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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스캔들 01

(부제 ; 경성, 그 곳은.)

 

 

 

 

 

 

 

 

 

 

“누나-!”

 

 

 

 

 

 

 

 

 

 애타게 여자를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가 꽤나 다급했다. 마당 안에서 화분에 물을 주던 여자의 어머니가 그 남자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종대야, 대낮부터 그렇게 아녀자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건 아니지 않니? 라는 여자의 어머니의 말에 남자가 속 편하게 헤헤 거리며 웃음지어보였다.

 

 

 남자의 목소리가 꽤나 컸던 모양인지, 옷 매무새를 다듬고서는 상점에 나가려던 여자가 방 문을 열고 나와 마루 앞에 앉았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일단 이리와봐! 상점 가는 길이지? 내가 태워줄게.”

 

 

 

 

 

 

 

 

 

 그리고서는 언제 가지고 나온건지 모를 자전거를 가리키며 씨익 웃는 종대였다. 그런 종대의 윗 머리를 쓰다듬으려던 여자가 고개를 내저었다. 오늘은 들고 갈 화분이 있어서 자전거는 못 타겠다. 라는 여자의 말에 종대가 그러면 이 자전거를 버리면 되겠네! 라며 간단명료하게 여자가 가리킨 화분을 번쩍 하고 들어 올렸다.

 

 

 

 

 

 

 

 

“어머니. 다녀올게요.”

“그래. 조심히 다녀오고. 종대야, 화분 좀 부탁할게.”

“아니에요. 아줌마. 누구도 아니고 누나 일인데요!

 

 

 

 

 

 

 

 

 

 명량하게 말하며 여자와 함께 대문을 나선 종대가 혼자 노랫소리를 흥얼거렸다. 경성에서 다섯손가락 손에 드는 학문으로는 유명한 양반집 김규태의 막둥이인 종대와는 어렸을 적 부터 함께 자라왔다. 종대의 위로는 준면이라는 나이차가 꽤 나는 형이 있었고, 그런 형과 종대는 무려 7살이라는 어마무시한 나이차이가 났다. 준면은 아버지의 뜻대로 경성여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었고, 그런 형을 본받으라며 그의 아버지는 막둥이인 종대에게 눈치 아닌 눈치를 주고 있었다.

 

 

 

 

 

 

“누나. 오늘 끝나고 내가 데리러 올까?”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너 그 시간은 준면오빠랑 공부해야지.”

“공부 개나 주라고 해. 나 오늘부터 노래 하기로 했어.”

“뭐? 노래?”

 

 

 

 

 

 

 

 

 

 

 벌써부터 아저씨가 거품을 무시고 뒷목을 붙잡는 모습이 머릿 속에 떠올라 고개를 내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식들의 자부심이 굉장히 대단한 아저씨였기에, 자꾸 다른 길로 새려는 막둥이가 아저씨에게는 꽤나 골치 아플 지경이었다.

 

 

 

 

 

 

 

 

 

“응. 꽤나 멋질꺼야. 그 일본에서 넘어온 변선생이라고 있거든?”

 

 

 

 

 

 

 

 

 그 변 선생이 공짜로 레슨해준다잖아. 마침 준면이 형이랑 아는 사이기도 해서 겨우 뺐어. 라며 여전히 입꼬리가 하늘로 승천할 듯 미소 짓는 종대가 잠시 걸음을 멈칫했다. 그리고는 한 쪽 손에는 화분을 들고서는 재빠르게 또 다른 한쪽 손으로 여자를 자신의 쪽으로 이끌었다.

 

 

 

 

 

 

“아씨. 조심 좀 하지.”

 

 

 

 

 재빠르게 여자의 옆으로 지나간 검은색 차를 보며 종대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멍하게 서 있는 그 여자를 보며 어디 다친 곳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 그리고는 이내 자신의 손과 여자의 손이 맞닿아 있다는 사실에 배시시 웃었다.

 

 

 

 

 

 

 

 

 

“나 없으면 어떡하냐, 우리 누나. ”

 

 

 

 

 

 

 

[EXO] 경성 스캔들 01 | 인스티즈

 

경성 최고의 연하남, 김 종 대

 

 

 

 

 

 

 

 

 

 

 

* * * * *

 

 

 

 

 

 

 

 

 

 “거 참, 속도 좀 못 줄이냐?”

