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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nni 전체글ll조회 673l 1




Target Number. 0215 : 차 학 연 

-제거까지, D-6일-



.

.


다음 날에도 점심에 학연이 근무하던 편의점에 갔다.

여전히 학연은 밝아 보였다.

자신과는 다르게 학연의 주위에는 빛나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아보였다.



"어! 어제 바나나 우유 사가셨던 분 맞죠? 맛있게 드셨어요? 빨대로 먹는 게..."


.

.

'오늘도 시끄럽다.'



자신을 기억하고 조잘조잘 끝도 없이 이야기하는 학연, 갑자기 생각난 어제의 바나나 우유.

자신이 단 것을 별로 좋아한다고 생각안했는데 먹을 만 했던 것같다.

어찌보면 호의를 베풀어준 사람이기도 했기에 좀 더 좋은 시선으로 그를 보려고 노력했다.

원식은 바나나 우유를 한 개 집어 계산대에 올려놨다.

바나나 우유를 빤히 쳐다보고 자신을 살짝 올려다 보는 게 귀여워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말했다.



"오늘, 몇시에 끝나요?"



원식의 말이 작업멘트로 들렸나본지 학연은 당황해하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어? 네? 아 저.. 그... 그게 저 오늘은 4시에 끝나요. 근데 그건 왜...?"



"그 때 다시 올게요. 약속없죠? 그리고 이건 선물이예요."



원식이 계산대에 올려져 있던 바나나 우유를 살짝 집어 다시 탁 놓으면서 웃어보였다.

원식은 그 뒤로 편의점을 나갔다.

딸랑- 거리는 편의점의 종소리가 잠잠해지고 학연은 멍하니 그가 나간 자리를 보다가 바나나 우유를 봤다.



'내가 너무 이상하게 바나나 우유를 봤나..? 그래서 준건가?'



학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궁금해했지만, 궁금한 건 뒤로 치고 그의 손은 이미 빨대봉지를 뜯고 있었다.




-




칼로 잰듯이, 라디오에서 나오는 정각소리와 함께 종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와 함께 문사이로 칼바람이 들어왔다.

학연은 춥다고 느끼면서 들어온 사람을 봤다.

학연은 허겁지겁 준비를 하겠다고 직원 전용실로 들어갔다.

늦게 나오면 원식이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도 하지않았는데 얼마나 급했는지 단추도 제대로 끼우지 않고 나와 헤헤 웃었다.

원식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서 잘못 끼워진 와이셔츠를 제대로 입혀주었다.

학연은 부끄러운지 얼굴이 금새 빨개져서는 나가자고 했다.

편의점을 나와서 원식은 학연에게 집앞까지 데려다 준다고 이야기를 했고, 학연은 극구 반대했다.



"밖이 이렇게 추운데 저희 집까지 데려다 주지않으셔도 돼요!"


"괜찮다니깐요?"



이 말들이 계속 오고가다 결국 학연이 한 발작 물러나 집까지 가기로 했다.

방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기세는 사라지고, 몇분간 정적이 흘렀다.

학연은 의구심이 들었다.



'이 사람 뭐지...? 날 부른 이유는 뭐지..'



학연이 부른 이유가 궁금해서 말하려고 몇글자를 내뱉는 순간, 원식이 선수를 쳤다.



"제 이름은 원식이예요. 김원식."



자신은 이런 대답을 원한게 아니며, 아까 끊긴 말을 다시 하려고 했다.

하지만 원식은 그에게 말할 틈을 주지 않으려는지 끊었던 말을 다시 이어나갔다.



"그리고 23살이예요."



하려던 말을 두번이나 끊긴 학연은 그래도 저 말에 대답은 해줘야할 것 같아서 자신도 자기소개를 하려했다.



"어... 제 이름은 ㅊ...."


"차학연"


"... 나이는 2..."


"26살."



본거라곤 어제 오늘. 2일동안 잠깐 마주쳤던 사람인 원식이 자신의 나이까지 알고 있자 조금 놀란 눈치였다.

이름은 편의점 명찰에 붙어있어 기억할 수 있다쳐도 나이는 어떻게 저리 잘안다는 듯이 대답하는 지가 궁금했다.



"어떻게 알았어요? 제 나이?"



