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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규훈] 컬러버스 5 | 인스티즈






몇시간 못자 몸은 찌뿌둥했지만 알람소리는 무자비하게 방안을 울려댔다.

아직 해도 제대로 뜨지않아 핸드폰 액정의 불빛이 밝아 눈을 몇번 비비고 찌푸려야했다. 


눈이 익숙해지고 보인 배경화면에는 뚱하니 무표정인 지훈이 형이다. 

며칠전 카톡으로 몇번 징징대자 민망해하며 보내준 형이 생각나 귀여워 실실대며 몸을 일으켰다.



더 늦으면 형이 고대로 출근해버리니까...안돼지 안돼지. 


얼굴에 물만 뭍이고 빠르게 현관에 섰다. 어쩜 막 자고 일어나도 이렇게 잘생겼는지. 쯧.






달칵-





문 열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 렌즈 구멍으로 보니 지훈이 형이 하품을 쩍 하며 나오고 있었다.



미친 존나 귀엽네.






COLOR BUS

소울 메이트를 만나기 전까지는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다가 만난 후에 색깔이 보이는 세계.




컬러버스5[민규/지훈]














"엄마!..야"

"벌써가요?"



벌컥 문을 여니 작은 몸이 움찔하고 놀란다. 

몸짓이 여간 잔망스러운게 아니야... 진짜 햄스터같아.

때마침 열리는 엘리베이터에 형은 여전히 눈이 땡그래진채로 올라타는데 이제는 아예 형 머리위에 복실복실한 귀가 있는것 처럼 보여 고개를 휘휘저으며 닫혀가는 철문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버튼을 누르고 아까와는 달리 새침하게 올려보는데 고 며칠사이지만 몸이 전보다 마른것 같아 맘에 안들었다.

나름 길었던 오디션이 끝난 이후 원래도 많던 작업량이 갑자기 늘었다며 사귄지 얼마나 됐다고 생이별을 시키는 형이었다.
남들은 자기야 애기야 이짓저짓 다할 시기였지만 본의아니게 홀로 독수공방중인 나는 이렇게 집에 잠시 들리는 형을 보기위해 새벽부터 집을 나서야만했다.


그래도 그만큼 귀여우니까 만족한다.  





"뭐야. 이시간에"

"형 데려다 주려고 그러죠"

"참나. 이게 뭐 데려다 주는거라고.."

웃겨 증말..
부끄러운듯 숙이는 뒷목이 붉게 물들었다. 빨간색이 이렇게 색정적이었나. 나도 모르게 침을 한번 꿀떡 넘긴다.

속에서 꿈틀대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머리칼이 부드러웠다.
꽤 익숙하게 손길을 받던 형이 가슴께에 기대온다. 피곤한지 눈은 꼭 감은채였다. 힘을빼고 기대는 형이 행여 넘어질까 두팔로 꼭 감싸안았다.

기분좋은 향이 훅 하고 끼쳐온다.



"오늘도 밤샜어요?"

"아니이..잤어. 두시간.."

"더자지. 밥은 먹고 일하죠?"

"응..순영이가 맨날 밥사들고 와"

"가만보면 순영이 형이 더 애인같아"



솔솔 잠에 드는건지 웅얼거리며 대답하다가 피식하고 웃는형에 가슴께가 간지러웠다.
곧 내려야 되는데..형 오늘 일하러 안가면 안돼나.. 



벌써 한달전, 모텔에서 형은 담담하게 어렸을때 얘기를 해줬다. 

순영이 형과 고아원에서 어떻게 살았고, 또 거기를 나와서 둘이 어떻게 의지하며 살아왔는지, 
듣는 내가 다 안쓰러워 형을 꽉안아줬었는데 형은 오히려 웃으면서 고맙다고 쑥쓰러워하며 등을 쓰담어 줬었다.

나도 몰랐던 우리 둘의 첫만남을 얘기하면서 벅차하는 형을 보다가 기어코 눈물을 매달았었다. 당황해하는 형을 더 세게 안으며 피어오르는 행복감을 여실히 느끼며 생각했다.


이사람과는 평생을 가도 정말 괜찮겠구나. 
살아생전 처음느끼는 감정이었다.




"야..김민규.."

"에?"

"일층이야. 놔"


생각에 잠겨 멍하니 있는데 어느새 일층이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여기 엘리베이터는 너무 빠른거같아. 

