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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하숙생 구합니다 05 | 인스티즈





하숙생 구합니다 05




내가 스스로 김태형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난 뒤에 달라진 점을 꼽자면 평소보다 훨씬 더 김태형을 의식하게 됐다는 것 정도다. 예를 들자면 저번에 김태형이 내 체육복 바지 단을 접어 올려준 이후에 다시 한 번 더 바짓단을 접어 준 적이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주말이었다. 외출 준비를 하는데 구매한 뒤 처음으로 입은 바지가 애매하게 길었다. 거울을 쓱 보고 대충 한 번 접어 올리곤 이만하면 됐겠지 싶어 머리를 정리하고 문을 열고 나왔는데 무슨 타이밍인지 마침 하품을 하고 흡사 까치가 다녀간 듯한 머리카락을 꾹꾹 누르며 방 문을 열고 나오는 김태형과 마주쳤다. 와... 저렇게 띵띵 붓고 매너하고는 개를 줬는지 고양이를 줬는지 눈이 마주쳐도 입을 막는 모습은 고사하고 고개도 돌리지 않는 김태형이 왜 이렇게 사랑스럽게 보이는 걸까. 진심으로 사람은 사랑에 빠지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는 말의 뜻을 알 것만 같았다.




"어디 가나?"

"친구 만나러."

"그러고?"

"왜?"

"하여튼 가시나... 말 더럽게 안 듣제. 바지 질질 끌고 다니지 말라고 저번에도 안 캤나."




김태형은 바지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내가 다시 되묻자 진짜 모르겠냐는 듯 한숨을 쉬고 내 앞으로 걸어와 쪼그려 앉는다. 그리고 곧이어 내가 접어 놓은 바짓단을 다시 풀어 그에 반을 접고 또 반을 접어 올려 마감된 부분이 보이지 않게 만든다. 훨씬 깔끔하고 보기가 좋았다. 자식, 예쁘네. 뭐 김태형이 예뻐 보여서 무념무상하게 있기도 잠시. 갑자기 김태형이 내 앞에서 이러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됐고, 나도 모르게 악 소리를 지르며 그대로 김태형의 다리를 걷어 차버렸다.




"아, 아프다, 가시나야! 왜!"




나 때문에 엉덩방아를 찧고 놀란 토끼 눈을 하며 나를 보는 김태형에 내가 더 놀랐다. 반사적으로 나간 행동이라 굉장히 당황스럽고 미안했다. 김태형을 꽤나 충격이 컸는지 어안이 벙벙하게 있다가 허리를 몇 번 두드린다.




"미안. 진짜, 진짜 미안."

"다짜고짜 사람을 그래 차는 여자가 어디 있는데!"

"아니, 그게. 네가 갑자기...!"

"내가 갑자기 뭐?"

"아니... 미안하다고."

"됐다, 가시나야."




김태형이 엉덩이를 훌훌 털고 일어나 미안해하는 나 때문인지 부러 장난스럽게 웃어 보이며 머리를 슥슥 쓰다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 정말. 이러니 설렐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김태형 때문에 한참을 멍하니 있다 김태형이 밑에서 늦은 거 아니냐며 뭐 하냐고 큰 소리로 외쳐준 덕분에 부랴부랴 나머지 한 단을 정리하고 약속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뭐 그런 에피소드.





시선 하나하나, 그냥 스치는 살결 하나하나에도 너무 신경 쓰이고 가슴 떨려서 밤을 새는 일도 허다한데 김태형 이 자식은 여전히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인다. 여자애들이 번호를 따가면 따가는 대로, 연락이 오면 또 오는 대로 받아주고, 학교에서는 고백도 더러 받고 박지민 이야기를 들어 보아하니 학원에도 인기가 상당히 많은 모양이었다. 하긴, 그 얼굴에 그 목소리에 그 성격이 어디가서 꿀릴만한 요소는 아니지.




"솔직히 인정. 금마 그거 쪼매 생기긴 했다."

"쪼매는 무슨. 김태형 정도면 완전 생긴거지."

"니 지금 내 앞에서 그 머스마 편 드는 기가?"

