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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스




태일의 눈에서 굵은 물방울들이 뚝뚝 떨어져 지호의 침대를 적셨다.

태일의 얼굴에는 아무표정도 담고있지 않았지만 볼을 타고 내려와 떨어지는 눈물방울에서 충분히 슬픔이 보였다.


"태일씨 왜 울어요?"

준철을 바라보던 지호가 준철은 안중에도 없는듯 당황했다.


"...그냥 조금 슬픈 영상을 봤는데.... 죄송해요 그냥 힘들고 몸이 아프다보니까 울컥해서.."

태일은 소매를 끌어당겨 눈물을 슥 닦았지만 대체 저 많은 양이 어디서 나오는건지 눈물은 그치지 않고 계속 떨어졌다.

"저.. 저 나가있을게요. 얘기 나누세요."


"태일씨 링거는 가지고..!"



망설임없이 손등에 붙어있는 테이프를 떼고 바늘을 쑥 뽑는 태일을 보고 지호가 손을들어 말렸지만 이젠 허무함이 가득한 태일의 표정에 곧 입을 다물었다.

태일은 점점 준철과 지훈에게로 가까워지면서 가슴속에 허무함이 더욱 크게 자리잡는것을 느꼈다.

태일은 문을 지나치면서 정 반대의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둘을 흝었다.


당혹감과 승리감.


그리고 그 표정들에 태일은 더욱 눈물이 쌓이는것 같았다.



태일이 정신을 차렸을때는 이미 새로운 연구원과 인사까지 한 뒤였다.

자신도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제대로 생각도 나지 않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실험이 성공할때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면 해요. 다른 실험체들 한테도.'


준철은 실험체들을 하나하나 관찰하고 싶다는 빌미로 유권, 경, 그리고 태일에게 보다 작은방을 각각 내어주며 태일을 관찰하려했다.

실험이 준비되는 일주일간 상황을 아는 태일을 제외한 모든이들은 괜히 찝찝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딱 일주일째 되는 날 태일은 처음으로 지호의 방이 아닌 다른 연구원의 방에 불려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인사를 나눴던 연구원뿐만 아니라 준철도 태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호석씨... 그리고... 의원님.."


태일이 인사를 하자 새로, 그리고 비밀리에, 자신을 담당하게 된 연구원과 준철이 같이 인사를 하며 웃어주었다, 물론 미소는 서로 다른 목적으로 말이다.


"앉으세요."


호석이 자신의 앞에 있는 동그란 의자를 가리켰다.

태일은 힐끔 준철을 쳐다보고 의자에 가서 앉았다.



"아 그냥 첫 실험이라길래 보러온거예요."

준철이 테이블에 놓인 커피를 들이키며 웃었다.


역시나 웃음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태일은 들은체만체 시선을 호석의 주사기에게로 돌렸다.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되는 두껍고 큰 쇠 주사기였다.



호석은 생각보다 밝고 좋은 사람이었다.

준철과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만나기 전에 많이 긴장을 했지만 생각해보니 지호와 지훈도 사실상 준철과 일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민혁도.


호석은 태일의 목 주변을 알콜로 소독을 하며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은지 연구하는게 힘들었다고 칭얼거리기도 하며 별 쓸데없는 얘기를 했다.


"따끔할수도 있어요."


호석은 태일의 목에 주사 바늘을 꽂아넣었고 태일은 따가움보다는 더한 쓰라림에 미간을 찌푸렸다.

호석이 바늘은 빼자 가라앉는 아픔에 태일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목에 가져가려다 호석에게 손을 찰싹 맞은뒤 머쓱하게 손을 내렸다.


"어..?"


괜찮은줄 알았던 태일이 픽 바닥으로 쓰러졌다.


저번에 주차장에서 느꼈던 고통이었다.

호석의 실험실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왔고 태일은 머리가 깨질것같은 와중에도 눈을 간신히 떠 준철을 올려다보았다.



"왜이러는거예요? 이런건 말씀 안해주셨잖아요!"


호석이 당황한듯 준철에게 말했고 준철은 굳이 다 말해줘야 되냐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호석은 얼마나 당황했으면 준철의앞에서 시발 이라는 욕을 내뱉고 허겁지겁 진통제를 찾기 시작했다.


호석이 약을 찾을동안 준철은 태일을 내려다 보았고 태일은 힘겹게 눈을 뜨며 준철을 노려보았다.

주차장에서 자신을 찌른 놈들이 준철의 남자라는것은 알았지만 그게 이 약일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한마디로 자신은 이미 이 실험에 동의하기도전에 약을 투여받은것이고 자신이 거절을 했다해도 준철은 어떻게든 실험을 시작했을거라는것,


"으윽.."


태일은 급격하게 시야를 가로막는 엄청난 양의 영상들에 머리가 아파왔고 들려오는 소리들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태일은 바로 고통으로 정신을 놓았고 잠에 빠졌다.







태일은 몇주간 꾸준히 약을 투여받았고 점점 약에 면역이 생기자 약을 투여받을때에 고통은 줄었지만 가끔가다 치고 들어오는 영상들은 전보다 더 고통스러워졌다.

태일은 그때문에 감정 기복이 심해졌고 지훈과 유권을 마주치면 괜히 울컥하고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그 때문에 태일은 복도에서 오고가다 지훈과 마주치면 오던길로 돌아가거나 고개를 푹 숙이고 지훈을 무시했다.