원식은 조금 고민하는 척 하더니 이내 그를 보고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그래 보였어요."



원식이 좀 더 앞에서 걷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학연이 뒤에서 원식을 불러세웠다.



"원식씨! 잠시만요!"



원식이 뒤를 돌아 학연을 봤을 때에는 학연이 쪼그려서 가방을 뒤적뒤적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뭐해요?"



원식이 궁금한 듯. 학연에게 다가가함께 쪼그려앉았다.

학연은 작은 통 하나를 꺼내더니 연고와 밴드를 꺼냈다.

원식에게 핑크색 캐릭터 밴드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원식이 이건 뭐냐고 묻기도 전에 학연이 원식의 왼손을 잡고 연고를 바르기 시작했다.

원식의 전 타겟을 처리할 때, 전 타겟이 원식에게서 벗어나려 버둥거리다가 생긴 상처였다.

원식은 그 상처가 깊지 않았기에 그냥 내버려뒀었다.



"..."



그래도 다친 곳이 따끔한지 원식은 학연이 연고를 바르는 내내 움찔거렸다.



"이렇게 치료를 빨리 빨리 안해주면 별거 아닌 상처도 커져요. 23살 김원식씨."



핑크색 캐릭터 밴드로 잘 감싼 후 뿌듯한 표정을 짓고서는 통을 다시 가방에 넣고 주섬주섬 다시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원식은 그가 가방에 물건을 넣고 있는 동안 계속 캐릭터 밴드를 붙인 손을 가만히 보았다.



"다치면 또 와요. 그 때도 제가 치료해줄게요."



원식은 한참이나 밴드를 붙인 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동생말고 해준 사람이 있나 잠시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정말 동생과 학연빼고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학연에게 고마움을 말하고 싶었다.

이런 말들이 낯간지럽고, 할 기회조차 없어 잘 못했기에 마음속으로 어떤 말을 해야할까 굉장히 고민하다가 말을 꺼냈다.



"고마워요. 학연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네요."



가방을 다 싼 학연은 읏샤라는 소리를 내면서 가방을 멨다.

그리고 원식을 보고 어깨를 으쓱 올리며 이야기했다.



"뭐, 그런 소리는 듣기 좋네요. 그나저나 진짜로 오늘 부른 이유가 뭐예요?"


"아.. 제가 오늘 학연씨에게 시간있냐고 물어본 건..."



사실 오늘 당신을 끝내기위해서... 라는 말이 나오지않았다. 

평소같았더라면 아무렇지 않게 조용한 곳을 끌고 가 제거해버렸을텐데.

이젠 평소의 자신과는 다른 것 같았다.

원식은 왜 자신이 학연을 죽여야하는지 이유가 궁금해졌다.

이 사람의 숨겨진 비밀이 과연 무엇이길래 그를 없애려고 안달일까.



"싶었던 건? 왜 말을 하다말아요.. 궁금하게. 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학연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원식을 쳐다보자 당황한 원식은 자신만의 넓디 넓은 망상 세계에서 황급히 빠져나와 대답했다.

시간이 촉박해 머리속에 떠오른 아무런 말이나 내뱉었다는 게 원식에게 실수이긴 했다.



"..어.. 어! 제가 학연씨랑 친해지고 싶어서요!!"



말투는 왜 그리 크고 자신있게 말했는지.

원식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그것으로 들어가 자신의 상기된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않았다.

세상에, 그게 무슨 말이야.

원식은 무작정 튀어나가는 말을 어떻게 해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미친 듯이 생각했다.

아- 세상 사람들. 여기 빅 호구가 있습니다!

원식은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것에도 모잘라 이젠 자기를 마음속으로 욕까지 했다.



'세상에 이런 멍청한 짓거리를...'



학연의 얼굴에도, 원식의 얼굴에도 당황함이 비췄다.

원식은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 이리저리 생각을 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수습할 수 없는 말이었다.



"풉- 뭐라는 거예요. 웃기려고 한건 아니겠죠? 와- 진짜 웃겼어요!"



엄청 큰 소리로 웃으며 배를 부여잡고, 심지어 너무 웃겨 눈물이 학연의 눈가에 고였을 쯤.

