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아, 10대의 마지막.
열아홉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해! (빵빠레)
시 선 의 끝, B
: believe
1. (무엇이나 누구의 말이 진실임을) 믿다
두번째 이야기
W.보통
♪
책상정리를 하다말고 눈이 마주친 탓에 살짝 당황했지만 밀려오는 피로에 빨리 끝내고 가야겠다 싶어 시선을 어렵게 무시한 뒤 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중간까지 정리를 했을까, 의자가 드르륵 끌리는 소리를 내더니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괜한 긴장감에 움찔하며 몸이 말을 안들었다. 두 손은 의자 등받이 부분을 꽉 잡은채 온 신경을 끌어내 귀를 기울였다. 무언의 민망함에 정면만 쳐다보고 있을때 포근한 향기가 느껴져 시선이 자연스레 움직였다. 역시나 내 시선의 주인공은 전정국, 너였다. 긴다리를 성큼성큼 교탁앞으로 옮기더니 마치 이 교실안에 혼자있는 듯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채 손을 높게 들어 칠판 구석구석 닦고 있다. 괜히 나 혼자 전정국을 신경쓰고 있다는 생각에 머쓱해졌다. 그래도 혼자하는 것 보단 나으니까.. 솔직히 전정국 저 자식이 그냥 땡땡이칠까 불안한 생각에 안절부절 못했던 내 자신을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왔다.
전정국과 나는 20분째 말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오기가 생겨 내가 먼저 말을 안건 것도 있지만, 전정국 역시 끈질기게 말 한마디, 아니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우리 둘은 그렇게 무언가에 쫓기 듯 빠른속도로 청소를 했다. 전정국이 바닥을 쓸면 내가 닦았고, 전정국이 창문을 잠그면 내가 커텐을 쳤다. 말 한마디 없이 우리의 방과 후 뒷정리 팀플레이는 아주 좋았다.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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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과 뒷정리를 마치고 함께 하교를 한다거나 하는 뭐 그런 생각은.. 솔직히 했다. 30분동안 아무 말 없이 뒷정리를 끝내고 처음으로 말을 꺼낸 쪽은 당연히 나였다. '담임쌤한테 다 했다고 말하고 올게!' 라며 당차게 큰소리내어 말했다. 내게 끝까지 눈길 한 번 안주던 전정국은 역시나 내 말이 들리지 않았는지 듣고 싶지 않은건지 내 말을 무시한채 자신의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쯤에서 다시 생각했다, 진짜 안들리는건가.. 짧은다리로 빠른 걸음을 하며 전정국에게 다가갔다. 속으론 왜 내 말을 무시하는지 진짜 안들리는지 따지고 싶었지만 전학온지 둘째날부터 까칠한 이미지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가만히 서 있는 날 쳐다봤다. 전정국이.. 이때를 놓칠까 싶어 '나 담임한테 말하고 온다!' 다시 한 번 입모양을 크게 말했더니 돌아오는 건 가방을 챙겨 쌩하고 내 옆을 지나치는 전정국이였다. 아, 오늘도 역시 싸가지가 바가지이시다.
오늘하루 지지리 복도 없지, 계단을 내려오면서 문밖에 보이는 배경은 다름아닌 무섭도록 내리치는 빗방울들이였다. 아침에 엄마가 챙겨가라고 현관 옆에 놔둔 불쌍한 주인에게 버림받은 우산이 떠올랐다. 혼잣말로 투덜투덜거리며 중앙관 문을 나오는데 익숙한 향기에 쳐다보니 또, 전정국이다. 쟤도 우산을 안가져왔나.. 한숨을 푹푹쉬며 하늘만 쳐다보다 안되겠다 싶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신호가 얼마 들리지 않고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어,왜]
[비가 진~짜 많이와서 그러는데..내ㄱ..]
[딸! 엄마 지금 모임 중 조금있다 전화할게.]
