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기
"오늘 바빠? 아 앨범녹음작업 하는 날이구나
그럼 작업실도 못가겠네"
아쉬움 가득한 너의 목소리에
나도 덩달아 아쉬움이 밀려들었다
앨범 작업만 아니면 매일같이
작업실에서 만났는데
앨범작업은 워낙 힘이 들고 멤버들에게 나에게도 중요한 작업이기에
탄소는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었다
"아마 오늘은 어려울 거 같다"
"알았어 하긴 녹음하는데 괜히 옆에 알짱거릴 순 없으니까
그럼 내일이나 모레 갈께 연락은 수시로 해줘요"
"알았어 미안 벌써 아쉽네"
진짜 아쉽다 시끄러운 멤버들사이로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더 아쉬웠다
"윤기 오늘도 화이팅 힘내"
맨날 먼저 연락하라고 말하는 너
한낱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내가 바쁜데 연락하는 걸까봐
내 연락 조용히 기다려주는 너
가끔 쿨쿨 잠든건지 전화를 받진 않지만
그래도
탄소야 고마워 진짜
탄소에게 연락을 해주기로 약속하고
왠만하면 빨리 끝내려고 했지만
작업이란게 맘처럼 딱딱 되는 게 아니라서
시간이 자꾸만 늦어졌다
보고싶은데 오늘따라 유난히 생각이 많이 났다
아무리 그래도 보통은 작업할 때는
일에 집중해서 전화소리도 안들리던 난데
오늘따라 보고싶네 더
그렇게 마음을 추스리고
열심히 녹음작업을 하고 있는데
노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시간에 여길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문을 열어보니 배달부 한분이 서계셨다
양손가득 음식을 한 아름 들고
보아하니 치킨샐러드랑 아이스크림이었다
멤버 중 누가 시킨건지 물어봤으나
아무도 모르는 눈치였다
“저기 여기가 민윤기님 작업실 맞나요?”
“예 제가 민윤기인데 어쩐 일로 오셨는지..”
“아 김탄소님께서 배달을 보내셨어요
이거 치킨샐러드랑 아이스크림이요
그럼 맛있게 드세요“
“김탄소요?”
“네. 아 참 그리고 여기 메모 잘 살펴보세요
배달 보내신 분이 여자친구분이신 거 같은데
정말 좋은 분인 거 같네요“
마침 녹음 작업에 지쳐있던 멤버들은
배가 고팠는지
우르르 몰려와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우와 형! 그럼 형 여자친구가 보낸 거에요? 진짜 대박"
"형 여친이 아깝다 백배"
"나도 조용히 공감"
“윤기 여자친구분이 보내셨어? 우와 부럽다“
멤버들의 부러움 섞인 야유에도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센스있는 아가씨 같으니
아 진짜 김탄소 뭐야 더 미안해죽겠네
근데 왠 메모지?
메모지엔
[민윤기는 보시오
민윤기만 보시오
윤기야 지금쯤 맛있게 먹고 있겠지?
남자분들이셔서 좀 많이 보내긴 했는데
부족하진 않겠지 하하
윤기야 이거 먹고 내 생각하면서 열심히 작업해
새 앨범 준비 진짜 열심히 했잖아
내가 알아 남들은 몰라도 내가 아니까
지금처럼 늘 열심히 해줬음 좋겠다
먹고나서 전화 꼭 해주기! 약속
민윤기 짱짱맨 멋지다 민피디]
김탄소 때문에 못살겠다
이런 사랑스런 이벤트에 녹음실의 분위기는
한결 더 좋아졌고 멤버들도 기운을 차리고
무사히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
마무리 작업만 하면 되니까
빨리 전화해줘야지
우리 아가씨 기다리시겠다
"탄소야"
"응? 맛있게 먹었지? 완전 감동?"
"어 진짜 완전 감동"
"멤버들도 좋아하셨어? 부족하진 않았고?"
"딱 맞아 아주 적당했어 맛있었고
다들 엄청 좋아했어"
"다행이다 얼마나 걱정했는데"
우리 이쁜 아가씨 걱정했어요?
기특하고 뿌듯한 마음에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빨리 보고싶다
"아가씨"
"왜요 아가씨 소리가 절로 나오시나봐?"
"그래 김탄소
니가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안그래도 매일 보다가 못봐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는데
말로 설명을 못하겠다 암튼 그렇다고"
"뭐야 쓱쓰럽게
알았네요 작업 마저 끝내고 연락해! 안자고 기다릴께"
"그래 오늘만큼은 자지마 니 목소리 듣고 나도 자야겠다 "
김탄소 아가씨 고마워
덕분에 완전 기세등등해졌다
항상 내 옆에서 날 믿어줘서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
오늘 내 귓가를 스치는
서울의 밤공기는
그 무엇보다도 따스했다
탄소야 분명 매일 맡는
서울공기인데 왜이리 따스한걸까
달리자 일요일은 달리자 끝없이 달릴꺼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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