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너를 만난다면 번외
"자, 다들 원샷이다? 건배!!"
"아흐, 시끄러 진짜. 야 옆 테이블에서 다 쳐다봐!"
내 말이 들리긴 하는 건지. 자기 혼자 신이 나서 세 개의 잔에 자신의 잔을 짠 하고 친 뒤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켰다.
"크~ 맛있다! 뭐 어때!! 여기 지들이 전세 냈나?!"
"니가 낸 듯."
그런 박지민을 한심한 눈으로 보던 남준이도 단숨에 맥주를 들이키고 박지민에게 한마디 뱉었다. 나도 인정... 여기서 제일 시끄러워 하여간.
나도 모르겠다 일단 내 잔도 훌쩍 비웠다.
"어, 어! 왜 다 안 먹어요! 첫 잔은 원샷인데! 꺾어 마시면 평생 솔... 아, 벌써 커플이지... 이런 망할 세상아...."
정국이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이제까지 술을 마신 적도 손에 꼽을 정도라고 했고. 저번에 우리가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술 먹으러 가자고 먼저 제안했던 건 뭐였냐고 물었봤는데, 그땐 그냥 나만 먹이려고 했단다. 참나...
어쨌든. 그런 정국이가 쉽게 맥주 잔을 입에 대지 못하다가 우리 모두 원샷을 때리는 모습을 보고 결심을 한 듯 입에 가져가더니 반쯤 마셨을 쯤 인상을 아주 찌푸리며 잔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보고 박지민이 다시 큰소리로 난리를 치다가 이내 뭔가 모순이란 사실을 알았는지 목소리를 낮춰갔다. 쯧쯧...
"그럼 내가 마실게"
내가 바로 공대 여자!! 공대=술. 맥주 따위, 술도 아니다.
얼른 정국이 잔을 들어 남은 맥주를 꼴깍꼴깍 넘겼다.
"아..! 하..."
말릴 틈도 없이 다 들이키고 빈 잔을 내려놓는데 정국이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게 왜,"
"우아! 지금 나 째려보는 거예요?"
술을 잘 먹지 못한다고 그렇게 약속을 미뤘는데 그래도 한 번만 마시자고 해대는 통에 정국이도 더 이상 못 참겠는지 그냥 한번 먹어주고 끝내자 싶어 나왔다가 후회가 되었는지 박지민을 흘겼다.
그게 또 뭐 그렇게 좋은지 큰 눈을 반짝거리며 박지민은 방방 뛰었다.
"술 진짜 못 마시는구나~!"
"그렇다고 했잖아요"
정국이의 딱딱한 대꾸에도 박지민은 바보마냥 실실 웃어댔다. 쟤 정국이 너무 좋아하는데...?
"대체 이렇게 쓴 걸 왜 먹는 거야"
테이블을 젓가락으로 탕탕 치며 정국이가 투덜거렸다. 왜 먹긴 취하려고 먹지. 아니다, 맥주는 시원해서 먹지!
테이블은 회전율이 좋게 빨리빨리 술병들을 바꿔갔다. 정국이가 안 먹는 대신 내가 두 배로. 그런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옆에서 정국이가 그만 마시라며 말렸지만 내가 좋아서 마시는데!
처음 맥주로 시작해서 드디어 소주가 나오기 시작했고 소주가 나오자 정국이는 더욱 질색을 했다.
"이제 그만 마셔요"
또 한번 건배를 하고 소주잔을 입에 가져가려는 걸 정국이가 말렸다.
"왜! 이제 시작인데..."
정국이를 슬쩍 치우고 눈치를 보며 홀짝 들이켰다.
"아, 진짜. 형, 좀 말려봐요"
"쟤는 나도 못 말려. 그리고 여기 중에 제일 쎌텐데 뭐가 걱정이야. 걱정마"
하며 남준이 또한 입에 소주를 털어 넣었다. 그런가. 남준이보다 내가 세긴 하다만 박지민도 나보다 못 마시나?
"야, 박지민"
"응, 홍아!"
"넌 주량이 얼마야?"
"나? 음... 그때그때 다른데, 내가 너는 이길껄? 내기할래!?"
"콜!!"
그렇게 시작된 박지민과의 내기. 내가 꼭 이기고 만다! 옆에서 정국이가 자꾸 따가운 시선을 보냈지만 기왕 먹으러 나온 거.. 취할 때까지 먹어야지.
어느새 대결구도로. 가운데에 소주 병을 놓고 서로의 앞에 잔을 가져왔다.
"먼저 포기하는 사람이 지는 거!"
"좋아"
"내가 이기면,"
나와 눈싸움을 하고 있던 박지민이 고개를 돌리더니 정국이를 쳐다보며 실실거렸다.
"저랑 다음에 술 또 먹어요!"
"하..."
박지민의 말에 정국이는 두통이 오는지 손을 이마로 가져갔다. 어지간히 정국이가 마음에 들었나 보네. 정국이의 표정을 보니 내가 꼭 이겨야겠다 싶었다.