"아니, 설마. 지민이가 짱이지. 짱짱, 우리 지민이."




박지민은 여전히 김태형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그건 김태형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른 애들한테는 바보 같을 정도로 깊이 생각도 안 하고 재지도 않는 두 녀석들이 유독 서로한테만 이렇게 으르렁거리는 건 그냥 서로 닮아서가 아닐까.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것도 지극히. 아마 이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냈다가는 난 이미 두 남자의 눈총을 받고 말겠지.




"근데."

"응?"

"가만 보니까 김태형 가는 좋아하는 사람 있는 것 같더라고."

"...좋아하는 사람?"

"엉."




박지민이 바나나 우유를 쪽쪽 빨아들이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이게 웬 청천벽력 같은 소리람. 대놓고 꼬치꼬치 캐묻지도 못 하겠고 도대체 박지민은 어떤 것들을 토대로 지금 날 이렇게 말 한마디에 혼란스럽게 하는 것일까. 마시던 중인 바나나 우유에 꽂힌 빨대 끝을 잘근잘근 씹으며 같이 사는 나도 모르는 김태형의 좋아하는 여자에 대해 무수한 상상을 펼쳤다. 유일하게 김태형을 안 보는 건 학원이데... 그러면 학원이랑 관련된 건가. 그래서 박지민이 알고 있는 거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던 와중에 박지민이 아프지 않게내 볼을 꼬집어 온다.




"왜, 왜."

"뭐가 그래 심각하노. 오빠야 쪼매만 있으면 노래 하나 다 연습될 것 같은데."

"응."

"니 나중에 들어 볼래?"




김태형은 고사하고 박지민도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에 속했다. 하지만 지금 그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미안하다, 지민아. 김태형한테 당장 너 좋아하는 사람 있느냐고 확인이라도 받지 않는 이상 아마 오늘을 비롯한 나의 매일이 퍽 불유쾌하게 돌아갈 것 같았다. 박지민에게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주머니에 들어있던 초콜릿을 하나 꺼내어 주고 급하게 김태형네 반으로 갔다. 그런데 이 자식은 어딜 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매번 김태형에게 관심을 보이던 여자애들도 여럿 있었기에 내 존재를 크게 알리면서까지 김태형의 행방을 물어 보고 싶지 않았다. 손톱을 잘근거리며 얘가 어디 있을까, 생각을 하면서 중앙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교무실 앞 2층 복도에서 보이는 초콜릿색 뒤통수.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체육복을 빌렸던 그 날 김태형의 허리춤을 잡고 있었던, 아마도 반창고의 주인공인, 나를 째려보고 있었던 여자애. 아, 허탈해. 김태형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지만 왠지 괜히 막 미워진다. 그냥 그대로 보고 있기도 잠깐.




"야, 탄소. 니 뭐 하는데. 갑자기 그래 가가 놀랐다이가."

"어, 지민아."

"거는 뭘 그래 보노? 사람 처음 보나?"

"야, 야. 왜 갑자기 시비야."

"이야, 진짜 사람 처음 보나? 신경 끄시고 느그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해라."




갑자기 내 어깨에 팔을 턱하니 걸치며 등장해 누가 봐도 나는 너를 싫어한다는 아우라를 팍팍 풍기는 박지민에 김태형의 표정이 다소 살벌해졌다. 아, 이러다 이 새끼들 치고 받고 난리 나겠네. 아직 응어리진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지만 일단 당장 박지민과 김태형을 떼어 놓 는게 급선무처럼 보였기에 주머니를 뒤적 거려 다시 초콜릿 하는 꺼냈다. 그리고 바로 껍질을 까 박지민의 입에 밀어 넣었다.




"먹어. 그리고 가자. 왜 교무실 앞에서 시끄럽게 난리냐."

"어, 어. 이거 아까 그거제? 되게 달다."




