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어가 처음 세훈의 집으로 오던 날 백현도 세훈의 집에 있었다. 아무도 모르던 사실이긴 했지만.
맞아서 찢어진 눈두덩이를 거칠게 문지르며 뿌얘져만 가던 시야 사이로 징어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잘 보이지 않았지만, 멀리서 봐도 징어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인형 같았다. 진심으로 저들과 함께 있고 싶다고 흐릿해지는 의식 사이로 백현은 생각했다.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것은.
자살기도로 의식불명이 된 징어를 부여잡으며 깨어나라 울부짖는 세훈 뒤에서 백현은 생각했다.
내가 먼저 좋아했어. 나도 좋아해, 내가 더 좋아해.
지능이 6살수준인 너징과 슈퍼스타 엑소 2
부제 : 만남
아아아아아아ㅏㅇ악!!!!!!!!!!!!!!!!!!!!!!!!!
모두가 잠들었을 새벽 3시, 부자들의 영원한 거주지 타워팰리x에 영 어울리지 않는 고함소리가 울렸다.
이제 막 집에 돌아와 빠른 속도로 스타킹을 벗던 승완의 것이었다.
진짜 짜증나네, 손에 들린 아이폰에서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생이 보낸 카톡창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언니 애들 지금 출국하는 거 알아요? 홍콩 가는 거 같아요!
방금 벗은 스타킹을 있는 대로 물어뜯으며 승완은 빠른 속도로 메세지를 날렸다.
ㅁ????????그걸 왜 지금 말ㄹ해 장ㄴ?
죄송해요 아시는 줄....
왜 간대??????
잘은 모르겠는데 아마 애들 kiss & hug 모델이잖아요 그거 이번에 홍콩에 런칭해서 가는 거 같은데...
kiss & hug? 그거 영신기업 산하 브랜드 아냐?
넹
무슨 vip 파티라ㅏ도 한대?
아마도? 그래서 어차피 거긴 못들어가니깐 입구에서라도 볼려고 애들 난리에요
혹시 언니는 들어갈 수 있을까 싶어서....
지들 수준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입구에서 얼쩡거리는게 어울리지, 승완은 신경질 적으로 덕질용으로 장만한 아이폰을 소파로 집어던졌다.
승완은 경수의 홈마스터였다. 그것도 꽤 유명한.
본인은 탑시드라서 그렇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잘 찍어서라기보단 아무도 찍지 못하는 사진까지도 찍어내는 홈이었기 때문이었다.
악개 사생 홈마, 다들 승완의 앞에서는 쉬쉬하지만 그녀에게 딱 어울리는 수식어라고 주변사람들은 소근거렸다. 솔직히 쟤 사진 카메라 화질 쩌는 거 말곤 장점이 뭐가 있어?
승완도 자신에게 붙은 별명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원체 주변에 휩쓸리지 않는 마이웨이 성격이라서 그렇기도 했지만 아무도 모르는 경수를 찍어낼 수만 있다면
그깟 루저들의 화풀이 정도야 참아주겠노라는 생각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승완은 이런 소식이 자신에게 제일 먼저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났다. 심지어 일개 사생들까지 알고 있는데!!
엑소가 홍콩 브랜드 파티에 참석한다면 그 사실을 가장 먼저 알고 있는게 자신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가장 먼저 엑소의 파티룩을 보는 것도 자신이어야 했다.
그런데 애들이 공항에 출국한 다음에야 이 소식을 듣다니!!! 싹 갈아엎어버리고 싶다고 승완은 생각하며 아이언 맨 한정 에디션으로 나온 블랙베리를 집어들고 거칠게 누군가
의 번호를 눌렀다.
한밤 중에 예고없이 건 전화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신호음이 간 후 잠에서 덜 깬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아가씨 무슨일ㄹ.....
지금 당장 홍콩행 비행기랑 호텔 예약해요!!!! 바로 날아가야하니까!!!!!
*
홍콩 Kiss & hug VIP 파티 현장
경수씨, 우리 사진 한장만 찍어요.
