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야동] 소년 열애사
W.전라도사투리
01. 첫 만남
(BGM 정용화 - 처음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해)
뚜벅뚜벅 유난히 위태로워 보이는 한 소년이 떨리는 몸을 계단 난간에 의지 한 채 한 계단씩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는다. 끼익 거리는 옥상의 오래된 철문 소리가 소년의 귓가를 자극하지만 소년은 잠시 미간을 구길 뿐 이다. 소년이 낡은 쇠문을 닫고는 멍하지만 조금의 두려움이 묻어나는 눈으로 옥상 난간을 응시한다. 휑하고 부는 늦여름 바람이 어쩐지 음산한 것 같기도 하다. 소년이 떨리는 몸으로 한 발자국 옥상 난간 쪽으로 몸을 옮기며 그 밑을 내려다보지만 끝이 없어 보이는 밑을 보고는 아찔함을 느끼며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린다. 무섭다. 낮게 읊조린 소년이 이내 결심한 듯 목울대를 꿀꺽 하고 움직이고는 자신의 운동화를 정갈하게 한쪽에 잘 벗어 두고는 아슬아슬하게 옥상난간을 잡고 올라선다. 이제 더는 못 견딜 것 만 같다. 다시 한 번 소년이 눈을 감아 본다.
"죽는 거야?"
헉. 소년이 숨을 깊게 내뱉으며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을 뒤돌아보자 그곳에는 자신과 또래로 보이는 소년이 서 있다. 조금 올라간 눈꼬리에 다부진 어깨. 소년이 소년을 보며 갑자기 벅차오르는 서러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대로 울음을 토해낸다. 그런 소년을 보고 있던 소년이 당황하며 자신의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고는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소년을 향해 손을 벌리자 소년이 자연스래 그에게 안겨온다. 쿵. 안겨온 소년의 힘을 이기지 못한 소년이 그대로 뒤로 쓰러지며 소년의 등이 시멘트 바닥과 맞닿아 조금 둔탁한 소리를 내며 쓰러져 버린다. 흐허. 소년이 잠시 눈살을 찌푸리며 작은 탄성을 내뱉는다. 이런 고통은 아무리 천하장사라 해도 안 아플 수가 없을 거다.
"죽기 싫어……. 나 너무 살고 싶어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죽기 싫어……."
소년이 아려오는 등에 아파하고 있을 때 안겨온 소년이 소년의 교복 옷깃을 꼭 잡으며 소년의 가슴에서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흐느낀다. 소년이 난감하다는 듯 그의 등을 토닥여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눈물을 그칠 생각이 없는지 더욱 소년의 품에 파고든다. 그저 시끄러운 교실을 벗어나 잠시 눈 좀 붙이려 찾아온 곳에서 어째 피곤을 조금 더 얻어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소년이 한숨을 작게 쉬고는 서럽게 우는 소년을 내려 본다. 동그란 머리통이 소년의 시야에 잡히며 자신의 옷깃을 꼭 잡고 있는 마른 그의 손목이 보인다. 약간 저의 스타일인 것 같기도.
"저기. 울지 말고 좀 일어나봐. 나 허리 아파."
도리도리. 소년이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소년의 품으로 파고든다. 그런 소년의 반응에 소년이 다시 난감하다는 듯 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그의 등을 토닥이며 그를 달랜다.
"알았어. 그럼 나 앉기만 하자. 응?"
소년이 자신의 위에서 흐느끼는 마른 소년의 살짝 밀어내고 끙 하며 자리에 바로 앉아 자세를 잡고 자신의 허리를 두들긴다. 그러고는 아직도 흐느끼며 제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는 소년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려 보인다. 그에 소년이 자신을 향해 팔을 벌린 소년을 보고 뒤늦게 방금 전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는 얼굴이 새빨갛게 익어버린다. 그러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도리질 해 보인다. 그런 소년의 모습이 조금 우스운 건지 살짝 웃어 보인다.
"빨리 와. 팔 아파. 아까는 잘 안겼잖아."