박지민이 입에 든 초콜릿을 우물거리며 김태형이 있는 쪽을 흘긋 흘겨보고 나와 함께 계단을 오른다. 3층에 도착해 박지민에게 왜 그랬냐고 바로 핀잔을 주려던 찰나였다. 언제 올라온 건지 김태형이 고개를 삐딱하게 돌리고 박지민을 쳐다본다. 그리고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붓는 김태형의 행동은 곧바로 이어졌다. 바고 자신의 주먹을 박지민의 볼에 꽂아 넣는 일. 정말이지 딱 정확한 표현이다, 꽂아 넣다. 이게 무슨 황당무계한 상황인 건지 도무지 사태 파악을 할 수가 없었다. 얼떨결에 얼굴을 맞은 박지민은 입안이 터졌는지 입술에 피가 배어 나왔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김태형을 주시하다 이내 똑같이 주먹을 날린다. 이 새끼들 이거 미친 거 아니야?




"야! 새끼들아, 너네 돌았냐!"




기어코 엉겨 붙어 주먹다짐을 해대던 탓에 상황은 난장판이 되기 시작했다. 아무리 뜯어말리려고 해도 정말 반쯤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날뛰어 대는 녀석들을 떼어 놓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당연히 선생님께서 개입하시고서도 꽤나 시간이 흐른 뒤에 상황이 마무리됐고, 두 녀석은 앞뒤 재 볼 것 없이 곧장 교무실로 직행했다. 김태형과 박지민이 교무실에 간지도 어느덧 한 교시째가 다 돼 간다. 마침 우리 반은 담임선생님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이번 일 때문에 수업에 들어오시지 않으셨고, 덕분에 반은 그야말로 어수선함 그 자체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아마 반 애들이 수군덕거리는 이야기의 과반수가 바로 전 쉬는 시간에 있었던 김태형과 박지민에 대한 것일 거라고 감히 예상한다. 하기야, 평화로운 점심시간 끝자락에 벌어진 일이었으니까.




"..."




그때 문 여는 소리가 들리고 얼굴에 상처를 그대로 달고 있는 박지민이 터벅터벅 걸어 들어온다. 나를 향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웃으며 자리에 앉는 박지민은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태연할 수가 있는 거지. 김태형 꼴도 이것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겠지. 아까 보니까 둘 다 남자라 그런가 주먹이 굉장히 다부지던데, 쓸데없이. 한숨이 절로 나왔고 반 애들은 박지민을 흘긋거리기 바빴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쳤고 나는 당장 박지민을 끌고 보건실로 데려갔다.




"아, 아! 아프다!"

"입 다물어, 새끼야."

"그 자식이 먼저 쳤다."

"봐서 알거든."

"근데 왜, 아. 따가브라!"

"왜긴. 먼저 쳤다고 앞뒤 안 가리고 달려는 놈이 어디 있냐."

"그러면 그냥 가만히 맞고만 있을까?"

"그래서 지금 잘했다, 이거지 아주."




내가 쏘아붙이자 박지민은 입을 꾹 다물고 얌전히 상처 치료를 받는다. 상처를 치료하며 들어보니 둘의 대한 처분은 3일 교내 봉사, 반성문 하루에 10장씩 앞 뒷면 꽉꽉 채워 3일간 도합 30장 제출인 듯했다. 박지민과 김태형 선에서 해결됐는지 부모님 호출은 없었다. 하긴, 평소에 행실이 나쁜 녀석들은 아니니까. 반성문을 어느 세월에 다 쓰냐고 울상을 짓던 박지민은 보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김태형에 표정을 싹 굳히며 정색을 한다. 김태형 또한 벌레 씹은 표정을 내비치며 바로 뒤를 돌아 보건실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근데 김태형은 왜 갑자기 널 친 거래?"

"모르겠다. 알고 싶은 마음도 없고."

"아이고. 그러세요. 일어나, 가게."




내가 지금껏 봐온 김태형은 정말 가끔 욱하는 부분은 있었지만 천성이 평화주의자인 것 같았는데 도대체 갑자기 왜 그런 행동을 보인 걸까. 남은 수업을 모조리 김태형 생각에 할애했다. 하교 시간엔 늘 그러던 대로 김태형과 함께 가려 했지만 김태형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 봐도 신호음 끝에 들리는 건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여자의 음성뿐이다. 어디냐고 문자도 넣어 봤지만 전화도 안 받는 녀석이 문자에 답장을 해 줄리가 없었다.





