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네버랜드로 가지 않을래?"
어린 날의 경수는 책을 덮으며 생각한다.
나에게도 언젠가 피터팬이 날아와 네버랜드로 데려가 주겠지.
neverland : 네버랜드
경수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경수가 있는 보육원은 연서라는 곳으로 워낙 험한 지형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었다.
그로 인해 연서는 자연스럽게 21세기 문명과 많이 뒤처져 버렸고 사람들 역시 죄악을 모르는 그저 순수한 생명들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경수가 지내는 보육원은 멀리서 보아도, 가까이서 보아도 곧 내려앉을 것 같아 위태로워 보였다.
그런 경수는 자신의 유년시절을 보낸 보육원을 애증 하였고, 항상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였다.
어떤 연유로 이 보육원으로 오게 되었는지, 나의 아비, 어미라는 사람은 왜 나를 이곳으로 보냈는지 항상 의문을 품었다.
경수는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하루에도 수십번 우울감에 빠져버리고 항상 내린 결론은 나는 평생 이곳에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런 경수의 현실에서의 도피처는 오직 교회였다.
경수가 교회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끼니를 때우기 위해서였다.
경수의 보육원은 걸핏하면 끼니를 거르고 심한 경우 한 끼도 못 먹는 날도 있었다.
그래서 경수는 교회를 갈 수 있는 일요일을 사랑했고, 항상 일요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교회 사람들은 상냥하고 친절했다.
교회의 목사는 누구보다 경수를 이해하고 사랑을 베풀어 주었다.
어린 날의 경수는 그런 목사님을 보며 항상 아버지를 떠올렸고, 마치 친아버지처럼 따랐다.
그런 경수의 모습을 본 목사는 더욱더 자신의 아들처럼 보살펴 주었다.
교회에는 경수 또래의 아이들이 몇 있었지만 경수는 좀처럼 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였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경수에게 말을 시키고 장난을 쳐왔지만 경수는 그런 아이들이 마냥 불편하기만 했다.
그 불편한 마음이 어디서부터 나오는지는 자신도 잘 알지 못했지만
그 아이들이 자신의 부모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좋지 않은 게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수에게도 단 한 명,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이가 생겨버렸다.
"변...백현"
그 아이를 처음 본 건 정확히 일주일 전 일요일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