소년이 소년의 말에 다시 한 번 세차게 도리질을 해 보인다. 저러면 머리 안 아픈가. 소년이 여전히 흐느끼면서 자신을 거부하는 소년을 보고는 답답한지 흐느끼는 소년을 자신이 자신의 품으로 끌어와 품에 가두고는 그의 마른 등을 토닥인다. 소년이 그런 소년의 배려에 다시 작게 흐느끼며 소년의 품으로 파고든다. 마른 소년의 등을 토닥이는 소년은 그런 소년의 흐느낌이 잦아 들 때 까지 기다리며 아무 말 없이 그를 기다려 준다. 여린 몸을 작게 떨며 울어대던 소년이 조금 진정이 됐는지 조심히 자신을 토닥이는 소년을 올려다본다. 그런 소년의 시선을 느낀 건지 소년이 소년을 내려다본다. 마주한 시선이 부끄러운지 마른 소년이 소년의 품에서 꾸물거린다. 소년이 눈을 휘게 웃으며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소년의 눈꼬리에 달려 있는 눈물 자욱을 닦아 낸다. 강아지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고양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한 것 같은 소년의 모습에 소년이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소년의 몸을 조금 더 세게 끌어 안아준다.
"너 이름이 뭐야?"
"…동……."
"뭐?"
"장동우……."
"그래. 동우. 장동우. 난 이 호원."
동우의 이름을 읊으며 중얼 거리던 호원이 동우에게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동우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고개를 작게 끄덕여 보이며 얌전히 호원의 품에 안겨 있는다.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는 호원의 시선이 부끄러운지 동우가 호원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푹 숙여 버린다. 그런 동우가 왠지 모르게 귀엽게 느껴진 호원이 동우를 자신의 품에서 살짝 때어 그의 양어깨를 잡고는 그의 시선을 마주하려하자 동우가 그런 호원의 시선을 요리조리 피해버린다. 이제 와서 어쩐지 울어서 부어버렸을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기가 부끄러운 동우다.
"몇 반이야?"
"....7반."
"에이 거짓말. 내가 7반인데? 거짓말 치면 혼나……. 잠깐 너 몇 학년이야?"
"3학년……."
헐. 호원이 경악에 찬 눈으로 동우를 바라보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시선을 요리조리 피한다. 자신보다 어린 1학년이거나 같은 2학년인 줄 알았 것 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니. 요리조리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동우를 경악에 찬 눈으로 본 호원이 이내 큼 거리고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환하게 웃어 보인다.
"나 보다 형이네?"
"……."
"뭐 상관없어. 이미 말 내렸는데 어쩔 거야. 그리고 겨우 1년 차이잖아."
"……."
"우리 동우는 수줍음이 많은가봐 아까 부터 나만 말 하는 것 같아."
"……."
"에이. 재미없어."
동우가 작게 투덜대는 호원의 목소리에 살짝 시선을 호원에게 주자 호원이 입을 살짝 삐죽여 보이고 있다. 그런 귀여운 호원의 모습에 동우가 작게 실소를 터트린다. 동우의 실소에 호원이 동우를 보고는 삐죽이던 입술을 집어넣고는 다시 환하게 웃어 보인다. 어쩐지 어려보이는 호원의 행동에 동우가 다시 한 번 실소를 내뱉는다.
"웃으니까 더 귀엽다."
"어?"
"너 웃으니까 더 귀엽다고."
호원의 갑작스러운 말에 동우의 얼굴이 다시 붉게 달아오른다. 그러고는 자신의 양어깨를 잡고 있는 호원의 손을 잡아 내리려 하자 호원이 어허 하며 동우를 쳐다본다. 동우가 호원의 모습에 조용히 자신의 손을 내려 부끄러운지 자신의 손을 가지고 작은 동작으로 손장난을 친다. 역시 귀엽다. 호원이 동우를 흐믓한 눈으로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동우야."
"응?"
"나 한테 말해줄 수 있어?"
"……."
"말하기 싫으면 말 안 해도 되고."
"…그냥……."
"에이. 그냥이 어디 있어."
"…그냥 조금 힘들어서……."
"뭐가?"
"부모님의 기대랑 선생님들의 기대 그리고 그 기대에 못 미치는 내 자신이 너무 미워서. 나의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바래오는 사람들에게서 도망치고 싶었어."
