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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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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택엔] 집 앞에 버려 진 상자 속에 들어있던 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었어. 07 | 인스티즈

집 앞에 버려진 상자 속에 들어있던 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었어.

07

author. cW

















택운이가 출근을 하고 난 후 엔은 시무룩 했던 어깨를 펴고 택운이네 마당을 돌기 시작했음. 

본인이 시간을 떼우기 위해 택운이네 집에서 했던 행동 중 마당 돌기가 제일 시간이 빨리 간다는 걸 터득했기 때문에 

엔은 택운이가 출근을 하고 나면 항상 이렇게 마당을 돌았음. 

택운이가 주방에 있는 물건만 만지도록 허락해서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함부로 만질 수가 없기에 

마당을 어지간히 돌고 들어오면 엔은 항상 주방 식탁 의자에 앉아 가만히 멍을 때리기도 했음. 

그러다 배터리가 좀 많이 닳는 것 같으면 택운이가 정해줬던 방에 들어가 전원을 끄기도 했고, 

정 할게 없고 심심하면 자신을 보호해줬던 상자 '건빵이'와 함께 놀았음. 

말이 노는 거지 그냥 엔이 혼자 말하고 건빵이를 쓰다듬는게 전부였음. 


건빵이에게 하는 말들 중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건 택운이와 엔이 살던 미래 였음. 

엔은 사실 아직도 자기가 왜 타임슬립을 하게 된건지 모르고 있어서 답답한 마음이 아주 조금 아아아주 조금 있는 상태였음. 

그래서 그 약간의 답답함을 건빵이에게 털고 나면 해야 하는 일들 중 하나를 한 것 같아서 가벼운 기분을 느꼈음.





"긍데 건빵아 그거 아니? 여기가 21세기자나. 나능 내가 살던 데가 몇 세기인지 정확히 모릉다.

왜냐면 우리능 몇 세기 로봇이라고 새겨진 게 아니고든. 

대충 21세기 보다는 훠어어어얼씬 더 큰 숫자의 세기인 건 아는데 정확히는 몰라. 

쉿, 이거능 택운씨 한테 비밀이당? 긍데 택운씨가 너 여기에 있는 거 알까? 아마 모르겠지? 

아니다. 그래도 집주인씨인데 모르지는 않겠지?"





엔은 건빵이와 한참 떠들다 충전을 위해 방으로 들어가고, 또 다시 나와 마당을 돌았음. 

그렇게 넓은 것도 좁은 것도 아니지만 시간 보내기엔 정말 마당돌기 만큼 신박한 게 없는 것 같았음.


그렇게 반나절이 지났고, 빨리 걸었다가 느리게 걸었다가 뛰기도 하는 엔은 

갑자기 느껴진 인기척에 하던 행동을 멈추고 대문쪽을 쳐다보았음.





"엥?"





대문이 조용히 열리고,





"택운씨!"





택운이가 안으로 들어왔음.





"오모, 이상하다. 지금은 택운씨가 올 시간이 아닌 거 같은데여?"





원래 집에 오는 시간보다 일찍 집으로 귀가한 택운이는 마당에 서 있는 엔을 쳐다보았음. 

엔은 택운이에게 그새 바짝 다가와서 왜 이리 일찍 왔느냐며 재잘 댐.





"일이 좀 있어서요."


"오모, 그래여? 무슨 일이에여? 혹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인가여?"





택운이는 말 없이 엔을 지나쳐 집안으로 들어갔고, 엔도 택운이를 쫄래쫄래 따라 들어갔음.

안으로 들어온 택운이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주방으로 가서 천장이나 냉장고를 열고 닫으며 핸드폰에 하나 둘 메모를 해 나갔음. 

엔은 택운이가 움직이는대로 이리저리 시선을 옮겼다가 메모를 마친 택운이 

다시 현관으로 와서 신발을 신자 자기도 따라 신고 택운이의 뒤를 따랐음. 