학원 수업이 끝난 후, 가방을 둘러메고 나와 혹시 김태형이 올까 김태형이 다니는 학원 쪽으로 걸어가 봐도 스쳐 지나가는 건 악보를 쥐고 있는 몇몇의 아이들뿐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먼저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어폰을 꽂고 가만히 창가에 기대어 눈을 감아봐도 머릿속을 채우는 건 김태형 생각뿐. 그 자식 그거, 상처 치료는 제대로 했으려나...




"다녀 왔습니다."

"어, 딸램. 태형이는"

"나도 잘 모르겠어."

"이번 주 주말에 태형이 어머니 오신다니까 나중에 좀 전해줘."

"...어?"

"얘가 정신을 어디 놓고 다니는 거야."

"엄마, 뭐라고?"




인사를 하고 여느 때와 같이 계단을 올라가려던 차에 엄마 말을 듣고 순간 발을 헛디딜 뻔했다. 엄마는 가벼운 핀잔을 주며 다시 한 번 김태형네 어머니께서 주말에 오신다는 통보 아닌 통보를 하셨고, 나는 왠지 모를 긴장감을 안게 되었다. 시간은 어느덧 열두시가 넘었다. 평소처럼 일기를 다 썼는데 갈증이 느껴져 아래층으로 내려와 잔에 물을 따랐다. 그때 마침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예전 같았으면 아빠겠거니 했겠지만 지금은 아빠도 부산에 가고 없다. 누굴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신중하게 거실 불을 켜 보니 김태형이 얼굴에 상처를 한가득 달고 거기 서 있다.






하숙생 구합니다




"...아, 왔어?"

"어."




단답이다. 평소 김태형 답지 않은 착 가라앉은 목소리에 박지민과 있었던 일 때문인가 나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아까부터 흐렸던 날씨였는데 기어코 비가 오기 시작했는지 김태형의 초콜릿색 머리카락이 살짝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이 상황이 왜 이렇게 불편한 건지 입술을 잘근거리며 잔을 쥐고 서 있는데 김태형이 신발을 벗고도 한참을 가만히 서 있더니 내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온다.




"왜, 왜?"

"비 맞았다."

"어... 그런 것 같네."

"아직 얼굴은 손도 못 댔고."

"..."

"입술도 다 터졌다, 내. 엄청 따가븐 거 니 아나."

"..."

"박지민 그 새끼는 쬐깐한 게 주먹은 겁나 세대."

"그건 너도,"

"와, 진짜 너무하다. 한 마디도 안 하다가 박지민 이야기하니까 대답하네."

"아니, 그게 아니라."

"박지민은 치료도 직접 해 주드만. 김태형 인생 진짜 서러워서 살겠나."




김태형은 말뿐만 아니라 정말 서럽다는 표정으로 인상을 가득 찡그렸고, 뭔가 답답한 게 있는 건지 말을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고를 수차례. 결국 말을 꾹꾹 눌러 삼킨 건지 고개를 떨구고 한참을 그렇게 서 있는다.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걸까. 김태형은 나에게, 어떤 말을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답답하다는 듯 고개까지 떨구고 서 있는 걸까. 같이 서 있다 문득 생각난 김태형의 상처에 우선 치료부터 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김태형을 소파에 앉히고 구급상자를 찾아 과산화수소수를 묻힌 거즈로 피딱지 앉은 얼굴을 살살 닦아냈다.




"아야야..."

"참아."




김태형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데 문득 스쳐 지나가는 아까 교무실 앞의 관경. 입술을 깨물며 김태형의 입 주변을 연고가 묻은 손으로 꾹 눌러버렸더니 인상을 찡그리고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향해 원망의 눈빛을 보낸다. 지금 그런 눈을 할 사람이 누군데. 내가 아까만 생각하면 혼자 괘씸해서 정말...




"야."

"와."

"너 아까 교무실 앞에서 말인데."

"교무실? 아... 어. 거서 왜?"

"그... 아니, 그러니까."