동우가 말을 마치자 서러움이 또 다시 복받쳐 오는지 다시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더 이상 숙일 곳도 없으면서 아까부터 땅에 파고들을 기세로 고개를 숙이는 동우다. 호원이 그런 동우를 조금 안타깝게 바라보고는 그의 턱을 조심히 잡아 올려 자신과 시선을 마주하게 만든다. 동우가 떨리는 눈으로 호원을 응시하자 호원이 동우를 향해 유하게 웃어 보인다. 그러고는 천천히 동우에게 다가가 동우에게 입을 맞추자 놀란 동우가 몸을 뒤로 내빼려 한다. 그런 동우를 호원이 제지 시키며 동우의 얇은 허리를 감싸 안아 고정시킨다. 동우의 눈이 당황함으로 번진다. 조금 더 깊게 파고 들어오려는 호원을 동우가 읍 거리며 자신의 입을 열려하지 않자 그런 동우가 얄미워진 호원이 그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어 버린다. 아. 작게 탄성을 지른 동우가 입술을 살짝 열어 보이자 그 틈을 탄 호원이 동우에게 깊게 침투한다. 난생 처음 겪는 생소한 느낌의 동우가 두 눈을 질끈 감아 보인다. 그런 동우의 모습이 귀여운지 호원이 촉- 하고 작게 입맞춤하고 동우에게서 떨어져 나온다. 동우는 여전히 두 눈을 질끈 감은 상태로 딱딱하게 굳어 있다. 호원이 그런 동우의 머리를 쓸어준다.
"너 오늘부터 내꺼야. 그러니까 어디 갈 생각 하지 마."
*
흐흐. 호원이 요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웃자 그의 옆에 앉아 반성문과 씨름하던 성열이 미간을 구기며 호원을 미친 놈 취급하며 호원의 이마에 제 손을 가져다 대어 본다. 음 열은 없는데? 성열이 고개를 갸웃 거리며 조금씩 울상으로 변한다. 미친 놈 미친 놈 거려서 정말 미친 것 인가. 성열이 걱정스럽게 호원을 쳐다보자 요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웃던 호원이 그의 시선을 느끼고는 홱 하고 그를 노려본다. 그러고는 거칠게 제 이마에 올려져 있는 성열의 손을 쳐낸다. 아- 아파. 성열이 호원이 쳐낸 자신의 손등을 문지르며 호원을 노려본다. 새끼가 걱정해도 지랄이야.
"나 안 아파."
"그럼 그런 변태 같은 웃음 좀 짓지 마. 존나 호러 같음."
"아무렴 네 얼굴보다."
"허?"
"아 됐어. 말 시키지 말고 반성문이나 써."
"야 이게 다 누구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쯧. 됬어 내가 네 놈한테 무슨 말을 해."
호원이 한심하다는 눈으로 성열을 위 아래로 스캔 하고 고개를 돌려 턱을 괴고 다시 요상스러운 웃음소리를 내며 웃는다. 성열이 그런 호원을 어이없다는 눈으로 한번 쳐다보고 다시 자신의 앞에 놓인 흰색 종이로 시선을 준다. 이 반성문은 거의 매일 씀에도 불구하고 정이 가지가 않는다. 성열이 머리를 헤집으며 푹 하고 책상위에 엎드린다. 이와 중에도 저 미친놈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 웃고 있다. 에이 눈 배렸어. 성열이 호원을 보고 질린다는 표정을 하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자 자신의 보며 샐쭉 웃어 보이는 웬 사람의 얼굴에 기겁을 하며 놀라 일어난다.
"이 새끼들이 쓰라는 반성문은 안 쓰고 이러고 앉아 있어?"
놀라 버벅 거리는 성열의 앞에 어느새 성큼 다가 선 성규가 성열의 정강이를 퍽 하고 쳐버린다. 아악. 성열이 고통을 호소하며 성규를 노려보자 성규는 어깨를 으쓱 거린다. 그런 성규의 뻔뻔함에 치를 떤 성열이 다시 자신의 자리에 가서 털썩 하고 앉는다. 성규가 그런 성열을 한번 보고 시선을 옮겨 호원을 쳐다보지만 정신 나간 사람처럼 흐흐 거리는 호원을 보고 한 걸음 물러선다. 그러고는 성열을 바라보지만 성열도 모르겠다는 듯 성규를 쳐다본다. 이놈이 반성문 쓰다 실성 했구나 싶은 성규가 호원의 머리를 세차게 내려쳐보지만 역시나 흐흐 거리며 웃을 뿐 이다. 헐 이호원 맞고도 웃고 있다. 성규가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호원에게서 다시 멀리 떨어진다. 저 놈 매저키스 인가?
"야. 너 무슨 일 있어?"
"흐흐. 아니요. 단지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아서요. 선배 세상은 참 아름다워요."
