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은 유난히 더운 5월 말
누군가는 결혼을 한다며 청첩장을 보내는
5월
꽃피고 햇살 맑은 사랑이 솟아나는 5월
의 나는 지금
논현동 1층 민윤기 작업실
녹음기계 돌아가는 작업실
실은 나도 귀찮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윤기 작업실에서 노는 걸 굉장히 즐긴다
둘만있는 장소 중 이만한 곳이 없단 걸 알기에
시원하고 꽤 아늑하고
덕분에 추억도 많고
윤기도 심각한 워커홀릭이라
일을 손에 놓으면 불안해하는 걸 알기에
함부러 놀러가지 않는 우리다
그래도 괜히 청첩장을 보니
따스한 햇볕이 보고싶기도 하고
"윤기야 놀러가자 응? 맨날 작업실에만 있었잖아"
"아가씨 나 바쁩니다 아 어지러워라"
"에이 그래도 한번은 시끄러운 곳도 좀 가보고 하자!"
"너가 벌써 시끄러운데 뭘
더 시꾸러우면 나 힘들어"
"그래도 윤기야 요즘엔 좀 한가하잖아"
쇼파에 앉아있던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켜
윤기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윤기의 피곤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많이 미안해졌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나도 요구 좀 해보자
하도 내가 가고 싶어하는 눈치라
윤기는 그제야 의자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어디 가고 싶으셔서 이렇게 앙탈이십니까 아가씨"
어디가고 싶냐고?
아.. 그걸 생각 못했다
난 사실 그저 윤기랑 잠깐 나가고 싶었을 뿐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다
모르겠다 막 질러보자
"놀이동산 가고 싶은데..
아아 그런 표정 짓지마"
민윤기 그런 표정지으면 맘 약해지잖아
"그럼 이쁜 짓 해봐 한번 생각은 해볼께"
이쁜짓? 이쁜짓이 뭐지
아마도 먹는 것임이 틀림없어
괜히 가기 싫으니까 또 그런다
"에이 나 그런 거 잘 못하는 거 알면서"
"그럼 간단하게 여기 뽀뽀
그럼 생각해볼께"
또 시작이군
능구렁이민윤기
오늘은 당하지 않을꺼야
"아,안해! 그냥 안갈꺼야 안가"
"왜 난 가고 싶어졌는데"
뭘 또 갑자기 가고 싶어졌대
놀이동산 같이 시끄러운 곳 싫어하는 거 다 아는데
분명히 뽀뽀만 받아내고 음료수 하나 사주는게 분명해
분명 저번에도 그랬었다
진해군항제 전야제에 너무 가고싶어서
윤기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윤기야 가자 한번만 가보자"
"뽀뽀해주면"
"에이 그래 그 대신 볼에!"
"마음대로"
"아 왜 고개 돌려!"
그렇게 고갤 돌린 민윤기 탓에
입에 뽀뽀를 해버렸다지
부끄럽게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가자!
"저번처럼 고개 돌릴꺼지? 그 때 내가 진짜 얼마나 놀랐는지
약속해 고개 안돌리겠다ㄱ.."
쪽
나 아직 말도 안 끝났는데
"아가씨 뽀뽀 인트로가 길다"
민윤기 응큼한 남자야
졌다졌어 오늘도 당했어
"이번엔 음료수 대신 아이스크림 사줄께
나갈까요 아가씨? 이것도 나름 외출인데"
아이스크림이고 뭐고
그렇게 웃지마
사막같이 건조할 땐 건들지도 못하게 하면서
이럴 땐 얼마나 촉촉한지
하고싶은 말 |
안녕 여러분들 오늘은 일요일이니까 몰아서 많이 올릴께요 평일엔 거의 안될거 같애서 암호닉은 또 조만간 정리할께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