뚝-
하늘도 무심하시지, 지금 내려야하는건 비가 아니라 내 눈물이 이상황에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전정국 쟤는 안가고 왜 저렇게 서 있어, 뭔가 도움이라도 얻고 싶어 전정국을 불렀다. '전정국' 여전히 대답이 없다. '야' 역시나 대답이 없다. '야 전정국!' 대답이 없다. '정국아' 그냥, 답이 없다. 가만히 정면을 보며 서 있던 전정국은 느릿하게 고개를 자신의 오른쪽으로 돌리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날 쳐다봤다. 왠지 모르게 자연스레 전정국의 시선을 따라 전정국의 오른쪽을 쳐다봤다. '우산을 빌려 드립니다' 라고 큼지막하게 써 있는 글자를 보니 민망함이 몰려 왔다. 아니, 그럴수도 있지 나 전학온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걸음을 우산꽂이 근처로 옮겼을땐 다행히 딱 하나의 노란 우산이 남아 있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에 엄청난 공감을 했다. 신은 날 완전히 버리진 않으신 것 같다. 전정국의 시선은 곧 답이였다. 전정국이 내 얘기를 듣고 있었나 싶기도 했지만 집에 안가고 발 동동구르며 있는 모습이 누가봐도 우산없어보이는 애 같았을거다. 노란장우산을 손에 꼭 쥐고 탐탁진 않았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건낼까 전정국을 쳐다봤을땐 아까 그렇게 열심히 정리하던 가방을 머리에 올리고 빠른 속도로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전정국이 학교를 벗어나려하는 순간에도 내 시선은 끝까지 전정국을 따라갔다. 입가에선 '고마워'라는 말만 맴돌았다.
/
집에와서 한참을 생각했다. 그렇게 나쁜애같지는 않다, 전정국. 이사를 오고 전학을 오고 처음 맞는 주말 아침. 언제 그렇게 비가 쏟아졌나 싶을정도로 날씨는 화창했다. 멍하니 앉아 TV를 보기도 하고, 괜히 아무것도 없는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기도 하고, 침대에 엎드려 뒹굴뒹굴거리다 시계인줄만 알았던 핸드폰이 짧은 알림과 함께 반짝였다.
[김탄소! 뭐해?]
[그냥..아무것도 안해]
[주말인데?애들이랑 만났는데 너도 나와!]
[지금?]
[응, 지금!]
수정이의 연락이였다. 주말내내 지루할 뻔 했던 나를 구해주는 구원의 문자였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화장실로 튀어 들어가 씻기 시작했다. 전학 첫 주말,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장소.. 두근거림에 기분이 좋아졌다. 수정이가 말한 곳은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집에서 나오니 저녁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서둘러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처음부터 같이 있었던 사이처럼 수다는 끊길 줄 몰랐다. 조금 이른 저녁밥을 먹고 뭐할까 고민하다 아직 미성년자인 우리들이 할게 뭐가 있겠냐며 그냥 사람구경하다 집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늦은 저녁시간이되니 어른들의 세상을 알리 듯 형형색색 네온사인 간판들로 인해 눈이 아플지경이였다.