이걸 뭐라고 물어봐야 되는 거지. 듣기 좋은 답이 나올 리가 없는 질문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나를 김태형은 그저 말없이 바라본다. 내가 무슨 말을 할까 기다리고 있는 거겠지. 순간 큰 개가 오버랩 됐다. 귀여워. 그래, 내가 혼자 질투한 거니까 괜히 말 꺼내서 애 당황하게 만들지 말고 가만히 입 다물고 있어야겠다. 정대 그냥 바라보는 눈빛에서 자상함을 느껴서는 아니다, 절대.




"아니야."

"뭐고, 싱겁게."

"그냥. 교무실은 왜 갔던 거야?"

"그거. 축제 그거 때문에."

"축제?"

"어. 반장 부반장은 기본에 내는 어쩌다가 옵션. 우리 반 축제 총괄 담당."

"이르게 정했네. 하긴. 기말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열심히 김태형의 얼굴에 찍어 바르던 연고를 다 발라내고 밴드를 붙여주고 나니 그래도 피 딱지가 앉아있던 아까보다는 한결 나은 모습에 속으로 몰래 안도했다. 김태형이 밴드를 붙인 곳을 만지작거리다 순간 살짝 웃는다. 왜 그런가 의아했지만 왜 그러냐고 물어보기도 피곤해서 구급상자를 정리하는데 김태형이 분주하게 움직이던 내 손목을 잡고 제 쪽을 보게 만든다. 이건 이 야밤에 사람 심장 떨어지게 갑자기 왜 이래.




"반창고. 맨날 니가 붙여 주는 것 같다."

"어... 그러게."

"안 물어보나?"

"뭘?"

"아까 왜 그런 건지."

"글쎄, 왜 그랬을까."




내 대답을 들은 김태형은 아리송한 표정을 짓더니 벌떡 일어나 나 대신 구급 자를 제 자리에 돌려놓고 나를 향해 뒤돈다. 그리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심호흡은 몇 번 하더니 아까는,이라는 말로 운을 뗀다. 말을 좀 해주나 싶었는데 혼자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젓고 역시 아닌 것 같다며 잘 자라는 인사를 남기고 위층으로 올라가 버린다. 저 녀석이 대뜸 왜 저러나 싶기도 잠시, 순간 몰려오는 졸음에 그만 신경 끄자는 마음으로 나 또한 방에 들어와 잠을 청했던 것 같다. 





그날 꿈에는 김태형이 나왔는데, 아주 달콤한 꿈이었다. 축제 이야기 때문에 그런가 축제에 관련된 꿈. 우리 학교는 축제를 할 때면 늘 학교 운동장에서 마지막 날 뒤풀이 식으로 어둑어둑해지는 밤에 캠프파이어를 했다. 연인이 여럿 탄생하기도 했었고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애들도 다수 있었다. 꿈 내용은 이랬다. 캠프파이어 도중 김태형과 내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무슨 내용인지 모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김태형은 울고 있었다. 김태형이 울고 있었지만 꿈이 달콤했던 이유는 내가 그런 김태형을 끌어안았고, 김태형은 내게 기대 안겨 있다 끝에는 눈물을 닦아내고 씩씩하게 웃으며 내 이마와 콧잔등을 따라 뽀뽀를 했다. 그래 뭐, 여기 까지는 그냥 그렇다 치자. 하지만 진짜 달콤했던 이유는 머뭇거리며 맞닿은 두 입술의 촉감이 이게 마치 현실인 듯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사과문 +)암호닉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쓰차 먹었었습니다;_; 

그래서 열심히 분량 똔똔하게 써 왔는데 옮겨 쓰느라 또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는 사실 분량도 그리 많지가 않네여, 네...


(멍석을 깐다) (꿇는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으어어으유ㅠㅠㅠㅠ!!!!!


기다려 주신 독자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가 많이 싸라해여! 하트!




아, 그리고 저번 화에 암호닉을 신쳥해 주신 독자님이 계셨는데 (감동) 

암호닉이라니, 제 주제에. 그래서 혹시 암호닉을 신청해 주실 독자님은 그냥 댓글 다실 때 [암호닉] 신청하신다고 대충 써 주시면 됩니다!