엔은 택운이가 출근을 또 하나보다 해서 배웅차 신발을 신은건데 

택운이는 뒤따라온 엔에게,





"따라와요."





하고 말했음. 

그 말에 엔은 화들짝 놀랐다가 입 근처에서 손을 미세하게 떨어가며 말했음.





"세상에, 저 택운씨 계속 따라가도 되는거에여? 진짜??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인가봐여, 그렇져! 오모오모."


"아, 시끄러워요ㅡㅡ"


"헙, 죄송해여..."





택운이의 회초리 같은 목소리에 엔은 입 근처에 있던 손으로 얼른 입을 막았음.


택운이가 일찍 퇴근해서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마트였음. 

택운이네 집에서 마트까지는 걸어서 5분 이면 됨.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고 마트까지 쭉 직진해서 걷는 택운이 뒤에선 엔. 

엔은 할말이 많은 듯 했지만 시끄럽다는 택운이의 말 때문에 

혹시라도 자기가 말을 하게 될까봐 입을 꾹 막고 택운이를 졸졸 따라다녔음. 


그리고 얼마 후. 

마트에 도착하자 택운이는 안으로 들어가서 카트를 끌어당겼음. 

엔은 들어간 마트가 신기하다는 듯이 시선을 이리저리로 옮기다가 택운이가 조금 멀어지자 후다닥 뛰어서 택운이의 옆에 딱 달라 붙었음. 





"으으..."





엔에게 눈길을 한 번도 안 주고 진열대에 있는 물건을 보기에 바쁜 택운이는 뒤에서 나는 소리에 그제야 엔을 쳐다봤음.

뒤를 돌아보자 엔이 여태 입을 막고 곤란하다는 얼굴로 택운이 눈치를 보고 있었음.





"입은 왜 틀어 막고 있어요?"





엔이 낑낑 거리면서 발을 동동 굴렀음. 

택운이 질문에 대답을 해도 되는지 하면 안되는 건지 고민하던 엔은 아주 작은 볼륨으로 말했음.





"택운씨..."


"왜요."


"말을 안 하니까 너무 답답한데여..."


"네?"


"시끄럽게 안 할테니까 말 좀 하게 해주세여...제발여...으헝ㅠㅠㅠㅠ"


"입 막고 있어서 지금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안 들리는데요;"





엔은 조심조심 입에서 손을 떼고 볼륨을 쪼오끔만 높인 채 다시 말했음.





"시끄럽게 안 할테니까 이제부터 말을 좀 하게 해주시면 안될까여."


"아, 말 하세요."


"오모, 이제 말 해도 되여?"


"네."


"오와왕, 이건 뭐예여? 이거능여?"





신난 엔은 여기저기를 가르키며 물어보았음. 

미래에서 왔다는 로봇이 과거에서 온 사람 처럼 모르는게 너무 많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택운이의 뇌릿속을 정말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갔지만, 

택운이는 개의치 않고 시큰둥히 엔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며 마트를 돌아다녔음.


카트 안에는 택운이가 손수 고른 물건들이 실렸고 엔은 여전히 신나서 눈에 띄는 신기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았음. 

그러다 엔은 택운이의 태평양 같은 어깨를 톡톡 치고서 말했음.





"긍데여 택운씨, 택운씨는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시나여?"


"저요?"


"넹. 여기 택운씨 말고 다른 택운씨가 있나여?"


"...딱히 가리는 것도 없고..."


"정말 좋아하는 음식 말이에여!"


"없어요. 다 좋아해서."


"아, 그럼...음..."





턱에 손가락 하나를 대고 톡톡톡톡 치던 엔은 말도 없이 카트 밀고 앞으로 가버린 택운이를 얼른 쫓아갔음.





[VIXX/택엔] 집 앞에 버려 진 상자 속에 들어있던 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었어. 07 | 인스티즈

"그러면 그러면여. 오늘 저녁엔 뭘 만들까여?"





뜬금없는 엔의 질문에 택운이가 엔을 쳐다보자, 엔은 말만 하라는 듯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음. 