내린다며 벗어나려는 형을 억지로 더 껴안고 질질끌며 내렸다. 형 발이 슬쩍슬쩍 뜨는데 그럴때 마다 감싸고 있던 어깨가 움찔 거렸다.
아직 꼭두 새벽이었지만 주위를 살피며 안올라가냐며 타박하는 형을 무시하고 그대로 주차된 차로 향했다.

포기하고 그냥 웃음짓는 형 입매가 사랑스러웠지만 작은 몸 부서질까 더이상 세게 껴안지는 못했다.






"뭐야. 내려"

"나 형 작업하는데 가면 안돼나?"  

"어.안돼"


은근슬쩍 조수석에 따라타 앙탈을 부리는데 형은 차가웠다.

순영이 형은 맨날 가던데 뭐.

입을 대빨 내며 투덜거려도 형은 완강했다. 아 지금 가면 또 언제보냐고. 카톡 답도 잘 안해주면서.
저번에 못한 거사는 커녕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얼굴도 10분 채 못보고 가야되는 상황이었다. 

형은 왜그렇게 잘나가서..흑



"나 말 한마디도 안하고 조용히 있을게요? 응?"

"너 작업실까지 데려가면 그 형이 무슨소릴 할줄 알고..아 내려 얼른"

"형?"


아 저번에 티비에서 봤다.

최승철인가 뭔가, 형이 소속한 회사에서 제일 잘나가는 아티스트라고 순영이 형이 입에 침이마르도록 칭찬을 해댔다.
에이씨. 
그런사람이랑 하루종일 붙어 있는건데 바람이나 안나면 다행이지.. 심지어 잘생겼었다.

어린생각인건 어쩔수없었지만 섭섭한건 어쩔수없다. 형은 시무룩한 내 표정을 보고 눈치를 보며 머리를 쓰담었다. 




"하루만 참아.나 내일 쉬어"

"진짜?진짜요?"

"응. 너 하고 싶은거 하자"


살짝 가라앉으려던 기분이 다시 하늘을 둥둥 떠다녔다.

여전히 내 머리위에 있던 형 손을 잡아끌어 다시 꼭끌어 안았다. 막 키스하고 싶었는데 일어나서 양치를 못해 겨우참았다.

최고로 행복한 아침이었다.


 


   











"..이상해?"

"아니요. 난 이것도 좋다니까?"

하긴 이십몇년동안 했던 머리보고 이상하냐고 묻는것도 좀 그렇다.

소파에 기대 나른하게 웃으며 말하는 형의 하얀 얼굴에 티비 불빛이 노랗게 빨갛게 물든다.
일이 좀 일찍끝났다던 초인종을 누른 형의 머리는 부드러운 분홍색이 아니라 새카만 흑발이었다. 




난 무슨 집나온 중딩인줄 알았네.. 

잠시 놀라 헛기침을 하니 형은 눈치를 보며 변명을 늘어댔다.
아니..오디션도 끝나고..이 나이 먹고 이러면 막 욕먹고..아니이..

형은 여전히 멍한 내 반응에 현관앞에 가만 서서 손가락을 꾸물거리며 눈치를 봐댔다.
  
분명 형의 분홍머리도 물론 좋다고 했었지만, 가지런히 정리된 까만머리도 미치게 귀여웠다. 형이 우물우물 말할때마다   
까만머리에 대조되는 흰 피부 라던가, 소매사이로 빼꼼나온 손가락이 라던가.. 어떻게 반오십 먹은 남자 손가락에 분홍빛이 도는지 진짜 이형은 국과수 의뢰해봐야 돼. 진짜

이석민이 들으면 팔불출 새끼라고 10년은 놀림들어 먹을만했지만 어쩌겠냐고. 형이 이쁜걸.
너무 어려보여서 깊이 숨겨놨던 죄책감이 다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게 좀 단점이었지만. 

아,더이상 형 머리색같은게 중요한게 아니구나.





어깨에 기대 가만히 영화에 집중하던 형을 보다 머리칼에 얼굴을 묻었다. 살풋 염색약 냄새가 났지만 그것마저 자극으로 다가와 심장이 기분좋게 두근거렸다.


"형.."

"...응"

"좋다.."

"..."