혹시 엑소 디오 아니에요? 파티 참석한거에요? 여기 오길 잘했네
디오씨 혹시 저희쪽 씨엪 찍을 생각 없어요? 내가 디오씨 추천해줄 수 있는데-
무대화장 저리가라할 정도로 화려한 화장, 원래는 기막힌 향기였을테지만 너무 많이 뿌려서인지 다른향수와 섞여서인지 숨막힐 정도로 발산하는 향기,
다 합치면 수천만원은 기본으로 넘을 것 같은 화려한 명품들을 서로에게 질세라 몸에 칭칭 휘감은 여자들 속에서 경수는 방긋방긋 웃어보였다.
어쩌다가 한 번 웃어보이면 경수의 팬들이 앓다 죽는다는 그 배냇미소였다. 아니나다를까 경수의 주변엔 사람들이 더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람 숲 속 숨막힐만도 하건만 경수는 계속해서 사람 좋은 미소만 지어보였다. 간간히 대답을 하거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 경수는 완전한 톱스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만약 매니저의 전화가 오지 않았다면 경수는 한사코 사람들 사이에 낑겨 있어야 했었을 것이다.
전화 받아야 한다며 화장실로 향한 경수는 조심히 받기버튼을 눌렀다.
아 형 빨리 온다며 왜 안와,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경수에게 매니저는 미안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너네 차 대기시키느니라고 그러지- 지금 바로 갈 테니까 차 올때까지 어디 조용한 곳에 있든가 해
여기서 도대체 어떻게 조용한 곳을 찾냐고....박찬열은 또 어딨는거야?
일단 여기서 나가자,고 생각한 경수는 조용히 화장실을 빠져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한참을 찾던 경수의 눈에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외진 테라스 비스무리한 것이 보였다.
저기가 딱이다
나 쇼룸 근처에 테라스같은데 있을게- 경수는 빠른 속도로 매니저 형에게 메세지를 보내곤 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고 했다.
모퉁이를 돌자 테라스 구석에 사람이 쭈그려 앉아 있는 듯한 인영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ㅁ..뭐야 사람이 있었네? 재빠르게 모퉁이 기둥 뒤로 몸을 숨기며 경수는 당황했다.
마치 미어캣처럼 기둥 뒤에 숨어 고개만 쏙 내민 채 힐끔대는 모습은 경수의 팬들이 봤다면 레전드급 텐덕이라며 앓다 죽을만한 모습이었다.
경수는 실눈을 뜨고 어둠 속에 가려진 인영을 자세히 살폈다. 쭈끄려 앉아 있는 파란색 드레스. 여자인거 같은데. 얼굴이 안보이니 몇 살인 진 모르겠고. 머리 진짜 길다.
중국인인가? 중국인이겠지....혹시 마피아 딸? 다른 곳을 찾아봐야하나.....
또 한참동안 걸어야한다는 생각에 경수는 다리가 풀려 주저 앉았다. 아 진짜, 도저히 더이상은 못 걷겠다, 1분만 쉬었다 가야지.
피곤해 죽겠다며 아우성치는 듯한 두 눈을 질끈 감고 경수는 마음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두울- 세엣-
뭐해?
????????????????? 경수는 깜짝 놀라 급히 눈을 떴다. 뭐야, 누구야??? 그런 경수의 눈 앞에는
.....엘사?
엘사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넌 누구야?
아니, 자세히 살펴보니 아까 그 쭈그려있던 파란색 드레스를 입은 소녀였다. 근데 왠 엘사가면?
ㄴ...너야말로 누구야?
경수는 이미지 관리해야 하는 것도 잊은 채 지나칠 정도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소녀를 냅다 밀었다. 소녀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밀려 마치 종이인형처럼 바닥을 뒹굴었다.
아...아파아, 울음이 섞인 목소리에 경수는 당황했다. 아니 저렇게 세게 안 밀었는데....! 마치 연약한 여주인공을 질투해 밀어버린 조연처럼 경수는 억울해했다.
난 저렇게 세게 안 밀었다고!!!
미...미안 내가 좀 당황해서....괜찮아?
응
마치 아까 울음기 섞인 목소리는 거짓인 마냥 멀쩡하다 못해 밝은 목소리가 엘사가면 뒤에서 들려왔다.
....누구야 너?
나? 엘사!
....? 엘사라고?
응! 눈도 뿌리고 마법으로 성도 만들고 짱짱 쎈 엘사!