요즘 학생들은 밖에 나가면 학생인지 성인인지 모른다는 말도 있다는데, 사람들 눈에 우리가 그렇게 보이는 듯 나이트 삐끼들이 명함을 내밀며 오늘 물 좋다고 한 번 놀다가라고 끈질기게 따라 붙었다. 하지만, 놀기는 좋아하지만 유흥에 관심이 없어서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물론 수정이와 애들도 마찬가지였다. 번화가 나올때마다 이런일이 있다며 말하는 수정이를 보며 역시 서울은 다르구나.. 생각했다. 서울에 와서 첫 외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우리는 집으로 향하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입을 놀리며 쓸데없는 얘기에도 웃고 떠들기 바빳다. 번화가 건너편에 사는 애들과 인사를 나누고 터덜터덜 길을 걷고 있었다. 아까 애들과 같이 왔던 길인데 혼자서 걸으니 다시 낯설게 느껴졌다. 번화가와 가까이 산다고 정수정이 엄청 부러워했다. 참 신기했다. 직진으로 조금만 가서 코너를 돌면 우리 동네가 나온다. 그 코너 하나사이로 분위기가 이렇게 틀려지다니, 어른들의 세계는 참 화려하다고 생각했다. 코너길에 들어서면서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전정국!!!! "
익숙한 목소리와 이름이였다, 번화가라 그런지 시끌벅적한 와중에 유독 그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그 목소리는 나만 들은 것 같다. 시선을 이리저리 옮기며 목소리가 나는 곳을 찾았다. 분명 가까이에서 들린 것 같은데.. 우연히 시선이 멈춘곳엔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풍경이 있었다. 여자는 짧은 치마를 입고 높은 킬힐을 신은채 남자에게 의지해있었다. 아니, 거의 쓰러지기 직전인 것 같은데.. 어른의 세계를 모르는 나여도 저 여자가 엄청나게 취했다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남자와 여자 주위에는 검정색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술집같아 보이는 건물 입구에 쭉 서 있었다. 이것 또한 저 술집과 관련된 조폭들이란 것도 알 수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 처럼 깍두기 머리에 금색 목걸이를 하고 문신이 박혀 있는 그런 조폭들의 모습과는 달랐다. 예전 친구가 한 아이돌 사진을 보여줬는데, 그 옆에 있던 경호원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였다.
신기한 장면에 멍때리고 그저 영화감상하듯 저 무리들의 행동을 지켜봤다. 잠깐, 내가 왜 이곳에 멈춰서 저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가 떠오르면서 정신을 차렸다. 전정국! 그래, 전정국. 살짝보이는 술에 취한 여자 옆모습이 그때 그 언니였다. 전정국을 소리내어 외치던 그 여자. 설마설마하며 옆을 봤을땐 지나치도록 익숙한 작고 동그란 머릿칼이 네온사인으로 인해 반짝이는 전정국이였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려가며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더 자세히 보려고 한발자국 한발자국 다가갔던 거리가 어느새 전정국, 너라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멀리서보는 모습과 가까이서 본 모습은 틀렸다. 조폭들과 함께 말끔히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여자를 부축하는 것 같았던 모습은 가까이서 보니 여자가 앵겨붙은 모습이나 다름 없었다. 무섭게만 보였던 일명 조폭같은 사람들은 굉장히 난감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승용차 한대가 재빠르고 매끄럽게 전정국과 그 언니 앞에 섰다. 검은정장 무리들은 각자 자신의 일이 정해 진 듯 빠르게 움직였다. 누구는 차문을 열고 누구는 여자를 부축하고 누구는 전정국의 어깨에 묻은 화장자국을 툭툭 털어주고 나만빼고 모두 빠르게 움직였다.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춘 것 처럼 전정국과 나. 둘만이 가만히 멈춰있었다. 그때 여러사람의 행동을 빠르게 스캔하던 내 눈은 나와 같이 움직임 없던 전정국에게 멈췄고, 전정국 역시 날 바라보고있었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렇게 빠른 전정국의 모습은 처음, 아니 두번째였다. 비오는 날 우산을 두고 빠르게 뛰어가던 뒷모습, 그리고 지금.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재빠르게 고개를 돌려 술집안으로 들어갔다. 교복이 아닌 정장차림이라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 분위기에 낯설었지만 확실했다.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 전정국이였다.
/
차라리 명탐정 코난이 되었으면 좋을 뻔 했다. 집에 돌아와 전정국의 대한 소문과 내가 본 것을 짜집기하여 맞춰 보았다. 지금까지 봐 온 전정국은 내 말을 듣지도 나의 질문에 대답하지도 않았으며, 예쁜 언니와 함께 있었고 번화가 쪽 조폭들이 있는 술집에 들어 갔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정국은 그럴리가 없어라고 하기엔 내가 직접 눈으로 본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무슨 생각으로 학교에 도착한건지 모르겠다.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간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내 시선은 전정국의 자리로 향했다. 묻고 싶고 듣고, 아니 확인해보고싶었다. 괜한 나의 오지랖이 정말 싫다.