저번에 해 주셨던 독자님도 혹시 하실거면 새로이 부탁드리겠습니다. 번거롭게 해 즈려서 죄송해요 :(


오래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고 얼른 돌아오겠습니다, 약속!



봄이 다 가는 듯한 더위가 느껴지는데 밤으로는 쌀쌀하니까 얇은 겉옷 챙겨 다니세요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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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소녀]로 암호닉 신청할게요!!태형이ㅠㅠ츤츤 아쥬 좋습니다ㅜㅠㅠ
9년 전
꿀치즈
소녀님ㅠㅠㅠ 소녀소녀하신 제 소녀니뮤ㅠㅠㅠㅠㅠ 저도 소녀님이 좋습니다ㅠㅠㅠ
9년 전
독자2
헐!! 완전 오랜만이에요 작가님!!!!! ㅠㅠㅠㅠㅠㅠ보고싶었져요ㅠㅠㅠㅠ찡찡 태형이랑 지민이랑 대체 왜그러는거죠..궁금궁금
9년 전
꿀치즈
;ㅛ; 기다려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ㅠㅠ 저 나이때 남자애들이 치고받는 이유는 뭐 분명 쓰잘데기 없을 거예요^^...
9년 전
독자3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기다렸어요.... 26일만에 하숙생으로 찾아오시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니뮤ㅠㅠㅠㅠㅠㅠㅠ하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꿀치즈
26일... (마른 세수) 제가 진짜 면목이 없습니다ㅠㅅㅠ 오래 기다려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또 같이 달려 주세요♡
9년 전
독자4
[치느]로 암호닉 신청할께요! 작가님...진짜 작가님 글 기다리는라 목빠지는줄 알았어요ㅠㅠㅠㅠ역시나 오랜만에 읽는글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는 글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글 빨리 들고 와주세요!
9년 전
꿀치즈
이 야밤에 제 앞에서 치느를 언급하시다니... 볼 때마다 배고파질 게 뻔해서 거절하고 싶지만 치느님은 사랑이니 받아들이겠어요. (새침) 은 제가 지금 새침할 주제가 아니죠ㅠㅠ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찍 돌아올게요♡♡
9년 전
독자5
흐음...마지막문장 진짜 현실에서 뽀뽀한거에여?????
9년 전
꿀치즈
꿈입니다. 저스트 드림. 필력이 딸려서 미안해요ㅠㅠㅠ 다음에는 더 이해하기 쉽도록 써오겠습니다!
9년 전
비회원154.74
[슙디]로 할게여! 아 진짜ㅠㅠ 태형이가 여주 좋아했으면 좋겠다ㅠㅠ 아 진짜 작가님 이건 비밀인데여(사랑해여) 진짜 완전 좋아여ㅠㅠ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당!
9년 전
꿀치즈
슙디님ㅠㅠ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이건 진짜 1급 특급 방탄급 비밀인데여... (싸랑한데이)(씰룩씰룩)
9년 전
독자6
짱 보고싶었어요ㅠㅠ 쓰차이셨다니 ㅠㅠㅠㅠㅠㅠㅠ지금 풀려서 다행이네욥 ㅠㅠ 사랑합이다♡♡
9년 전
꿀치즈
^^... 여러 사건으로 한바탕 난리를 쳤더니 어찌어찌ㅠㅠ 안 기다리시게 일찍 일찍 돌아오겠습니다ㅠㅠㅠ 싸라합니당♡
9년 전
독자7
우어ㅠㅠㅠㅠㅠ완전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별별]로 암호닉 신청할게여다음편도 기대하고있겠습니다!ㅎㅎ
9년 전
꿀치즈
별별님ㅠㅠㅠㅠㅠㅠ ...☆⭐ 오래 기다려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ㅠㅠ 얼른 데려 오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9년 전
독자8
(다이)로 암호닉 신창할게요 근데 둘은 왜 싸운걸까요
9년 전
꿀치즈
네네, 다이님! 별 시덥젆은 이유로 싸웠을 거예여...^^~ ㅋㅋㅋ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또 봬요!
9년 전
비회원144.194
[여지] 로 암호닉 신청 할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강그ㅓㅇ ㅡ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사정상 비회원으로 읽어야 한단느 게 아쉽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둘 다 저 좋아해서 그런 거 ㅎㅎㅎㅎㅎㅎㅎㅎ 아닐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글 잘 보고 가요!
9년 전
꿀치즈
여지님ㅠㅠ 비회원이든 어찌됐든 글 읽어 주셔서 감사라고 두녀석 다 좋아해서 그런 겋ㅎㅎㅎㅎㅎ 맞을거에옇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9
[꽃밭]으로암호닉!!!신청이요
으어어ㅓ태형이뭔가고백할꺼같았는데ㅠㅠㅠㅠ여주도은근히눈치없네요짐니도여주좋아하는건가???둘이왜그렇게싸웠을까요퓨ㅠㅠㅠㅠㅠ
그리고작가님오랜만이에요!!: )