니가 어떻게 엘사야ㅋㅋㅋㅋㅋ걘 디즈니 캐릭터잖아
......나 진짜 엘산데, 진짜 엘사거든....
다시 울려는 듯 떨려오는 목소리에 경수는 식겁해 사과했다. 미안! 만약 울음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여기로 몰려온다면 끝장이다.
쓰러져서 울고 있는 소녀와 디오. 다음 날 아침 포털사이트에 대문짝만하게 특보로 실릴지도 모른다.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엘사구나 반가워 엘사야. 그럼 난 이만....
가지마! 나랑 놀아!
난 너랑 놀아줄 시간 없어 미안해, 다른 사람 불러줄테니까...
싫어!!!!!!!!!!!가지마!!!!!!!!!!!!나랑 있어!!!!!!!!!!!!!!!
소녀는 큰소리로 땡깡을 부리기 시작했다. 가지마, 여기 있어. 경수는 한숨을 쉬곤 제자리에 앉았다. 내가 여기 있길 원한다면 조용히 해.
어차피 매니저형 곧 오니까, 그 때까지만 있어야겠다. 근데 얘는 다 큰 거 같은데 왜 꼭 행동이 어린애같지? 경수는 궁금해졌다.
근데 너, 몇 살이야? 나 몰라?
응 몰라, 경수는 한 차례 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인이면 또 몰라, 중국에는 인구가 많은 만큼 셧도 많으니까.
근데 얘는 중국인도 아니고, 한국인인데 한국의 유일한 셧인 도경수를 모른다고?
너 어디 해외에서 살다 왔냐, 아님 어디 병원같은데 갇혀있었냐? 어이 없다는 듯 물어본 말에 의외의 대답이 들려왔다. 응, 나 병원에 있었어. 어떻게 알아? 후야 친구야?
후야는 또 누구야 겨울왕국에 나오는 앤가. 경수는 슬슬 이 상황에 지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것이, 경수는 지난 이틀동안 겨우 3시간밖에 못잔 채 계속해서 스케줄을 해왔던 것이다.
사람 없는 곳에서 잠 좀 자다가 호텔 가려고 했는데...왠 이상한 여자애 만나서 이게 뭐야....
어? 너 지금 표정 진짜 웃기다 소녀는 이런 경수 맘도 모른 채 깔깔 웃기 시작했다.
완전 개구리같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치마까지 까 뒤집은 채 웃어재끼는 소녀를 보며 경수는 완전 애구만- 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웃긴 표정 지을 수 있는데, 이거 봐봐 진짜 웃겨
소녀는 자신의 웃긴 표정을 보여주려는 듯 엘사가면을 벗으려고 낑낑거렸다. 경수는 애 돌보는 심정으로 소녀의 가면을 벗겨주었다.
가면이 벗겨지며 가리워져 있던 소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 때였다.
시 공간이 멈춘 것은.
셧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수많은 예술작품에서 표현되어져 온 클리셰 중 하나이다.
온갖 미적 대명사와 수식어로 점칠된 시적 인용구가 넘쳐났지만
운명 지어진 자신의 짝을 본 순간 경수는 생각했다.
이처럼 폭력적인 아름다움이 존재하는구나-
경수에게 소녀는 위험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우선 사과부터 할게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삼징이라 글 쓰고 올릴 시간이 정말 진짜로 별로 없네요ㅠㅠㅠㅠㅠ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드렸죠ㅠㅠㅠㅠㅠ
아마 모두 다 나를 까먹었을거야 아무도 내글을 봐주지 않을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ㅇㅇ어어어어어어어어엉ㅇ어어어어엉ㅇ엉엉
다음 주에 또 6월 모의고사......이번엔 1등급 맞아야할텐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왕부담 진짜
사실 더 쓰고 싶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되서요 일단 이거부터 먼저 올릴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똥글 봐주시는 모든 분들 사랑해요!!! (하튜)
사랑하는 암호닉들♡
신촌 태인 아퀼라 거뉴경 옹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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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비회원분들을 위해 과감하게(!) 불맠씬을 ㅎ뺐습니다!
이제 보실 수 있ㅇ으실거에요ㅎㅎㅎㅎ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