" 야 김탄소. 뭘 그렇게 보냐. "
" ... "
" 야! 김탄소!! "
자리에 앉는 순간 전정국의 빈 자리만 쳐다봤던 것 같다. 날 부르던 정수정이 참지 못했는지 급기야 내 어깨를 잡고 세차게 흔든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어어 거리며 바보같은 내 모습에 빵터진 수정이였다. 정수정이 다시 한 번 물었다. 뭐 보고 있었냐고, 딱히 숨기고 싶지 않았다. 친구니까..
" 전정국 "
" 전정국? 아직 안왔는데? "
" 응. 그냥 전정국 자리 보고 있었어. "
" 헐~ 이거 무슨 상황이냐 "
" 뭐가? "
" 걔 자릴 왜 보고 있어 "
" 그러게.. "
오지도 않는 주인이 없는 자리를 왜 그렇게 한참이나 넋을 놓고 보고 있던 것 일까, 그러게 말이다. 나도 그 이유가 궁금했다. 계속 신경이 쓰이고 궁금해진다 너란 전정국은, 따지고보면 나와 상관없는 애였다. 뭐 교류가 있었다면 단지 방과후 뒷정리? 오로지 일방적인 나 혼자만의 교류였다. 전한 첫 날부터 점시시간, 그리고 주말에 있었던 일까지. 심지어 전정국에게 내 이름을 직접적으로 말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난 전정국에 대해서 몇일 안 가 많은 걸 알게 되었다. 그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생겼다. 오기라고 해야하나.. 난 너에 대해서 이렇게 알고 있고 궁금한데, 전정국은 나에 대해서 아는게 하나도 없거나 알고 싶지 않다. 이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나는 상황인가.. 라고 김탄소가 혼자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끝내 놓은 담임과의 상담을 나는 뒤늦게 해나아가고 있다. 이번 담임 참 반 아이들의 성적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상담을 끝내고 가방을 챙기려 교실에 들어가는 순간 익숙하고 포근한 향기가 남아 있었다. 방금 전 이 자리에 누군가가 지나갔다. 확실했다, 전정국이다. 고개를 왼쪽 오른쪽 돌려 살폈다. 왼쪽, 전정국이 가방을 한 쪽 어깨에 걸쳐 매고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무조건 따라가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방을 빠르게 잡아 품에 안고 미친듯이 달렸다. 내 발소리가 안들리겠지라는 마음으로 더 힘을내 쿵쿵 달렸다. 어제와는 달리 너무나도 느긋한 전정국의 걸음에 금새 따라잡을 수 있었다.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몰래 뒤 따라갔다. 뭐 꼭 뒤따라갔다는 표현보다는 우리집 가는길인데 전정국이 앞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했다.
우리 집 가기 전 편의점 앞 걸걸한 남자애들 목소리에 쳐다보니 우리학교 2학년 중 손버릇 나쁘다는 애들이 둘러앉아 라면을 먹고 있었다. 수정이와 전에 매점에 갔을때 처음보는 만만한 애들 잡고 친한척하면서 은근히 삥뜯는 남자애들이라는데 덩치도 있고 해서 애들이 함부로 말 못한다고 조심하라고 말해준 적이 있었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조금 쫄린 건 사실이였다. 속으로 남자애들 욕을하며 전정국의 뒷통수만 쳐다보며 걷고 있는데 라면을 금새 다 헤치웠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이쪽으로 다가..온..다..? 빠르게 전정국을 쫓던 다리가 조금씩 느려졌다. 아, 나한테 오고 있는 중인가.. 지금 돈이 없는데 머릿속으로 변명할거리를 막 생각해냈다. 나도 막 찍혀서 평생 매점에 못가면 어떡하지, 그냥 전정국 포기하고 집으로 일단 달리까 싶어 곁눈질로 눈치를 슬슬 봤다.
전정국과 특히 내 쪽으로 다가오던 남자애들은 어느순간 걸음이 멈췄다. 특유의 걸걸하고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내가 아닌 내 앞의 전정국에게 말을 걸었다. 아는사이인가? 지금까지의 전정국의 모습은 충분히 저 남자애들과 어울려도 딱히 문제가 없어 보였다. 저런 친구들 돈 뺏는 양아치보다 조폭과 관련된 전정국이 훨씬 무서운애일지도 모르는 생각에 내가 지금 전정국 뒤를 왜 쫓은거야 겁도없이 라며 자책하고 있을때, 눈 앞에 보이는 상황에 놀라 말도 안나왔다.
