 자꾸
김종인한테 까였다고 놀리는거야.
"어"
"존나 까일줄 알았어 병신년"
상대해 줄 가치가 없어서
그냥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왔어.
교복 갈아입으려고
교복 벗는데
뭐가 떨어져서 침대 밑으로 굴러가는거야.
귀찮은데 주워야지 어쩌겠어.
핸드폰으로 불빛켜서 막 비추는데
왠 작은 종이 두개가 있는거야 침대밑에.
그래서 주워서 보는데
"........."
하나는 애기 두명 사진인데
하나는....
"야 김종대"
"왜"
"너 내방 들어왔냐"
"미쳤냐?"
"너 내 앨범 건드렸냐"
"그것도 가져왔냐"
"....."
"야 나도 볼래 가져와봐"
"꺼져 걍"
"아 저 씨발"
종대가 내 방에 들어온 적도 없는데.
내 앨범은 내가 아주 깊숙한 곳에 숨겨놨는데.
침대밑에서 주운 사진 두개중에
하나는 애기 둘 사진.
내가 갖고 있는 사진.
그리고 하나는...
하나는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