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Fantasy
한솔이라는 이름을 알고나서는 좀처럼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일부러 큰 길로 돌아가지 않고 골목길로 가는데도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승관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혹여 저를 피하는건가 싶어서 괜히 솜에 물을 적시듯 몸이 자꾸만 늘어졌다.
요즘 들어 매일 멍한 승관의 모습에 민규가 고갤 갸웃하다 똑같은 증상을 보이는 한솔이 떠올라 피실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인간이랑 사랑은 절대 안된다던 최한솔이 사랑이라니. 민규가 중얼거리다 스탠드에 앉아있는 승관을 끌고 나와 억지로 코트안에 세웠다.
"야, 나 운동 못해"
"그래도 잡생각 떨치는건 운동이 짱이다?"
"...그런가.."
"어"
민규가 승관의 어깰 두어번 두드리고 제 포지션에 자리잡았고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못한다면서 질질빼던 승관도 어느새 땀을 흘리며 뛰었고 경기가 과열됐을쯤 승관이 달려오던 아이와 부딪혀 바닥에 넘어졌고 그에 무릎이 쫙 쓸렸다.
부승관!!! 놀란 민규가 급하게 달려와 승관을 일으켜세우다 코끝을 찔러오는 피냄새에 작게 욕을 중얼거렸다.
아무리, 인내심이 강하다고 해도 피냄새엔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몸이였다.
"보건실 다녀올게요"
민규의 말에 고갤 끄덕인 체육이 조심히 가라며 등을 두드렸고 입술을 꽉 깨문채로 승관을 부축해 보건실로 온 민규가
급하게 승관을 앉히자마자 들어온 정한이 놀라 물었다.
어쩌다가 이런거야. 정한의 물음에 승관이 어색하게 웃음을 짓고 체육하다 그랬다며 말을 잇자 얼씨구. 하며 승관의 어깨를 살짝 때렸다.
"...."
"민규는, 나가있어"
"...네"
잔뜩 떨리는 민규의 손에 정한이 아차싶어 급히 민규를 내보냈고 승관은 그저 고갤 갸웃할뿐이였다.
그렇게 나간 민규는 그 날 하루종일 교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 * *
쾅소리를 내며 문이 급하게 열리자 살짝 선잠이 들었던 지훈이 몸을 일으켰고 문을 열고 들어와 몸을 떠는 민규를 가만히 바라봤다.
너 왜그래. 지훈의 물음에 고개를 돌려 지훈과 눈을 마주친 민규가 좀 쉬어야 할 거 같아. 라며 방안으로 들어가자 말없이
냉장고에서 팩을 하나 꺼내 컵에 붓고는 민규의 방문을 여는 지훈이였다.
"괜찮아?"
"...."
"김민규"
지훈의 부름에도 그저 이불안에 몸을 웅크린채 있는 민규를 보던 지훈이 한숨을 쉬며 민규를 두드렸다.
일어나서, 이거 마셔. 지훈의 말과 다시금 흘러들어오는 피냄새에 미간을 찌푸린 민규가 몸을 일으켰고 컵을 건네는 지훈을 보며 말했다.
이거 마시면 또.. 그때처럼 제어 못할지도 몰라.
"괜찮아, 상관없어"
"이지훈"
"난 너 이러는거 보는게 더 싫어"
"...."
"얼른, 마셔"
재촉하는 말에 한숨을 푹 내쉰 민규가 컵을 받아 들고 안에 담겨있던 피를 마셨고 지훈은 그저 가만히 민규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빈컵을 받아든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훈아. 떨리는 민규의 목소리에 나가려는 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선 지훈이 다가가
민규의 입에 짧게 입을 맞췄고 어느정도 제 박자로 돌아온 숨에 민규를 보고 살짝 웃음을 지었다.
다 괜찮아, 그러니까 좀 자자 민규야.
* * *
"이씨, 김민규"
갑자기 사라져버린 민규에 밥도 혼자 먹고 야자까지 혼자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였다.
툭툭 골목길에 돌맹이들을 발로 차며 한참을 걷다가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자 한솔이 담위에 앉아서 날 내려다봤다.
왜 거기있어요? 내 물음에 바람이 좋아서 라는 엉뚱한 대답을 한 한솔이 뛰어내려와 내 옆에 섰고 멍하니 그런 한솔을 바라보다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어이 오늘 무슨일있어?"
"네? 왜요?"
"그냥, 평소같지 않아서"
"....아.. 그런가..."
"아님말고"
어깨를 으쓱해보이는 한솔을 바라보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다 털어놓자 웃음을 터뜨린다.
이제보니 부승관 왕따야? 하며 쿡쿡 찔러오는 손에 아 하지마라여 지짜! 하고 빽 소리를 지르자 워워 알겠어 하고선 다시금 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장난치며 골목을 빠져나와 밝은 집앞에 서자 말없이 날 내려다보던 한솔이 미간을 찌푸렸다.
"다쳤어?"
"...네? 네..."
"하"
어쩐지. 뭐라 중얼거리는 한솔의 말이 궁금해 왜요? 하며 되묻자 그저 평소보다 날카로운 눈으로 날 보다 뒤로 물러선다.
왜그러지, 나 병균아닌데. 괜히 소심하게 웅얼웅얼거리는데 내머리를 쓰다듬던 한솔이 말했다.
"웬만하면, 다치지마라"
"...."
"피같은거 안흘리면 더 좋고"
"...왜.."
"그건 나중에 알게되겠지"
간다, 들어가서 자. 또 뭐라 답하기 전에 금방 언덕아래로 사라져버리는 한솔의 모습에 입을 삐죽이다가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래도, 내 걱정하는거 같아서 기분은 좋네.
사실 니걱정이아니라 지걱정ㅇ이였어......................ㅎㅎ(((승관))) 오늘은 뭔가 뱀파이어 티를 내고싶었어여!
내가 망쳤지만 (울컥).. 아 맞다 이 글 초록글 올라갔더라구요 진짜 다들 고마워요ㅠㅠ
암호닉 ; 화상, 코에
사랑해요 내사랑 다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