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 타이타닉 (Operation Titanic)
바벨탑의 설계자.
약 20년 전, 국가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보요원으로 사용할 인재를 기르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임무를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가족이 없는 고아들을 데려와 길렀다. 그들은 5명의 고아를 데려왔다. 많은 아이들을 데려와 훈련을 시켜 그 중 뛰어난 아이를 선별하는 작업이 아니었다. 선별된 5명의 고아들은 국가가 원하는 대로 성장해주어야만 했다.
아이들의 평균 나이가 18세에 이르자, 그들은 임무에 착수했다. <바벨탑의 설계자>라는 팀 하에, 국가를 위한 임무가 시작된 것이었다. 바벨탑. 국가는 말했다. 하늘에 도달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도전의 상징. 아이들은 하늘에 도달하고자 하는 국가의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도구이자, 설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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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넘버_1022 김한빈, 바벨탑의 주인.
한빈은 텅 빈 연회장에 홀로 앉아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렸다.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끗 보고, 다시 화면에 눈을 고정했다. 약속한 시각이 20분째 넘어가고 있었다. 약속 시각만은 칼같이 지키던 사람이, 웬일로, 한빈은 중얼거렸다. 그는 국가 정보 원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바벨탑의 설계사’의 동태를 보고하는 것이 한빈의 임무였다. 요원들의 현 상황을 보고하고,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아 새로운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국정원장님, 오셨습니까.”
문이 열리자 한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개를 한번 까딱한 국정원장은 한빈의 맞은편에 앉았다.
“코드넘버 0331, 구준회입니다.”
한빈은 노트북의 화면을 국정원장 쪽으로 돌리고 보고를 시작했다.
“육 개월 전, 악명 높은 일본의 야쿠자 두목을 살해하라는 임무를 받고 조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전 행동대장으로 승격했으며, 두목과의 회의가 예정된 이번 주 금요일, 제거를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야쿠자의 소굴로 보이는 건물 사진이 몇 장 스쳐 지나가고, 국정원장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음은 코드넘버 1221, 김지원입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무기 밀매를 위해 미국 무기상과 접촉 중입니다. 작년에 밀수한 LSD를 무기와 교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수량과 비용은 아직 협상 중이고, 3일 이내로 협상을 체결하고 귀국할 예정입니다.”
화면에는 카지노에서 대화를 나누는 남자 두 명의 사진이 몇 장 흘러갔다. 한빈은 짧게 숨을 뱉어내고 다시 말을 이었다.
“코드넘버 0103, 김동혁은 평소와 다름없습니다. 구준회, 김지원을 뒤에서 서포트하기 위해 야쿠자 전산망과 밀매상의 개인 노트북을 해킹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구준회가 일본인 국적으로 위조하여 야쿠자 소굴에 잠입할 수 있었던 것도 김동혁이 해준 일이니까요.”
김동혁이 빼낸 정보가 한빈의 노트북 화면에 가득 나타나더니 이윽고, 김동혁의 슬라이드는 모두 끝이 났다. 새로운 파일이 화면에 나타나자 국정원장은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마지막으로, 코드넘버-“
한빈이 마지막 요원의 동태를 보고하려 입을 여는데, 국정원장이 한빈의 말을 끊었다.
“이 아이까지 굳이 보고할 필요는 없네. 초선(貂蟬)의 환생 아닌가.”
“그러시다면,”
한 여자와 터번을 두른 늙은 중동 남자의 사진이 떠오른 노트북을 한빈은 무심하게 덮었다. 국정원장이 원하지 않았다면, 굳이 보고할 필요는 없었다.
“보아하니 네 요원 모두 현 임무의 막바지에 서 있는 듯싶군.”
국정원장이 말을 이었다.
“’바벨탑의 설계사’ 전원에게 귀국 명령을 내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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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넘버_0331 구준회, 밀실의 저격수.
외국어를 왜 그렇게 독하게도 공부해야만 했는지, 준회는 그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그들에게 외국어 능력은 절대적이었다. 영어만 확실하게 배우면 되지 않느냐는 항의를 매몰차게 거절한 것은 한빈이었다.