 

 

 

 

 

 

 

 

 잔뜩 짜증이 난 민석이 운전석에 앉은 백현을 노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백현은 계속해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자동차 핸들을 돌렸다.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 건지 계속해서 흥얼거리는 노래에 이골이 난 민석이 자신의 손으로 턱을 괴고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경성에 돌아온지 어연 6개월이 흘렀다. 일본 동경에서 짧으면서도 긴 2년이라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아버지의 도움으로 신문사를 차렸다. 물론, 문화 예술만을 담는다는 목적으로 겨우 일본 놈들의 눈을 피하여 차렸다. 그 때 가장 큰 도움을 준 어렸을 적부터 절친한 친구인 변백현과 함께 차린 신문사는 승승장구하며 절찬리에 발간 중이 었다.

 

 

 

 

 

 

 

 

 

 

“경관의 불륜이라. 참 멋있지 않냐. 민석아?”

“너 가만보면 이런거 좋아하는 것 같아.”

“유흥은 내 인생의 낙이야. 너도 참 배워야 할텐데.”

 

 

 

 

 

 

 

 

 

 

 

 

 나를 몇 번을 죽여봐라.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지. 코웃음을 친 민석이 차가 멈추자마자 바로 내렸다. 내가 두 번 다시 변백현차를 타나 보자. 눈부신 햇살에 잠시 미간을 찌푸린 민석이 돌린 발걸음은 다름 아닌 크디큰 기생집이었다. 이 아침부터 이 곳에 등장한 민석을 보며 모든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찌르면 피 한 방울도 안 나올 것 같이 냉철하지만, 그만큼 사려깊고 똑똑한 학식을 가진 자. 그리고 꽤나 근사하게 생긴 외모까지 한 몫을 한 민석은 바른생활 사나이였기에. 아침부터 그의 경성관(기생집)의 등장은 꽤나 놀랄법한 일이었다.

 

 그런 그의 뒤에 어디서 주워온건지도 모를 검은색 얇은 안경 테를 쓴 채 오대오 가르마를 한 백현이 민석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오늘도 한 건 하러 가보실까나?”

“...휴 너는 이 상황이 즐겁냐.”

 

 

 

 

“그럼. 오늘 이 새끼 때문에 우리 신문사 못 차릴 뻔 했잖아?”

 

 

 

 

 

 

 

 

 

 

 

 

 

[EXO] 경성 스캔들 01 | 인스티즈

 

경성 최고의 쾌 남, 변 백 현

 

 

 

 

 

 

 

 

 

 

 

 

* * * * *

 

 

 

 

 

 

 

 

 

 

“이 미친놈들아. 누구 밥 줄 끊기려는거 보려고 했냐?”

 

 

 

 

 

 

 오늘 오후부터 대짝만하게 난 기사를 보며 당장 신문사를 뛰어온 찬열이 씩씩 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의 손가락으로 귀를 파던 백현이 고개를 흔들며 살포시 자신의 앞에 놓인 신문을 바라보았다. 와, 사진 진짜 잘나왔어. 누가 찍은거냐. 라며 연신 감탄을 하는 백현의 뒷통수를 찬열이 신문을 돌돌 말아서는 내리쳤다.

 

 

 

 

 

 

 

“제발 우리 집 와서 이러지 마라, 어?”

“친구 좋은게 어디야? 그치 민석아?”

“그러게. 지가 정보 알려줄때는 언제고.”

“내가 그래서 애연관(경성관과는 라이벌관계인 기생집)을 알려줬잖아!”

“근데 오늘 찍고 싶었는걸?”

 

 

 

 

 

 

 얼굴 표정 하나도 변함없이 말을 내뱉는 백현에게 뭐라 하려다가 이내 찬열이 그만두었다. 그래, 안 그래도 그 경관놈 마음에 안 들었다. 잠을 자려면 곱게 자던가. 왜 우리집 기생여자들을 너무 심하게 건드려가지고. 자신의 어머니가 그 기생집을 운영하기에 기생의 삶이 어떤지 무척이나 잘 아는 찬열이었다. 안그래도 안쓰러운 애들을 가지고 그 가혹한 잠자리를 요구했던터라, 찬열의 어머니가 골머리를 앓는 것도 찬열은 몇 번씩이나 보았다.

 

 

 

 

 

 

 

“사진 진짜 잘 나왔네. 누가 찍었냐?”

 

 

 

 

 

 자화자찬을 하며 사무실 의자 뒤로 벌러덩 눕는 백현을 보며 민석이 끌끌 혀를 차댔다. 우리 그런 김에 오늘 셋이 밥이나 먹을까? 경성관으로? 라는 백현의 말에 찬열이 눌러 쓰고 있던 베레모의 각을 살짝 돌리고는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미안. 나는 보러가야할 사람이 있어서.”

“보러갈 사람? 여자냐?”