일만 하고 살았다는 형은 예상대로 감정표현에 약했다. 많이 약했다. 
지금도 푹 파인티 덕에 보이는 목과 가슴팍까지 빨개져있다. 

피부가 워낙 하얘서 조금만 붉어져도 티가 저렇게 확 나는데 표정은 아무렇지도 않은척이다. 저번에는 괜히 나 놀릴려고 그렇게 까지 하고.. 
진짜 솔직히 순영이형이랑 왜 친구먹는지 알거같아.

그러다 그때 배 위에 올라타서 더듬어대던 작은손이 생각나 나도 화르르 따끈따끈해졌다.  지금 11시 40분. 이번에 진짜 맞는거지..


아까도 이석민이 드디어 할수 있는거냐며 콘돔을 두박스나 던져주고 갔다.
그런 석민이 한테 형이 허락했을때 그때 감사하면서 할거라고 하니까 니 전여친들이 와서 싸대기는 천백번 때릴거라고 통탄아닌 통탄을 했다.

그치만 어깨에 기대 있는 형이 너무 작아서 조심스러웠다. 깨질까 부서질까 제대로 껴안지도 못하는데.
철없이 가볍게 놀았던 여자들과는 다르다. 비교도 안될정도로.



"형"

"..왜"

"난 형 아껴줄거에요. 알죠?"


경계하던 처음과는 달리 너무도 편하게있는 형이 순영이형 말고 날 조금이라도 의지하는구나 싶어 감동스러웠다.
꽉 끌어안고 머리칼에 얼굴을 묻어 조금은 내가 기특하다 생각하며 웅얼거리자 돌아오는 대답은 약간 무뚝뚝했다.



"뭐하러."


닳는것도 아니고.


벙쪄 형을 멍하니 쳐다보자 또 씨익 하고 보조개를 집어 넣는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허리를 꼿꼿이 세워도 형 정수리는 내 턱밑을 겨우 간질였다.



"순영이한테 오늘 안들어간다고 했어"
"..."


형도 떨리는지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이 살짝 떨렸다.
심장이 곧 터질듯이 귓가를 울려온다.



"형이 많이 몰라. 이런거 여자랑도 해본적 없어"

"...형"

"니가 많이 알려줘."


기어코 형 머리가 툭 하고 떨궈진다. 이미 귀랑 뒷목은 새빨게져있다. 형을 못 만났으면 이런것도 못보고 평생살았겠지.

으아 하면서 작은 머리통을 내 가슴팍에 콩콩 찧는다. 벅차오르는 마음에 형을 꽉 껴안으니 형 특유의 높은 웃음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순영이가 너가 그렇게 경험이 많다고 그러던데, 나 엄청 배우겠다 그치..?"


아 권순영!



"아 형 그거 아닌데..아 진짜..아.."

"괜찮아. 기특해서 그러지"


큭큭 거리던 형은 고개를 들고 조심조심 입을 물어왔다. 
나도 형 얼굴을 살풋 잡고 조금은 능숙하게 응했다.

확실히 형의 키스는 서툴렀다. 따라오기도 벅차하는 형은 곧 숨이 막히는지 자주 어깨를 세게 잡아왔다. 
형은 약간은 거칠게 오가는 혀에 높이를 맞추려 자연스레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런 형의 고개를 잡아 틀어주며 잠시 떨어지는 입술 사이공간에서 꼬박꼬박 숨을 들이켰다. 
꼭 분유먹는 아기처럼 열심히 규칙적으로 공기를 마시는 형이 너무 귀여워 올라간 입꼬리는 내려가질 않았다.


조금 긴듯한 첫키스를 끝내자 형은 맥이 풀렸는지 그대로 품안으로 쓰러져 숨만 가쁘게 뱉어냈다.
가지런한 흑발을 살살 쓰담으니 숨소리가 조금씩 골라졌다.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조금은 민망한 상황에 형이 먼저 입을 뗐다.


"이거..힘들다.."

"큭...많이 힘들었어요?"

"내가 못하는거야, 니가 잘하는거야?"

"둘다?"

"아 배울게 너무 많다."


중얼거리는 형이 귀여워 크게 웃으려다 겨우 속으로 삼켰다. 이제 배울게 더 많아 지는데..우리 형 힘들어서 어떡해.
여기서 멈출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진짜 이석민한테 형님이라고 할일있나.  형 팔을 잡아 목뒤에 두르고 조심해서 들어올리자 형이 음마야 하며 이상한 소리를 냈다.