-너희는 앞으로 어느 나라에 머무르며 생활해야 하는지도 몰라. 아프리카 오지의 언어는 그렇다 치고, 적어도 아시아, 유럽권 언어는 웬만큼 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어?
보통 아이들과 같았다면 한국어와 조금의 영어를 구사할 나이에 준회를 비롯한 ‘바벨탑의 설계사’ 요원들은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는 물론이고 스페인어, 불어, 러시아어, 독일어, 아랍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각자 선택한 외국어를 추가로 더 습득해야만 했다. 뼈를 깎는 노력이었다. 특별 고용된 해당 어문학과의 대학 교수와 현지인의 혹독한 집중 교육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아이들의 타고난 천재성과 노력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단어를 외우지 못하면 밥을 주지 않았다. 굶어가며 혹독하게 단어를 외웠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준회는 고개를 들었다.
창문 밖으로 또 다른 벽과 창문이 보였다. 야쿠자의 행동대장으로 승격한 지 이주일 째, 그에게 주어진 사무실은 두목의 회의실을 정확히 맞볼 수 있는 위치였다. 김동혁 새끼가 손 좀 쓴 모양이지, 사무실 배치 파일에 손을 대기라도 했나, 건물 설계도쯤이야 식은 죽 먹기로 빼냈을 테고.
준회는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회의가 예정된 시각은 6시였고, 시곗바늘의 분침은 5분이 살짝 넘은 위치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무실의 창가에 놓인 화분에 몸을 살짝 가린 채, 준회는 회의실을 내다보았다.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두목은 비밀이 새어나가는 것을 극도로 주의했다. 일본 전체를 호령하는 조직의 우두머리인 만큼,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그 철저한 경계의 틈을 뚫고 준회는 6개월 만에 일개 조직에서 행동대장으로 승격했다. 온갖 무술과 총 솜씨, 유려한 일본어 솜씨가 두목의 환심을 탄 덕이었다. 그 훌륭한 재능이 두목의 목을 겨누고 있던 것이라고는, 두목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하튼, 그런 두목의 성격 탓에 회의실에는 그 어느 조직원도 발을 얼씬하지 않을 것이었다. 두목과 행동대장만의 회의였다. 달리 말하면, 행동대장 준회가 본인의 사무실에 있는 한, 회의실의 두목은 철저하게 혼자였다.
준회는 망설이지 않았다. 라디오의 구석에 있는 나사를 건드리자, 라디오 전체의 뚜껑이 열리며 안에 있던 권총이 모습을 드러냈다. 준회는 총구를 창문의 열린 틈으로 비집어 넣고는 두목의 실루엣을 향해 겨누었다. 방아쇠는 당겨졌고, 총성이 울렸다.
흐릿하게 보이는 두목의 실루엣이 붉은빛으로 번져가는 것이 보였다.
총에 소음기를 장착한 터라 총성이 크지는 않았지만, 곧 조직원들이 달려올 터였다. 신속히 자리를 피해야 했다. 준회는 귓속에 심어놓은 초소형 무전기를 작동시켰다.
“코드넘버 0331, 밀실의 저격수. 임무 완수.”
-코드넘버 1022, 바벨탑의 주인. 건물 D동 옥상으로 와. 헬기가 대기하고 있다. 왼편 복도에서 세 번째 창문으로 나가 파이프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목적지는?”
-한국이다. ‘바벨탑의 설계자’ 전원 귀국하라.
“클리어 앤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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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넘버_1221 김지원, 미다스의 손.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주.
지원은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 카지노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임무 수행과 그의 유흥은 별개였다. 밀매상은 보이지 않았으나, 진한 화장을 하고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은 아리따운 여자들은 많았다. 어차피 밀매상이 보이지 않아 협상을 진행할 수 없는 김에, 지원은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대체 언제 다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올 수 있을 것인가! 라스베이거스까지 와서 임무 수행에만 모든 힘을 쏟을 만큼 지원은 꽉 막힌 사람이 아니었다.
“That bill is on me (제가 계산하죠).”