“미친놈. 머리 속에 든게 그거 뿐이더냐.”

“휴. 내가 하도 답답해서 그렇다. 저 놈은 고자같고 너는 남자 좋아하는 돌연변이니?”

 

 

 

 

 

 

 

 

 한숨을 푹 내쉬는 백현을 향해 어꺠를 한 번 들썩이던 찬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려한 여자들이 주변에 그리 많은데도 한 번을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찬열이었다.

민석에게 한 번 눈인사를 한 후에 신문사를 나선 찬열이 손목시계를 보며 자전거를 탔다. 오후 6시면 꼭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즐거운 그런 여자. 이름도 하는일도 모르지만, 그냥 이유 없이 자꾸 보게 되는 그 여자.

 

 

 

 

 

 

 

 

 

 

 

 

 

 

 

 

[EXO] 경성 스캔들 01 | 인스티즈

경성 최고의 순정남, 박 찬 열

 

 

 

 

 

 

 

 

 

 

* * * * *

 

 

 

 

 

 

 

 

 

 

“요새 박찬열 수상해.”

“그런가.”

“하는 꼬라지가 여자 생긴 것 같은데.”

 

 

 

 

 

 

 그러던지 말던지 관심조차 없는 민석이 책 한장을 넘기며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문 닫고 들어갈 시간이네. 한 잔 하고 싶다는 백현을 뒤로 한 채 먼저 신문사를 나섰다. 유흥이라고는 딱 질색인 그였다. 그와 적성에 맞지 않은 일들이었다. 찬열은 여자들과 친하게라도 지냈지. 민석은 그런것도 별로 없었다. 민석은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을 선을 분명하게 그어버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너무 하신거 아닙니까?”

“당신은 뭔데. 우리 일에 끼어 들어?”

“지나가던 아녀자입니다만. 하도 너무하신 것 같아서 여쭤보는겁니다! 대체 이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폭력을 휘두르시는 겁니까?”

“그럼 너는 뭔데 이 아이 일에 끼어 들어? ”

“폭력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러기에 그걸 막는 거구요.”

“여자가 무슨 종알종알 말이 많아? 꺼져. 어?”

 

 

 

 

 

 

 하얀색 소복 치마에 검은 저고리를 한 여자의 옆에는 한 여덟, 아홉살 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한창 기가 죽은 채 서 있었다. 남자아이의 행색을 보아하니 꽤나 구질구질한게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신경끄자며, 민석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다시 돌렸다. 저런 일은 비일비재했기에. 특히 오늘같이 장이 서는 그런 날이면 더 했다.

 

 

 

 

 

 

 

 

“비키라고. 너 이리 안와?”

“..누..누나!”

“대체 이 아이가 한 잘못이 뭐길래 이러시는 겁니까?”

“저 쥐방울 같은 새끼가 우리 집 토마토를 훔쳤다고!”

 

 

 

 

 

 얼굴이 잔뜩 빨개진 채 소리 지르는 남자의 모습에 더 겁이 먹은 남자아이가 여자의 뒤에 섰다. 그리고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저 안 훔쳤어요. 라고 중얼거린다. 그 목소리를 잘도 캐치해낸 여자가 앞에 자신보다 덩치는 2배나 더 큰 남자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 노려보았다.

 

 

 

 

 

 

“증거 있으십니까? 이 아이가 토마토를 훔쳤다는 증거 말이에요!”

“아, 알거 없잖아? 어디서 여자가 이렇게 함부로 외쳐대!”

“...”

“암탉이 울면 집안도 망한다던데.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얼른 꺼져.”

 

 

 

 

 

 다시 올라간 남자의 손이 남자아이와 그 남자아이를 감싼 여자에게로 향하는 그 순간, 눈을 질끈 감았던 여자가 아무것도 들지 않는 그 느낌에 조심스레 눈을 떴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있는 것은 그 남자의 손이 허공에서 멈춰져있는 장면.

 

 

 

 

 

 

 

“폭력은 어디서든 용납되지 않죠.”

 

 

 

 

 

 

 

 

 

[EXO] 경성 스캔들 01 | 인스티즈

조선 최고의 신랑감, 김 민 석

 

 

 

 

 

 

 

 

 

 +  +  +  +  +

 

 

 

 

 

 

 

 

 

 .....두 둥! <남자와 친구>도 이번주 안으로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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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재미잇게읽엇습니닿ㅎㅎㅎㅎㅎ
9년 전
독자2
!!!!이런 멋진 남자들이 나와서 심쿵하네요
9년 전
독자3
남자와 친구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글 인것 같아요!!잘 읽고 갑니다~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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