택운이는 손으로 뒷목을 조금 긁으면서 뭘 먹을지 생각해보았음. 

하지만 메뉴가 금방 떠오르지 않아서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기만 하다가 눈 앞에 있는 햄 코너를 보고 생각나는 음식을 말했음.





"부대찌개요."


"넹?"


"할 줄 알아요?"


"부대찌개는 뭘로 만드나여?"


"아."





택운이는 또 생각에 빠졌음. 

집안일에 젬병인 택운이가 할 줄 아는 요리도 몇 없는데 하물며 먹어보기만 했던 부대찌개를 만들 수 있을리는 만무했음;;;; 

그래서 괜히 엔에게 투덜거림.





"요리는 잘 한다면서 뭘로 만드는지도 몰라요ㅡㅡ?"


"부대찌개라는 찌개는 영 처음 듣는 말이라서여."


"......"


"그래서 뭘로 만드나여? 택운씨가 정해 준 메뉴니까 알려주시면 잘 만들어볼게여!"





너한테 뭘로 만드는지 알려 줄 정도였으면 그냥 내가 만들어 먹었지.


택운이는 고개를 잠깐 갸우뚱 하다가 속에 들어가는 내용물들을 하나하나 생각해냈음.





"그냥 여기 있는 햄 몇 가지랑...떡이랑 라면사리? 야채 몇 개랑...또..."


"그래여? 그럼 우리 여기 있는 햄을 사여! 떡도 사고! 라면을 사리! 야채도 사리!"





[VIXX/택엔] 집 앞에 버려 진 상자 속에 들어있던 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었어. 07 | 인스티즈

뭔 개똥 같은 드립이야.


엔은 앞에 보이는 햄 몇 개를 카트에 담았음.

그리고 택운이 말대로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다른 재료들을 사기 위해 마트를 조금 더 돌아다녔음. 

그러던 도중. 

엔은 제 옆에 지나가던 카트와 눈이 뙇 마주침. 

아니, 정확히 카트 아에 앉아 있던 2살 남짓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음. 

엔은 호들갑을 떨며 손바닥으로 택운이를 마구 두들겼음. 

말이 두들긴거지 갑자기 등짝에 떨어지는 매운 손맛에 택운이가 놀라서 엔 쪽을 홱 쳐다봤더니, 

엔이 카트에 앉은 아이를 가리켰음.





"와...택운씨 저거 봐여. 저거는 애기를 태울 수 있게 만든 바구니인가 봐여...!"


"네?"


"우리 바구니도 저런 바구니 였으면 좋았을텐뎅..."


"...얘도 되는데요."


"허맛, 정말여?!"





[VIXX/택엔] 집 앞에 버려 진 상자 속에 들어있던 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었어. 07 | 인스티즈

겨우 저런걸로 내 등짝을...☆


택운이는 카트 안의 내용물을 조금 앞쪽으로 치우고 카트 알부분에 있는 접이식 의자를 툭 쳐서 펼쳤음. 

엔은 그걸 보더니 신기하다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말했음.





[VIXX/택엔] 집 앞에 버려 진 상자 속에 들어있던 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었어. 07 | 인스티즈

"옼ㅋㅋ저도 여기 타도 되나옇ㅎㅎ?ㅎㅎㅎ"


"아뇨."


"에...왜져...?"


"당신이 이거 타면 이거 부셔져요."


"헐...이런. 보기 와는 다르게 정말 허약해 빠진 바구니였군여? 쯧쯧."





엔은 도리질을 치면서 혀를 찼음. 

택운이는 그냥 엔을 차버리고 싶었음.






@






그렇게 마트에서 실컷 장을 보고 계산한 다음 양 손 가득 봉지를 들고 가는 택운이. 

그런 택운이를 묵묵히 보기만 하던 엔은 안절부절 거리다가 결심을 했는지 택운이의 너른 등판을 노크 하 듯 두드렸음. 

택운이가 가다 말고 엔을 쳐다보자 엔은 택운이가 잡고 있는 봉지를 조심스레 가져갔음. 

