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포인트
저번 땅꼬맹이사건 이후 우린 더 가까워졌다
밥도 같이 먹고
영화도 보러갔지만
뭐랄까 그 이후가 후지부지 되버려서
부끄럽지만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닌 것도 아닌 것이
복잡미묘한 관계가 되버렸다
그치만
아무렴 어때
난 지금도 좋다
민윤기 오늘 좀 당해봐라
저번에 우리 집에 연락없이 찾아왔던 너
띵똥
"택배입니다"
택배인 척 하는 문자까지 보내고 왔던 너
내 민낯 진짜 보여주기 싫었는데
아직도 내 얼굴 보고 웃던 니 얼굴 생각난다
"괜찮은데 뭘 그래"
"뭐가 괜찮아! 하나도 안 괜찮은데!
아 진짜 미워"
"난 너 좋은데"
"뭐래!"
"난 니 민낯 좋다고"
그 때 너에게 오만 욕이란 욕은 다 했지만
등신같이 나 그래도 이렇게라도 니 얼굴 봐서 좋았는데
그래도 당하고 살 순 없지
뭐 니 얼굴도 보고싶기도 하고
민윤기의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자꾸만 가벼워졌다
자꾸만 웃음이 나고 가슴은 기분좋은 두근거림으로 가득했다
(똑똑)
"저 안녕하세요 윗집에 이사 온 학생인데
엄마께서 떡 좀 드리고 오라고 하셔서.."
흐흐 민윤기 빨리 문열어봐!
나야 나!
"죄송한데 떡 안먹어도 괜찮아요 그냥 앞에 두고 가주세요"
뭐지..? 민윤기 이런 반응 아닌데 이럼 안되는데
윤기야 내 목소리야 나야 나 김탄소야
"제 애인이 깐깐해서 여자가 저희 집 앞에 서있는 꼴을 못 보거든요"
민윤기 애인도 없으면서 뭐지
언제 생긴거야
민윤기 뭐야
당장에라도 문으르 박차고 열어
윤기 얼굴을 보며 애인이 누구냐며 묻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
자꾸만 마음이 약해졌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뭐야 눈물나려 그래
"그럼 앞에 두고 갈께요"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을 내뱉곤
발걸음을 돌려 버렸다
민윤기 바보
짜증나
그렇다고 집에 갈 순 없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결국 놀이터 벤치에 앉아
미친 여자처럼 눈물을 닦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을 때
(띠링 문자가도착했어요)
[윤기 - 야]
야? 뭐야 진짜 미워죽겠어
[뭐]
[윤기 - 나 오늘 너한테 칭찬 받을 일 했다]
[뭔데]
[윤기 - 우리집에 여자 들어올 뻔 했는데
니 생각나서 거절했음]
[윤기 - 올 때 메로나
빨리와라 비번은 니생일]
바보네 그래 내가 바보다
메로나는 무슨 메로나 공장이라도 사다줄께
응큼하네 민윤기
그럼 아까 애인이 나란말이야?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머금곤
메로다 5개를 사들고 당당하게 윤기 집 앞에 갔다
심지어 비밀번호가 내 생일이라니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버튼을 누르는 손에 힘이 들어가고
가슴이 터질 것 처럼 두근거렸다
"윤기야 나 왔어!"
"메로나는?"
사람 서있는데 메로나 안부부터 묻는 것 좀 보소
그래도 이쁘다 민윤기
"집 진짜 깨끗하다"
"뭐 왠지 오늘 너 올거 같아서 청소 좀 해뒀지"
"거짓말 점쟁이도 아니면서"
"나 점쟁이 맞는데?
내가 오늘 미래일 좀 점쳐볼까?"
장난스러운 눈빛의 그였다
또 어떤 장난을 칠지 나는 졌다는 표정으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저런 눈빛도 좋은데
어떡하면 좋을까
"너 궁금한게 뭐야 다 알려줄께"
궁금한거?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엔 민윤기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날 좋아하는걸까
정말로 날 좋아해서 이러는 걸까
아니면 이 모든게 순간 스치는 꿈인걸까
"있어 궁금한 거"
그래 이젠 물어볼 때가 된거야
윤기를 보던 눈을 내리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부끄러우니까
"나 좋아해?"
물어보고도 어이없는 질문에 피식 웃음이 터져나왔다
별 기대 안했다
그의 대답을 윤기의 얼굴을
"응"
"....."
"내가 점쳐본다고 했잖아 탄소야"
"응.."
"너 오늘 고백받는다
나한테"
민윤기 뭔데 뭐야
그만 웃어 제발
심장 터질거같애
"좋아해 탄소야
내가 더 잘해줄께
김태형이 놀려도 박지민이 짜증나게 해도
내가 다 막아줄께"
그 말을 듣는 순간 와락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토록 듣고 싶던 말이었는데
왜 웃음이 아닌
눈물이 나는 걸까
"고마워"
"뭐가 내가 더 고마워"
"그 날 너 진짜 이뻤어 농담아니고"
그게 벌써 고등학생 때니까..
약 4년전 일이다
지금 내 옆에 자는 민윤기는
기억하고 있을까
난 하나도 안 까먹었어
맨날 까마귀 고기 먹었다며 놀리지만
너에 대한건 하나도 안 까먹어
민윤기 바보야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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