" 어이~ 즌증극 형님~ "
" ... "
" 오늘도 아줌마들 돈 뺏으러 가시나봐요~ "
" ... "
" 얼마나 쳐벌을라고 그래~ "
뒤에 있는 날 발견하지 못한건지 4명정도의 남자애들이 전정국 앞길을 막았다. 듣기싫은 목소리로 전정국에게 말하고 있었다. 말려야하나 말아야하나 속으로 생각했지만, 말려야겠다는 용기가 도무지 나지 않았다. 뒤에서서 안절부절하고 있는 나와는 달리 전정국은 아무런 반응없이 미동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고보니 안들리는 애한테 저렇게 말하면 들리나.. 무식한 새끼들, 진짜 입밖으로 말 못해서 그렇지 욕이 속에서 끓고 끓었다. 그때 전정국이 바지 뒷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지갑을 꺼냈다. 뒷 내용은 말 안해도 알 수 있는 행동이였다. 전정국의 지갑에서는 초록색 여러장의 지폐가 나왔고, 남자아이들은 휘파람을 불며 박수를 치고 아우성을 질렀다. '잘쓸게요. 형님. 아랫도리 잘 놀리고 우리 용돈 좀 많이 주세요.' 라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이런적이 한 두번이 아닌듯 전정국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고, 오히려 내가 얼굴이 빨개져 씩씩거렸다. 지갑을 다시 제자리에 넣은 전정국은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꽉 쥔 내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며 터지는 오지랖을 주체할 수 없어 전정국을 앞질러 길을 가로 막았다.
" 야 넌 생각이있는애냐 없는애냐!!! "
" ... "
" 너가 번 돈을 왜 쟤네한테 줘!!! "
" ... "
" 오늘 처음 아니지? 쟤네 자주 저랬지? "
" ... "
" 병신이냐!!! 왜 당하고만 있어!!! "
" ... "
뇌에서 생각한대로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그냥 뱉고싶은대로 속시원하게 다 뱉었다. 다행히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이 없기 망정이지, 마지막으로 큰소리를 낸 후 쪽팔림에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한참동안이나 쪽팔림과 씩씩거림이 가라앉지 않았다. 앞에 있는 전정국이 뭐라도 반응해주길 바랬다. 아.. 안들리니까 반응을 못하는건가, 갑자기 나타난 미친년이 얼굴 빨개져서 빽빽거리는 꼴이 참 보기 좋았겠구나 생각해 손을 내려놓고 앞을 봤을땐, 내 일도 아닌데 열을내고 달려와 걱정했던 전정국은 없어진지 오래였다. 창피함이 배로 몰려왔다.
전정국을 따라다니는 무성한 소문들이 진짜일지라도 그냥 믿고 싶었다. 나쁘지는 않은 애란 걸, 전정국이 나쁜애는 아니란 걸 확인하고 싶었다.
보통의 말
- 이상한 컨셉잡은 보통입니다.
이건 미리 세이브해 놓은 내용이 없어서
즉흥적으로 휘갈겨 쓰는건데, 이렇게 알파벳으로
편도 나눌겸 주제도 정해서 쓰면 편한 거 같기도 해서..
저희 즉흥..참..이상하쥬?
정국이 생일에 글 쓰기 시작해서 생일이지난 뒤에 올리네여
미아내 정쿠 8ㅅ8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나의 사랑/암호닉♥ |
슈탕 민빠답없 호잇 미니언 세빙그레 너목 영국 계피 인사이드아웃 뚱이 연이 태형워더 초코 미니언 소녀 따슙 #원슙 홍이 태쮸 백설 태태 2302 막꾹수 두부 태형오빠 꿀윤기 씨리얼 꾹무룩 아몬드 다육이 눈부신 단거 뷔타민 맙소사 |