지훈도 처음 몇번은 태일이 자신을 못봤겠거니 하고 생각했지만 이 행동이 계속 될수록 태일이 자신을 무시한다는것을 깨닫고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야, 이태일."


결국 지훈은 태일을 불러세웠고 태일은 그런 지훈의 말을 못들은척 다시 오던길로 돌아가려 했지만 지훈에게 목덜미가 붙잡혔다.


"왜 피해?"


지훈의 목소리에서는 답답함이 느껴졌지만 태일은 아무 대답 하지 않았다.


"너 요즘 계속 아프다고 나오지도 않는데 대체 왜그래? 갑자기 나가고싶어진거야? 뭐, 바깥세상이 그리워?"


"...아니야. 진짜 아파서 그래."

따지고보면 태일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한달째 아프다고? 내가 병신이냐 그걸 믿게?"

지훈이 태일의 정수리를 내려다 보며 짜증을냈다.

"그리고 사방 천지가 의산데 한달동안 방에 쳐박혀서 아프다는이유로 나오질 않았다고?"


"마.. 마음의 병이야.."


태일은 말을 내뱉어놓고 후회를 했다.

저 얼마나 바보같은 소린가.


하지만 지훈은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해 태일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도 않고있었다.


"오늘 나와. 위험한 일도 아니고 너 머리라도 좀 식혀라."


"머리를 식히게 해주려면 그냥 날 여기서 영영 내보내주면 될거같은데."


태일도 왜 자신의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왔는지 몰랐다.

아마도 자신이 이렇게 고통스러워 하는것은 지훈의 때문이다 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다.


"...8시에 지호 방으로 와."

지훈은 잠시 말이 없더니 곧 시간만 알려주고선 태일을 지나쳤다.


태일은 지훈이 지나치고 나서 긴장을 풀고 숨을 내뱉었다.




태일이 지호의 방에 들어서자 시끄럽던 방이 조용해졌다.

모두 태일을 말없이 쳐다봤고 유권 혼자 울먹거리다 조용히 태일을 안아주었다.


"형 많이 아팠어?"


유권은 태일의 거짓말을 눈감아주며 아무것도 모르는척을 했다.

하지만 그 말투에는 무언가 더 있었다, 마치 모든걸 알고 있다는 말투.


"응, 미안해."


"자자, 그럼 일단 회의 시작합시다."

그런 둘을 보던 지호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박수를 두번 치며 괜히 큰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오늘은 그냥 물건 하나만 빼 오면 돼. PX-0218 실험 기록."


태일은 천천히 고개를 지호쪽으로 돌렸다.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빼돌리면 어떻게 되는걸까? 모두를 죽일까? 아님 그저 실험을 중단할까?


"찝찝해서 말이야, 그냥 기록을 아예 없애버리는게 좋을것같아."


태일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솔직히 숨어 들어가는건 백퍼 실패할거고 그냥 의원님 만나러왔다고 하고 대놓고 찾아 그냥, 그래야 의심을 덜 받을거야."

지호가 인이어를 하나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절대 걸리면 안돼, 이건 우리가 독단적으로 하는 행동이니까."





지호의 말이 걸렸다.

태일은 손끝이 새하얗게 질릴 정도로 세게 주먹을 쥐었다.


정부의 명령도 아니고 저렇게 위험한 짓을 한다는것 자체가 괜히 자신때문이라고 생각이됐다.

지금까지는 모두가 다 원망스러웠는데 천성때문인지 역시나 자신탓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약의 부작용인지 감정기복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고 태일은 그 순간 준철이 없어졌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때 차가 한번 덜컹거렸다.

태일은 깊은 생각에 빠져있느라 크게 놀랐고 그 순간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형, 아파?"


유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준철이 없어지는건 원하지 않아- 태일은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태일의 동공이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태일은 그런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는듯 눈을 꼬옥 감았다.



좆됐다-

태일의 생각하는대로 미래가 마음대로 바뀌기 시작했다.









오늘 구독료 무료라길래 내일 올리려던걸 오늘 부랴부랴 마무리 짓고 올리네요 ㅋㅋㅋㅋ

요즘 바빠서... ㅠㅠ 진짜 며칠째 글을 안올린거죠 ㄷㄷ


댓글 항상 감사해요 ㅠㅠ

저번화에 9개나 달렸는데 독자수가 두자리가 될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겠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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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스
하 근데 이제 보니까 분량이... 쏘 리틀..... 허허....
9년 전
독자1
헐... 어떻게 되는거에여픂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ㅁ진짜 믿고 보는 타나토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까님 담편도 왕기대할게여퓨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햐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ㅠ♥♥♥♥♥♥♥♥♥♥♥진짜 이거 사랑이에요 태일이 어케ㅜㅜㅠㅠㅠㅠㅠ태일이...ㅠㅜㅜㅜ 걸릴거같은데ㅜㅠㅠ
9년 전
독자3
태일이가생각하는미래가어떻길래ㅠㅠㅜ어휴ㅠㅜ다음편이시급해여!!!
8년 전
독자4
작가님은천사가 아니신가요.... 지호한테 금방들킬것같아서 조마조마하네여 ㅠㅠㅠ
8년 전
독자5
태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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