택운이는 엔이 가져가는대로 손을 내주었음.





"무거우셨져?"


"네."





거짓말을 못하는 너란 남자...





"진작에 저보고 들라고 하지 그러셨어여."





엔은 택운이의 짐을 자신이 들었다는게 뿌듯한 모양인지 기분이 좋아져서 택운이와 함께 집으로 향했음.


집으로 돌아 온 엔이 신발을 벗고 후다닥 주방으로 가서 식탁 위에 마트 봉지를 올려놓고 뒤이어 들어오는 택운이에게 물었음.





"택운씨, 그런데여!"


"네."


"이것들은 전부 주방에서 쓰는 것들이 맞나여?"


"아마도."


"그럼 제가 만져도 되나여?"


"마음대로 하세요."





택운이는 쇼파에 앉아서 잠시 몸을 뉘였음. 

엔은 봉지에 있던 것들을 차례대로 꺼내놓고 하나하나 정리를 하기 시작했음. 

마트에서보다 훨씬 더 신난 듯. 저녁에 먹기로 했던 부대찌개 재료들은 한쪽에 치워두고 

몇 개 정리를 하다가 어디에 넣어야 될 지 모르겠는 것들은 택운이에게 물었음. 

택운이는 그런 엔을 조금 도와줄까 하다가 너무 신난 채로 주방에 있는 엔을 보고 그냥 포기 했음. 

도와주기는 무슨. 귀찮아 죽겠음. 

그래서 도와주는 것 대신 쇼파에서 몸을 일으키고 주방 근처에 서서 엔이 하는 걸 쳐다봐주었음. 

엔은 택운이랑 눈이 마주칠 때 마다 활짝활짝 웃어댔음. 

택운이는 내내 무표정이였지만, 엔은 몇 번이고 택운이와 눈이 마주치면 계속 웃었음.


대충 정리가 끝났는지 집에 있는 줄도 몰랐던 앞치마를 어디서 꺼내 온 엔이 앞치마를 두르며 말했음.





"쪼끔만 기다려여. 제가 택운씨가 말했던...부...부인찌개...?"


"...; 부대찌개요."


"아, 네! 그거 만들어 줄게여!"





엔의 자신감이 못미더웠던 택운이는 정말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음. 


마트에서 뭘로 만드냐고 물어봤던 당신이 그렇게 자신감에 차있으니까 너무 불안해, 


하는 맘으로.





"아휴, 그럼여."





택운이는 제법 능숙하게 주방에서 일하는 엔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음. 


이제 보니까 뭐...좀 괜찮은 로봇 같기도 함. 

여러가지로 편하기도 하고 처음에 들었던 적대감과 짜증들도 많이 사그라들긴 했음. 

생각했던 것 보다 잘 따라주고 일도 잘하는 엔 때문에 집에 들여놓고 살게 했을 때 들었던 불안함과 걱정도 금새 잊혀졌음.

귀찮은 집안 일들에 손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 편안함들이 택운이에게 이 상황들을 금방 적응 시켜 주었음.

그렇지만 그 이상은 없었음. 계속 되는 찡얼거림들까지는 적응이 안되서 조금 힘들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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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늘도 재밌네욬ㅋㅋㅋㅋㅋㅋ부인찌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학연이가 만든 부대찌개는 맛이 있을까요?...
9년 전
비회원161.101
ㅋㅋㅋㅋ진짜 재밌어욬ㅋㅋ오늘돜ㅋㅋ결국 학연이는 먹을수 있는 부대찌개를 만드려나요?ㅋㅋ
9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대찌개 뭔지도 모르는데 맛있게 만들어질까요? ㅇㅅㅇ... 이글보니까 저도 부대찌개 먹고시퍼여..흡..
9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귀여워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엉 잘보고 가여
9년 전
독자4
역시 오랜만에 봐도 꿀잼이군여... 정주행만 몇번 했는지 모르겠슴다 자까님 보고싶어요 9ㅅ9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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