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ㄱㄱㄱ꼼꼬미 읽어주세여! 그나마 꼼꼼히 읽어야 비.빙의가된다능!
우지호가 당신을 이러케 지켜보고 있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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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는 왜 항상 저렇게 걸을까.
성범죄자들은 터덜터덜 힘없이 걷는 여성을 표적 1위로 노린다는데 그 글을 복사해서 어디에든 쟤 눈에 잘보는 곳에 붙여두고 싶다. 그냥 보는사람이 걱정되게 여자애가. 학원 끝나고도 밤늦게 독서실을 간다. 쟤는 공부귀신이 붙었나- 거슬린다, 엄청.
'저러다 무슨 일이라도 나면 내가 죄책감에 기분더럽지.' 라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학원이 끝나면 몰래 따라갔다. 혹시라도 무슨 일 날까봐. 오지랖도 넓다. 우지호! 하고 안그러려고 해도 더럽게 거슬려서 운동하는 겸 매일 집 앞에 들어가는 모습까지 봤다. 근데 뒤에서 이렇게 따라오는 데 아무런 기척도 못느낀다. 이러니까 더 거슬리지, 참 둔하다.
유난스럽게 따라다니기를 몇주, 그리고 그 여자애는 학원차를 타고 집에 간다. 알고보니 내 옆학교였다. 이제 더 볼일은 없겠네. 안어울리게 정의감에 불타는 성격이 내 인생을 피곤하게 만든다. 덕분에 이태일이 매일 학원 끝나고 지를 버리고 간다고 징징댔는데 이제 좀 편해졌다.
안 보게 될 줄 알았다. 우리 학원이 개같이 커서 아는 사람도 마주치기 힘든데. 근데 마주쳤다. 이태일 쌍둥이동생 이태연의 절친이 걔였다. 거슬리는데 진짜. 거슬리는데.
"아, 이태연 진짜 짜증나. 내가 지 종이야?"
이태일이 가운데손가락을 들고 휴대폰에 들이댔다. 정신연령이 이태연보다 못한 것 같다.
"왜?"
"이태연이 또 약사오래. 시험기간마다 얘 친구가 엄청 아프거든. 공부를 너무 열심히해서"
"이태연 친구 없잖아"
"ㅇㅇ없는데 한명있어, OOO"
내가 걔 남친도 아니고 이태연 쫄병도 아니고 맨~날 사오라고 시킨당께. 중얼중얼 불만을 토로하는 이태일.
"아, 몰라. 나 오늘은 안가. 나 안재효랑 놀꺼야."
"..ㅇ,야...! 나 약국갈 일 있어. 뭐 사가면 되는데. "
"속아프데"
이태일이 안간대서 나도 모르게 내가 간다고 해버렸다. 다행이 이태일은 내가 왜 이러는지 눈치 못챈거 같다. 안재효랑 다니더니 호구가 됬나? 허겁지겁 약국에 뛰어갔는데 지갑을 놓고가서 교복 바지에 있던 돈을 다꺼내서 소화제를 샀다. 지금 내가 왜 이러는 지 알 거 같다. 거슬리는 게 걱정이였고, 아마도 혹시, 설마, 내가 너에게 반했을 수 도 있을 거란거. 보면 알 거 같다.
다행히 안늦어서 대충 이태일 손에 쥐어줬다.
"오! 왔어? ㅋㅋㅋ 야 안재효 졸업사진좀봐ㅋㅋㅋㅋ 니가 얼짱이냐?"
"너보단 낫거든, 못 생기면 가수하면 안댐ㅗㅗ 꿈 접으셈."
"뭐? 손나 호구같은게!"
"야 이태일 약 안갖다줘?"
"잠깐만, 안재효가 뭘 잘못아는 거 같은데 내가"
"애 아프다는데 약 안 갖다주냐고."
지금 OOO는 아픈데 약을 사와도 안갖다주고 킬킬댄다. 나보다 한참 낮은 키의 이태일 머리통을 한 대 까버리고픈 충동이 들었지만 그냥 재촉하는 걸로 끝냈다. 내가 정색하니까 이태일도 당황해서 이태연반으로 약을 가지고 간다. 그리고 강의실 문을 여니 OOO가 보였다.
뿌듯해하며 약을 주는 이태일에게 까스활명수를 사오지 않았다고 이태연이 짜증을 냈다. 평소같음 이태연 마주치지도 않았을 텐데 OOO 표정보니까 애가 곧 죽을꺼같다. 이태일때문에 늦게 온 것도 화나고 까스활명수 빠뜨린 나도 화나고 심사가 뒤틀린다.
아프면 병원을 가지. 괜히 나쁘게 말이 나간다. 아프면 집에 가, 아프지 마.
OOO 표정이 한층 굳어졌다. 그리고 날 보더니 고갤 숙이고 괜찮다 말한다. 안 괜찮아 보이는데 전혀, 거짓말 하는 거 보니 집에 안갈껀가보다. 공부 그렇게 궁지에 몰린거 처럼 안하면 안되나.
이태연이 왔는 데 OOO는 없다. 집에도 안 갈 기세더니 왜 안와. 강의실에 와서 자리에 앉아도 전전긍긍이다. 그 덕에 물어뜯는 손톱이 남아나질 않는다.
"씨발"
걱정이 나서 욕짓거리를 뱉었더니 이태일이 흠칫한다. 아까 일때문에 쫄아있다. 알면 좀 빠릿빠릿하게 해.
