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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전체글ll조회 2477l 3

꼼꼼히 읽어 주세여

 

 

[블락비빙의글] morir 7 (버스찬가) | 인스티즈

모리

 

-

 

 

 

등하교를 같이 할 이웃사촌이라더니 장난이 아니였는지 표지훈이 정말로 데리러 왔다. 한바탕 분을 풀고 발길질도 몇번 해댔다. 좋다고 어헝헝 거리는 표지훈이 정상은 아니다. 이거 뭐 정상이 아닌 애를 데리고 상대를 하려니까 나만 힘들다.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게 낫겠어 변태같이 드립이나치고 좀 받아줄라 치면 공주병이니 어쩌니, 권력에 맛이 들었다나 뭐래나. 부실장으로써 내가 하는 일은 쎈캐 우지호랑 청소하기. 실장 대신 일하기. 여자애들 욕먹기. 남자애들 변태같은 추파 걷어 내기................ 날 추천한 아름이를 죽여버리고싶다. 아름이 맞나? 하여튼 날 왜 부실장으로 추천했는지 지금보면 지능형 안티의 시초가 걔다.

 

 

 

 

 

"으헝헝 부실장이랑 같이 가니까 나도 좀 권력의 맛이 느껴지는데?"

 

 

 

 


 

아.................................................................................................

 

 

그래, 니가 있었지.

 

 

 

 

 

.

 

 

 

 

 

 

옆에서 재잘대는 표지훈은 걸음도 느리다. 키도 큰애가 내 걸음하고 속도가 비슷하다. 괜히 심통이나 빨리 걸으니 허겁지겁 내 걸음에 맞춰온다. 뭔가 뒤뚱뒤뚱한게 참 특이하다. 전에 보니까 뱃살도 있는 거 같던데....? 아예 완전히 늦게 걸으니까 울상이다. 내가 의도하고 이렇게 걷고 있다는 건 모르나 보다. 좀 알아줘..... 내 옆에 나란히 좀 걷지 마.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거리에 커플이 지나가도 이렇게는 안볼텐데 자꾸 쳐다보는 걸 보면 표지훈이 웃겨서? 내가 웃겨서? 괜히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 든다.

 

"더워 죽겠는 데 붙지좀 마."

 

"너랑 내가 등치도 큰데 떨어져서 걸으면 사람들 지나갈 길이 없다. 민폐녀"
내가 무슨 덩치가 커. 니 얘기지.

 

"그럼 한줄로 걷던가."

 

"왜 우린 이웃사촌인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플만큼 가까운 사이라고!"

"...?"

 

 

진짜 미친게 틀림 없다.

 

 

 

무시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표지훈 때문에 일찍오니까 버스에 사람이 많다. 아침형 인간이라는 단어를 누가 만들어서 이세계 사람들을 이렇게나 많이 아침형 인간으로 만든거지? 참. 말은 무섭다- 하는 별 시덥잖은 생각을 하고 있는 데 옆쪽에 버스가 멈춰섰다. 여름인데 저길 어떻게 뚫지.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 안에 들어서고 표지훈도 뒤따라 탔다. 에어콘이 빵빵한데도 인간들이 뱉는 이산화탄소가 난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뒤늦게 들어온 표지훈도 혀를 두르며 어유.. - 한다. 노약자석도 할머니 할아버지로 꽉 찼고. 자리에 앉긴 글렀다. 앞으로도 학교 가기 까지 많이 남았는데, 사람들 엄청 들어올텐데. 유난히 버스에서든 균형감각이 없어서 잘 넘어지는데 손잡이를 꼭 잡아야 겨우 일어서겠다. 아.. 나 오늘 데오도란트 깜빡했는 데, 이게 다 표지훈 때문에 정신없어서... 옷을 쥐고 펄럭거리며 인상을 찌푸리는 표지훈에게 한마디라도 하려고 했으나 맨날 웃다가 저렇게 찌푸린 표정 보니까 낯설다. 아니 저번에 정치시간에도 이랬지. 그러고보면 착실하다. 진도도 엄청 챙기고, 표지훈은 학교도 잘 안빠진다. 저번에 수1 보충 빼고는 잘 안빠졌다. 그때 혼자 어디간걸까? 친구도 없는애가. 나 밖에 없으면서. 아니 표지훈이랑 내가 친구야? OOO 너 미쳤어? 표지훈이 자꾸 친한 척 하니까 친사균이 몸에 옮았다 으으 에비!

 

 

 

 

-

 

 

덜컹 거리는 버스는 이제 다섯 정거장이나 남았다. 우와.. 미치겠고만. 자꾸 뒤에서 뜨거운 숨소리가 들린다. 몸이 굳었다.. 설마... 변태는 아니겠지. 표지훈은 내 옆에 있는데. 아까 그 표정으로 창밖을 보고있다. 나 좀 봐. 표지훈 밖에 먹을 거 숨겨놨냐? 지금 이상한 사람이 내 뒤에!!
표지훈 옆구리를 쿡쿡 찌르니까 정색을 하고 나를 본다.

 

 

 

'내 뒤! 내 뒤!'

 

 

입모양으로 내 뒤를 만들고  눈으로도 계속 뒤를 쳐다보는 시늉을 했더니 뒤를 본다. 그리고 더 정색을 하곤 다시 창밖을 본다. 왜 갑자기 시크한 척이야 내 뒤에서 이상한게 느껴진다고! 얼굴이 빨개지는게 느껴진다. 용기를 내어 슬그머니 뒤를 보니 아주머니가 내 귓가에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신다. 다행이지만 아주머니, 그냥 방향이라도 바꿔 주시면 안될까요? 귀가 습기가 차서 물방울이  고일거 같아요.. 아주머니 침이 제 귀에 액화한다면 좀 슬플것도 같아요. 울상이 되어 낑낑거리는 소리를 들었는 지 표지훈이 날 제 앞자리에 앉힌다. 어? 니 앞자리 비어있었냐? 그럼 진작에 좀 앉혀주지.........아까 근데 여기 어떤 남자애 앉아있었는데 벌써 내렸나? 하여튼 자리에 앉으니까 사람들이 더 들어온다. 와 이 버스 안 가라 앉나? 교통법규 위반 아니야?