예상대로 꽤 가뿐했다. 오랜만에 아래에서 본 형은 이번엔 귀여웠다. 얼굴도 새빨게서. 진짜 중딩 잡아먹는거 같잖아.


"오..왜!"

"바닥에서 하면 허리 더 아플걸요"

"..아.."


형은 눈알을 도르륵 굴리더니 그대로 어깨에 얼굴을 푹 묻는다.
아 진짜 귀엽다. 조금은 골려줄까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이러면 키스도 못하잖아요. 형은 드라마도 안봐? 침대는 원래 키스하면서 가는거에요"

"아, 그냥좀 가. 떨려 죽겠으니까"   


이번에는 소리내며 웃었다. 저번이랑 너무 다르잖아.

행여나 떨어뜨릴까 반듯히 서서. 형은 그런 내 머리를 삐죽 잡아당긴다. 조용히 좀 해! 
타박마져 기분좋아 웃음을 가득 먹은채로 침대로 향했다.


"..뭐야 보지마"

"예뻐서 그러지"

"남자한테 예쁘다가 뭐냐"

근데 정말 예뻤다.
특히 내 침대 위에 누은 형은 너무 예뻤어..

전에 형이 했더것 처럼 얇은 티 속에 손을 넣자 형이 움찔한다.
입에서 험한 소리가 나올까 두손으로 입을 꼭 막은 채였다.

"내려요"

"..이어"

"뭐라는거야"

"싫다..읍"

옆구리를 슬쩍 쓸어내리자 다시 손이 입으로 향한다.
진짜 왜 이러셔.. 

"전엔 그렇게 대담해놓고"

"그땐 할 생각 전혀 없었..으아!"


뭐야.?
뭔가 괴씸해 그대로 얇은 티를 벗겨버렸다.
와..

형 몸은 진짜 아까도 말했지만 말이 안돼. 어떻게 몸이 분홍색이지.
빤히 쳐다보는 나때문에 부끄러운지 양팔로 몸을 가리려 애썼다. 그런 형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대로 꼭 껴안았다.
대신 아래에 있는 형이 무거울까 양 허벅지에 힘을 가득 준채로.


"고마워요. 형 색은 너무 예뻐."

"...나도"

형은 웃으며 다시 조심스럽게 입을 맞춰왔다.






거실에는 여전히 영화의 불빛이 깜깜한 방안을 밝히고 있었다.

















개강을 했다.

오랜만의 학교는 역시 어색했다. 방학동안 꼬박 집에서 보내다가 색으로 빼곡 차있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많은 풍경들이 더 낯설게 만들었다.
반갑게 인사를 건내는 후배, 동기들에게 역시 반가운척 웃어보이곤 강의실 구석으로가 자릴 잡았다. 

핸드폰을 꺼내 봤더니 형에게 한통의 카톡이 와있었다.




지훈이형 
[수업잘들어. 복학생]


 


여전히 바쁜 형의 얼굴도 자주 못보고 연락도 간간히 보내주는 답장뿐이었지만, 이렇게 먼저보내는 소소한 안부문자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충분히 안다.
그 작은 것에 만족하게 만들어 준다.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 다 못 가지고 자란 사람이었다.  조그만 변화가 사랑스럽다.  



[넹. 오늘도 늦어요?]

[아니, 들어갈거야. 정순영도 오늘 만나?]

[네. 동아리 가볼려구요]

[그래, 나중에봐]


얼굴보면 그렇게 귀여운 사람이 문자는 완전 무뚝뚝해. 
그래도 좋다. 

형은 뭘해도 좋아.








"뭔 소리야?"

"몰랐어? 지훈이 형이 얘기 안하던?"

"안하던데? 형이 왜 휴학을해?"


동아리방에는 순영이 형이 없었다. 학교 어디에도 없었다.
워낙 어디든 들쑤시고 다니는 형이라 의아해 석민이한테 물으니 하는말이 황당했다.


형 미국가잖아.


"미국? 왜? 얼마나?"

"저번에 워크샵 그거 좀 잘됐나봐. 그래서 거기 크루에 스카웃됐다고.. 지훈이 형이 말할줄 알고 난 가만 있었지"

"....아마"

형도 몰랐을 거야.