"내가 이기면,"
"응! 뭐 해줄까?"
"너 학교 좀 나와"
"헐.. 감동... 지금 나 걱정하는 거야...?"
입술을 꾸물거리며 감격에 찬 표정을 보였다. 아니 걱정까지는 아니고... 쟤도 인생을 좀... 제대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동기의 인생이 나락으로 빠지려 하는데 내 몸 하나 희생해서라도 살려야지!
박지민에게 딱히 바라는 것도 없었고...
옆에서 내 말을 들은 남준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잘했지?
"누나 꼭 이겨... 아, 나도 모르겠다"
박지민과 두 번의 술자리는 가지기 싫은데 내가 술을 많이 먹는 건 또 마음에 안 들고 그런 모양이었다. 괜찮아! 내가 꼭 이길게.
꿀꺽꿀꺽. 시간 더 낭비할 필요 있나. 안주도 없이 그 쓰디쓴 술을 번갈아가며 들이켰다. 대체 빈병이 몇 개인지.
점점 고개가 숙여지고 알딸딸 취기가 올라왔다. 앞에 앉은 박지민의 상태도 그닥 좋아 보이진 않았다. 몸이 휘청휘청 입을 꼬물거리며 작게 노래까지 불러댔다.
조금만 더 마시면 내가 이긴다.
"누나, 이제 그만"
"안대.. 내가 이기거야..."
옆에서 정국이가 말렸다. 내가 지면 너 박지민이랑 술 또 마셔야 돼... 쟤 학교도 나오게 해야 되고..
"그럼! 그만 마셔라 이제... 끄으.."
"실타! 우리 저꾸기다!"
"정국, 하..."
우리 정국이 위해서라도 내가 꼭 이겨야지!!
혀가 꼬이는지 정국이 이름도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반대쪽에 앉아 팔짱을 끼고 그런 우리 둘을 쳐다보고 있던 남준이도 이제 좀 말려야겠다 싶었는지 가운데 놓인 술병을 들었다.
"그만. 둘 다 이겼다고 쳐. 많이 마셨어 너네"
"내 놔! 내가 홍이 이길 거야! 저거 저거... 정국님이랑 한 번 더 마실 거다아아...."
남준이가 들은 술병을 뺏으려 박지민은 허공에 팔을 붕붕거렸다. 눈이 자꾸 감기는지 꾹 감았다가 다시 떴다가. 그러다 자기도 못 이기겠는지 테이블에 쭉 깔아졌다.
"아싸! 내가 이겨따!! 그치, 저꾸가!"
"정국이라고... 누나, 이제 그만 가요"
"내가 박지민 데려다줄 테니까 니가 아미 좀 부탁해"
"네, 형. 연락할게요"
"그래. 조심히 가고"
**
"아이고..."
엄청 취한 건 아닌데 비틀거리며 걷는 내가 못마땅했는지 그 큰 등판을 내게 밀며 엎히라고 하곤 나를 번쩍 들어 올려 나를 날랐다.
"무슨 여자가 그렇게 술을 막 마시냐고"
"으..."
정신은 붙어있는데 띵띵 머리가 아파서 인상이 찌푸려졌다. 정국이가 힘들까 봐 내리고 싶었는데 걸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그래서 그냥 얌전히 엎혀있었다.
"이기니까, 좋아요?"
"응..."
진짜 좋은데 머리가 아파서 해맑게 대답해 줄 수가 없네...
"누나 그렇게 잘 먹는 줄 알았으면 나도 좀 늘려놓을걸"
"으.. 왜..?"
"그래야 같이 마셔주지. 내가 노력해 볼게요"
그걸 왜 노력해... 사소한 걸 내게 맞춰주려 노력한다는 정국이가 고맙고 이뻐보였다.
그래서 뒤에 엎힌 채 정국이 목을 더욱 꽉 끌어안았다.
"말이라도 고마워"
"말만 아닌데"
"그럼 더 고맙고!"
"그리고 그렇게 꽉 안지 마요. 겁도 없어, 하여간"
"왜? 아파?"
"아니, 바보야"
왜 안지 말라는 거야.. 숨 막히는 것도 아닌데. 참...
그래도 난 청개구리처럼 여전히 정국이를 뒤에서 꽉 안았다.
"너 지금 납치당하는 거야. 내가 집에 안 데려다줘도 넌 할 말 없다고"
"집에 안 가면 어디로 데려갈 건데?"
"글쎄. 어디 우리 둘만 있을 곳이 있겠지"
얘가 갈수록 음흉해지기만 해서는...
정국이의 큰일 날 발언에 엎혀있는 채로 팔랑팔랑 몸을 흔들었다.
"내려줘, 내려줘! 그럴 거면 내려줘!"
"아, 아. 알겠어. 장난이에요. 나 힘들어"
힘들다고 하길래 얼른 다시 멈추고 얌전히 등에 엎혀있었다.