그가 말하자 그 순간 카지노 바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며칠 전부터 카지노의 동양 남자는 꽤 유명했다. 세계에 몇 벌 생산되지 않았다는 고급 수트, 영국에서도 상류층만이 사용하는 발음과 억양에, 젊기까지 한 지원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몸가짐과 품위는 매우 고상하면서도 여인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꼴은 또 방탕했다. 사람들은 이 가느다란 눈을 가진 동양 남자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원은 칵테일 잔을 받아들고 얼떨떨하게 그를 쳐다보는 여자에게 윙크를 건넸다.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띤 채 여자를 뒤에 두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 이제 때가 됐는데. 하나, 둘, 셋-
“저기요!”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던 지원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을 숨기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대신 계산을 해주었던 여자가 칵테일 두 잔을 손에 든 채 걸어왔다. 여자는 잔 하나를 지원에게 건넸다.
“위스키 온더록스. 아까는 고마웠어요.”
여자는 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지원의 허리를 감싸 안으려 손을 뻗는 순간, 지원은 그녀의 팔목을 잡고 입을 귓가에 가까이 가져다 댄 채 속삭였다.
“두 시간 이따가, 호텔 펜트하우스로.”
도발적으로 양 끝이 올라간 여자의 입술에 지원은 짧게 키스하고 이내 바를 나왔다.
지원은 여자가 준 위스키를 홀짝였다. 얼른 임무를 마무리하고 여자와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지원은 눈동자를 굴려 밀매상을 찾았다. 두리번거리며 카지노를 둘러보는데, 그의 앞으로 불쑥 손 하나가 들이밀어졌다.
“Mr. Kim,”
밀매상이었다. 지원은 그의 손을 가볍게 잡고 살짝 흔들었다.
“어제 제안한 딜은 생각해 보셨는지요. LSD 일 킬로그램입니다. 300만 달러를 호가하는 양이죠. 계약서는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지원은 수트 안 주머니에 넣었던 계약서를 꺼내 팔랑팔랑 흔들었다.
“어떠신가요.”
얼마 후, 지원은 사인된 계약서를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카지노를 나서 호텔을 향했다. 아까 본 여자의 육감적인 몸이 자신의 위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하자, 절로 열기가 올랐다.
호텔 로비를 지나던 중, 그의 호출기가 울렸다.
-코드넘버 1022, 바벨탑의 주인. 임무가 끝났으면 즉시 귀국하라.
“코드넘버 1221, 미다스의 손. 끝난 지 어떻게 안 거야? 조금 이따 출발하면 안 돼?”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김동혁이 카지노 CCTV 다 뚫었어. 계약서 한 장 사인하는 거 정도 쉽게 포착할 수 있지.
“그러면 아까 그 여자랑 약속한 건 못 봤어? 아, 기다리고 있을 텐데, 내 자기.”
-처음 본 사람한테 자기는 무슨. ‘바벨탑의 설계자’ 전원 귀국이야. 제트기 보낼 테니 얼른 와.
“전원 귀국? 이게 얼마 만이야. 막내도 오냐? 그럼 기꺼이 가지. 이따 봐. 라져.”
-클리어 앤 아웃.
지원은 그녀를 떠올렸다. 아까 바에서 본 여자는 잊힌 지 오래였다. 퇴짜를 맞히는 게 조금 미안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막내를 본다니! 지원은 망설임조차 없이 깔끔히 펜트하우스에서의 밤을 포기하고 비행장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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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넘버_0103 김동혁, 위저드 네메시스
동혁은 의자에 앉아 자판을 두드렸다. 그의 초대형 책상 위에는 모니터가 10개도 넘게 설치되어 있었다. 준회가 들어간 야쿠자 건물과 지원이 거주하는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호텔의 CCTV는 물론이고, 설계도면과 방의 사용 현황까지 훤히 보였다.
몇 년 째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보는 것인지, 동혁은 잠시 안경을 벗고 충혈된 눈을 비볐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활약하는 다른 요원들과 달리, 동혁은 그에게 주어진 사무실에 틀어박혀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일이었다. 이따금 한빈이 휴가를 주기는 했지만, 다른 요원들은 일 자체가 해외를 누비는 것인데 본인은 휴가를 받고서야 외출이 가능한 것에 동혁은 부러움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혁은 지루할 것이 분명한 일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었다.