순영이 형은 춤을 추는 사람이었다. 

솔직히 꽤 유명했는데 이번 방학때는 워크숍 초청까지 왔다고, 갈거라고 내가 아직 군인일때 전화가 왔었다. 마냥 들뜨지만은 목소리였다. 
지금 생각하면 지훈이 형 때문이겠지. 

언제 순영이 형이 그랬다. 솔직히 혼자 남아있던 한달 많이 힘들어 했을거라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그렇게 자길 표현했다. 

순영이 형은 항상 열심히 였다. 빨리 성공해야된다고. 갚을게 많은 사람이 있다고 형은 항상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둘이서 의지하면서 자라왔겠지. 

감히 생각도 못할 그런 깊은 관계.


"오래 있을거래. 적어도 일년"


이제 그런 관계가 잠시 멈춘다.
지훈이 형은 뭐라고 할까.




















"뭐냐? 니네집 저긴데?"

"형은 진짜 내가 병신같고 그런가봐?"
내 집도 못찾겠냐.


순영이 형은 투덜대며 소파에 앉는 나를 보며 쾌활하게 웃었다.


"그래서 왜 왔는데. 지훈이 지금 없는데?"

"형보러 왔지"

"헐.. 사스가 김바람.. 이제 나 꼬시게??"

저 형은 진짜 미친게 분명해.


"아 그나저나 형 지훈이 형한테 이상한 소리 했더라?"

"맞잖아."

"뭐가 맞아"

"너 입대전에 한달꼴로 여자 갈아 치우고 그랬으면서. 지금 너 보면 걔네들 진짜 빡칠듯"

"이석민이랑 똑같은 소리한다. 진짜"


내가 우리 석민이랑 좀 잘맞니. 
흐흐 거리며 웃는 형의 노란 머리가 흔들거린다.

이제 저러는거 못보나 싶어 좀 섭하기도 하고? 소파에 거의 기대듯 있던 형이 숨을 한번 크게 쉬고는 자세를 바로 잡는다.

조금은 진지한 분위기다.
하긴 그 눈치빠른 사람이 내가 왜왔는지 몰랐을까.


"미안"

"뭐가요"

"말 안해서 미안하다고"

"됐어요. 축하해요"


입이 대빨 나와서 틱틱대니 형은 또 다시 얼굴 가득 웃음이다. 조금 서운하긴 했지만..
잠시 정적이 흐르고 형이 망설이며 입을 뗐다.



"나 왜 지훈이 한테 말 안했는지 알어?"

"그야..둘이.."

"나 엄마 보러가"


아..

순간 멍했다. 

어머니가 미국에 있는지, 그전에 살아계셨는지, 그럼 왜 거기서 자랐는지.
저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뜻이 담겨있는지 나는 짐작조차 못할 거다.



"연락이 왔어.날 찾고 있다고"

"..."

"미안하다고 울더라"

 


전혀 동요도 없는 순영이 형을 보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뒤죽박죽 섞여서 그냥 아무말도, 반응도 못하고 멍하니 형만 바라보고 있는데 순간 무언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럼..


"지훈이 형은요..?"



형이 진짜 가족을 찾으면 지훈이 형은요?




"너 있잖아"



형의 말에 순간 숨을 멈췄다.




"이지훈이 학교를 얼마나 다니고 싶어했는지 모르지?"

"..."

"걔가 고등학교 졸업장도 못따고 일을했어"



형은 잠시 숨을 골랐다.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지만 표정은 평온했다.



"근데 너 만나고 그러더라"




"너랑 만나서 미안하다고, 그래도 항상 내가 먼저일거라고"


미안하더라고


"이제 음악하는거 말고도 하고싶은거 다 하라고"



괜시리 벅차졌다.
순영이 형도 안쓰럽고 내가 형 대신 할수 있을까 불안 하기도 했다.

형은 가만히 오더니 내 머리를 폭폭 두드려 댔다.



"나 아예 가는거 아니다?"

"..알아요"

"그래. 니가 잘 해주고 있어"



 

다녀와서도 계속 잘하고.


순영이 형은 끝까지 해맑았다.
  