그 널찍한 등판이 참 듬직하고 포근했는데 언제 벌써 도착했는지 우리 집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내리기 싫어. 그래도 정국이 힘드니까 내려야겠지?
"다 왔다"
"...."
"내리기 싫어요?"
정국이 등에 파묻힌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애기네, 애기야"
정국이가 몸을 옆으로 휙휙 흔들었다. 정말 애기를 다루듯이.
"얼른 들어가야죠. 자야지"
그렇지... 정국이도 힘들 테고.
꾸물꾸물 정국이 등에서 내려왔다. 아이고, 들어가기 싫다.
"들어가요"
"응..."
대답만 하고 몸을 돌리지 못해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말 안 들어"
숙여있는 고개를 양손으로 감싸 자신을 보게 들더니 내 입에 쪽 하고 입을 맞춰주었다.
"잘자요. 꿈에서 만나자"
안녕하세요!!! 슈퍼마리오입니다~
뭐라고 주저리 주저리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까 하나도 생각이 안나네요....ㅠ
이게 뭐라고 텍파같은건 만들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말씀해주신 독자님이 계시길래!! 그냥 가져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뒷이야기 좀 더 써서 올릴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텍파에 넣어서 올리죠 뭐!
정리해서 저도 가끔 꺼내어 보고ㅋㅋㅋㅋ 좋다 좋아~~
정말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요... 이러다가 글 올리고 나서 아! 이거 안 썼다.. 이럴라고ㅠㅠㅠㅠ
읽고 읽고 또 읽었던 거라 제가 못 보고 지나친 오타가 있으면 살짜쿵 양해를 해주시고 수정해주세요!
이전 글, 룸메이트를 쓸때는 정말 즉흥적으로 그때 그때 상황이 생각나는 대로 썼던 것 같은데 만만은 여기서 부터 저기까지 큰 틀을 잡아놓고 그 사이사이 스토리를 쓰기 전에 앞뒤가 맞는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지 뭔가 어긋나는 곳이 있는지 다시 짰다가 풀었다가 참 오래 걸려서 썼던거 같아요~
그래서 룸메이트보다 멘붕도 많이 왔었고 쓰고는 싶은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 썼다 지웠다도 많이 한거 같습니다!
그런 만큼 더 애착이 가는ㅠㅠㅠㅠㅠㅠ
실은 원래 내용은 이게 아니었어요~ 소재를 얻은 건 어디에서 본 글 때문이었는데요! 꿈이 우리가 사는 세상말고 다른 세상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글이었어요~
그래서 원래 쓰던 걸 잠시 미뤄두고 그 소재로 쓰기 시작하다가 수정되고 또 수정되고... 그렇게 어느새 연재까지 하게 되었네요~
제게 여유시간이 더 있었으면 더 잘 다듬고 해서 나왔을 글일텐데ㅠㅠ 하필 쓰기 시작하면서 바빠지고ㅠㅠㅠㅠㅠ 아쉬움도 참 많이 남네요ㅠㅠㅠㅠㅠ
이제서야 여유가 생긴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텍파를 들고 왔죠! 헤헤헤
이렇게 하는게 맞을라나.... 정말 난생처음으로 텍파 만들고 기차를 끓이는 거라... 어색어색..... 혹시 안되면 말씀해주세요!!
PC저장 클라우드 저장 삭제 <-------- 요기 요기 '만약 너를 만난다며' txt!!!
할말 없다면서 진짜 주저리 늘어놨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여유가 넘치는 편이라 다음 것도 쓰고 있긴 한데 이번꺼가 좀 무거웠던 만큼 다음 꺼는 좀 가볍게! 초심을 찾고자 카, 그래요 여기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진짜 금방 올겁니다!!!! 휴식따위 제가 글을 쓰고 싶은데 그게 뭐가 필요하겠습니까ㅋㅋㅋㅋㅋㅋ
음 그럼 이제 할말 다했나.....
항상 말씀드리지만 잘 표현하지 못해도 정말 감사드리는거 아시죠?ㅠㅜㅠㅜㅠㅜ 정말 감사합니다ㅠㅜㅠㅜㅠ
그럼 전 이만 물러갈게요~~ 곧! 또 봬요!!
마지막 암호닉이라고 했는데ㅋㅋㅋㅋ 저 또 왔어요!!
민슈가님, 김남준님, 설날님, 런치란다님, 권지용님, 베베님, 알라님, 수슙님, 다이님, 얌냠님, 부릉부릉님, 꾹이님, 주르르륵님, 단미님, 꽃밭님, 슙디닙, 아카시아님, 초딩입맛님, 후니님, 기화님 감사합니다~~
다시 해왔는데 이제 될까요???
왜 안 될까여ㅠㅜㅠㅜㅠㅜㅜㅠㅜㅠ
진짜 터진건가? 우아 터졌대요!!!!!!!!
망할 기차는 왜 자꾸 안되고 난리래요...
나는 또 추가를 한다... 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