"시발. 이성열 너 재한테 무슨짓을 한거야?"
"저 아무것도 안했어요! 저도 무섭다고요! 아까 수업 모조리 빼먹고 옥상에서 자고 와서 부터 이런다고요!"
성열이 진저리 치며 성규를 올려다보자 성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고 호원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호원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호원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성규의 어깨를 부여잡는다. 그런 호원 때문에 성규가 잠시 움찔 거린다. 시발 엄마 보고 싶어요.
"선배! 선배 3학년이죠? 그럼 장동우 알아요? 7반이라는데."
"뭐? 누구?"
"장동우. 우리 동우!"
"알기야 알지 걔 유명하잖아. 근데 걔가 왜 네 동우야?"
"내꺼거든."
성규와 성열이 당당히 자신의 것이라고 외치는 호원을 아련히 쳐다본다. 정말 이놈이 미쳤나 보다.
*
호원의 말에 동우가 잠시 벙쪄 호원을 쳐다본다. 호원에 표정을 보니 장난은 아닌 것 같은데. 동우가 떨리는 눈으로 호원을 응시하자 호원이 싱긋 웃어 보이며 동우를 다시 끌어 제 품에 가두어 안는다. 아 품속에 쏙 들어오는 게 가면 갈수록 제 스타일이다. 호원이 자신의 품에 안긴 동우를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어 보인다. 가만히 호원의 품속에 안겨있던 동우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바둥거리며 호원의 품에서 빠져 나오려 하자 호원이 더욱 힘을 주며 바둥거리는 동우를 죄여온다. 흐.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저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인지 더욱 죄여오는 호원 때문에 힘이 빠진 동우가 어쩔 수 없이 그의 품에 가만히 안겨 새근거리는 숨을 뱉어낸다.
"놔줘."
"싫어. 놓으면 도망갈꺼잖아."
"안 도망갈게. 그러니까 놓아주면 안 될까?"
"그냥 안 놔줄래. 계속 안고 싶어."
"……."
"동우야. 너 지금부터 내꺼다?"
"왜 내가 네 거야……."
"내가 너한테 반한 것 같거든. 그리고 방금 너랑 나 키스 했잖아."
"그건 네가 억지로 한 거잖아."
"그래서 싫어?"
"싫어!"
울먹거리며 싫다고 당당히 외치는 동우를 호원이 품에서 때어내어 나 상처 받았어요 하는 눈으로 동우를 쳐다보자 동우가 그런 호원의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호원과의 시선을 마주하는 것을 애써 외면해 버린다. 그런 동우가 조금 괘씸한 호원이 동우의 얼굴을 잡고 자신을 바로 보게 한다. 울먹울먹 거리는 그의 표정 또한 귀엽다.
"왜 싫은데? 내가 싫어?"
"네가 싫은 건 아니야……."
"그럼 왜?"
"우리는 오늘 처음만나서 만난 지 30분도 안됬고 서로 아는 게 없어 아는 거라고는 이름뿐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너랑 나 둘 다 남자야."
"처음만나서 키스했고 서로 알아 가면 되고 요즘은 동성애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아. 그것보다 우리 동우 말 잘하네? 내숭떤 거였어?"
헐 말이 안 통해. 동우가 능글맞게 웃고 있는 호원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쉰다. 자살하려다 이게 뭐하자는 상황인지 조금 더 복잡해진 것 같다. 호원은 그런 동우를 아는지 모르는지 동우의 머리를 헤집으며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동우를 쳐다본다. 조그마한 머리로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 건지 눈을 대굴 굴리며 입을 삐죽이는 동우의 모습이 호원 자신의 눈에는 그저 귀여워 보일 뿐이다. 동우가 다시 작게 한숨을 내쉬고 무언가 결심했단 눈으로 호원을 쳐다본다.
"저기 다시 한 번 생각해봐."
"저기가 아니라 호원이야. 이 호원. 알았지? 앞으로 네 애인 되실 사람이니까 잘 기억해."
"싫……."
