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음.”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 순간적으로 눈을 뜬 호원이 주의를 살폈다.조금은 어두컴컴한 방안.뭐야…내가언제잔거지. 한참을 상황파악을 하던 호원이 그제야 아까전 상황이 생각났는지 살짝 인상을 찡그린다. 살짝 눈만 감고있으려고했는데 너무 푹자버렸다.기왕 이렇게된거 쭉 기지개를 피고 몸을일으키는데 그순간 얼굴에서 툭 하고 물수건 하나. …이건 또 뭐야. 바닥으로 떨어진 물수건을 집어든 호원이 언제올려놓은건지 미적지근한 물수건 온도를 확인하더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서류 정리 다했네.”
책상위에 가지런히 정리된 서류들. 사실 날짜도 지난 버려도 되는 서류들을 억지로 동우에게 정리하라고 시킨 호원이였다.자꾸만 가려고 하기에 붙잡긴해야겠고,시킬일은 없고…하는수없이 쓸모도없는 서류정리를 시키는데 그것조차 열심히하겠다고 집중하는 동우의 모습에 뒤에서 호원은 한껏 즐거웠었다.중간에 하도 졸려 자버리고 말았지만.
“집에 갔겠지.”
지금 시간이 몇신데 당연히 갔겠지.물수건을 손에들고 호원이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방을 나오자 뭔가 환한 집안불에 호원은 ‘내가 아침부터 불을 켜놨었나?’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오는데 부엌쪽에서 들리는 칼소리.…아줌마가 오셨나.오늘 쉬는날이신데. 이제서야 집안에 누군가 있다고 느낀 호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아줌마가 오셨나보네.
“오늘 쉬는날…”
“어 일어났어?”
당연히 가정부일줄 알았던 호원이 의외의 사람에 놀란듯 말을끊고 자리에서 멈춰섰다.장동우…아직 안갔어? 당연히 갔으리라고 생각한 동우가 제집 부엌에서 지금 뭘하는거지? 아직 상황파악이 덜된듯 호원이 두눈을 크게 떴다.지금 뭐해 너?
“그냥 가려고했는데…너 밥도 안먹었을것같아서….죽좀 쑤려고했는데 생각보다 맛이없어.”
“…………….”
“아.주인허락없이 부엌써서 기분나쁜거야…?”
“아니.”
호원이 손에 들고있던 물수건을 바라봤다. 그럼 이것도 너가 한거야? 그럼 누가했겠냐. 너 열 완전 많이났던거 알아? 냄비속 죽을 늘러붙지않게 저으며 동우가 말했다. 10분에 한번씩 갈아줘도 금세 미적지근해지고 말이야. 그렇게 열이 많이나니 쓰러지듯 자지.너도 은근히 독해.알고있어? 상체를 숙이더니 불을 조절한 동우가 자신의 어깨를 통통 치며 말했다. 몸은 좀 어때?
“…좀 괜찮아진것같기도 한데.”
“그거 내덕이야 알지?”
환하게 웃는 동우의 모습에 호원이 작게 따라웃었다. 응.네덕이야.
-
“어때?맛없어?”
“맛있어.”
“거짓말.완전 밍숭맹숭하더만.”
“아니야.맛있어.”
분명 간도 잘되지않은 죽이건만 호원은 꿋꿋하게 맛있다고 하며 한그릇을 통째로 비웠다. 내가 만들어서 내가 더 잘아는데…맛없을텐데. 동우가 호원 먹는모습을 쳐다보다가 물컵을 앞으로 쓱내밀었다. 물마셔.
“고마워.”
“……배고파서 그런가?”
“나 배고파도 맛없는거 안먹어.”
“정말?정말 맛있어?”
“응.진짜 맛있어.”
처음으로 자신에게 만들어준 음식인데 맛있고,없고를 따질 호원이 아니였다.동우가 챙겨주는 약까지 먹고 고맙다고 하는데 동우는 아직도 의심스러운지 이것저것 생각하기바빴다.하루종일 먹은게없어서 속이 허해서 그런가.아님 원래 입맛이 좀 이상한가.음식점같은데 갈때보면 진짜 맛있는데만 골라서가던데?
“맛있다고해줘도 저래.”
“아니이…그게아니라….”
“그럼 맛없다고해줘?”
“그건 아니고오.”
그럼 된거지 뭘 그러냐. 호원이 의자를끌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밥도먹고,약도 먹었으니까 기다려.올라가서 옷좀 갈아입고올게. 갑자기 옷은왜? 동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집 데려다줘야지.
-
너무 오랜만이라서 감격이라느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