어떡하지.- 나가볼까 생각 하는 데 문이 열리고 힘없이 OOO가 들어왔다. 입주위가 젖은 걸 보니 토를 한 것 같다. 소화제를 방금 먹었는데 그것도 토한건가 만약 그런거라면 이제 내가 강제로 업어서 집에 데려다 주고 싶을 정도다. 나 니 집도 아니까.... 그리고 그순간
OOO가 날 쳐다봤다.
이태일이 기지배처럼 좋아하는 영화가 있는 데 뱀파이어 나오고 늑대 나오고 하는 거다. 거기서 늑대의 각인이 나온다. 나도 너한테 각인한거 같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고개를 돌릴 수 도 없다. 물에 젖은 입술이며, 동글동글한 눈이며 너의 얼굴은 특별히 이쁜편이 아닌데도 그냥 소용돌이에 빨려들어 가는 거 같다. 힘 없어 보이는 너를 보니 내가 너의 밤길을 지키려하던 게 생각난다. 제일 위험한 건 나일꺼야... 머리칼이며 귀밑머리, 목선 하나하나 안 예뻐보이는 게 없다. 그냥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너만 보인다.
선생님이 들어 오고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근데 들어오자마자 눈치없게 냄새 어쩌고 한다, 너가 안절부절하는 걸 보고 나도 따라 안절부절이다. 선생님 수업이나하세요 말하고 다시 너를 보니 입주위를 손등으로 막고 공부한다. 괜히 저 선생때문에 아픈 데 신경쓰나보다.
그 이후로 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같았다. 정신이 어떻게 됬나. 멘탈붕괸가.. 상고에 김사랑닮았다던 가슴크고 화떡한 여자애가 고백해도 눈에 안찼는데 ooo이 가슴속에 꽉 찼다. 옆모습이며, 날 봤던 그 눈길이며 다친 사슴같은 눈망울이며, 부성앤가? 미쳐죽겠다. 연습장에 끄적이는 가사는 다 짝사랑을 노래하고 공부는 아예 들어오지도 않는다. 시험기간마다 아프댔으니까 진짜 병이나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소화제나 먹는 걸 보면 병원에도 안갔을꺼다. 걔는 공부에 목숨걸었으니까, 그럼 약이라도 챙겨 먹던가.... 시험기간 내내 ooo생각을 하느라 마킹실수에 뭐에 주관식몇번은 아예 밀려썼다. 공부하라고 보내놓은 학원에서 여자애한테 빠졌으니 말 다했지. 확실한건 거슬리는 게 아니고, 걱정도 맞긴 하지만 내가 걔한테 각인 된 거 같다.
조금이라도 그 앨 안아프게 하고싶어서 병원에 가서 약을 탔다. 약국 약은 항생제다 뭐다 안좋을꺼 같아서였다. 내 키에 내 몸무게로 약을 타면 약이 좀 쎄질까봐 형들 공연도 빼먹고 병원까지 김준희를 데리고 가서 최대한 약하게 해주세요. 라고 말해달라고 했다. 김준희한테 모자랑 3만원이나 뜯기고도 기분이 좋았다. 극성이다. 우지호. 일단 약을 엄청 많이 타왔는데 이걸 어떻게 전해주지.. 아! ooo는 특별보충 취소된 걸 모른다. 그래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학원에 갔다. OOO가 언제 올 줄 몰라서 그냥 기다렸다. 엄청 떨린다. 이번엔 부담스럽게 안쳐다봐야지- 제어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계속 OOO생각을 하고있는데 들어왔다. OOO가. 안쳐다보기로 다짐했던 게 무색하게 널 뚫어지도록 쳐다봤다. 일단 너랑 눈이 마주치면 고개 돌리는건 불가능하다. 손이랑 아랫배랑 소름이 돋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변태 인증인가.
우선 지켜보다가 앞으로 가서 작은 어깨를 살짝 건드리고 약을 건넸다.
내 이름
"우지호"
아프지마.
"약"
꼭 먹어. 정말 아프지마. 나도 아파지거든.
혀가 빳빳히 굳어서 병신같이 단어 몇개만 내뱉고 바로 나왔다.
진짜 병신새끼, 거기서. 아 ... 호구같이 이름은 왜말하냐? 이태일이 안재효한테 호구균이 옮았나 했더니 나까지 옮은 게 틀림없다. 안재효 싸다구 후리러 가야겠다.
그 이후론 또 멘붕 멘붕 멘붕의 나날이였다. 그날의 병신같았던 내 행동때문에 학원도 계속 빠졌다. 엄마가 비싼준 주고 학원은 왜 안가냐며 하도 들들 볶아서 다시 나왔다. 오늘.
OOO랑 절대 마주치면 안돼. 모자를 푹 눌러쓰고 빠른 걸음으로 교실에 도착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도 그냥 가만히 있는데 이태일이 옆에 앉았다.
"어..,,약 고마워.."
"됬어 이태연 심부름이 말고 나도 약국.. 헙,"
이태일이 아니라 꿈에 그리던 OOO. 너다.
- 최다댓글이였는데 글 참 죄송해여..시간이 지나야 병신력이 쌓이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
제 싸다구를 후려주세여ㅠㅠㅠ효렌지가아니라 모렌지라능 ㅠㅠ진지진지한글은어렵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