털썩. 호원이 순간적으로 동우를 바닥에 눕히고 동우의 위로 올라타 동우를 내려다본다. 순간적으로 하늘이 빙글 돌아가 눕혀진 동우가 허리로 느껴지는 알싸한 고통에 눈살을 찌푸린다. 그 순간에도 호원이 동우의 머리를 받쳐 머리에 고통은 없지만 말이다. 으으 거리던 동우가 실눈을 떠 굳은 얼굴의 호원을 올려다본다. 어쩐지 아까와 다른 그의 모습에 조금 두려움을 느낀 동우가 꿀꺽하고 목울대를 움직여 긴장한 눈으로 호원을 올려본다. 호원이 그런 동우의 모습에 다시 씨익 웃어 보이더니 잘난 입술을 달싹인다.
"한번만 더 싫다고 하면."
"……."
"잡아먹는다."
흐익. 호원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란 동우가 큰 눈을 끔벅거리며 호원을 올려다본다. 이 아이가 정말 왜 이러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동우가 이내 정리를 한 것인지 호원을 노려본다. 너 혹시 동정이니? 동우의 나지막한 물음에 호원이 어이없는 실소를 내뱉는다. 솔직히 처음에는 호기심이 맞기는 했지만 자신의 감정을 한 순간에 동정으로 취급해 버리다니. 자신의 마음을 동정으로 취급하는 동우가 조금 미워지는 순간이다. 맞구나. 호원이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내려다보자 자신의 멋대로 판정을 내려버린 동우가 쓰게 웃으며 호원을 밀어낸다. 아까는 그렇게 밀어내도 밀어내지지 않더니 이제는 잘만 밀려난다. 동우가 호원을 밀어내고 자신의 몸을 일으켜 자신의 교복을 탁탁 잘 털어내고 옥상 난간 앞에 있던 자신의 운동화를 신고 호원의 앞에 선다.
"구해줘서 고마워."
"....어디가려고."
"놔."
"싫어. 너 내가 여기서 놓으면 미련 없이 갈꺼잖아. 그러니까 안 놔줄 거야."
"원하는 게 뭔데?"
"너. 장동우 너. 내가 원하는 건 장동우라고."
"하?"
"솔직히 처음에는 호기심이 맞아. 자살하려는 사람이 내 눈 앞에 있는데 호기심이 발동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
"근데. 근데 말이야. 너 아까 막 나 한태 안겨서 내 옷 꼭 잡으며 울 때. 엄청 귀여웠거든? 아 변태 같긴 한데. 그냥 나가 안겼을 때 엄청 좋았어."
"……."
"그리고 아까 키스할 때 그때 느낀 거야. 그러니까 무조건 넌 내꺼야. 난 내가 한번 좋은 건 놓치기 싫어해. 그리고 무엇보다."
"……."
"동정은 아니야. 근데 아직은 사랑도 아니야. 하지만 곧 사랑으로 변할 거 같거든?"
"…장난치 지마."
"장난 아니야. 그러니까 내 말은. 아씨! 너 한테 선택권 따위 없어. 그냥 내꺼야."
호원이 옥상을 빠져나가려는 동우의 손목을 빠르게 잡아 자신의 다리에 앉혀 그를 바로 본다. 동우가 그런 호원에게 짜증스럽게 말하며 그를 노려보지만 그런 동우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호원은 동우의 나머지 손목도 잡은 채로 말을 이어나간다. 호원의 말 한마디 마다 조금 어이가 없지만 어쩐지 정말 그의 진심인 것 같기도 해 살짝 흔들리는 동우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아이처럼 때 쓰는 호원의 모습에 동우가 푸하 하고 웃어버린다. 호원이 당황한 듯 동우를 쳐다보고 그냥 동우와 함께 웃어버린다.
"너 애기 같아."
"애기 아니거든?"
"몰라. 그냥 때 쓰는 애기 같았어."
"쳇."
"나 이제 반으로 갈래."
동우가 입술을 삐죽이는 호원을 한번 힐긋 쳐다보고 자리에 일어나자 그런 동우를 따라 호원도 따라 일어나 동우를 품속에 안다시피 하며 동우에게 밀착하자 동우가 그런 호원의 허리를 자신의 팔꿈치로 쿡 찌른다. 호원이 그런 동우의 행동에 윽- 하며 오버스러운 제스처를 취해 보인다. 그에 동우가 웃어 보이자 그런 그의 미소에 호원이 동우에 입에 살짝 입맞춤하고 떨어진다.
"장동우는 오늘부터 진짜 이호원꺼야."
아 정말 간만인 것 같은 인스티즈 ㅠㅠ 보고싶었다능ㅠㅠ 제가 다시 다각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역시나 메인은 야동이들! 잘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