-미국 연방정부를 주시해. 아랍 국가들과 마찰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어. 코드넘버 1022, 바벨탑의 주인.
동혁은 한빈이 보낸 이메일을 발견했다. 세계 각국 정부의 전산망을 뚫어 정보를 빼 오는 것은 동혁의 가장 주된 일이었다.
동혁은 ‘바벨탑의 설계자’로서 활동을 시작하기 전 훈련을 받으며 직접 제작한 해킹툴을 사용하여 미국 연방정부의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스크립트 파일을 훑는데,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접속의 흔적이 보였다. 접속 기록을 지우기 위해 무자비하게 파일 일부를 통째로 들어낸 것이었다. 초보 해커들이 흔히 하던 실수였다. 코드넘버 0103, 위저드 네메시스. 그것이 그의 코드네임이었다. 동혁은 네메시스급 해커였다. 동혁은 스크립트 파일 복구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접속 기록이 되돌아왔고, 동혁은 이를 역추적했다. 접근의 근원을 찾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이는 한빈에게 보고할 가치가 있는 발견이었다. 동혁은 접근 기록을 다시 깔끔하게 지웠다. 지운 흔적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다른 스크립트 파일을 일부 사용하여 끼워 넣고, 자연스럽게 조작하였다. 곧이어, 동혁은 한빈에게 이메일을 작성하여 미국 연방정부의 해킹 기록을 보고했다. 이메일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책상에 널브러져 있던 수많은 핸드폰 중 동혁의 연락 수단으로 사용하는 핸드폰이 울렸다.
-정부의 예상이 맞았어. 보고가 올라갔으니 미국 정부에게도 연락이 취해질 거야. 새 임무가 내려올 거고. ‘바벨탑의 설계자’ 전원을 귀국시켜야겠어.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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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넘버_0001 초선의 환생.
-코드넘버 1022, 바벨탑의 주인. 임무 수행이 완료되었으면, 공항으로 가.
“코드넘버 0001, 초선의 환생. 알겠습니다.”
-몸은 괜찮나? 전용 제트기를 보내두었다.
“염려해주신 덕에, 괜찮습니다.”
-‘바벨탑의 설계자’ 전원 귀국이다. 속히 탑승하도록.
“라져.”
그녀는 신호가 끊어진 핸드폰을 클러치에 넣었다. 다리에 걸려오는 진홍색 드레스가 불편했다. 중동의 공기는 후끈했다. 그녀는 신속히 택시를 불렀고, 능숙한 아랍어로 공항이라 중얼거린 후 차 문을 닫고 앉았다.
한빈, 준회, 지원, 동혁의 얼굴이 차례로 스쳐 지나갔다. 한빈은 매일 지시를 받아야 하니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지만, 얼굴을 보고 대화한 지가 까마득했다. 팀 리더인 한빈을 본 지도 오래니, 준회, 지원과 동혁은 더더욱 연락을 취하기 힘들었다.
5년 전, 힘들게 훈련을 받던 때조차 5명은 언제나 함께였다. 몸과 머리는 부서질 듯 아파왔지만, 매번 혹독한 트레이닝을 끝마치고 오면 서로 하루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이야기해주며 즐거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오늘은 총 종류와 가격을 이야기해주더라고, 너, 총 부분에 관한 명칭만 수십 개가 있는 거 알았냐? 말도 마, 나는 5층 건물 벽 타고 내려가는 훈련 했어, 파이프에 어깨 찔렸다. 나 소믈리에 교육받는 거 알아? 와인 한잔 할래?
그들의 평균 나이가 18살에 이르자, 국가는 훈련을 중단하고 임무를 내렸다. 그 이후로 해외를 도는 바쁜 스케줄에 서로를 쉬이 만나지 못했는데, 모처럼 전원 동시 귀국 명령이 내려온 것이었다.
초선의 환생, 그녀는 자신의 코드 네임을 조용히 뇌까렸다. 김한빈, 구준회, 김지원, 김동혁. 바벨탑의 설계자, 기다려, 내가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