원식은 이게 정말 재미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식이 살짝 무안해질 때 학연이 가까스로 배를 부여잡고 웃음을 멈췄다.



"와하.... 진짜하아..... ㅇ..웃겼....푸훕-"



원식이 무표정 (이라기 보단 해탈한 표정같아보였다.) 으로 학연을 쳐다보자, 학연은 알았다는 듯이 숨을 내고르며 진정시켰다.

학연은 원식을 쳐다보며, 엄지를 척하고 올렸다.



"원식씨, 의외로 허당같네요."



그 말이 좋다고 느낀 원식은 이전에 자신이 뱉었던 말을 싹 다 잊어버리고 싱글벙글 웃기 시작했다.

학연이 그런 원식을 보며 생각보다 단순하고 귀여운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 새 눈을 뜨니 학연의 집 근처에 왔다.

학연은 손을 흔들며 데려다 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들어갔다.

학연을 바래다 주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그런 좋은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끝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 머리속이 복잡하기만 했다.

원식은 이 임무의 자세한 상황을 알고 싶어 빈이 상주하는 아지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




있는 거라곤 희미한 전등하나, 그 외엔 아무런 빛줄기 하나 들어오지 않는 빈의 방.

빈은 그런 분위기가 좋았다.

자신만이 있는 기분.

그래서 빈은 다른 곳을 돌아다닌다기 보단 항상 이 방에 상주해있는다.

빈이 노트북으로 무엇인가에 심취해 있는 틈에 노크 소리가 들리며, 원식이 들어왔다.



"노크 한건 잘했는데, 노크하고 들어오라고 하면 들어오는 거야, R."


"아, 그래?"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이 태연한 표정을 하고 빈의 영역으로 원식이 들어왔다.



"이번 타겟은 잘 처리했어?"



빈이 원식에게 물었다.

보통 원식이 이 곳에 올때는 두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첫째, 임무를 받을 때.

둘째, 임무를 성공했을 때.

단 한번도 임무에 실패한 적이 없는 원식이기에 지금까지 이 2가지의 이유가 아니고는 이 방에 찾아오지도 않았다.



"아.. 아직-"



머리를 긁적이며 원식이 대답했다.

아직이라는 소리에 노트북에 심취해있던 그가 평소보다 두배는 큰 눈을 한 표정으로 원식을 바라봤다.

표정, 행동, 말투.

생각해보니 오늘은 평소와 많이 달랐다.

빈은 직감적으로 원식에게 무엇인가 있음을 알아챘다.



'아하- 뭔가 있구나. R.'



한 때 라이벌 구도였던 빈에게 기회가 온 것 같았다.

빈은 원식이 눈치채지 않게 그에게 무슨 약점이 있는지 캐기로 마음먹었다.



"너, 평소와 다르다?"



빈이 말 한마디만 던졌을 뿐인데, 원식은 당황한 기력이 역력해보였다.

확실했다.

완벽하던 그에게 비밀이, 약점이 생겼다.



"그래- 그건 둘째치고, 여긴 왜 왔는데?"



빈이 물러선다는 말투와 표정으로 노트북을 덮고 원식을 바라봤다.

원식은 손톱을 틱틱거리며 건들이다가 말을 꺼냈다.



"이번 타겟,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것 같아. 의뢰내용까지 전부 넘겨줬으면 좋겠어."



빈은 알겠다고 이야기하며 책상아래 수북하게 쌓여있는 서류더미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빈은 눈앞에 있는 서류를 맨뒤로 숨기고는 일어났다.



"미안. 아무래도 여기에 없는 거 같은데. 잃어버렸나..?"



능청스러운 그의 말투에 원식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알겠다고 한 후 빈의 방을 빠져나갔다.

원식이 나가자 자신이 숨겨놓은 서류를 꺼내 차근 차근 읽기 시작했다.



"쉽게 넘겨줄 순 없지. R. 어쩌면..."



빈이 미소를 짓으며 말했다.


.

.


"널 죽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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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ㅠㅠ콩이가ㅠ식이죽이려고그럳던건가 ㄷㄷㄷㄷㄷㄷㄷ잘보고가용
8년 전
Rannni
우리 빈이가 잘못된 길로 가는 건 아닌지 ㅠㅠㅠ 좀더 지켜봐주세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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