 








오늘좀...역대급 노잼이져...?ㅠㅠㅠ 그래서 포인트도 반값입니다. ㅎㅎㅎ



암호닉 사랑드려요 감동ㅠㅠ
[규훈섹쇼]/[규훈행쇼]/[봉봉]/[예쁜작가님]/[양차] 



다음 막편입니다!




bgm: 원효로 1가 13-25-01 의 sweet love 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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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댓ㅅ1!!!
8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수녕이 마지막에 아련... 터지쟈나여 8ㅅ8 블록ㅡ로도 봤넜는데ㅠㅠㅠㅜㅠㅠㅠㅠㅜ막편이라니 눈물ㄹ좀 닦을게요 (엉엉) 커퀴들 너무 좋다가 순영이에서 아련 퍼갑ㄹ.. 수녕아 내가 사댱해.... 포인트 몽땅 드려버리고 싶은 게 제 맘이에여ㅜ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호지버스
으아ㅋㅋㅋㅌㅌㅌ 감사합니당 제가 오포인트만 살짝 가져갈게여?핳하하 솔직히 이거 쓰면서 순영이가 젤 조았어여ㅠㅠ
8년 전
독자3
노잼이라뇨......노잼..? 제가아는노잼이란뜻이맞는지 의심이 들정도로 짱잼ㅠㅠㅠㅠㅠㅠ작가님 제가 원래표형 잘 못해서 그러는데 항상잘보고있습니다♡
8년 전
호지버스
브금수정 전에 오시니 아쉽ㅠㅠㅠㅠㅠㅠㅠ 핳 항상감사드려요♡♡
8년 전
비회원138.70
와 작가님 이퀄리티에 노불맠이라니 감사합이가..비루한 비회원이지만 너무 잘보고잇어요ㅠㅜㅜ사실 댓도잘안다는데ㅜㅜ근데 담편이 막편이라뇨ㅠㅜㅜ흐엉ㅇ
8년 전
호지버스
핳....제가 불맠까지 달 퀄은 못내여....볼줄만 알지 핳.. 봐주셔서 감사핮니다 하하
8년 전
비회원176.110
규훈행쇼 입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으헣 불맠아닌 불맠같은ㅠㅜㅜㅜㅜㅜ아진짜 사랑합니다ㅠㅜㅜㅜㅜㅡ제가 이거 엄청기다렸어요ㅠㅠㅠㅜㅠ와 드디어 규훈이들이ㅎㅎㅎㅎㅎㅎㅎㅎ좋군요!! 다음편 막편이라니ㅠㅠㅜㅜㅜㅜ아니되오ㅠㅜㅜㅠㅜㅜ다음편 기대할게요!!사랑합니다♡
8년 전
호지버스
반갑습니당 ㅎㅎㅎㅎ
잼께봐주셔서 감사해욫 ♡♡

8년 전
독자4
자까님 양차에요.... 아니 솔직히 매일매일 생각해온거긴 하지만 새삼스럽게도 분량이...너무쩔자나여.... ;ㅅ; 정말 존경스럽슴다. 자까님 제가 제일 사랑하는거 알져? 다음편이 막편인건 정말 아쉬운 부분이지만 새글이 다시 올라오겟죠^.^! 믿어요. 믿습니다. 아니지. 믿고말고 할 것도 없이 사실이겟죠 ^.^ ㅎ헤헿ㅎ 아무튼 우리 수녕이가 유학가버린게 좀 아쉽긴 하지만 단순한유학이 아니라 저런 커다란..ㅎㅅㅎ.......일 줄이야..ㅎㅎㅎㅎㅎㅎㅎ 역시 자까님은 언제나 제 상상을 초월해여 ㅎ머 암튼! 결론은 자까님사랑해요 다음편 기대할게여♥
8년 전
호지버스
ㅋㅋㅋㅋㅋㅋㅋ유난히 반갑네여 이상허게
ㅎ하하하ㅏ하ㅏ하하ㅏ하 담은껀 님이 선택하는걸로☆

8년 전
독자5
어후... 노잼이라녀... 오타 나셨네요... 노잼이 아니라 예스잼이네요... 다음화가 막화라니 그것이 진짜인가요... 아... 이것만 기다렸는데...
8년 전
호지버스
핳....☆ 공교롭게도...
노잼이지만 봐주셔서 감사드려여♡

8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순영이 어쩌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7
역대급 꿀잼인데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휴 ㅜㅜㅜㅜ 제 마음이 다 간질간질 하네오ㅕ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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