9년 전
꿀치즈
암호닉이 매우 화사한데요b 꽃밭님!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 근 한달 기다려주셔서 넘 감사드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연애에 눈치가 꽝이죠. 하하. 그래서 제가 애인이... 업ㅅ...
9년 전
독자10
오늘 정주행 완료!!!! [윤아얌] 으로 신청할게요ㅠㅠㅠ 태형앓이 심각해지고 있어오ㅠㅠㅠㅠㅠ
9년 전
꿀치즈
정주행! ㅠㅠ 감사합니다! 윤아얌님의 태형앓이는 옳습미다b 중증이어도 괜찮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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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꿀치즈
짱짱님! 마치 엄지 두개를 세워 드려야 될 것 같은ㅋㅋㅋbbbb
9년 전
독자12
헐 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 뭐야 ㅠㅠㅠㅠㅠ ㅠㅠ 그나저나 태형이는 지민이 왜 때린 거지 ..
9년 전
꿀치즈
마지막은 그냥 꿈입니다. 저스트 드림. 이유없는 주먹질은 아니겠져...?
9년 전
독자13
오모오모 이게뭐야 김태 너어~ 뽀ㅃ ㅎㅎㅎㅎㅎㅎㅎㅎ
9년 전
꿀치즈
뽀뽀ㅎㅎ호ㅓㅓㅎㅎㅎㅎㅎ 은 저스트 드림~^^
9년 전
독자14
어머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태형이가 왜 그랬을까요 ㅜㅜㅜㅜ 근데 마지막 말...흫.... 제 상상력을 자극하네요
9년 전
독자15
와 저도 청춘이지만 풋풋한 청춘물하나 보는거같아요ㅠㅠㅠ설렘사...여고라서 일어날수없는일...☆★
9년 전
독자16
아너무재밌머요 작가님.....알러뷰...[하슉]암호닉이요! 하슉!
9년 전
꿀치즈
이야, 하슉이라니ㅠㅠㅠ 뭔가 기분 좋습니다! 하슉! 슉슉!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하슉님ㅠㅠㅠㅠ
9년 전
독자17
하슉!하슉!
9년 전
독자18
심쿵..나만 캠프파이어 기대하는 부분????나만 설레나여ㅠㅠㅠㅠㅠㅠ흐규흐규
9년 전
독자19
완전재밌어요ㅠㅠㅠㅠㅠ근데태형이지민이왜때린걸까..
9년 전
독자20
[예워아이니]암호닉 신청할게요 !!! 와 대박... 정주행 하고 왔어요 !!!!! 와... 진짜 김태형 설리설리해... 내가 이글을 왜 이제 봤을까 ㅠㅠㅠ 작가님 짱 !!!! 신알 하고 가요 ㅠ
8년 전
독자21
완전ㄴ대밝 ㅜㅜㅜㅜ 너무너무조ㅎ다 태형쓰ㅜㅜㅠㅠㅠ지민쓰ㅜㅠㅠㅜㅜㅜ큽 짱재밌옹
8년 전
독자22
으와아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민이랑 태형이 서로 견제하는건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ㅜㅁ 설렌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태형이 질투하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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