 

 

 

사람들이 더 몰려드니까 이제 앉아있는 것도 힘들다. 표지훈도 이젠 천장 손잡이가 아니라 내 앞사람과 내 의자에 손잡이를 잡고 나를 감싸고 있었다. 땀냄새 날 거 같았는데 데오도란트 뿌리고 다니는 여자애들 보다 더 좋은 냄새가 난다. 사탕냄새... 아몬드크림같이 달달한 냄새 난다. 표지훈이 숙이고 있어서 표지훈 교복도 내 쪽으로 조금 내려와 있다. 하필 눈을 돌리니까 교복이랑 닿을 거 같아서 다시 앞만 봤다. 무슨 변태도 아니고 남자애가 좋은냄새난다고 여자애가 신기해하냐. 나는 ....나는 안씻어서 땀냄새 날텐데 오히려 내 정수리 위에 위치한 표지훈 머리통에 내 정수리 냄새가 옮을까봐 무섭다. 흔들 흔들 귀랑 머리위 쪽으로 자꾸 표지훈 옷이 닿는다. 앞좌석 의자를 잡고 있는 표지훈 팔뚝은 희여멀건한데 핏줄이 울끈불끈하다. 와 상남자. ..... 며칠 전부터 그러더니 나 요즘 사춘긴가? 왜이렇게 남자들 몸을 관찰해, 정신줄 잡자.

 

 

 

 


"OO야, 오빠 팔근육 쩔지."

 

 

 

 

"으우어!!!?"

 

 

 

 

귓가에 더운 열기가 오더니 동굴같은 목소리가 고막을 통과한다. 그 덕에 존나 쪽팔리게 놀랐다. 얘는 왜이렇게 사람을 놀래켜. 의기양양하게 웃는 꼴이 아주 배알이 뒤틀린다.

 

 

 

 

"파,팔근육은 무슨 희멀건해서 토실토실 씨암..탉같고만"

 

 

 

 

"뭐? 야 이정도면."

 

 

 

표지훈 표정이 당황한 기색으로 물든다. ㅗㅗㅗㅗㅗㅗ왕뻐큐다.

 

 

 

 

"됐어, 나 서서 갈래. 꺼져. 너나 앉아."

 

 

 

 

 

 

변태 새끼가 시도 때도 없이 장난질이다. 남자가 그것도 너같은 목소리 가진 남자가 귀에다 대고 그러면 엄청 놀랜다고. 누구든지.


 

 

 

 

-

 

 

 

그렇게 학교로 갈때 까지 표지훈의 개드립에 대꾸도 안하고, 반응도 안하고 눈동자조차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 변태랑 친구는 무슨 세상은 혼자사는거야.

 

 

 

 

.

 

 

왠일로 우지호가 일찍 와서 앉아있다. 우(리)지호는 일찍 왔음 공부나 하지, 손톱이나 깎고 있다....너 인문계 고등학생 맞니... 우지호 가방쪽을 힐끗 보니 책상 고리에 걸려 있다. 책상에 이제 안넣는가 보다. 왠지 나로인해 이제 책상 속은 항상 텅텅 빌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가방도 바뀌었다. 비슷한데 바뀐게 맞다. 우유 배렸다고 버린건가 부잔가? 결벽증인가? 어느쪽이든 걸리면 내가 뼈도 못추리고 척추가 접힌다는건 분명하다.

 

 

우지호가 보기 전에 청소표를 숨겨야 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자 칠판 앞에 조용히 나가 청소표를 쓰레기통에 쑤셔 박았다. 선생님도 그냥 헷갈려서 청소구역 다시 정해주면 좋겠다. 아무도 못봤겠지?

 

 

 

 

 

 


-

 

 

 

 

 

 

 

표지훈은 봤을껄! ?ㅊ 표지후는 너님의 모든걸 관찰중임돠 
아까 댓글 다서깨나 달림! 안달려서 싹 지울라켔는데 감동임니다 ㅠㅠ ㅠㅠㅠㅠㅠ
생존신고만 해듀세혀 그게 글쓰는 낙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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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히히 생존신고 합니다 우리지호는 청소표 봤을거같은뎈ㅋㅋㅋ 청소하는데 지호나오면 오오오..
11년 전
모리
오오오오오 뻔하죠 뭐 나올거예요..ㅎㅎ ㅣㄶ힣ㅎ 독자님은 깜짝 놀라시는 척해주셔야 대여 그래야 몰입이 짱잘대니까여!
11년 전
독자2
예썰!ㅎㅎㅎㅎㅎㅎㅎㅎ 다음화 기대기대
11년 전
독자3
ㅠㅜㅜㅜㅜㅜ너무재밌어요ㅠㅠ지금달리고잇는데 완전짱이에여ㅠㅠ
11년 전
독자4
ㅠㅠㅠㅠ제가 너무 늦었지만 글쓰는 낙을 불태워드리면 안될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 작까님 제발 더 써듀세요 엉어유ㅠㅠㅠㅠ찬양하라면 할께요
진짜 짱 재밌어요 여태껏 제가 본 어떤 빙의글보다도 재밌어요 ㅜ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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